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940-58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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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한량없고 그지없는 모든 세계 안에서 어느 한 분의 부처님·여래·응공·정변각께서 세상에 출현하신다는 것은 마치 우담화(優曇花)가 다시 출현함이 희유한 것과 같도다. 이와 같이 모든 여래·응공·정변각(正徧覺)은 세간에 있기가 희유하고 출현하시기가 심히 어려우며 설하시는 법은 모든 세계의 중생을 다하여 적멸의 열반을 얻게 하시니, 이는 헤아릴 수가 없고 분별이 없는 매우 깊은 이치로 비유할 데 없고 이해하기 어렵고 알기도 어렵다. 그러므로 모든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지 않기 때문에 들을 수가 없고, 듣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중생의 괴로움은 다하기 어려운 것이다. 내 이제 마땅히 여래·정변각께 나아가서 이러한 이치를 여쭈어보아야겠다. 이런 이치를 물음으로써 모든 중생은 선근을 성취하게 되고 또한 온갖 보살의 행을 하는 이는 저 깊고 불가사의한 모든 부처님 법 가운데서 다시는 의혹이 없게 되어 모두가 부처님의 보리에 대한 일을 원만하게 이루게 되리라. 그러나 이 사바세계의 모든 중생들은 탐욕이 많고 성냄을 구족하였으며 어리석음이 성취되어 깨끗한 법[白法]을 끊어 없앴으며, 고루하고 둔하며, 속임수를 쓰면서도 부끄러움이 없으며, 젠체하고 뽐내면서 모든 부처님을 멀리 여의고 교법과 승가(僧伽)를 저버리나니, 그런 중생들로 하여금 이러한 심히 깊고 묘한 법을 들을 수 있게 하여 깨끗한 지혜의 눈을 얻게 하리라.'
그 때 문수사리가 거듭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시방의 모든 보살들을 많이 모아야겠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여래께서 말씀하신 이 묘한 법문을 듣게 하여 깊은 법인(法忍)을 증득하게 하리라.'
이런 생각을 하고 난 문수사리는 곧 보광무구장엄삼매(普光無垢莊嚴三昧)에 들어갔다. 삼매에 들어간 즉시 큰 광명을 놓아 동쪽으로 항하의 모래같이 많은 모든 부처님 세계를 비추어서 두루 모두 부드럽게 하고 윤택하게 하고 청정하게 하고 명랑하게 하고 더러움이 없게 하였으니, 그 미묘함은 가히 헤아릴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 광명으로 남쪽·서쪽·북쪽과 네 간방과 위와 아래의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자 그 사이에 있는 어둡고 으슥한 모든 곳과 산과 낭떠러지와 나무와 숲과 크고 작은 모든 산이며 목진린타산(目眞隣陀山)과 마하(摩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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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진린타산과 철위산(鐵圍山)과 대철위산과 그 밖의 흑산(黑山)과 수미산(須彌山)과 대수미산 등에도 이러한 온갖 광명이 밝고 맑게 비추어져서 장애 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 때 시방의 항하 모래만큼 많은 세계에 현재 설법하고 계시는 모든 부처님의 제자들이 저마다 그의 부처님께 청하였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 때문에 이처럼 지극히 상서로운 광명이 세간에 나타납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예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이 같은 광명이 이렇게도 청정하고 이렇게도 미묘했던 일을 본 적이 없으며 들은 적도 없었나이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무슨 광명이기에 큰 기쁨이 저희들 몸에 두루 하고, 저희들 마음이 청정해지는 것이며, 또한 중생으로 하여금 다시는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없게 하면서 번뇌의 뭇 악(惡)이 모두 행하여지지 않게 하나이까?
세존이시여, 누구의 가지(加持)로 여기까지 나타나는 것이옵니까?”
그 모든 시자들이 이렇게 청하여 물었으나 그 모든 세존께서는 잠자코 계시면서 대답이 없으셨다.
