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증일아함경-880-176

근와(槿瓦) 2018. 5. 23. 02:46

증일아함경-880-17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876 / 1393] 쪽
그 때 앙굴마는 곧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제가 사문이 되는 걸 하소서."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구나, 비구야." 그 자리에서 앙굴마는 바로 사문이 되어 세 가지 법의를 입었다.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머리를 깎았으니 결박 버리기 또한 그같이 하라 결박이 없어지면 큰 과보 이루고 근심과 고뇌 다시는 없으리라.


앙굴마는 이 게송을 듣고 곧 온갖 번뇌가 없어지고 법안이 깨끗해졌다. 세존께서는 앙굴마 비구를 데리고 사위성 기원정사로 돌아가셨다. 그 때, 파사닉왕은 네 종류의 군사를 모아 앙굴마를 치러가려고 하였고, 왕은 '나는 지금 세존께 나아가 이 사실을 세존께 자세히 아뢰고, 만일 세존께서 무슨 말씀이 있으면 받들어 행하리라'고 생각하였다. 파사닉왕은 곧 네 종류의 군사를 모으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왕에게 물으셨다. "대왕께선 지금 어딜 가시는 길이기에 몸에 그처럼 먼지를 뒤집어썼습니까?" 파사닉왕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우리나라에 너무도 흉포하고 모든 중생에게 무자비한 앙굴마라는 도적이 있습니다. 나라가 황폐해지고 백성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것은 다 그 도적 때문입니다. 그 자는 사람을 잡아죽여 그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만든다고 합니다. 그는 악한 귀신이지, 사람이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그자를 치려고 합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877 / 1393] 쪽
"만일 앙굴마가 견고한 신심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것을 대왕께서 보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만일 그러는 줄 안다면 마땅히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며 때맞춰 예배할 것입니다. 그러나 세존이시여, 그는 악한 사람으로 착함이라곤 털끝만큼도 없어 항상 중생을 죽이기만 하는데, 어떻게 그런 마음이 있어 출가해 도를 배울 수 있겠습니까? 결코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그 때 앙굴마는 세존에게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있었다. 세존께서는 오른손을 뻗어 그를 가리키며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저 자가 바로 그 도적 앙굴마입니다." 왕은 그 말을 듣자 무서운 생각이 들어 온 몸의 털이 곤두섰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가까이 가 보시면 의심이 저절로 풀릴 것입니다." 이 때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앙굴마에게 다가가서 물었다. "네 성은 무엇인가?" 앙굴마는 대답하였다. "제 성은 가가(伽伽)이고, 어머니 이름은 만족(滿足)입니다." 그러자 왕은 곧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말하였다. "이 바른 법 가운데서 즐거워하며 게으름 없이 청정한 범행을 닦는다면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날 것이오. 내가 목숨을 마칠 때까지 의복 · 음식 · 침구와 병을 치료할 의약을 공양하리다." 앙굴마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세존께 돌아왔다. 그는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이 때 왕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항복하지 않는 자를 항복 받고, 굴복하지 않는 자를 굴복시키시다니, 참으로 기이하고 참으로 놀랍습니다. 그처럼 극악한 자를 항복 받으시다니 일찍이 없던 일입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무궁한 수명을 누리시며 온 백성들을 길러 주소서. 세존의 은혜를 입어 이 어려움을 면하였습니다. 저는 나라 일이


