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3075-615

근와(槿瓦) 2018. 6. 18. 00:56

대보적경-3075-61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3071 / 3476]

도로 욕계(欲界)로 들어와서 중생을 교화하나이다. 비록 공하고 모양이 없고 조작이 없음을 행하면서 중생을 교화한다하더라도 성문이나 연각을 이룬 이로 하여금 큰 자비로써 끝내 지혜의 마음을 여의지 않게 하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행하는 방편은 불가사의하나니 이와 같이 비록 빛깔·소리·냄새··촉감의 속박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 가운데서 애착함이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요설변재(樂說辯才)로서 모든 보살의 조그마한 공덕까지도 말씀드리겠나이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뜻대로 말하도록 하라.”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광활하고 피폐한 늪지에 높고 큰 담이 있어 무색계(無色界)까지 닿았고, 그 광활하고 피폐한 늪지에는 문 하나만이 있을 뿐이며 이 늪지 안에는 중생들이 많이 있나이다. 그리고 그 늪지에서 그다지 떨어지지 않은 곳에 큰 성()이 하나 있나니, 그 성은 풍요하고 즐겁고 흥성하고 단정·엄숙하면서 청정하고 묘하나이다. 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그 성안으로 들어가면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이 없으며, 성으로 나있는 길은 너비가 한 자[]이며, 똑바로 뻗어있는 길 하나뿐이나이다. 그 늪지에 사는 대중 가운데 총명하고 영리하며 지혜 있는 사람이 하나 있었는데, 그는 홀연히 마음을 내어 큰 자비로써 모든 중생을 이익 되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곧 광활한 늪지 가운데서 높은 소리로 '여러분들은 아셔야 합니다. 여기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큰 성이 하나 있는데 그곳은 풍요하고 즐겁고 흥성하고 단정 엄숙하면서 청정하고 묘하며 하늘사람[天人]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일 어떤 중생이라도 그 성안으로 들어가면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이 없으며, 또한 늙고 병들고 죽음을 여의는 법을 능히 설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서 함께 그곳으로 가십시다. 나는 여러분들의 큰 길잡이가 되어주겠습니다'라고 외쳤나이다.


그 광활한 늪지 안에 있던 어리석은 중생들은 가고싶어 벗어나고 싶은 마음은 있으면서도 말하기를 '만일 우리들로 하여금 이 늪지에 머무르게 한다면 우리는 그런 명령을 따르겠거니와 만일 우리를 이 늪지에서 내보내려 한다면 따르지 못하겠습니다'라고 하였고, 지혜가 있는 중생들은 말하기를 '우리는 당신과 함께 그곳으로 가겠습니다'라고 하였나


                                                                            [3072 / 3476]

이다. 이 광활한 늪지에 있는 박복한 중생들은 이러한 외침을 들으면서도 그 말을 믿지 않고 지혜 있는 사람을 따르지 않았나이다.
세존이시여, 그 때 지혜 있는 사람이 광활한 늪지를 나와서 사방을 돌아보았더니 길이 하나 있는데 너비는 한 자 밖에 되지 않았으며 아주 좁고 작았을 뿐더러 그 길의 좌우에는 깊이가 백천 주() 되는 크고 깊은 구덩이가 있었나이다. 그리하여 그 지혜가 있는 사람은 길의 좌우에 널빤지로 둥근 주합[]처럼 만들어서 그 속에 배를 대고 기어 나가면서 좌우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도둑이 그 뒤를 따라오면서 겁을 주었지만 그 사람은 뒤도 돌아보지 않으, 마음은 용감하여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점차로 나아가다가 드디어 그 성을 발견하고는 마음에 두려움이 없어졌으며, 성으로 들어간 뒤에는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이 없었고, 또한 한량없는 중생들을 크게 이롭게 하면서 그들을 위하여 늙고 병들고 죽음을 여의는 법을 연설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그 피폐하고 광활한 늪지는 바로 나고 죽음의 피폐함을 가리키고, 크고 높은 담이 있어서 무색계까지 닿았다는 것은 바로 무명(無明)이 있어 집착하는 것이고, 이 늪지 안에는 중생들이 많이 있다는 것은 바로 모든 나고 죽는 범부를 가리키며, 성을 향하는 길의 너비가 오직 한 자 뿐이라 함은 한 갈래의 도(), 그 늪지는 대중 가운데 있던 어떤 지혜 있는 사람은 바로 보살마하살을 가리키나이다. 어리석은 중생이 벗어나려 하면서도 그 늪지에서 꼼짝하지도 않는다고 하는 것은 바로 성문과 연각을 가리키며 어떤 잘난 중생이 '우리는 당신과 함께 그곳으로 가겠습니다'라고 말한 것은 바로 그 밖의 보살들이며, 박복한 중생이 듣고도 믿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온갖 삿된 소견을 지닌 외도와 그 제자들이요, 광활한 늪지에서 나온다는 것은 바로 일체지의 마음을 부지런히 닦는 것을 가리키며, 한 자되는 좁은 길이라 함은 바로 법 성품의 문[法性門]이요, 그 길의 좌우에 깊이 백천 주가 되는 크고 깊은 구덩이가 있다 함은 바로 성문승과 연각승을 가리키나이다. 길의 좌우에 널판지로 둥근 주합처럼 만들었다 함은 지혜의 방편이요, 배를 대고 기어 나아간다 함은 바로 보살이 4섭법(攝法)으로써 온갖 중생들을 거두어 들이는 것이며, 도둑이 그 뒤를 따라오면서 두렵게 한다 함은 바로 악마와 악마의 백성과 62가지 소견을 깊이 내는 중생과 보살을 업신여기고 비방하