그러할 때에 시방세계에 있는 온갖 종류의 음성으로서 이른바 하늘의 소리 ·용의 소리·야차의 소리·건달바의 소리·아수라의 소리·가루라의 소리·긴나라의 소리·마후라가의 소리·사람 같으나 사람이 아닌 소리·코끼리와 말의 소리 및 모든 짐승의 소리 등 ,이러한 소리들이 모두가 한꺼번에 뚝 그쳐버렸다. 또 바람의 소리·불의 소리·물의 소리·큰 바다의 파도 소리·음악 소리·노래하고 찬탄하는 소리 등의 이러한 소리도 그 순간 부처님의 신력으로 역시 뚝 그치면서 고요해졌다.
그 때 그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시자들은 다시 그의 부처님께 청하며 물었다.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대자대비로 온갖 하늘과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시고 온갖 하늘과 사람들을 안락하게 하시며 온갖 하늘과 사람들의 이익을 위하셔서 이러한 광명이 어디서 온 것이기에 모든 부처님의 국토를 두루 비추는 가를 저에게 설명하여 주옵소서.”
그 때 시방에 계신 모든 부처님은 곧 시방의 항하 모래같이 많은 세계에 계신 여래의 소리를 똑같은 범음(梵音)으로 한 여래의 입에서 말씀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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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럼, 그리고 그 말씀하시는 일도 차이가 없게 묘한 음성으로 각자의 시자에게 대답하셨다. 그 모든 부처님께서 소리를 내어 말씀하시는 바로 그때 일체의 부처님 세계가 진동하였고 백천의 음악이 일시에 울렸으며 나아가 온갖 하늘·사람·아수라 등이 가진 모든 음악이 저절로 울렸다.
또 그 뭇 음악의 소리 중에서 모든 법음(法音)이 울렸으니 이른바 덧없다는 소리·괴롭다는 소리·나 없다[無我]는 소리·공하다는 소리·모양이 없다는 소리·소원이 없다는 소리·욕심을 여의라는 소리·해탈의 소리·법계(法界)의 소리·여여(如如)의 소리·실제(實際)의 소리와 그리고 단(檀) 바라밀의 소리·시(尸) 바라밀의 소리·찬제(羼提) 바라밀의 소리·비리야(毘梨耶) 바라밀의 소리·선(禪) 또는 대자(大慈)의 소리·대비(大悲)의 소리·대희(大喜)의 소리·대사(大捨)의 소리·화합하는 소리·이익 되게 하는 소리·벗어나게 하는 소리 등 이러한 갖가지 백천의 모든 법의 소리가 울렸다.
또 그 갖가지의 모든 소리가 울릴 때에는 한량없는 아승기 나유타의 백천 중생들이 모두 물러나지 않는[不退轉]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무르게 되었으며 다시 벽지불을 성취하는 이도 있고 성문을 성취하는 이도 있고 나아가 대범천왕과 제석천왕과 전륜왕 등을 성취하는 이도 있었다.
그 때 시방의 부처님·세존은 모두 함께 각기 그 시자 제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너희는 이제 그런 일은 묻지 말아라. 왜냐 하면 이 광명의 인연은 온갖 성문이나 벽지불 등의 경계가 아니기 때문이니라. 만일 내가 말을 한다면 세간의 하늘과 사람과 아수라들이 모두 혼미하여 숨이 막히게 되리니 그러므로 이런 일은 묻지 말아야 하느니라. 모든 부처님·여래께서 만일 이러한 광명의 인연을 말씀하시면 불가사의한 모든 수승한 선근을 낼 수 있으며 성취할 수 있으리라. 이러한 불가사의한 수승한 선근으로 말미암아 이른바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의 모든 바라밀[度]의 행이 나오게 되리라. 이와 같은 모든 행은 곧 그것이 광명에서 나오게 되고 또한 광명에서 성취하게 되리니, 그러므로 우리들 모든 부처님·여래가 일 겁 또는 감(減) 일 겁 동안 이러한 광명의 공덕을 찬탄한다 하여도 끝내 다할 수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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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라. 또 이러한 자(慈)·비(悲)·희(喜)·사(捨)의 모든 선근의 힘이 서로 함께 훈수(薰修)하여 이 광명으로 하여금 기쁨을 내게 하리라.”
그 때 그 시방의 모든 부처님의 시자는 각기 은근히 두 번 세 번 청하면서 아뢰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모든 하늘과 사람들을 가엾이 여기시고 모든 하늘과 사람들을 안락하게 하시며 온갖 모든 하늘과 사람들을 이익 되게 하시고 보살의 모든 선근이 성숙되게 하도록 저희들에게 이 광명의 인연을 말씀하여 주소서.”
