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

제일품 도리천궁신통품(忉利天宮神通品)

근와(槿瓦) 2015. 6. 16. 00:13

지장보살본원경 상권

 

제일품 도리천궁신통품(利天宮神通品)

 

도리천궁에서 신통을 나투다

 

이렇게 내가 들었다.

한때, 부처님께서 도리천에 계시면서 어머님을 위하여 설법하셨다. 그때,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서 말로 할래야 할 수도 없는 그 모든 부처님과 큰 보살마하살이 모두 다 법회에 모여서 찬탄하셨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능히 오탁악세(五濁惡世)에서 불가사의한 큰 지혜와 신통력을 나투사, 억세고 거칠은 중생을 조복하여 고락(苦樂)의 법을 알게 하신다.」하고 각기 시자를 보내시어 부처님께 문안을 드렸다.

 

이때, 부처님께서 웃음을 머금으시고 백천만억의 큰 광명의 구름을 놓으시니, 이른바 대원만광명운, 대자비광명운, 대지혜광명운, 대반야광명운, 대삼매광명운, 대길상광명운, 대복덕광명운, 대공덕광명운, 대귀의광명운, 대찬탄광명운이었다.

 

이러한 말할 수도 없는 광명의 구름을 놓으시고는, 또 여러 가지 미묘한 음성을 내시니, 이른바 보시바라밀음, 지계바라밀음, 인욕바라밀음, 정진바라밀음, 선정바라밀음, 지혜바라밀음, 자비음, 희사음, 해탈음, 무루음, 지혜음, 대지혜음, 사자후음, 대사자후음, 운뢰음, 대운뢰음이었다.

 

이러한 말할 수도 없는 음성을 내시니, 사바세계와 타방국토에 있는 무량 억 수의 천 · 용 · 귀신들도 도리천궁으로 모여들었다. 이를테면 사천왕천, 도리천, 수염마천, 도솔타천, 화락천, 타화자재천, 범중천, 범보천, 대범천, 소광천, 무량광천, 광음천, 소정천, 무량정천, 변정천, 복생천, 복애천, 광과천, 엄식천, 무량엄식천, 엄식과실천, 무상천, 무변천, 무열천, 신견천, 선현천, 색구경천, 마혜수라천 내지 비상비비상처천의 온갖 하늘 무리며 용의 무리며 귀신 무리들이 법회에 모여들었다.

 

그 뿐만 아니라, 또 타방국토와 사바세계에 있는 해신(海神), 강신(江神), 하신(河神), 수신(水神), 산신(山神), 지신(地神), 천택신(川澤神), 묘가신(苗稼神), 주신(晝神), 야신(夜神), 공신(空神), 천신(天神), 음식신(飮食神), 초목신(草木神) 따위의 신들도 모두 법회에 모여들었다.

 

또한 타방국토와 사바세계의 모든 큰 귀왕(鬼王)들이, 이른바 악몽귀왕, 담혈귀왕, 담정기귀왕, 담태란귀왕, 행병귀왕, 섭독귀왕, 자심귀왕, 복리귀왕, 대애경귀왕 같은 이런 귀왕들도 모두 다 법회에 모여들었다.

 

그때에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법왕자 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시기를,

「네가 여기에 모인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과 하늘 · 용 · 귀신들을 보느냐? 지금 이 세계와 타방세계 및 이 국토와 타방국토에서 지금 도리천에 모여들어 이 법회에 참석한 자의 수효를 네가 알겠느냐?」

문수사리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 신력으로는 설사 천겁 동안을 헤아린다고 하더라도 능히 그 수효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보살에게 이르시길,

「내가 불안(佛眼)으로 볼지라도 오히려 그 수효를 알지 못하겠나니, 이들은 모두 다 지장보살이 오랜 겁을 지내오면서 이미 제도하였거나, 지금 제도하거나, 미래에 제도할 것이며, 이미 성취하였거나, 지금도 성취시키거나, 미래에 성취시킬 것이니라.」

 