                                                                            [3073 / 3476]

는 이들을 가리키며, 뒤를 돌아보지도 않는다 함은 바로 인욕바라밀을 닦으면서 마음을 오로지 한군데에만 쏟음을 의미하며, 좌우를 돌아보지 않는다 함은 바로 성문승과 연각승을 칭찬하지 않음을 가리키나이다. 큰 성이라 함은 바로 일체지의 마음이요, 점차로 나아가다가 드디어 그 성을 발견하고서 마음에 두려움이 없어졌다 함은 바로 보살이 부처님과 부처님께서 행하신 것을 보고 일심으로 부처님의 지혜와 위덕을 공경하면서 반야바라밀다를 잘 배워 방편으로써 점차로 상황에 따라 모든 중생을 가까이하면서도 싫어함이 없다는 것이며, 성으로 들어간 뒤에는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이 없었다는 것은 바로 보살이 한량없는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면서 늙고 병들고 죽는 일을 여의게 하였다는 뜻이오며, 능히 설한다는 것은 바로 여래·응공·정변지를 의미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모든 보살을 공경하고 예배하나이다.”
이 말을 마치자 만 명의 사람과 하늘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마하 가섭을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구나. 너는 모든 보살마하살을 권하며 분발하게 하였고 너도 한량없는 공덕을 잘 성취하였느니라. 보살마하살은 만일 업()이 자기 자신을 해치고 다른 이를 해친다면 끝내 하지 않으며, 만일 어떤 언설(言說)이 자기 자신을 해치고 다른 이를 해친다면 역시 하지 않느니라.”
 

그 때 덕증(德增) 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업이나 언설이 자신을 해치고 남을 해친다면 온갖 보살은 행하지 않는다 하면서 가섭 부처님[迦葉佛] 때에 보살의 도를 행하면서 남은 생을 보내다 큰 범지(梵志)가 된 수제(樹提)라는 이가 말하기를 '보리의 도는 매우 얻기 어렵거늘 어찌 까까머리가 이런 일을 이룰 수 있겠느냐. 나는 보고 싶지 않다'라고 하였는데 그 까닭은 무엇이옵니까?”
세존은 그때 말씀하기를 어떠한 뜻이 있겠느냐라고 하시고 덕증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는 여래와 보살에 대하여 의심을 내지 말아라. 왜냐 하면 부처님과 보살은 불가사의한 방편을 성취하였고, 갖가지 방편에 머무르면서 중생들을 교화하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할지


                                                                            [3074 / 3476]

