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3015-603

근와(槿瓦) 2018. 6. 6. 01:26

대보적경-3015-60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3011 / 3476]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세존과 모든 성문·연각·보살은 모두가 어리석고 둔한 데에 떨어져 있거니와 모든 범부는 그렇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모든 범부는 수효[] 안에 있거니와 그 밖의 지혜로운 사람은 온통 어리석고 둔한 데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수다원(須陀洹)도 걸리적거리는 행 때문에 탐욕의 마음을 내어 수효 안에 떨어져 있거늘 하물며 어리석은 모든 범부들이 수효가 아니겠습니까? 천자여, 그러므로 나는 어리석고 둔하다고 말할 수 있으며 나는 진실로 저 다라니를 얻지 않았습니다. 왜냐 하면 나는 하나의 법도 얻은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법을 말할 때에 저 대중 안의 5백의 비구들이 이 법문을 듣고서 믿음을 내지 못한지라 크게 두려워하면서 비방하는 마음을 일으켰으며 이런 나쁜 마음을 낸 뒤에 버리고 떠나가다가 곧 스스로 자기 몸이 큰 지옥에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그 때 존자 사리불이 문수사리에게 아뢰었다.
대사여, 어진 이께서는 이제 잠시 멈추소서. 이렇게 매우 깊은 경전을 설하지 마소서. 왜냐 하면 지금 이 대중 가운데 5백의 비구들이 이 법문을 듣고는 믿음을 낼 수 없어 크게 두려워하면서 비방하는 마음을 일으키다가 이내 자신의 몸이 저절로 지옥에 있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문수사리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당신은 지금 허망한 분별을 일으키지 않아야 합니다. 왜냐 하면 지옥에 떨어질 하나의 법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 까닭은 모든 법은 생하는 것이 없거늘 당신은 지금 어째서 갑자기 나에게 설법을 그치라고 하는 것입니까? 사리불이여, 어떤 선남자 선여인이 나라는 소견에 의지하고, 사람이라는 소견에 의지하며, 중생이라는 소견에 의지하고, 수명이라는 소견에 의지하나니, 이런 모든 소견에 의지한 뒤에 비록 다시 항하의 모래만큼 많은 여래·응공·정변각과 비구승들에게 온갖 도구를 공양하고 구하는 대로 받들어 공급하며 이렇게 공양하기를 목숨이 다하도록 멈추지 않는다고 예를 들어 봅시다. 또 다른 어떤 사람은 내가 말하는 매우 깊은 경전을 듣고 온갖 세간에서 믿을 수가 없는 이를테면 공하고, 모양이 없고, 소원이 없고, 조작이 없다는 것과, 넓고 크고 고요하여 생하는 것도 없고, 없어지는 것도 없고,


                                                                            [3012 / 3476]

가 없고, 사람이 없고, 중생이 없고, 수명이 없다는 것과, 덧없고, 괴롭고, 나 없다고 하는 것 등 이와 같은 모든 법을 들은 뒤에 비방을 하다가 지옥에 떨어진다고 합시다. 그러나 사리불이여, 곧 이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러한 매우 깊은 법을 듣고 나서 비록 지옥에 떨어진다 하더라도 그 지옥에서 나오게 되면 속히 열반을 증득하게 되거니와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비록 또 항하의 모래만큼 많은 수의 여래·응공·정변각께 공양한다 하더라도 나에 취착하여 이와 같이 매우 깊은 경법을 듣지 않으면 끝내 그들은 해탈하지도 못할 뿐더러 속히 열반을 증득하지도 못합니다.”
그 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를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문수사리야,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진실로 너의 말과 같으니라. 만일 어떤 이라도 이와 같이 매우 깊고 미묘한 경전을 듣게 되면 세간에 출현하신 부처님을 만난 것과 다름이 없느니라. 왜냐 하면 만일 어떤 이가 수다원의 과위를 증득하려 하면 반드시 이 경을 좇아야 하고, 사다함을 증득하려 하거나 아니함과 아라한을 증득하려 하여도 반드시 이 경을 좇아야 하기 때문이니라. 그 까닭은 나에 집착하지 않아야 법을 증득할 수 있기 때문이니, 이 법을 증득할 때에는 보는 것도 없고 얻는 것도 없기 때문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존자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너는 알아야 하느니라. 5백의 비구들이 비록 지옥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뒤에 지옥에서 나오면 속히 열반을 증득하거니와 저 어리석은 범부인 사람은 보고 얻는 데에 빠지고 의심에 떨어지기 때문에 여래께 공양한다 하여도 해탈을 얻지는 못하는 것이니라. 사리불아, 이 모든 비구는 다시금 이로 인하여 해탈을 하거나 속히 열반을 증득하게 되거니와 그 밖의 다른 사람들은 속히 해탈할 수 없느니라. 그 까닭은 이 매우 깊은 법문을 듣지 못하였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아,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와 같이 매우 깊은 법문을 듣게 되거나 단 한번 귀에 스치기만 하여도 비록 믿고 받아들이지 못하여 지옥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속히 해탈하게 되거니와 그밖에 어떤 이가 소견에 떨어져서 지옥에 들어간 것이라면 해탈하지 못하느니라.”