문수사리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과거 오랫동안 선근(善根)을 닦아서 무애지(無碍智)를 얻었사오매, 저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마땅히 믿고 받아 지닐 수 있사오나, 소과(小果)인 성문(聲聞)이나 하늘 · 용 등 팔부신중과 미래세의 모든 중생들은 비록 부처님의 성실한 말씀을 들을지라도 반드시 의혹을 품을 것이오며, 설사 받아들였다가도 다시 비방하는 일을 면하지 못할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지장보살마하살의 말씀을 좀더 자세히 하여 주옵소서. 지장보살은 과거에 어떠한 행을 행하였고 어떠한 원을 세웠기에 능히 이처럼 불가사의한 일을 성취하셨사온지 널리 말씀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보살에게 이르시길,

「비유하견대, 저 삼천대천 세계에 가득한 초목, 총림과 벼 · 삼 · 갈대와 산석미진의 그 갖가지 물건을 하나하나 세어서 그 수만큼의 항하가 있다고 하고, 그 많은 항하의 모든 모래 수만큼의 세계가 있으며 그 숱한 세계 안의 한 먼지를 한 겁으로 치고, 그 모든 겁 동안에 쌓인 먼지 수를 다시 겁으로 치더라도 지장보살이 십지의 과위(果位)를 증득한 이래 교화한 자의 수효는 위에 든 비유보다도 천 배나 많으리라. 그러니 하물며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위에 있었던 동안이랴.

 

문수사리여, 이 보살의 위신력과 서원은 가히 생각할 수도 없느니라.

만약 미래세의 선남자 · 선여인이 보살의 명호를 듣고 찬탄하거나 우러러보고 예배하거나 혹은 명호를 부르거나, 공양을 올리거나 또는 형상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조각하여 만들거나, 형상에 칠을 올리거나 하면 이 사람은 마땅히 백 번을 삼십삼천에 태어나 영영 악도에 떨어지지 않게 되느니라.

 

문수사리여, 이 지장보살마하살은 저 머나먼 과거의 말로는 말할 수 없는 겁 전에 큰 장자의 아들이었느니라. 그때 세상에 부처님이 계셔서 호를 사자분신구족만행여래(獅子奮迅具足萬行如來)라 하셨으니, 그때 장자의 아들이 부처님의 상호가 천복(千福)으로 장엄하심을 보고 부처님께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어떤 행원을 지었사옵기에 이러한 상호를 얻으셨나이까.」

이에 사자분신구족만행여래께서 장자의 아들에게 이르시되,

「이 몸을 얻고자 하거든 마땅히 오랫동안 온갖 고통을 받는 중생들을 제도해서 해탈시켜야 한다.」고 하셨느니라.

문수사리여, 그때에 장자의 아들이 큰 서원을 하기를,

「제가 미래세가 다하도록 헤아릴 수 없는 겁 동안 이 죄고를 받는 육도 중생을 위하여, 널리 방편을 베풀어서 모두 해탈시킨 연후에야 제 자신이 비로소 불도를 이루리라.」라고 하였느니라. 그로부터 지금까지 백천만억 나유타의 이루 말할 수 없는 겁 동안을 아직도 보살로 있느니라.

 

또 과거 불가사의 아승지겁 전에 그때 세상에 부처님이 계시어 호를 각화정자재왕여래(覺華定自在王如來)라 하셨으니, 그 부처님의 수명은 사백천만억 아승지겁이셨느니라. 그 부처님의 상법(像法) 동안에 한 바라문의 딸이 있었으니, 그는 숙세에서 깊고도 두터운 복을 심어 여러 사람들로부터 흠모와 존경을 받았으며, 가거나, 있거나, 앉거나, 눕거나 간에 모든 하늘이 그를 옹호하였느니라. 그러나 그의 어머니가 삿된 것을 믿고 항상 삼보를 업신여겼으므로 그 딸은 여러 가지의 방편을 베풀어서 그의 어머니에게 권유하여 바른 생각을 내게 하였지만, 어머니는 온전한 믿음을 갖지 못한 사이에 목숨을 마치고 그의 혼신은 무간지옥에 떨어졌느니라.

 

그때 바라문의 딸은 그 어머니가 세상에 살아 계실 때에 인과를 믿지 않았음을 알기 때문에 당연히 그 업을 따라서 반드시 악도에 떨어졌을 것으로 알고, 집을 팔아서 널리 좋은 향과 꽃 등 그 밖에 모든 공양을 올릴 물건을 구하여 가지고 그 전 부처님(先佛)의 탑과 절에 크게 공양을 올렸느니라.

