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980-59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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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그렇다면 너희들은 이제 탐욕에도 싫증을 내어야 하고, 삼계(界)에도 집착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모든 악마들이 대답하였다.
“거룩하신 대사시여, 받들어서 듣고 기꺼이 뉘우치고 있사온데 어찌 감히 어기겠사옵니까? 원컨데 조금이라도 위신력을 내시어 이 부끄럽고 괴로운 모습을 없애주소서.”
문수사리가 마침내 신력을 거두어들이니 온갖 악마들은 그 본래의 하늘 형상으로 회복되었으며 그 장엄함은 이전과 같이 되었다.
그 때 문수사리가 모든 악마들에게 말하였다.
“파순아, 네가 가지고 있는 눈[眼]은 그 어느 것이 눈이고, 어느 것이 눈이라고 생각[想]하느냐. 이와 같이 어느 곳이 이 눈에 대한 집착이고, 눈에 대한 모양이며, 눈에 대한 반연이고, 눈에 대한 장애이며, 눈에 대한 사유[思]이고, 눈에 대한 나[我]이며, 눈에 대한 의지(依止)이고, 눈에 대한 기쁨이며, 눈에 대한 쓸모 없는 이론[戱論]이겠느냐. 또 어느 것이 눈에 대한 내 것[我所]이고, 눈에 대한 보호[護]이며, 눈에 대한 염려[念]이고, 눈에 대한 취함[取]이며, 눈에 대한 버림[捨]이고, 눈에 대한 분별이며, 눈에 대한 헤아림이고, 눈에 대한 성취이며, 눈에 대한 생김[生]이고, 눈에 대한 소멸[滅]이며, 눈에 대한 오고 가는 것이겠느냐. 이와 같은 법들은 너희들의 경계이어서 악마의 일[魔業]이요, 장애가 되는 것이니, 눈에 대한 것처럼 몸[身]과 뜻[意]에 이르기까지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또 빛깔[色]과 촉감[觸]·법[法] 등이 너희들의 경계이어서 악마의 일이요, 장애가 되는 것도 역시 그와 같나니, 너희들은 모두가 사실대로 분명히 알아야 하느니라.
또 파순아, 너희가 가지고 있는 눈은 곧 눈이 아니요, 또한 눈이 없는 것이며, 눈이라는 생각도 없는 것이므로 눈에 대한 집착도 없고, 눈에 대한 모양도 없으며, 눈에 대한 반연도 없고, 눈에 대한 장애도 없으며, 눈에 대한 사유[思]도 없고, 눈에 대한 나도 없으며, 눈에 대한 의지도(依止)도 없고, 눈에 대한 좋아함[愛]도 없으며, 눈에 대한 쓸모 없는 이론도 없고, 눈에 대한 내 것도 없으며, 눈에 대한 보호도 없고, 눈에 대한 염려도 없으며, 눈에 대한 취함도 없고, 눈에 대한 버림도 없으며, 눈에 대한 분별도 없으며, 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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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결정(決定)도 없고, 눈에 대한 생김도 없으며, 눈에 대한 없어짐도 없고, 눈에 대한 가는 것도 없으며, 눈에 대한 오는 것도 없나니 이 같은 법들은 너희들의 경계가 아니니라. 너희들은 이 가운데서 주인이 될 수가 없는지라 법도 없고, 힘도 없으며 자재로움도 얻지 못하고, 또한 취착(取着)도 없나니, 눈에서처럼 몸과 뜻까지도 역시 그와 같으니라. 또 빛깔·촉감·법 또한 그와 같나니 너희들은 모두가 사실대로 분명히 알아야 하느니라.”
문수사리가 이 법을 설할 때에 대중 가운데 있던 1만의 마왕 파순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8만 4천의 악마 권속들이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 눈이 깨끗하여졌다.
5) 보살신행품(菩薩身行品)
그 때 존자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문수사리에게 청하오니 저희들로 하여금 저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보게 하여 주시기를 원하나이다. 그 까닭은 세존이시여, 이 모든 대사(大士)들은 만나보기가 어렵기 때문이옵니다.”
