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증일아함경-870-174

근와(槿瓦) 2018. 5. 21. 02:51

증일아함경-870-17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866 / 1393] 쪽
행이 멸하면 식이 멸하고, 식이 멸하면 명색이 멸하며, 명색이 멸하면 6입이 멸하고, 6입이 멸하면 접촉이 멸하며, 접촉이 멸하면 느낌이 멸하고, 느낌이 멸하면 애욕이 멸하며, 애욕이 멸하면 취함이 멸하고, 취함이 멸하면 존재가 멸하며, 존재가 멸하면 태어남이 멸하고, 태어남이 멸하면 늙음과 병듦이 멸하며, 늙음과 병듦이 멸하면 죽음이 멸한다. 이것이 이른바 5성음(盛陰)의 소멸이라 하는 것이다.


이 때 나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식이 가장 근본이 되어 사람들에게 태어남 · 늙음 · 병듦 · 죽음이 있게 된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태어남 · 늙음 · 병듦 · 죽음의 근본 원인을 알지 못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산 속의 작은 길을 따라 가다가 옛사람들이 다니던 옛날의 큰 길을 발견한 것과 같다. 이 때 그는 그 길을 따라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가다가 옛 성곽과 동산과 목욕하는 연못을 발견하였는데 수목이 우거지고 성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보고 본국으로 돌아가 왕에게 아뢰었다. '저는 어제 산 속에서 놀다가 아름다운 성을 발견하였는데 수목이 우거지고 그 성에는 아무도 살고 있지 않았습니다. 대왕께서는 사람들을 보내어 그 성에서 살게 하소서.' 이 때 국왕은 그 사람의 말을 듣고 곧 사람들을 살게 하였다. 그래서 그 성은 옛날과 같이 백성들이 번성하고 즐거움이 견줄 데 없게 되었다.


비구들이여, 알라. 나는 옛날 보살이 되기 전에 산중에서 도를 배우다가 옛날의 모든 부처님들이 노니시던 곳을 발견하였고, 그 길을 따라 태어남 · 늙음 · 병듦 · 죽음이 일어나는 근본을 알았으며, 발생이 있고 소멸이 있음을 모두 분별하고, 태어남의 괴로움 · 태어남의 발생 · 태어남의 소멸 · 태어남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모두 알았다. 존재 · 취함 · 애욕 · 느낌 · 접촉 · 6입 · 명색 · 식 · 행 · 어리석음에 있어서도 또한 그러하다. 무명이 일어나면 행이 일어나고 행이 지은 것은 모두 식을 말미암았다. 나는 이제 이 식을 밝혀 사부대중에게 그 근본을 설명하는 것이다. 너희들은 그 근본의 일어남을 알아서 괴로움을 알고 괴로움의 발생 · 괴로움의 소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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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을 알고, 그것을 생각해 분명하게 해야 한다. 6입이 있으면 태어남 · 늙음 · 병듦 ·죽음이 있고, 6입이 멸하면 곧 태어남 · 늙음 · 병듦 · 죽음이 멸한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방편을 구해 6입을 멸하도록 해야 한다. 모든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부처님께서 한량없는 백천만 대중을 위해 설법하고 계셨다. 그 때 아나율도 그 자리에 있었는데, 그 아나율은 대중 속에서 졸고 있었다. 그 때 부처님께서 아나율이 조는 것을 보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법을 받들면 유쾌히 잠들고 그 뜻에 뒤섞인 어지러움 없다. 저 성현께서 말씀하신 법 지혜로운 이들이 즐기는 것이라. 마치 저 깊고 깊은 연못이  맑고 깨끗해 티끌 하나 없듯 그와 같이 법을 듣는 사람 청정한 마음으로 즐거이 받아들인다. 마치 저 크고 반듯한 돌이 바람에 조금도 움직이지 않듯 그와 같이 칭찬이나 비방을 듣더라도  그 마음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868 / 1393] 쪽
그 때 세존께서 아나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라의 법이나 도적이 두려워 도를 닦느냐?" 아나율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면 너는 왜 출가하여 도를 배우느냐?." "이 늙음 · 병듦 · 죽음과 근심 · 걱정 · 괴로움 · 번민을 싫어하고, 고통에 시달리기 때문에 그것을 버리기 위해 출가하여 도들 배우는 것입니다."  "족성자야, 너는 지금 견고한 믿음으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 있다. 그런데 지금 세존이 몸소 설법하는데 어떻게 거기서 졸고 있느냐?" 이 때 존자 아나율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길게 꿇어앉아 합장하고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부터는 몸이 문드러지더라도 결코 여래 앞에서 졸지 않겠습니다." 그 때 존자 아나율은 새벽이 되도록 자지 않았다. 그러나 잠을 버릴 수는 없었고 결국 눈이 손상되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아나율에게 말씀하셨다. "너무 열심히 정진하면 조바심이라는 덮개[調戱蓋][도거악작개(掉擧惡作蓋: uddhacca-kukkucca-n vara a)라고도 하며, 5개(蓋) 중 하나이다. 마음이 들뜨고 불안한 것을 말한다.]와 상응하고 또 너무 게으르면 결박[結]과 상응하게 된다. 너의 행동은 그 중간이어야 하느니라." 아나율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전에 벌써 여래 앞에서 맹세하였습니다. 이제 와서 그 약속을 어길 수는 없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의사 기역(耆域)[팔리어로는 J vaka이고 기역(祇域)·기바가(耆婆伽)라고도 하며, 활(活)이라 한역하기도 한다. 부처님 생존 당시의 명의이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나율의 눈을 치료해 주라." 기역이 대답하였다. "만일 아나율이 조금이라도 잠을 잔다면 저는 그 눈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세존께서 아나율에게 말씀하셨다.


