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2975-595

근와(槿瓦) 2018. 5. 29. 00:54

대보적경-2975-59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2971 / 3476]

화현한 천자들은 다시 그 악마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라, 두려워하지 말라. 그대들은 지금 석가모니 부처님·세존께 빨리 나아가야 한다. 그 까닭은 그 부처님·여래께서는 대자대비하시나니 만일 근심과 두려움과 절박함에 빠진 모든 중생들이 오직 나아가서 귀의하기만 하면 모두가 안락함을 얻고 모든 근심과 괴로움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모든 화현한 천자들은 이렇게 말을 하고는 곧 그 자리에서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그 때 모든 마왕과 악마들은 그 화현한 천자들의 가르침을 듣고 한결같이 기뻐하면서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순식간에 그 늙어빠진 몸으로 지팡이를 끌고 석가모니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서 한 목소리로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구호하여 주소서, 구호하여 주소서. 이 변괴와 괴로움과 큰 액난을 벗어나게 하여 주소서.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차라리 백천만억 모든 부처님의 명호를 받아지닐지언정 저 문수사리 한 보살의 이름만은 듣고 싶지 않나이다. 왜냐 하면 저희는 곧 이 문수사리 보살의 이름을 들을 때에 몹시 놀라고 두려워지면서 마치 이 몸이 죽어 없어질 것 같았기 때문이옵니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악마들에게 말씀하셨다.
파순(波旬), 너는 어째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느냐. 이 문수대사가 중생을 깨우쳐 인도하고 이익 되게 한 일은 일찍이 억백천의 부처님들도 그렇게 하지 못하셨고, 지금도 역시 그렇게 하지 못하시고, 앞으로도 그렇게 하지 못하실 것이니라. 오직 이 문수사리만이 과거·미래·현재에 항상 중생들을 위하여 이런 큰 일을 이룩하고 중생이 성숙한 뒤에는 해탈케 하리니, 너희들이 설령 저 백천 부처님의 명호를 듣고서 고뇌가 생기지 않고 놀라거나 두려움이 없다 하더라도 어떻게 '우리가 지금 갑자기 문수사리라는 한 이름을 들으니 모두가 크게 놀라고 두려워한다'는 말을 한단 말이냐.”
그 때 그 악마들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는 진실로 부끄러워하나이다. 이 쓸모 없고 늙은 몸에 당황하고 두려움이 더하기에 그런 말을 하였을 뿐이옵니다. 세존이시여,


                                                                            [2972 / 3476]

희들은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겠사오니, 원하옵건대 가엾이 여기셔서 저희가 본래 몸으로 돌아가게 하여주소서.”
부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잠시만 기다려라. 문수사리가 오게 되면 저절로 너희들의 부끄러움이 사라지리라.”
이 때 문수사리가 삼매에서 깨어났다. 그는 한량없는 백천의 하늘 대중과큰 보살마하살과 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등에게 앞뒤로 에워싸인 채 다시 한량없는 백천의 미묘한 음악이 울리고 이와 같이 수없이 많은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구물두꽃과 분다리꽃 등 묘한 꽃들이 비 오듯 쏟아지는 큰 장엄을 갖추고 가없는 큰 신통과 위덕으로 다 함께 부처님께 와서 머리 조아려 예배 공경하고 오른편으로 세 바퀴 돌고 물러나 한쪽으로 가서 머물렀.
그 때 세존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야, 너는 그와 같이 모든 악마를 항복시키고 흩어버리는 삼매에 들었더냐?”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들었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야, 너는 어느 부처님에게서 그 삼매를 들었으며, 얼마 동안 닦아서 원만하게 이루었느냐?”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본시 아직 보리심을 내지 않았을 때에 부처님으로부터 이러한 삼매를 들었나이다.”
또 물으셨다.
문수사리야, 그 부처님·세존의 명호는 무엇이었기에 이런 삼매를 네게 설하여 주셨느냐?”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기억하건대 과거의 한량없고 그지없는 불가사의한 아승기겁 전에 만다라화향(曼陀羅花香)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


                                                                            [2973 / 3476]

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께서 세간에 출현하셨사온데 그 부처님께서 이러한 모든 악마를 항복시키고 해산시키는 삼매를 말씀하여 주셨나이다. 저는 그때 처음 들었나이다.”
부처님께서 물었다.
이러한 삼매는 어떻게 수행하여 얻는 것이냐?”
 