그 때 세존께서 곧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알아야 하느니라. 지금 이 대중들이 시방에서 온 모든 보살마하살의 몸을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느니라. 지금이야말로 적절한 때이니 너는 나타내어야 하리라.”
이 때 문수사리는 성현의 분부를 받고 이내 저 법륜(法輪) 보살과 월광(月光) 보살과 제마(除魔) 보살과 묘음(妙音) 보살과 이구(離垢) 보살과 적멸(寂滅) 보살과 선택(選擇) 보살과 법왕후(法王吼) 보살 등 이러한 수없이 많은 보살마하살들에게 말하였다.
“모든 대사(大士)들이여, 당신들은 이제 각자 궁전에서 각자의 몸을 드러내시고, 당신들 본래 나라의 형상을 분명하게 나타내십시오.”
문수사리가 이렇게 말을 하자 모든 보살들은 삼매에서 일어나 저마다 본래의 몸을 나타내니 모든 대중은 다 함께 그 모습을 보았다. 혹 어떤 보살은 그 몸이 수미산만큼 높고 컸으며, 어떤 보살은 몸의 크기가 8만 4천 유순(由旬)이나 되기도 하였으며 몸의 크기가 10만 유순 혹은 9만 유순·5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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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3만·2만 유순이 되는 이도 있었다. 몸의 크기가 7만 유순 나아가 5천, 4천, 3천, 2천이 되는 이도 있었고, 혹은 몸의 크기가 1천 유순 나아가 5백·4백·3백·2백 유순이 되는 이도 있었으며, 혹은 몸의 크기가 1백 유순 나아가 5십·4십·3십·2십 유순이 되는 이도 있었고, 혹은 몸의 크기가 10유순 5·4·3·2·1 유순이 되는 이도 있었다. 이와 같이 크고, 작고, 길고, 짧고, 넓고, 좁은 보살들이 있었는데 그 중에는 몸이 마치 이 사바세계 사람들의 몸과 똑같은 보살도 있었다. 그러할 때에 삼천대천세계에는 대중들이 가득 차서 지팡이 끝을 꽂을 만한 빈 땅도 없었으며 그 안에 있는 모든 큰 보살마하살들은 한결같이 그 공덕이 높고 뛰어날뿐더러 지혜가 깊고 원대했으며, 위력을 두루 갖추고 신통을 성취하였는데, 큰 광명을 놓아 시방의 한량없는 백천의 모든 부처님 세계를 두루 비추었다. 그밖의 온갖 큰 위덕이 있는 하늘과 모든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인비인(人非人)들이며 크고 작은 모든 왕들도 모여와 가득히 찼다.
그 때 문수사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가사를 매만진 뒤에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여래·응공·정변각께 마음에 의심하고 미심쩍었던 것을 조금 여쭙고 싶사옵니다. 세존이시여, 하락하여 주시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묻고 싶은 것을 물으면 너를 위하여 의심하고 있는 내용을 명쾌하게 풀어 너의 마음을 기쁘게 할 것이니라.”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러하오면 세존이시여, 자세히 설해주소서. 저는 받들어 경청하겠나이다.”
