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960-592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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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귀와 코와 혀와 몸과
마음 뜻[心意] 등의 모든 감관을
비록 본래 성품은 공하더라도
공도 역시 얻을 수 없는 것이니라.
빛깔·소리·냄새·맛·촉감과
그리고 갖가지의 법의 이것은
분별로 말미암아 생기는 것이요
분별의 본체[體]도 공하고 고요 하느니라.
욕심 세계[欲界]와 형상 세계[色界]와
그리고 저 무형의 하늘[無色天]은
모두가 허깨비[幼化]와 같다고 말하나니
거짓이어서 진실하지 않느니라.
이와 같은 일을 모든 세존께서는
중생을 위하여 설법하시나니
뭇 괴로움에서 벗어나고자 하면
속히 큰 길잡이[大導師]께 귀의해야 하리라.
저 모든 변화로 된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설하실 때에 이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중생이 함께 들었으므로 96억의 욕심 세계와 형상 세계의 모든 하늘들이 티끌을 멀리하고 때를 여의어 법 눈[法眼]이 깨끗하여졌고 2만의 천자는 욕심의 무리들을 싫어하며 여의었고 3만 2천 천자는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며, 만 명의 보살승을 행하는 천자들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그 때 저 변화로 된 여래께서 권하며 부른 바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기 억 나유타 백천의 모든 하늘 대중들이 잠깐 동안에 모두 다 석가 여래·응공·정변각께 구름처럼 모여 와서 발아래 머리 조아리고 오른 편으로 세 번 돌고 물러나 한 쪽에 가 서서 하늘의 우발라꽃과 발두마꽃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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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물두꽃과 분다리꽃과 만다라꽃과 마하 만다라꽃과 그리고 모든 꽃다발과 가루 향·바르는 향을 세존께 받들어 뿌렸으며 그밖에도 많은 것을 공양하였다. 다시 갖가지 하늘의 음악으로 노래하고 찬탄하면서 그 하늘에 두루 찼다. 그때 모인 대중의 수는 심히 많아서 헤아릴 수조차 없었는데, 이 사천하에 두루 하고 가득히 차서 한 자루의 지팡이 끝을 꽂을 만큼의 빈 땅까지도 두루 찼던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하늘사람들은 큰 위덕을 갖추었으며 뿌려진 온갖 꽃도 사천하에 가득 차서 무릎까지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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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103권
수 삼장 달마급다 한역
송성수 번역
36.선주의천자회 ②
2) 개실의품(開實義品)
그 때 크게 모인 대중가운데서 우두머리 천자(天子)로서 이른바 선주의(善住意) 천자와 선적(善寂) 천자와 참괴(慚愧) 천자가 있었다. 이들은 96억의 천자들과 함께 있었으며 그들은 모두 보살도를 행하였다. 모두 함께 문수사리에게로 나아가 그 문 밖에 이르러 오른 편으로 일곱 번 돌고 일곱 바퀴를 돈 이후에 하늘의 만다리꽃을 뿌렸다. 그리하여 그 뿌려진 꽃은 허공을 두루 덮으면서 10유순의 높이에서 꽃 그물의 받침대[花網臺]를 이루었는데 그 모양이 마치 보배 탑과 같았다. 그 때 문수사리는 이 꽃 받침대를 세존께 공양하였으며 공양하고 나서는 곧 신력으로 이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국토를 허공에서 꽃그물로 두루 덮었고 이 꽃의 광명은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어 일체를 밝혔으며 또 하늘의 만다라 꽃을 비 오듯 뿌렸다.
그 때 문수사리보살마하살은 조용하면서도 찬찬히 정사(精舍)에서 나와서 다시 신력으로 거처하던 처소에 7보로 된 미묘한 자리가 저절로 나타나게 하였는데 그 자리는 높고 훌륭하였으며 장엄이 두루 갖추어졌다. 문수사리는 용모를 단정히 하고 가사를 매만진 뒤에 이 보배 자리 위로 올라갔다. 그 때 선주의 천자는 문수사리가 보배 자리에 올라간 것을 보고 곧 머리 조아려 문수사리의 발 아래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 쪽으로 가서 앉았다. 모든 하늘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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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결같이 문수사리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였다.
그 때 문수사리는 생각하였다.
