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릉엄경(首楞嚴經)

일곱 갈래가 벌어지는 까닭(34)

근와(槿瓦) 2015. 6. 13. 00:33

일곱 갈래가 벌어지는 까닭(34)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이 법문을 마치시니 아난과 대중이 부처님께서 일러주시는 비밀한 인(印)이신 반달라주의 뜻을 받자왔으며, 이 경의 이름을 듣삽고 선나를 닦아 성인의 지위에 나아가는 수승한 이치를 깨달았으므로 마음이 훤칠하게 고요하여졌고 三界의 도를 닦는 자리에서 끊을 미세한 육품번뇌를 끊어버렸다.

 

그리하여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발에 정례하고 합장하고 공경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큰 위덕을 갖추신 세존이시어, 자비하신 말씀으로 중생들의 미세한 의혹을 잘 열어주시오매 우리들의 몸과 마음이 통쾌하여 큰 이익을 얻었나이다.

 

세존이시어, 만일 이 묘하고 밝고 참되고 깨끗한 마음이 본래 원만하였사오며, 그리하여 땅과 풀과 나무와 구물거리고 꿈틀거리는 벌레들 까지라도 곧 여래의 근본인 진여이며, 성불하신 본체일진댄 부처님의 본체가 진실하옵거늘 어찌하여 지옥과 아귀와 축생과 아수라와 인간과 천상의 여러 가지 갈래가 있나이까. 세존이시어, 이 여러 갈래는 본래부터 스스로 있는 것이오니까, 중생들의 허망한 습기로 생기는 것이오니까.

 

세존이시어, 보련향비구니는 보살계를 지니다가 남몰래 음행을 하고는 ‘음행이 살생도 아니고 훔치는 것도 아니므로 업보가 없다’고 허망한 말을 하더니 말을 마치자마자 먼저 女根에서 맹렬한 불이 일어나고 나중에는 마디마디마다 불이 타면서 무간지옥에 들어갔으며, 유리왕은 구담종족을 모두 죽였고, 선성비구는 ‘온갖 법이 공하다’고 허망한 말을 하다가 산채로 아비지옥에 빠졌사오니 이런 지옥들은 일정한 곳이 있나이까, 혹은 제각기 받는 것이오니까. 바라건댄 자비하신 마음으로 어리석은 소견을 열어주시며 계행을 지니는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결정적인 이치를 듣삽고 기쁘게 받자와 범하는 일이 없게 하소서.”

 

부처님 : 통쾌하다. 이 묻는 말이 여러 중생들로 하여금 사특한 소견에 끌리지 않게 하나니 자세히 들어라. 너에게 일러주리라.

 

아난아, 온갖 중생들이 실로는 본래 참되고 깨끗하건마는 허망한 소견으로 인하여, 허망한 버릇이 생기고 이로 말미암아 제 자격안엣 일과 자격밖엣 일이 갈리었느니라.

 

아난아, 제 자격안엣 일이란 것은 중생의 분수안엣 것을 말하는 것이니, 지저분한 애욕으로 인하여 허망한 애정이 생기고 정이 쌓여 쉬지 아니하면 애욕의 물을 내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중생들이 맛나는 음식을 생각하면 입에서 침이 생기고 앞엣 사람을 생각하되 사랑하거나 원망하거나 하면 눈에 눈물이 고이고, 재물에 탐을 내어 속으로 침을 흘리면 온몸에 기름이 돌고, 마음으로 음행할 것을 생각하면 남근과 여근에 물이 흐르나니, 아난아, 여러 가지 애정이 따르지마는 물이 흘러 맺히는 것은 마찬가지라, 축축하고 젖어서 올라갈 수 없으므로 자연히 떨어지게 되나니 이것을 자격안엣 일이라 하느니라.

 

아난아, 자격밖엣 일이란 것은 중생의 분수밖엣 것을 말하는 것이니 우러러 사모함으로 인하여 빈 생각이 생기고 생각이 쌓여 쉬지 아니하면 수승한 기운을 내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중생들이 마음으로 계율을 가지면 몸이 가볍고 맑아지고 주문을 외우거나 결인(結印)을 익히면 눈매가 거룩하여지고 마음으로 천상에 나기를 원하면 꿈에 날아다니고, 마음을 불세계에 두면 성스러운 경계가 나타나고 선지식(善知識)을 섬기면 목숨을 가벼이 여기나니, 아난아, 여러 가지 생각이 다르지마는 가벼워 뜨는 것은 마찬가지라, 날아 뜨고 잠기지 아니하므로 자연히 뛰어나게 되나니 이것을 자격밖엣 일이라 하느니라.

 

아난아, 온갖 세간의 나고 죽는 것이 서로 계속되거니와 나는 것은 순한 버릇을 따라서 있게 되는 것이요, 죽는 것은 거슬린 버릇을 따라 변하여 가는 것이니 목숨이 떨어지려 할적에 따뜻한 기운이 식지 않아서 거슬린 버릇과 순한 버릇이 서로 어울리면서 일생에 지은 착한 것과 나쁜 짓이 한꺼번에 나타나느니라.

 

순수한 생각만 가진 이는 날아올라 천상에 나게 되거니와 만일 나는 마음에 복과 지혜와 깨끗한 서원까지 겸하였으면 저절로 마음이 열리어서, 시방 부처님을 뵙고 여러 정토에 소원대로 가서 나게 되느니라.

 

애정은 적고 생각이 많은 이는 날아오르는 것이 멀지 못하여 날아다니는 신선이나 기운센 귀왕이나 날아다니는 야차나 땅에 다니는 라찰이 되어, 사천으로 다니어 거리낌이 없으려니와 그 가운데 만일 좋은 원력과 좋은 마음으로 불법을 보호하거나 계율을 보호하고 계행가지는 이를 따랐거나 주문을 보호하고 주문가지는 이를 따라 다녔거나 선정 닦는 이를 보호하여 법인(法忍)을 안보하였으면 이런 이는 부처님의 자리 앞에 나게 되느니라.

 

애정과 생각이 평균한 이는 날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아니하여 인간에 나거니와, 생각은 밝으므로 총명하게 되고 애정은 어두우므로 혼둔하게 되느니라.

 

정이 많고 생각이 적은 이는 축생에 들어가되 중하면 기는 짐승이 되고 경하면 나는 짐승이 되느니라.

 

정이 칠푼이요, 생각이 삼푼이면 수륜을 지나 내려가서 화륜의 갓에 나게 되나니 맹렬한 불기운을 받아서 아귀가 되는 것이므로 몸에는 항상 불이 타고, 물도 몸을 해롭게 하여 먹지도 못하고 마시지도 못하면서 백천겁을 지내느니라.

 

정이 구푼이요, 생각이 일푼이면 화륜을 뚫고 내려가서 풍륜과 화륜이 맞닿은 데까지 들어가되 경하면 유간지옥에 나고, 중하면 무간지옥에 나느니라.

 

순전한 애정만인 이는 아비지옥에 떨어지거니와 떨어지는 마음에 대승(大乘)을 비방하였거나 부처님의 계율을 파하였거나 거짓말로 법문을 연설하였거나 신도의 보시를 헛되게 탐하였거나 덕이 없이 공경을 받았거나 오역죄와 십중죄를 지었으면 다시 시방 지옥으로 가서 나느니라.

 

나쁜 업을 지은대로 제가 받는 것이지마는 여러 사람들이 같이 받으므로 일정한 곳이 있는 것이니라.

 

 

출전 : 수능엄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