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950-59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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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고
밝은 달이 갑자기 어두어진다해도
모든 부처님·정각(正覺)·양족존(兩足尊)께서
하시는 말씀은 진실이어서 둘이 없나이다.
그 때 존자 마하가섭이 게송으로 찬탄하고 나서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 때문에 세간에 이런 미묘한 광명이 있사옵니까? 또 무슨 인연으로 갑자기 일찍이 없었던 상서로움이 나타나서 뭇 모양이 밝고 환해지나이까?”
그 때 세존께서 대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가섭아, 너는 지금 그런 일을 묻지 말아야 하나니 이와 같은 경계는 모든 성문이나 연각으로서 알 바가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내가 이 광명에 관한 이치를 말하면 온갖 세간의 하늘·사람·아수라들이 모두 놀라고 의심하면서 기절하기에 이르리라. 그러므로 너는 이제 묻지 말아야 하느니라.”
대가섭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대자대비로 온갖 하늘과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시고 온갖 하늘과 사람들을 이익 되게 하시며, 온갖 하늘과 사람들의 안락을 위하셔서, 이 광명의 심히 깊은 인연을 말씀하시어 저의 의혹이 풀리게 하소서.”
그 때 세존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나는 너를 위하여 설하겠노라.”
대가섭이 말하였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즐거이 듣고자 하오니, 오직 알기 쉽게 설하여 주소서.”
그 때 부처님께서 다시 대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가섭아, 지금 우리의 문수사리는 저 보명무구장엄삼매(普明無垢莊嚴三昧)에 들었으며 그 삼매의 힘 때문에 이러한 광명을 놓아 시방으로 항하 모래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두루 비추는 것이니, 저 한량없고 그지없고 셀 수도 없고 헤아릴 수도 없는 아승기의 모든 큰 보살마하살들을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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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으기 위해서이었느니라. 그리하여 그들은 이 사바세계에 다 왔으며 그들은 모두 이미 나의 발에 머리 조아리고 오른 편으로 세 번 돌고는 1다라수(多羅樹) 높이의 허공에 올라가 있으면서 모두가 저마다 저 큰 연꽃 자리에 가부하고 앉아 있느니라.”
그 때 존자 대가섭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어떠한 보살마하살의 위신력과 덕의 힘이 있었기에 이러한 미묘한 꽃과 향을 비 오게 하였으며 다시 이러한 백천의 음악이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려 나왔나이까?”
부처님께서 대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가섭아, 그것은 시방의 모든 보살들의 위신력 때문에 그러한 수승하고 묘한 꽃과 향을 비 오게 한 것이요, 허공에서 한량없는 음악이 모두 저절로 울린 것이니라.”
가섭이 다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 가운데서 그 한 분의 보살조차도 보지 못하였거늘 어떻게 세존께서는 다시 시방의 모든 보살들이라 말씀하시나이까?”
“가섭아, 온갖 성문이나 벽지불로서는 그 모든 보살마하살들을 볼 수 없느니라, 왜냐 하면 가섭아, 이 안의 성문이나 벽지불 등은 그러한 큰 자비에 머무르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만일 이 자비의 지위 안에 머물 수 있다면 이야말로 다른 이들을 이익 되게 할 수 있는 일이요, 또한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 등의 모든 바라밀을 행할 수 있거니와 만일 이미 정위(正位)를 받아 머무른다면 끝내 이런 모든 보살들이 행하는 것을 행하지 못하리라. 가섭아, 이 모든 보살마하살들은 은신삼매(隱身三昧)에 들어있나니, 이 때문에 온갖 성문이나 벽지불로서는 저 보살들을 볼 수 없느니라. 다만 모든 부처님과 큰 보살들로서 이 지위에 머무른 이들만이 비로소 볼 수 있을 뿐이니라. 가섭아, 대승에 머무는 모든 보살들조차도 볼 수 없거늘 하물며 온갖 성문이나 벽지불 등이 볼 수 있겠느냐. 만일 보게 된다면 옳지 못한 일이니라.”
그때 대가섭이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이 어떠한 법을 두루 갖추고 어떠한 선근을 닦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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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공덕을 얻게 되어야 이 은신삼매에 들어갈 수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아, 보살마하살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곧 이 은신삼매를 얻게 되느니라. 열 가지 법이란, 첫째는 뜻하는 성품이 유화하면서 바른 믿음에 깊이 머무는 것이요, 둘째는 항상 온갖 중생을 버리거나 여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필경에는 대자비의 마음을 원만하게 이루는 것이요, 넷째는 온갖 것을 깨달아 알면서 많은 모양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비록 온갖 부처님 법을 생각하면서 구한다 하더라도 끝내 망령되이 취하지 않는 것이니라. 여섯째는 또한 온갖 성문이나 벽지불의 지혜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요, 일곱째는 세간에서 소유한 물건을 모두 버리는 것이나 몸과 목숨까지도 아까워하지 않거늘 하물며 그 밖의 물건을 보시하지 않겠느냐. 여덟째는 비록 한량없는 나고 죽는 번뇌를 짓는다 하더라도 모든 유위(有爲)의 행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요, 아홉째는 항상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를 닦으면서도 모든 바라밀을 분별하지 않는 것이며, 열째는 언제나 '나는 마땅히 온갖 중생을 보리에 편안히 세우고 난 뒤에야 부처나무[佛樹]아래에 앉으리라'고 하는 마음을 내면서 보리와 중생의 모양을 취하지 않는 것이니라. 가섭아,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은신삼매를 얻게 되는 열 가지 법이니라.”