'과연 누가 오늘 나와 세존 앞에서 깊은 법을 천명할 수 있을까? 그 누가 법의 그릇[法器]이어서 이와 같은 불가사의 한 구절[不思議句]과 매우 증득하기 어려운 구절[甚難證句]과 처소가 없는 구절[無處所句]과 집착함이 없는 구절[無所著句]과 헛된 이론이 없는 구절[無戱論句]과 얻을 수 없는 구절[不可得句]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구절[不可說句]과 매우 깊은 구절[甚深句]과 진실한 구절[眞實句]과 걸림이 없는 구절[無礙句]과 무너뜨릴 수 없는 구절[不可壞句]과 공의 구절[空句]과 모양이 없는 구절[無相句]과 소원이 없는 구절[無願句]과 여여한 구절[如如句]과 실제의 구절[實際句]과 법계의 구절[法界句]과 형상이 없는 구절[無形貌句]과 취하지 않는 구절[不取句]과 버리지 않는 구절[不捨句]과 부처님의 구절[佛句]과 가르침의 구절[法句]과 승가의 구절[僧句]과 지혜가 만족한 구절[智慧滿足句]과 삼계가 평등한 구절[三界平等句]과 모든 법에서 얻을 것이 없는 구절[一切法無所得句]과 온갖 법에서 생김이 없는 구절[一切法無得句]과 사자의 구절[師子句]과 용맹스런 구절[勇猛句]과 글귀가 없는 구절[無句句]을 받을 수 있을까? 그리고 이와 같이 설하고 나면 들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또 문수사리는 생각하였다.
'지금 이 자리에는 선주의 천자만이 있을 뿐이구나. 그는 이미 과거 세상에 많은 부처님께 공양하였고 깊은 법인(法忍)에 들어가서 변재를 두루 갖추고 있으니, 세존 앞에서 나와 함께 진실한 이치를 말할 수 있으리라.'
그 때 문수사리는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곧 선주 천자에게 말하였다.
“천자여, 그대는 이제 이미 매우 깊은 법인을 얻었고 또 걸림이 없는 변재를 두루 갖추고 있으니, 이제 나와 함께 세존께로 나아가서 이처럼 깊고 묘한 이치를 논의하여 봅시다.”
그 때 선주의 천자가 문수사리에게 대답하였다.
“대사(大士)여, 저는 이렇게 말하겠습니다. 그가 만일 나에게 말함이 없고, 연설하지도 않고, 묻지도 않으며, 대답도 하지 않고, 불·법·승도 없고, 3승(乘)이 끊어져 없어지며, 나고 죽음도 없고, 열반도 없으며, 합하지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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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펴지도 않으며, 소리를 내지도 않고, 모든 문자도 없앤다는 말을 하는 이라면 저는 마땅히 함께 논의할 것입니다.”
문수사리가 선주의 천자에게 말하였다.
“천자여, 나는 이렇게 말하리다. '그가 나에게서 듣는 것이 없고, 읽는 것도 없고, 외우는 것도 없고, 받는 것도 없어서, 지니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고, 기억하지도 않으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며, 깨닫지도 않고, 알지도 않으며, 나의 말을 듣지도 않고, 다른 이에게 연설하지도 않는다'고 하리니, 그 까닭은 모든 부처님의 보리에는 본래 문자가 없고 마음도 없으며 마음을 여의고 깨닫는 것도 없으며 비록 이름을 붙여서 말한다 하더라도 그 이름도 역시 공하기 때문입니다.”
선주의가 또 말하였다.
“대사여, 지금은 우선 모든 천자들을 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이 모든 천자들은 대사의 설법을 즐거이 듣고자 합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천자여, 나는 끝내 즐거이 듣고자 하는 이를 위하여 말하지 않고, 또한 듣고 받아들이는 이를 위하여 말하지 않습니다. 그 까닭은 무릇 듣고 받아들임이 있으면 취착(取着)이 되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취착하는가 하면 이른바 나[我]에 취착하고 사부(士夫)에 취착하는 것이니 취착하기 때문에 곧 듣고 받아들임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듣고 받아들이면 그는 세 가지 속박 안에 머물 줄 알아야 합니다. 세 가지 속박이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나라고 보는 속박[見我縛]이요, 둘째는 중생이라고 보는 속박[見衆生縛]이며, 셋째는 법이라고 보는 속박[見法縛]입니다. 천자여, 만일 이러한 세 가지 견박(見縛)이 없이 법을 들으면 그는 세 가지 청정함 가운데에 머문 줄 알아야 합니다. 세 가지 청정함이란 무엇인가 하면 첫째는 자기 몸을 보지 않기 때문에 분별하지도 않고 생각하거나 기억하지도 않으며 깨달아 알지[證知]도 않습니다. 둘째는 말하는 이를 보지 않는지라 분별하지도 않고 생각하거나 기억하지도 않으며 깨달아 알지도 않습니다. 셋째는 말한 바를 보지 않는지라 분별하지도 않고 생각하거나 기억하지도 않으며 깨달아 알지도 않습니다. 천자여, 이것을 세 가지 청정함이라 합니다. 천자여, 만일 어떤 이라도 이렇...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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