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3060-612

근와(槿瓦) 2018. 6. 15. 00:58

대보적경-3060-612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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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 64가지 교태(嬌態)에 능숙한 음녀(婬女)가 재보를 위하여 아첨하는 말로 남을 꾀어서 거짓으로 몸을 허락하고 소중한 물건에 대해 아끼는 마음이 없게 한 뒤에, 그의 물건을 얻고 나서 그를 쫓아내어 떠나가게 하고는 후회하는 마음을 내지도 않는 것처럼, 선남자야, 방편을 행하는 보살도 상황에 따라 방편을 행하되, 이와 같이 모든 중생을 교화하고 그들이 바라는 대로 그들을 위하여 몸을 나타내고, 구하는 물건이 있으면 아낌없이 몸까지도 버리며중생들을 위하여 선근을 좋아하면서 그 과보도 바라지 않으며, 중생이 선근을 지은 것을 안 뒤에는 마음에 퇴전함이 없고 곧 그때에 마음으로 버리고 여의면서, 나타내었던 5욕을 두 번 다시 그리워하거나 집착함이 없느니라. 선남자야, 비유하면 마치 호박벌이 축생에 있으면서 온갖 꽃에 대하여 비록 향기와 맛에 집착한다 하더라도 그것에 의지하려는 생각도 없고 애착하는 것도 없으며 꽃과 잎과 줄기에 붙은 향기를 가지지도 않고 떠나가는 것처럼, 선남자야보살마하살이 방편을 행하는 것도 역시 그와 같나니,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5욕에 처한다 하더라도, 그 법의 무상함을 보면서 항상 있는 것이라고 애욕을 일으키지도 않으며, 또 자기 자신을 해치지도 않고 또한 다른 이를 해치지도 않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조그마한 종자가 싹을 낸다 하더라도 그의 본래 물질[]을 이지러뜨리거나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그와 다른 물건을 내지도 않는 것처럼, 선남자야, 이 공하고 모양이 없고 조작이 없고 나가 없는 지혜의 종자인 보살도 비록 번뇌가 있고 5욕에 머물러 재미있게 즐긴다 하더라도 3악도(惡道)의 싹을 내지도 않고 선근을 손상하지도 않으며 또한 물러나지도 않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고기잡이가 미끼를 그물에 꿰어서 깊은 못에 던져 놓았다가 물고기가 넉넉히 들어오면 즉시 끌어내는 것처럼, 선남자야, 방편을 행하는 보살도 역시 그와 같나니, 공하고 모양이 없고 조작이 없고 나가 없는 지혜로 훈수(熏修)한 그 마음을 얽어매어 그물을 삼고, 일체지의 마음으로 그 미끼를 삼아서 5욕의 진창 속에 던져진다 하더라도 그가 소원한 대로 이루면서 욕계(欲界)에서 끌어내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 세계에 태어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주술(呪術)을 잘 아는 어떤 사람이 관가에 붙잡혀 가서 팔과 다리와 목 등 온 몸을 묶였을 때에도 이 사람은 자신의 주술의 힘으로 곧 묶인 몸을 풀고 원하는 대로 달아나 버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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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처럼, 선남자야, 이 보살마하살도 방편을 행하되 비록 5욕에 처하면서 같이 서로 재미있게 즐긴다 하더라도 그가 바라는 대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서 일체지의 주술로써 5욕의 속박을 끊고, 범천 세계에 태어나느니라. 선남자야, 마치 싸우는 법을 잘 아는 장부가 하나의 날카로운 칼을 갖추고 행인(行人)을 호위하며 따라갈 적에 그 무리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도 이 사람이 기묘한 꾀를 은밀히 품고 있는 줄을 모르기 때문에 도리어 그를 업신여기고 불쌍히 여기어 공경하거나 존중하는 마음이 없이 저마다 서로 말하기를 '저 사람은 무기도 지니지 않고, 같은 패도 없으며, 건장하지도 않고 다시 힘도 없어서 자기 자신도 구하지 못하겠거늘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구하겠느냐. 그가 도둑을 쫓아버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저 사람은 틀림없이 여러 재난을 받게 되리라'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드디어 그 장부가 빈 진흙탕에 들어섰을 때 도둑 떼가 한꺼번에 들이닥쳤느니라. 그때 그 장부는 당황하는 기색도 없이 이내 감추고 있던 칼을 꺼내어 한 번 던지자 도둑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그 도둑들을 다 없앤 뒤에는 도로 칼을 감추어 넣었다. 선남자야, 방편을 행하는 보살도 지혜의 칼을 잘 감추고 방편으로 5욕에 처하면서 서로 재미있게 즐길 때에 그 교화를 받을 중생이나 성문들은 이 방편을 행하는 보살이 5욕에 처하면서 같이 서로 즐기고 있는 것을 보고 그의 방편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에게 혼탁한 마음을 내고 혹은 가엾이 여기어 방일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이와 같은 사람은 오히려 자기 자신조차도 제도하지 못하거늘 하물며 모든 중생을 구제할 수 있겠느냐. 악마를 물리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고 생각하는데, 그때 보살은 방편지혜의 칼을 잘 써서 그가 바라는 대로 모든 번뇌를 끊고 없어지게 하고는 지혜의 칼로써 여인도 없고 한 생각의 음욕까지도 없는 청정한 불국토에 이르게 되느니라.”
 

