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975-19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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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닦고 죽음에 대해 깊이 사유해야 하느니라."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항상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닦고 깊이 사유하고 있습니다." "너는 죽음에 대해 어떻게 사유하고 수행하는가?" "죽음에 대해 사유할 때 '이레 동안만 살 수 있다면 7각의(覺意)를 사유하여 여래의 법에서 많은 이익을 얻고, 죽은 뒤에도 여한이 없을 것이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와 같이 죽음에 대해 사유합니다."
"그만해라, 그만해라. 비구야, 그것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방일하는 법이니라." 또 다른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능히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닦을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죽음에 대한 생각을 어떻게 수행하고 사유하는가?"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엿새 동안만 살 수 있다면 여래의 바른 법을 사유한 뒤에 곧 목숨을 마치더라도 그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이렇게 죽음에 대해 사유합니다." "그만해라, 그만해라. 비구야, 너도 또한 방일한 법이다. 그것은 죽음에 대해 사유하는 것이 아니니라." 또 다른 어떤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닷새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어떤 이는 나흘을 이야기하고, 또 어떤 이들은 사흘, 이틀, 하루를 이야기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만해라, 그만해라. 비구들아, 그것 역시 방일한 법이다. 죽음에 대해 사유하는 것이 아니니라." 그 때 다른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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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능히 죽음에 대한 생각을 닦을 수 있습니다. 제가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고는, 다시 사위성을 나서 머물던 곳으로 돌아와 고요한 방에서 7각의를 사유하고 목숨을 마치면, 이것이 곧 죽음에 대해 사유하는 것이라 여깁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만해라, 그만해라. 비구야, 그것도 죽음에 대해 사유하고 수행하는 것이 아니다. 너희 여러 비구들이 말한 것은 모두 방일한 행이요, 죽음에 대한 생각을 수행하는 법이 아니니라."
그 때 세존께서 거듭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저 바가리(婆迦利) 비구와 같은 자라면 그는 곧 죽음에 대해 사유한다고 할 수 있다. 그 비구는 죽음에 대하여 잘 사유하고 이 몸의 지저분한 분비물과 더러움을 싫어하였다. 만일 비구가 죽음에 대해 사유하며 그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며 드나드는 호흡의 나가고 들어오는 횟수를 줄곧 생각하면서 그 사이에 7각의를 깊이 사유한다면, 여래의 법에 있어서 많은 이익이 있을 것이다. 왜냐 하면 모든 행(行)은 다 비고 고요하여 생기는 것이나 사라지는 것 모두 허깨비로서 진실함이 없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만일 드나드는 호흡 속에서 죽음에 대해 사유한다면 곧 태어남 · 늙음 · 병듦 · 죽음 · 근심 · 걱정 · 괴로움 · 번민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나니 비구들이여,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함을 알라."
그 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9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중아함경』 제37권 151번째 소경인 「아섭화경(阿攝和經)」이 있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파사닉왕(波斯匿王)이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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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배로운 깃털로 장식한 수레를 속히 준비하라. 내가 세존께 나아가 예배하고 문안드리리라." 대왕은 곧 성을 나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여래께서는 무수한 대중들에게 에워싸여 설법하고 계셨다. 이 때 일곱 명의 니건자와 일곱 명의 옷을 벗은 사람과 일곱 명의 검은 범지와 일곱 명의 옷을 벗은 바라문이 세존 가까이 지나갔다. 이 때 파사닉왕은 그 사람들이 세존 가까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멈추지 않고 지나가는 저 사람들을 보니 모두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을 알며 집도 직업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지금 이 세상 아라한들 중에서 저들이 가장 우두머리가 되겠습니다. 왜냐 하면 저들은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극심한 고행을 닦으면서 세상의 이익을 탐내지 않기 때문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아직 진인(眞人) 즉 나한(羅漢)을 분별하지 못하시는군요. 옷을 벗었다고 아라한(阿羅漢)이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대왕께서는 아셔야 합니다. 저것은 다 진실한 행이 아닙니다. 먼 과거로부터의 변화를 관찰해보아야 하고, 또 친해야 할 사람을 친할 줄 알고 가까이 할 사람을 가까이할 줄 아는지 관찰해 보아야 합니다.