                                                                            [3013 / 3476]

8) 파범부상품(破凡夫相品)
 

그 때 선주의 천자가 다시 문수사리에게 아뢰었다.
대사여, 어진 이께서는 이제 저에게 청정한 범행(梵行)을 닦는 것을 허락하시겠습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천자여, 그대는 이제 만일 짓거나 구하려 하지 않고 나아가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장차 그대에게 청정한 행을 닦는 것을 허락하겠습니다.”
선주의가 말하였다.
대사여, 무슨 이치 때문에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만일 유위(有爲)로 지으면 청정한 행이라 할 수 있거니와 무위(無爲)로 짓는다면 무엇을 청정한 행이라 하겠습니까? 또 천자여, 만일 보고 얻음이 있으면 청정한 행이라 할 수 있거니와 만일 보고 얻음이 없으면 무엇을 청정한 행이라 하겠습니까?“
선주의가 말하였다.
대사여, 어진 이께서는 지금 차라리 청정한 행이 없어야 된다는 것입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천자여, 나는 청정한 행이 없습니다. 그 까닭은 무릇 청정한 행이란 곧 청정한 행이 아니기 때문이니, 청정한 행이 아니기 때문에 나는 청정한 행이라 합니다.”
그 때 선주의 천자가 문수사리를 찬탄하였다.
장하고 장하시옵니다. 대사여, 어진 이께서는 요설변재(樂說辯才)를 구족하셨기에 이렇게 장애 없이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만일 내가 장애 없는 변재를 구족하였다면 곧 장애가 성립됩니다. 왜냐 하면 무릇 이 나와 내 것에 취착함은 모두가 분별을 말미암기 때문이요, 온갖 분별은 장애가 아닌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3014 / 3476]

그 때 문수사리가 다시 선주의 천자에게 말하였다.
천자여, 그대는 이제 만일 온갖 중생의 목숨을 끊어 없애되 칼을 잡지도 않고 막대기를 가지지도 않으며 몽둥이를 쥐지도 않고 흙덩이를 들지도 않고서 그 일을 행하게 되면 나는 그대와 같이 청정한 행을 닦겠습니다.”
선주의가 말하였다.
대사여, 또 무슨 뜻으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중생이란 말을 그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선주의가 말하였다.
대사여, 저는 중생이라는 이름만 있을 뿐이니, 모두가 생각하며 취하기 때문입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그러므로 이제 나는 그대에게 '모름지기 나라는 생각을 없애야 하고, 사람이라는 생각을 없애야 하며, 중생이라는 생각을 없애야 하고, 수명이라는 생각을 없애야 하며, 이름이라는 생각도 없애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니, 이렇듯 제거하는 것입니다.”
 

선주의가 말하였다.
대사여, 없애는 데 어떠한 기구를 가지고 없애야 합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나는 항상 저 날카로운 지혜의 칼로 없앱니다. 그렇게 없앨 때에는 저 날카로운 지혜의 칼을 마땅히 잡아서 마땅히 없애야 하되, 잡고 있다는 생각과 없앤다는 생각이 없어야 합니다. 천자여, 이런 이치 때문에 그대는 나라는 생각과 중생이라는 생각을 잘 알아야 하리니, 이것을 진실로 모든 중생을 없앤다고 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나는 그대에게 청정한 행을 닦는 것을 허락하겠습니다.”
그 때 문수사리가 다시 선주의 천자에게 말하였다.
천자여, 나는 다시 그대에게 말합니다. 그대가 만일 10악업의 길[十惡業道]을 수행하고 다시 검고 흐린 더러움[] 있는 법을 성취하며, 온갖 10선업의 길[十善業道]을 놓아 버리고 맑고 청정한 법[淸白法]을 파괴하여 흩


                                                                            [3015 / 3476]

어버리면 나는 그대와 함께 범행을 닦겠습니다.”
선주의가 말하였다.
대사여, 무슨 이치 때문에 또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온갖 염탁[染濁]과 청백(淸白)은 모두 다 평등한 것입니다. 그것이 평등하면 나는 그대와 청정한 행을 같이할 수 있습니다.
천자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그대는 어떠한 법으로 염탁의 평등함[染濁平等]을 삼겠습니까?”
선주의가 말하였다.
탐내지도 않고 짓지도 않으며 물러나지도 않고 떨어지지도 않는 그것을 염탁의 평등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다시 어떠한 법으로 청백의 평등함[淸白平等]을 삼겠습니까?”
선주의가 말하였다.
여법(如法)한 성품과 실제(實際)3해탈문인 그것을 청백의 평등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나는 곧 그대로 하여금 진실한 법계(法界) 가운데서 구족하게 수행하여 이리저리 오고 가게 하리니, 그런 일이 좋겠습니까?”
선주의가 말하였다.
아니옵니다, 대사여.”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그런 이치 때문에 나는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니, 염탁과 청백 등 모든 것이 평등해진 뒤에야 비로소 함께 청정한 행을 닦을 수 있습니다.”
그 때 문수사리가 다시 선주의 천자에게 말하였다.
천자여, 그대가 지금 만일 죽어야 할 사람을 데려다 날카로운 칼을 손에 쥐고는 그의 머리를 벤다면 나는 그대에게 이러한 청정한 행을 허락하겠습니다.”
선주의가 말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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