니라. 방편바라밀경(方便波羅蜜經)이 있으니 이제 너를 위하여 설하리라.
그 때 보살은 연등 부처님[然燈佛]으로부터 점차로 방편을 배웠었는데 지금 너를 위하여 조금 열어 보여 분별케 하리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연등 부처님을 뵈었을 때에 곧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니 그로부터 착각에 의한 잘못이나 실없는 웃음이나 기억을 잃거나 하는 일이 없고 마음이 안정을 잃은 일도 없었으며, 지혜도 줄어들지 않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그의 본래 서원대로 무생법인을 얻었고 7일 후에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수 있었으며, 설령 백 겁 동안을 바랐다 하여도 역시 이룰 수 있었느니라. 보살마하살은 중생들을 위하여 온갖 존재[]를 받고 자기가 머무는 곳에서 마다 지혜의 힘으로 그 구하는 대로 소원을 이루고, 그런 뒤에야 비로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느니라.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은 방편의 힘으로 한량없는 억 겁 동안 세계에 머무르면서도 역시 근심하지 않았으며 그들 때문에 싫증을 내거나 떠나지 않았나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마하살이 모든 선정에 만일 성문이 들어가면 몸과 마음이 동요하지 않는지라 마음으로 곧 자신은 열반에 들어가 마쳤다고 여기거니와 만일 보살이 들어가면 몸과 마음으로 정진하면서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4섭법으로 중생을 거두어주며 큰 자비로 말미암아 6바라밀로 중생을 교화하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은 그의 본래의 서원대로 도솔천궁(兜率天宮)에 있으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여 법륜을 굴릴 수 있었고, 이루지 못할 일이 없었지만 보살은 도솔천 위에서 생각하기를 '염부제(閻浮提) 사람은 이 도솔천 위에까지 와서 법의 가르침을 들을 수 없고 도솔천 사람이 염부제에 내려가면 법을 들을 수 있다'라고 하고, 이 때문에 보살은 도솔천을 버리고 염부제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나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또 선남자야, 보살은 그의 본래 서원대로 도솔천에서 내려와 어머니의 태()속에 들지 않았어도 역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수 있었지만 만일 태 속에 들지 않으면 혹시 모든 중생들이 '이 보살은 어디에서 온 것일까?


                                                                            [3075 / 3476]

늘에서 왔는가, 용에서 왔는가, 또는 귀신에서 왔는가, 또는 건달바에서 왔는가, 그렇지 않으면 변화로 된 것일까' 하고 의심하고 나면 법을 들을 수도 없고 수행하여 모든 번뇌를 끊을 수도 없기에 보살마하살은 어머니의 태 속에 들었다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루었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선남자야, 보살이 실제로 어머니의 태 속에 있었다고 생각하지 마라. 왜냐 하면 보살마하살은 실제로 어머니의 태 속에 들지 않았느니라. 그 까닭은 보살은 무구정(無垢定)에 들어가서 그 정()에서 일어나지도 않은 채 도솔천에서 내려왔고 나아가 보리수(普提樹) 아래에 앉았기 때문이니, 도솔천의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보살이 목숨을 마치고 나면 다시는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으리라'고 하였기에 보살은 이 때에 도솔천에 있으면서 실로 자신을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채 태 속에 들어가고 5()을 받는 모습을 나타내었느니라. 만일 태어나고 출가하고 고행(苦行)하는 것을 온갖 중생들이 진실이라고 여긴다면 그것은 전부 보살이 변화로 나타낸 것이니라. 보살은 변화로 태 속에 들어갔고, 욕심을 받고 스스로 즐기는 일을 나타내었고, 출가하였고, 고행을 하였나니, 이 모든 일은 보살이 변화로 나타낸 일이니라. 왜냐 하면 보살은 그때 행한 것이 청정하여 다시는 태 속에 들지도 않았고 오래 전에 싫어하여 여의었기 때문이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한다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몸이 흰 코끼리 같이 되어 어머니의 태 속에 들은 모습을 보였느냐 하면 선남자야, 이 삼천대천세계에서는 보살이 가장 높으며, 희고 깨끗한 법[白淨法]을 성취한 까닭에 흰 코끼리 같이 되어 어머니의 태 속에 드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니, 다시 하늘이나 사람이나 귀신으로서는 이렇게 어머니의 태 속에 들 수 있는 이가 없는 까닭에 이것을 가리켜 보살마하살이 방편으로 행한다 하느니라.
무슨 인연 때문에 보살이 태 속에서 열 달을 채운 뒤에야 출생하는가 하면 선남자야, 어떤 중생은 만일 열 달을 채우지 않으면 '이 동자의 몸이 혹시 완전하지 않을 수도 있으리라' 하는 마음을 내기 쉬운 까닭이니라. 그러므로 다 채운 모습을 나타낸 것이며, 처음 태 속에 들어갈 때부터 열 달이 다 차기까...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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