그 때 애작(愛作)이라는 보살이 있었다. 그는 사위성으로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면서 점차 나아가다가 한 장자(長者)의 집에 이르렀다. 그 장자에게는 덕증(德增)이라는 딸이 있었는데 높은 누각 위에 있다가 마침 보살의 음성을 듣고 이내 밥을 가지고 애작 보살에게로 갔다. 그 여인은 보살을 보자마자 그의 용모와 음성에 반하여 음욕의 마음이 일어났고 그 음욕으로 타는 불에 못 이겨 그만 그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애작 보살도 그 덕증 여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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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는 나쁜 음욕의 마음이 일어났으나 그때 애작 보살은 곧 생각하기를 '어떤 것이 저 법이며, 법이란 집착되는 것인가. 어떤 것이 그의 눈이고 어느 것이 이 눈인가. 눈의 성품은 아는 것이 아니요 이것은 살덩이일 뿐이므로 사랑하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며 생각하지도 못하고 깨닫지도 못하며 분별하는 것도 없어서 그 성품은 본래가 공이다.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뜻의 법도 역시 그와 같다'라고 하였다. 이렇게 하면서 얇은 피부와 두꺼운 피부며 피··비게·머리카락··손톱·발톱···골수·힘줄 및 맥 등 발에서부터 정수리에 이르기까지 관찰하였다. 이렇게 관찰하고 나자 안[]이거나 바깥[]이거나 간에 애착하고 성을 내고 어리석고 할 만한 법이 하나도 없었다. 이와 같이 온갖 법을 사실대로 관찰하자 바로 그때에 욕심을 여의면서 무생인(無生忍)을 얻었으며 무생인을 얻고 나자 그 마음이 한량없이 뛰놀며 기뻤으므로 곧 몸을 솟구쳐 1다라수(多羅樹) 높이의 허공으로 올라가서 사위성을 일곱 바퀴 돌았다.
그 때 세존께서는 애작 보살이 허공으로 날아올라서 마치 거위왕처럼 거리끼는 것이 없는 것을 보시고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너는 애작 보살이 허공으로 날아올라서 마치 거위왕처럼 거리낌이 없는 것을 보았느냐?”
아난이 말하였다.
, 보았나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애작 보살은 음욕의 마음을 일으키고서 그 모든 법을 추구(推求)하다가 곧 악마 무리를 무너뜨리고 법륜을 굴리게 되었느니라.”
그 때에 덕증 여인은 목숨을 마친 뒤에 삼십삼천에 태어났으며 여인의 몸을 바꾸고 남자의 몸이 되었다. 그리하여 세로와 넓이가 똑 같이 12유순이나 되는 7() 궁전에 있게 되었으며 만 4천의 모든 하늘 채녀(婇女)들이 그를 모시면서 호위하였다. 이 덕증 천자는 전생의 일을 알게 되어 먼저 지었던 업행(業行)을 추구하면서 '무슨 업과 인연으로 여기에 와 났을까' 하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곧 그는 사위성 안의 어느 장자의 딸로 태어났을 때 애작 보살을 보고 음욕의 마음을 내었다가 그 음욕의 마음이 치성하게 타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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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서 그만 그 자리에서 죽었으며, 여인의 몸을 바꾸어 남자의 몸으로 된 것을 알아차리고서 '나는 이런 일 때문에 한량없는 신력(神力)을 얻었구나'라고 하였다.
그 때 덕증 천자는 생각하기를 '음욕의 마음을 일으킨 까닭에 이러한 과보를 얻었으나 지금의 나는 애작 보살에 대한 마음이 아주 청정하므로 가서 예배 공경하고 공양하리라. 이제 만일 과거에서처럼 5욕에 머무른다면 이것은 내가 마땅히 할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나서 여래께 나아가 뵙고 아울러 애작 보살을 만나서 예배 공경하고 공양하려 하였다.
그 때에 덕증 천자는 그의 권속들과 함께 하늘의 꽃과 바르는 향·가루향을 가지고 곧바로 초저녁에 부처님 처소에 와 닿았으며 자기의 광명으로 기원(祈洹)을 두루 비추면서 세존을 뵈온 후에 애작을 만나려고 들어갔다. 그리하여 하늘의 꽃과 바르는 향과 가루향을 부처님께 공양하고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였다. 그리고 애작 보살과 모든 대중을 오른 편으로 세 바퀴 돈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천상과 인간 가운데 가장 높으신 분이므로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으며
보살이 행하는 것도 역시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나이다.

여래의 법도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고
큰 명칭(名稱)이 있는 이도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 없나이다.

저는 옛날 사위성에서
일찍이 동녀(童女)로 있었사온데
장자의 집에 태어나
이름은 덕증이라 하였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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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저의 나이는 어렸으나
용모는 아주 단정하였으며
부모는 사랑하고 염려하면서
잘 감싸주고 보호하였나이다.

여래·세존께
경박하지 않고, 건실한
제자가 있었으니, 애작이라 하며
큰 위엄과 덕망이 있었나이다.

사위성으로 들어와서
차례로 걸식을 하며
저의 부모가 살고 있는 집까지
점차로 이르게 되었나이다.

저는 그때
아름답고도 묘한 음성을 듣고
아주 기쁜 마음으로
즉시 밥을 가지고 나갔나이다.

그리하여 주저하지 않고
큰 마음[大心]을 행한 이에게 나아가 보니
그는 여래의 제자이신
애작 보살이었나이다.

그 보살을 본 순간
마음에 들었으며
그 깨끗함과 묘함을 훔쳐보다가
음욕의 마음이 생겼나이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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