그 때 존자 대가섭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희유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이런 일을 쾌히 말씀하셨나이다. 세존이라야 이렇게 말씀하실 수 있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온갖 성문이나 벽지불 가운데 이런 마음을 단 하나라도 일으켰던 적이 일찍이 없나이다. 저도 온갖 중생을 아라한의 지위에 편안하게 올려놓아야 하겠거늘 하물며 부처님의 법이겠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아,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그러므로 온갖 성문이나 벽지불은 모두가 보살이 행한 은신삼매에 들어갈 수 없느니라. 이 삼매의 이름조차도 스스로 알지 못하거늘 어떻게 들어가겠느냐. 만일 들어갈 수 있다 한다면 옳지 못한 일이니라.”
그 때 존자 대가섭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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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그 모든 보살마하살들이 너무나 보고 싶나이다. 왜냐 하면 이 모든 대사(大士)들은 만나기가 몹시 어렵기 때문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아, 너는 잠시 기다렸다가 우리 문수가 오기를 기다려야 하리라. 그 모든 보살들은 선정에서 나온 연후에야 너희들이 볼 수 있을 것이니라. 비록 그렇기는 하나 가섭아, 너도 역시 한량없는 백천 가지 모든 삼매의 문을 안고 있으니, 이제 마음을 껴잡아서 저 보살마하살들이 어느 곳에 있고, 무슨 위의에 머물러 있으며,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가를 찾아보도록 하라.”
그 때 대가섭은 성현의 분부를 받자마자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고 자기의 신통력으로 곧 2만 가지 삼매의 문에 들어가서 그 모든 보살이 지금 어느 곳에 있고, 무슨 위의에 머물러 있는가를 생각하면서 찾아보았다. '걷고 있는 것인가'라고 하였으나 끝내 보이지 않았다. '서 있는 것인가'라고 하였으나 역시 보이지 않았고, '기대 있거나, 누어 있는 것인가'라고 하였으나 역시 보이지 않았으며 '단정히 앉아 있는 것인가'라고 하였으나 역시 보이지 않았다. 어떠한 말을 하면서, 어떠한 일을 하고 있고, 어디서 왔다가 가면 어디로 가는 것까지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선정에서 일어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매우 기이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심히 기이하나이다. 세존이시여, 제가 이미 2만의 선정 문을 두루 거치면서 그 모든 보살들을 찾아보았으나 끝내 보지 못하였나이다. 세존이시여, 그 모든 보살들은 아직 살바야(薩婆若)를 증득하지 못하였으면서도 벌써 이 같은 미묘한 삼매를 얻었거늘 하물며 장차 위없는 보리를 증득함이겠나이까? 세존이시여,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으로서 그 어떠한 이도 이러한 신통 변화를 보거나 듣고서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그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은신삼매를 얻은 보살마하살은 저 온갖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하여 정진의 갑옷을 입은 것이옵니다. 그러하기에 이 묘한 선정을 끝내 여의지 말아야 할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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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이 가운데 있는 온갖 성문이나 벽지불조차도 그 경계가 아니거늘 하물며 중생이겠느냐.”
그 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이 이런 생각을 하였다.
'세존께서는 나에게 성문 가운데서는 지혜가 가장 뛰어나다고 하셨다. 나는 이제 모든 보살들이 지금 어느 곳에 있고, 무슨 위의에 머물러 있으며,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가를 찾아보아야겠다. 만일 보게 된다면 또한 좋지 않겠느냐.'
그 때 사리불이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고 그리고 자기의 힘으로 곧 3만 가지 모든 삼매의 문에 들어가서 그 모든 보살들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관찰하였으나 지금 어느 곳에 있고 무슨 위의에 머물러 있는가를 털끝만큼도 알아내지 못하였다.
그 때 존자 수보리(須菩提)가 생각하기를 '나도 이제 그 모든 보살들이 어느 곳에 있고, 무슨 위의에 머물러 있으며,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가를 찾아보아야겠다. 만일 보게 된다면 또한 좋지 않겠느냐'고 하였다. 그 때 수보리도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들고 그리고 자신의 힘으로 곧 4만 가지 모든 삼매의 문에 들어가서 그 보살들이 어느 곳에 있고, 무슨 위의에 머물러 있으며, 어떠한 일을 하고 있는가를 두루두루 찾아보았지만 볼 수 없었으며 심지어 가고 서고 앉고 누운 것과 어디서 왔으며, 가면 어디로 가게 되는 것까지도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선정에서 나와서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저에게 성문 가운데서는 다툼이 없는 삼매[無諍三昧]에 첫째간다고 하셨나이다. 이 삼매의 문을 저도 역시 이미 얻었사옵니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어떤 사람이 큰 신력을 갖추어서 백억의 사천하(四天下)를 하나의 큰 북으로 삼고 수미산을 가져다 하나의 큰 망치로 삼는다고 할 때 제가 선정에 들어 있을 때 사람이 내 앞에 그 큰 망치를 잡고 그 큰 북을 잠시도 쉬지 않고, 아니 겁(劫)이 다하도록 계속 친다 하여도 이러한 북소리는 저의 귀에조차 들어오지 않나이다. 하물며 마음을 어지럽히면서 저를 선정에서 나오게 할 수 있겠나이까? 또한 그 북소리가 선정을 방해하여 저를 끌어 일으키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사옵니다. 세존이시여, 제...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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