어째서인가? 아주 먼 옛날에 일곱 범지가 한 곳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그들은 매우 노쇠하였고 풀로 옷을 만들어 입고 나무 열매를 먹었습니다. 그들은 온갖 삿된 소견을 내어 제각기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우리는 이 고행의 덕택으로 뒤에 큰 나라의 왕이 되거나 혹은 제석이나 범천이나 사천왕이 되자.' 그 때 그 바라문들의 조상인 하늘의 스승 아사타(阿私陀)가 그 범지들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곧 범천에서 사라져 일곱 바라문이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하늘의 스승 아사타는 하늘의 복장을 버리고 바라문 모양을 하고는 맨 땅에서 경행하였습니다. 이 때 그 일곱 범지는 아사타가 경행하는 모습을 멀리서 보고 제각기 성을 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 탐욕스러운 자는 대체 누구기에 감히 우리 범행인(梵行人)들 앞을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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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는가? 당장 주문을 외워 재로 만들어 버리리라.' 그 일곱 범지는 곧 손으로 물을 움켜 그에게 뿌리면서 범지들은 주문을 외웠습니다. '너는 당장 재가 되라.' 그렇게 바라문들이 성을 내었지만 그 하늘 스승의 얼굴빛은 더욱 단정해졌습니다. 왜냐 하면 자애로움으로 성내는 마음을 없앴기 때문입니다. 그 때 일곱 범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계율에서 타락한 것은 아닐까? 우리는 이처럼 성을 내는데 저 사람은 저처럼 단정하구나.' 그 때 일곱 범지는 하늘의 스승에게 이런 게송을 읊었습니다.
하늘인가 건달바인가 나찰인가 귀신인가 지금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우리들은 그것을 알고 싶구나. 그 때 하늘의 스승 아사타가 즉시 게송으로 대답하였습니다.
하늘도 아니요 건달바도 아니며 귀신도 아니요 나찰도 아니네. 하늘의 스승 아사타 내가 바로 그라네. '나는 너희들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일부러 저 범천에서 내려온 것이다. 범천은 여기서 너무 멀고, 제석천도 그러며, 전륜성왕도 될 수 없다. 그런 고행으로는 제석천도 범천도 사천왕도 될 수 없다.' 그리고 그 하늘의 스승 아사타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마음 속엔 여러 가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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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복장은 추하고 더럽구나. 그저 부지런히 바른 소견을 닦아 나쁜 길에서 멀리 떠나라. 마음으로 계율 지켜 행을 깨끗이 하고 입으로 말하는 행도 그와 같이 하며 나쁜 생각에서 멀리 떠나면 반드시 저 천상에 태어나리라.
그 때 일곱 범지가 하늘의 스승에게 아뢰었습니다. '당신이 정말 하늘의 스승입니까?' 그는 대답했습니다. '그렇다. 명심하라. 범지들이여, 벌거벗는다고 천상에 태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며, 그런 고행을 닦는다고 반드시 범천에 태어나는 것도 아니며, 또 알몸을 드러내고 갖가지 고행을 일삼는다고 그 곳에 태어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마음을 잘 거두어 움직이지 않게 하면 곧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 그대들이 익힌 그런 행으로는 천상에 태어날 수 없느니라.'
대왕이여, 이 사실로 보더라도 옷을 벗었다 하여 아라한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범부는 진인(眞人)을 알아보고 싶어도 그럴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진인은 범부들이 익히는 그런 행을 잘 분별합니다. 또 범부는 범부의 행을 알아볼 수 없습니다. 진인이라야 범부의 행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대왕께선 아셔야 합니다. 부디 방편을 구해 먼 과거부터 있어왔지만 현재에는 맞지 않는 줄 아셔야 합니다. 부디 이렇게 관찰해야 합니다. 대왕이여, 방편을 구해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 때 파사닉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여래의 말씀은 너무도 시원스럽습니다. 이는 세상 사람이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나라 일이 너무 많아 이만 돌아가야겠습니다." "왕께선 형편대로 하십시오."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갔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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