                                                                                                                   [878 / 1393] 쪽
너무 많아 이만 돌아가고자 합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왕께서 때를 알아 하십시오." 대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떠났다. 그 때 앙굴마는 아련야(阿練若)를 닦으면서 다섯 가지 누더기 옷[五納衣][부처님께서 제정하신 법의(法衣)는 버려진 천으로 만들었다는 의미에서 분소의(糞掃衣)라고도 하고, 또 여러 가지 색깔의 천을 이어 붙여 만든 옷이라 하여 5납의(納衣)·백납의(百納衣)라고도 한다.]을 입고 때가 되면 발우를 가지고 집집으로 걸식을 다녔으며, 한 번 돌고는 다시 시작하였다. 헤어진 누더기를 입은 모습은 너무도 누추하였고, 한데 앉아서는 몸을 덮지도 않았다. 앙굴마는 한적한 곳에서 그런 행을 스스로 닦았다. 그리하여 족성자들이 출가하여 도를 배우는 목적인 위없는 범행을 닦으려하였고,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태를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았다. 이 때 앙굴마는 바로 아라한이 되어 여섯 가지 신통이 맑게 트이고 더러움이 전혀 없게 되었다.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고 있을 때였다. 그 때 그는 어떤 부인이 산통을 심하게 겪고 있는 모습을 보고 생각하였다.  '중생들은 극심한 고통을 겪으며 한없이 다시 태에 드는구나.' 앙굴마는 걸식을 마친 후 가사와 발우를 두고는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앉았다.


이 때 앙굴마는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아까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아기를 배어 몸이 매우 무거운 어떤 부인을 보고 '중생들이 겪는 괴로움이 어찌 저리도 심한가'고 생각하였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그 부인에게 찾아가 '저는 성현에게서 다시 태어난 뒤로는 살생


                                                                                                                    [879 / 1393] 쪽
한 적이 없습니다'고 말하라. 이 정성스러운 말을 지니면 그 부인의 태는 별탈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앙굴마는 그 날로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서는 그 산모를 찾아가 말하였다. "저는 성현에게서 다시 태어난 뒤로 두 번 다시 살생하지 않았습니다. 이 정성스러운 말을 기억하신다면 순산할 것입니다." 그 때 그 산모는 곧 순산하였다. 언젠가 앙굴마가 성안에서 걸식할 때였다. 여러 남녀노소들은 그를 보고 저희끼리 말하였다. "저 자는 앙굴마다. 중생을 헤아릴 수 없이 죽여놓고 지금은 버젓이 성안을 다니며 걸식하는구나." 성안의 백성들은 제각기 기왓장과 돌을 던졌고 개중에는 칼로 찌르는 자도 있었다. 그는 머리와 눈을 다치고 옷이 모두 찢어진 채 온몸에 피를 흘리며 곧 사위성을 벗어나 여래께서 계신 곳으로 갔다. 세존께서는 그가 머리와 눈을 다치고 피가 뚝뚝 흐르는 옷을 입고 오는 모습을 멀리서 보시고 말씀하셨다. "너는 참아야 한다. 왜냐 하면 그 죄는 오랫동안 받아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때 앙굴마는 세존의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앙굴마는 여래 앞에서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견고한 마음으로 법의 글귀 듣고 견고한 마음으로 불법 행하며 견고한 마음으로 착한 벗 가까이하면 곧 저 열반에 이르게 되리라. 내 본래 큰 도적이었으니 그 이름은 앙굴마


                                                                                                                    [880 / 1393] 쪽
악의 흐름에 떠다녔으나  고맙게도 존자께서 건져주셨네. 이제는 스스로 귀의함을 보고 또한 법의 근본도 관찰하여 세 가지 밝음[三明]에 이르게 되었고 부처님 행의 업을 성취하였네. 내 본래 무해(無害)라는 이름으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 죽였지만  지금은 이름이 진제실(眞諦實) 그 어떤 중생도 해치지 않네. 만일 이 몸이나 입이나 뜻에 해치려는 마음이 전혀 없다면 그 이름을 무살해(無殺害)라 하나니 하물며 다른 생각 일으킴이랴. 활 만드는 장인 뿔을 잘 다루고 뱃사공은 물길을 능숙히 타며 훌륭한 목수 나무를 잘 다루듯 지혜로운 사람 자기 몸을 다루네. 어떤 이 채찍으로 굴복시키려하고  어떤 이 말로써 굴복시키려하지만  나는 끝내 무기를 쓰지 않나니 나는 이제 스스로를 항복 받았네. 사람이 이전에 죄를 지었더라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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