문수사리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스무 가지 법을 구족하게 성취하면 이 악마를 항복시키는 삼매[破魔三昧]를 얻게 되나이다. 스무 가지 법이란, 첫째 탐욕을 꾸짖으면서 탐내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요, 둘째는 성내는 일을 꾸짖으면서 성내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며, 셋째는 어리석음을 꾸짖으면서 어리석은 마음을 버리는 것이요, 넷째는 질투를 꾸짖으면서 질투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며, 다섯째는 교만을 꾸짖으면서 교만한 마음을 버리는 것이옵니다. 여섯째는 세존이시여, 번뇌[]를 꾸짖으면서 번뇌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요, 일곱째는 열뇌(熱惱)를 꾸짖으면서 열뇌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며, 여덟째는 생각[想念]을 꾸짖으면서 생각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요, 아홉째는 소견[]을 꾸짖으면서 소견을 내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며, 열째는 분별(分別)을 꾸짖으면서 분별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옵니다. 열한째는 취사(取事)를 꾸짖으면서 취하는 마음을 버리는 것이요, 열두째는 집착(執着)을 꾸짖으면서 집착하는 마음을 파괴하는 것이며, 열셋째는 모든 모양[]을 꾸짖으면서 모양에 대한 마음을 버리는 것이요, 열넷째는 존재하는 법[有法]을 꾸짖으면서 존재에 대한 마음을 파괴하는 것이며, 열다섯째는 항상하는 법[常法]을 꾸짖으면서 항상하는 마음을 파괴하는 것이옵니다. 열여섯째는 아주 없는 법[斷法]을 꾸짖으면서 아주 없는 마음을 파괴하는 것이요, 열일곱째는 모든 음[]을 꾸짖으면서 음에 대한 마음을 파괴하는 것이며, 열여덟째는 모든 입[]을 꾸짖으면서 입에 대한 마음을 파괴하는 것이요, 열아홉째는 모든 계[]를 꾸짖으면서 계에 대한 마음을 파괴하는 것이며, 스무째는 삼계[三界]를 꾸짖으면서 삼계에 대한 마음을 버리는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갖춘 스무 가지 법이오며 이로 인하여 마침내는 삼매를 성취하게 되나이다.


                                                                            [2974 / 3476]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에게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구족하게 수행하면 이 삼매를 얻게 되나이다.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심행(心行)을 건립(建立)함에 청정하고도 부드럽게 하는 것이요, 둘째는 심성(心性)이 순박하고 정직하면서도 모든 아첨과 굽음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마음에 반연함이 없어 깊은 법인(法忍)에 들어가는 것이요, 넷째는 안팎의 모든 소유물을 모두 능히 보시하는 것이옵니다. 이것이 네 가지 법으로서 마하살이 이 법을 두루 갖추면 이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에게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이 삼매를 얻을 수 있나이다.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끝까지 깊은 믿음을 지니는 것이요, 둘째는 진실한 말을 성취하는 것이요, 셋째는 항상 한적한 데를 좋아하는 것이요, 넷째는 모든 모양[]을 취하지 않는 것이옵니다. 이것이 네 가지 법으로서 법을 구족하면 이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옵니다.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보살이 성취하면 이 삼매를 얻게 되나이다. 네 가지 법이란, 첫째 착한 벗을 가까이하는 것이요, 둘째는 항상 만족함을 아는 것이며, 셋째는 혼자 앉아서 사유(思惟)하는 것이요, 넷째는 시끄러운 데를 좋아하지 않는 것이옵니다. 이것이 네 가지 방법으로서 이 법을 구족하면 이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옵니다.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보살이 성취하면 이 삼매를 얻게 되나이다.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계율을 깨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계율을 어기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계율에 의지하는 것이 없는 것이며, 넷째는 계율에 과보를 바라지 않는 것이옵니다. 이것이 네 가지 법으로서 보살이 이 법을 구족하면 이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옵니다.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보살이 성취하면 이 삼매를 얻게 되나니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성문의 마음을 버리는 것이요, 둘째는 연각의 마음을 여의는 것이며, 셋째는 보살의 지혜[]에 머무르는 것이요, 넷째는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옵니다. 이것이 네 가지 법으로서 보살이 이 법을 구족하면 이 삼매를 성취하는 것이옵니다.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보살이 성취하면 이 삼매를 얻게 되나이다.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공을 닦으면서 나를 버리는 것이요, 둘째는 모양이 없으


                                                                            [2975 / 3476]

면서 모양을 여의는 것이며, 셋째는 소원이 없으면서 소원을 제거하는 것이요, 넷째는 소유한 모든 것을 버리는 것이옵니다. 이것이 네 가지 법으로서 보살이 이 법을 두루 갖추면 이 삼매를 얻게 되는 것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때에 그 만다라화향 여래·응공·정변각께서 이 모든 악마를 항복시키고 해산시키는 법문을 말씀하여 주시매 저는 그 부처님으로부터 듣고 나서 닦았사오며, 다음에는 다시 일체보전폐일월광(一切寶電蔽日月光)여래·응공·정변각이 계셨사온데 저는 그 부처님에게서 구족하게 성취하였나이다. 부처님·세존께서 이 법문을 말씀하실 때에는 그 대중의 모임 가운데 일만의 보살이 모두 이 삼매의 문을 성취하였나이다.”
그 때 존자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문수사리야말로 오랜 세월을 지나오면서 이와 같은 악마를 항복 받은 삼매를 얻게 되었사옵니다. 또한 이 삼매의 힘으로 인하여 파순과 모든 악마들이 이처럼 일시에 머리카락이 희고 늙어빠지면서 형상과 뜻이 다 같이 쇠하여버리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사옵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는 지금 문수사리가 이 삼천대천세계의 악마들만을 이렇게 늙은이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느냐?”
사리불아, 비로소 시방 항하의 모래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에 있는 악마들을 모두 다 이와 같이 변하게 하였으니 이는 문수사리가 위력으로 한 일이니라.”
 

그리고 나서 세존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야, 이제 너의 신력을 거두어 들여서 악마들로 하여금 본래의 형상으로 돌아가게 하여라.”
그 때 문수사리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자마자 모든 악마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정말로 그 몸의 모습에 싫어졌는가.”
모든 악마들이 대답하였다.
그러하나이다, 대사(大士)시여.”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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