 

그때 바라문의 딸은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형상이 한 절 안에 모셔져 그 그림의 위용이 장엄하고 두루 원만 구족함을 보고, 그때 바라문의 딸은 더욱 우러러 예배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 혼자 생각하기를,

「부처님의 명호는 대각(大覺)이시라 온갖 지혜를 갖추셨으니, 만약 이 세상에 계실 때라면 나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에 부처님께 와서 물으면 반드시 나의 어머니 가신 곳을 알려주실 것이 아닙니까?」하고 울면서 오래도록 부처님을 우러러보고 기도하였더니, 그때에 홀연히 공중에서 말소리가 들려 오되,

「우는 자여, 성녀(聖女)야, 너무 슬퍼하지 말라. 내 이제 네 어머니의 간 곳을 알려주리라.」

이에 바라문의 딸이 합장하고 공중을 향하여 아뢰었다.

「이 어떠한 싱그러우신 덕이시옵기에 저의 근심을 너그러이 풀어 주시옵니까? 제가 어머니를 잃은 이래로 밤낮으로 생각하고 생각하였사오나, 저의 어머니가 가신 곳을 물을 곳이 없나이다.」

그 때에 공중에서 다시 소리가 나서 바라문의 딸에게 이르기를,

「나는 네가 정성을 다하여 우러러 절을 하는 과거의 각화정자재왕여래이다. 네가 어머니를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보통의 중생들보다 배나 더하기 때문에 와서 일러주노라.」

이 소리를 듣고 바라문의 딸은 감격하여 몸부림쳐서 팔다리가 성한데 없이 다쳐 쓰러지자 좌우에 있는 이들이 부축하고 돌보아 한참 뒤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공중을 향하여 여쭈어 말하되,

「부처님이시여, 바라옵건대 인자하신 마음으로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어머니가 태어난 곳을 속히 일러주시옵소서. 저는 이제 몸과 마음을 가눌 길이 없어서 곧 죽을 것만 같나이다.」

 

그때 각화정자재왕여래께서 성녀에게 이르시길,

「네가 공양 올리기를 마치거든 곧바로 집으로 돌아가서 단정히 앉은 후 나의 명호를 생각하라. 그리하면 곧 네 어머니의 태어난 곳을 알게 되리라.」

이에 바라문의 딸은 곧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집으로 돌아가서 어머니에 대한 생각으로 단정히 앉아서 각화정자재왕여래를 생각하였다. 그대로 하루 낮과 하룻밤이 지나자 홀연히 자기 자신이 한 바닷가에 와 있음을 알았는데, 그 물은 펄펄 끓어오르며 여러 사나운 짐승들이 많고 모두가 몸이 쇠로 되었으며, 바다 위를 동서로 날아서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것이었으며, 그 속에 남자 · 여자 할 것 없이 수많은 사람들이 바닷속에 빠졌다 솟아났다 하는 것을 사나운 짐승들이 다투어 잡아서 뜯어먹는 것이었다. 또 보니, 야차들이 있는데 그 형상은 가지가지여서 이를테면 손이 여럿이고 눈이 여럿이고 다리도 머리도 여럿이며, 어금니가 입밖으로 나와 날카로운 칼로 된 갈고리 같은 것들이 모든 죄인들을 몰아다가 사나운 짐승들 가까이로 몰아주며, 또 스스로 때리고 움켜잡아 다리와 머리를 한데로 서로 얽어 묶어 놓은 형상이 천만 가지인지라 차마 오랫동안 볼 수가 없었다. 그때에 바라문의 딸은 염불하는 힘으로 자연히 두려움없이 있었느니라. 거기에 한 귀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무독(無毒)으로 머리를 조아리고 성녀를 경건히 맞이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보살은 어떠한 인연으로 이곳에 오셨습니까?」