그 모든 보살이 이와 같이 청하자 시방의 모든 부처님·세존은 다시 각각 그 시자 제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자세히 들어라. 나는 그대들을 위하여 설하여 주리라.”
모든 시자들이 말하였다.
“예, 세존이시여, 즐거이 듣겠사옵니다.”
그때 그 부처님들은 각각 그 시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사바(娑婆)라는 세계가 있고 그 국토에는 부처님이 계시는데, 그 명호는 석가모니(釋迦牟尼) 여래·응공·정변각·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시니라.
5탁(濁)의 세상에 출현하시어 그 국토의 중생들은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많이 있고, 뭇 고뇌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 모든 중생들은 공경함이 없고, 도무지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며, 하는 행과 업은 대부분이 착하지 않은 일 뿐인데, 그러한 흐리고 나쁜 세상 안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셨느니라. 그리고 지금 현재는 대중 가운데서 설법하고 계시느니라.
선남자야, 그 세계 안에 석가 여래의 한 큰 제자로서 문수사리라는 보살마하살이 있는데 큰 위덕이 있고 지혜와 정진과 용맹을 두루 갖추었으며 큰 위신력이 있느니라. 그 보살이 이런 광명을 나타낸 것이니, 그것은 보살들로 하여금 모두가 함께 기쁨을 얻게 하기 위해서요, 보살들로 하여금 수행을 두루 갖추게 하기 위해서며, 모든 보살로 하여금 위력이 더욱 자라게 하기 위해서요, 모든 보살로 하여금 부지런히 용맹스런 마음을 일으키게 하기 위해서며, 모든 법의 글귀를 잘 분별하게 하기 위해서요, 걸림 없는 지혜로 저 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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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에 도달하게 하기 위해서며, 걸림 없는 변재를 갖추 얻게 하기 위해서니라.
또 모든 다라니(陀羅尼)에서 자재함을 얻게 하기 위해서요, 이미 갖춘 온갖 보살의 불가사의한 공덕을 원만히 이루게 하기 위해서며, 그 보살들로 하여금 석가모니 여래·응공·정변각의 심히 깊은 법문을 청하여 묻게 하려 하기 위해서요, 보살승(菩薩乘)을 행하는 사람에게 저 불가사의한 모든 부처님의 법을 만족하게 얻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선남자야, 또 저 문수사리가 이런 광명을 놓은 것은 시방세계의 한량없는 아승기 모든 보살 대중을 크게 모이게 하기 위함이요, 그 모든 보살들로 하여금 수승한 법을 얻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이런 인연 때문에 저 문수사리가 큰 광명을 놓아서 모든 부처님 국토를 비추는 것이니라.”
그 때 시방세계 모든 부처님의 시자들은 다시 저마다 그의 부처님께 청하며 물었다.
“세존이시여, 저 문수사리는 무슨 삼매에 머물러서 이런 광명을 놓으시나이까?”
그러자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각기 그 시자 제자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들아, 저 문수사리는 보명무구장엄삼매(普明無垢莊嚴三昧)에 들어간 까닭에 이런 광명을 놓은 것이니라.”
시자 보살이 다시 모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여태껏 이 같은 광명이 이렇게도 청정하고 이렇게도 몸과 마음을 기쁘게 했던 적을 겪어보지 못했나이다.”
모든 부처님께서 다시 모든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는 장차 모든 보살들을 가르쳐서 수행을 일으키게 하려는 것이요, 장차 모든 보살 대중들을 크게 모으려 하는 것이며, 장차 모든 보살을 모아 놓고 이러한 묘한 경전을 연설하려는 것이니라.”
그 때 시방의 한량없고 불가사의한 항하 모래같이 많은 부처님 세계의 그 낱낱 세계 안에 있는 한량없는 아승기 모든 보살들이 저마다 그들의 세존께로 나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나서 곧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누구에게 이런 광명이 있으며, 누구에게 이런 덕이 있나이까? 저희들은 여태껏 이런 광명이 느닷없이 나타나면서 모든 세계를 비추는...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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