문수사리가 이어서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라 하오며, 보살이라는 뜻은 무엇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떤 사람을 보살이라 하며, 보살에는 무슨 뜻이 있느냐'고 내게 물었도다. 법을 환히 깨달아 알기 때문에 보살마하살이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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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야, 저 모든 법을 보살이 깨닫는다는 것은 이른바 언설(言說)이니라. 문수사리야, 보살이 모든 법을 깨닫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하면 눈을 깨닫고, 귀를 깨달으며, 코를 깨닫고, 혀를 깨달으며, 몸을 깨닫고, 뜻을 깨닫는 것이니라. 문수사리야, 보살이 눈을 깨닫고, 귀를 깨닫고, 나아가 뜻을 깨닫는다는 것은 이른바 보살이 저 눈이라는 법의 본래 성품이 공함을 깨닫기 때문에 이와 같이 깨닫고 나서도 끝내 '나는 잘 깨달아 알았다'는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이와 같이 귀를 깨닫고 나아가 뜻을 깨닫되 모두가 본래 성품의 공함을 깨닫는 것이요, 이렇게 깨닫고 나서도 역시 '나는 잘 깨달아 알았다'는 생각을 내지 않느니라. 보살이 이와 같이 눈 등을 깨달은 뒤에는 다시 저 빛깔[色]의 본래 성품이 스스로 공함을 깨닫는 것이니, 이와 같이 깨닫고 나서도 역시 '나는 잘 깨달아 알았다'고 분별하지 않느니라. 이와 같이 소리[聲]를 깨닫고 나아가 법(法)을 깨닫되 모두가 본래 성품이 공함을 깨닫는 것이요, 역시 '나는 잘 깨달아 알았다'고 분별하지 않느니라. 이것이 보살로서 온갖 법을 깨닫는 것이니라.
또 문수사리야, 보살이 어떻게 5음(陰)을 깨닫느냐 하면, 이른바 보살은 음(陰)의 체성[體]은 본래부터 스스로 공하다고 관찰하는 것이니,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모양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소원이 없다고 관찰하며,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욕심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고요하다고 관찰하며,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멀리 여읜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아무 것도 없다고 관찰하며,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실제가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움직임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생김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오고감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진실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주인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증득함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앎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소견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사람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생각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말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다만 이름이 있을 뿐이라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나가 없다고 관찰하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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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분별로 일어난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인연으로부터 생긴다고 관찰하며,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마치 요술과 허깨비와 꿈과 같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마치 거울의 형상과 같다고 관찰하며,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소리의 메아리와 같다고 관찰하느니라.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마치 파초와 같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허망하다고 관찰하며,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사물이 없다고 관찰하고, 이렇게 깨닫기 때문에 이것을 가리켜 보살이 온갖 법을 깨닫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문수사리야,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깨닫느냐 하면, 이른바 저 탐욕은 분별로 인하여 일어난다고 깨닫기 때문이요, 저 성냄도 분별로 인하여 일어난다고 깨닫기 때문이고, 저 어리석음도 분별로 인하여 일어난다고 깨닫기 때문이며, 그리고 또한 그 분별도 공하여 아무 것도 없고, 물건도 없고, 쓸모 없는 이론도 없고, 말로 설명할 수도 없고, 증득할 수도 없다고 깨닫기 때문이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이 모든 법을 깨달았다고 하는 것이니라.
또 문수사리야,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삼계(三界)를 깨닫느냐 하면, 이른바 저 욕계(欲界)는 나와 사람이 없다고 깨닫기 때문이요, 저 색계(色界)는 조작이 없다고 깨닫기 때문이며, 저 무색계(無色界)는 공하여 아무 것도 없다고 깨닫기 때문이며, 저 삼계를 모두 멀리 여읜다고 깨닫기 때문이니, 이것을 가리켜 보살이 온갖 법을 깨닫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문수사리야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중생의 행[衆生行]을 깨닫느냐 하면, 이른바 이것이 중생의 탐욕의 행이요, 이것이 성냄의 행이요, 어리석음의 행이요, 이것이 중생의 행이라고 깨닫기 때문이니, 이와 같이 깨달은 뒤에는 이렇게 증득하여 알고, 이렇게 그들을 위하여 말하고, 이렇게 중생을 교화하고, 이렇게 해탈을 얻게 하느니라. 이것을 가리켜 보살로서 온갖 법을 깨닫는 것이라 하느니라.
또 문수사리야, 보살마하살이 어떻게 모든 중생을 깨닫느냐 하면, 이른바 그 이름을 여의고 나면 따로 중생이 없다고 깨닫는 것이니, 그러므로 모든 중생은 곧 하나의 중생이요 그 하나의 중생이 곧 온갖 중생이며, 이와 같은...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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