바라문의 딸이 귀왕에게 묻기를,

「이곳은 어떤 곳입니까?」

무독이 대답하되,

「여기는 대철위산(大鐵圍山) 서쪽에 있는 첫째 겁의 바다입니다.」

「내가 들으니 철위산 안에는 지옥이 있다는데 그것이 사실입니까?」

무독이 대답하되,

「참으로 지옥이 있나이다.」

성녀가 묻되,

「나는 어떻게 하면 그곳에 이를 수가 있겠습니까?」

무독이 대답하되,

「그곳은 부처님의 위신력이거나 업력(業力)이어야지 그렇지 않으면 도저히 이르지 못합니다.」

성녀가 또 묻되,

「이 물은 어떤 연유로 저렇게 끓어오르며, 저 많고 많은 사람들은 어떠한 죄인이며, 저 많은 사나운 짐승들은 어떻게 된 것입니까?」

무독이 대답하되,

「이곳은 염부제에서 악한 짓을 한 중생이 사십구일이 지나도록 그를 위하여 공덕을 지어 고난에서 건져주는 일이 없거나, 살아 있을 때에도 착한 인연을 지은 바가 없으면 부득이 본업(本業)의 지은 대로 지옥에 떨어지게 되어 그때에 자연히 이 바다를 먼저 건너게 되는데, 이 바다 동쪽으로 십만 유순(由旬)을 지나 또 한 바다가 있는데 거기의 고통은 여기의 배가 되며, 그 바다 동쪽에 또 한 바다가 있는데 거기의 고통은 다시 거기의 배가 되나이다. 이들은 삼업(三業)으로 지은 바 스스로 받은 바이니, 다 업의 바다라 하며 그곳이 바로 여기입니다.」

성녀가 또 무독귀왕에게 묻되,

「지옥이 어디에 있나이까?」

무독(無毒)이 대답하되,

「저 세 바닷속이 대지옥이며, 그 지옥의 수가 백천이로되, 각각 차별이 있으나 큰 것이 열여덟이고, 다음 것이 오백이 있으며, 또 그 다음 것이 천백이 있는 바, 그 지독한 고초는 이루 한량이 없습니다.」

성녀가 무독(無毒)귀왕에게 또 묻되,

「나의 어머니는 돌아가신 지가 얼마되지 않으니, 혼신이 어느 곳에 가 있는지 알 수 없나이까?」

귀왕이 묻되,

「보살님의 어머니는 생전에 어떠한 일을 하였나이까?」

성녀가 대답하되,

「나의 어머니는 소견이 삿되어서 삼보를 비방하여 헐뜯었고, 설혹 잠깐 믿다가도 또 금방 공경하지 않았는데 돌아가신 지가 얼마 되지 않으니, 다시 태어난 곳을 알 수가 있겠나이까?」

무독이 묻되,

「보살의 어머니는 성씨가 무엇이나이까?」

성녀가 대답하되,

「나의 부모는 모두 바라문의 족속으로 아버지의 이름은 시라선견(尸羅善見)이요, 어머니의 이름은 열재리(悅宰利)입니다.」

무독이 합장하여 머리를 조아리고 보살에게 말하되,

「원컨대 성자(聖者)께서는 집으로 돌아가시어 너무 슬퍼하거나 근심하지 마옵소서. 죄인이었던 열재리는 천상에 태어난 지 지금 삼일이 되었습니다. 효순한 자식이 있어 어머니를 위하여 공양을 베풀어 복을 닦아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탑사에 보시를 한 연고로 보살의 어머니만 지옥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라, 이날 이 무간지옥에 있던 죄인은 모두가 함께 천상에 태어나 낙을 누리게 되었습니다.」하고 귀왕(鬼王)이 말을 마치고 합장하며 물러갔느니라.

바라문의 딸은 꿈과 같이 집으로 돌아와서 이 일을 깨닫고는 곧 각화정자재왕여래의 탑과 존상 앞에서 큰 서원을 세우기를,

「바라옵건대 저는 미래 겁이 다하도록 죄고가 있는 중생이 있으면 마땅히 널리 방편을 베풀어서 해탈하도록 하겠나이다.」고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문수사리보살에게 이르시길,

「그때 귀왕인 무독은 지금의 재수(財首)보살이고, 그때의 바라문의 딸은 지금의 지장보살이니라.」하셨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