                                                                                                                   [869 / 1393] 쪽
"너는 잠을 자라. 왜냐 하면 모든 법은 먹어야 존재하고 먹지 않으면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이니라. 눈은 잠으로 음식을 삼고 귀는 소리로 음식을 삼으며 코는 냄새로 음식을 삼고 혀는 맛으로 음식을 삼으며 몸은 감촉으로 음식을 삼고 뜻은 법으로 음식을 삼는다. 그리고 나는 지금 열반에도 음식이 있다고 말한다." 아나율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열반은 무엇으로 음식을 삼습니까?" "열반은 방일하지 않는 것으로 음식을 삼는다. 그러므로 방일하지 않는 것을 타고 무위(無爲)에 이르느니라."  "세존께서 비록 눈은 잠으로 음식을 삼는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차마 잘 수 없습니다." 아나율이 낡은 옷을 깁고 있을 때였다. 이 때 육안은 허물어지고 티 없이 맑은 천안을 얻었다. 그 때 아나율은 보통의 방식대로 옷을 기우려 하였으나 실을 바늘구멍에 꿸 수가 없었다. 이 때 아나율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세상에서 도를 얻은 나한은 나를 위해 바늘을 꿰어다오'. 세존께서는 깨끗한 천이(天耳)로 '이 세상에서 도를 얻은 아라한은 나를 위해 바늘을 꿰어다오'라고 하는 이 소리를 들으셨다. 세존께서는 아나율이 있는 곳으로 가 말씀하셨다. "너는 그 바늘을 가져 오라, 내가 꿰어 주리라."


아나율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까 제가 말한 것은 세상에서 복을 구하려는 사람은 저를 위해 바늘을 꿰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세상에서 복을 구하는 사람으로 나보다 더한 사람은 없다. 여래는 여섯 가지 법에 있어서 만족할 줄을 모른다. 무엇이 여섯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요, 둘째는 교훈이며, 셋째는 인욕이요, 넷째는 법다운 설명과 이치에 맞는 설명이며, 다섯째는 중생을 보호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구하는 것이다.


                                                                                                                    [870 / 1393] 쪽
아나율야, 이것이 이른바 '여래는 이 여섯 가지 법에 있어서 만족할 줄을 모른다'는 것이니라." 아나율은 아뢰었다. "여래의 몸은 진실한 법의 몸이신데 다시 무슨 법을 구하려 하십니까? 여래께서는 이미 생사의 바다를 건너고 또 애착을 벗어나셨는데, 지금 또 애써 복의 도를 구하시는군요."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다, 아나율야. 네 말과 같다. 여래도 이 여섯 가지 법에 있어서 만족할 줄 모른다는 것을 안다. 만일 중생들이 죄악의 근본인 몸 · 입 · 뜻의 행을 안다면 끝내 세 갈래 나쁜 곳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저 중생들은 죄악의 근원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세 갈래 나쁜 곳에 떨어지는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는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 있는 모든 힘 중에 천상과 인간에서 노닐게 하는 것 복의 힘이 가장 훌륭하나니 그 복으로 불도도 성취하네. "그러므로 아나율야, 방편을 구해 이 여섯 가지 법을 얻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6 ][이 소경과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38권 1,077번째 소경인 「적경(賊經)」과 『별역잡아함경』 제1권 16번째 소경, 서진(西晉) 시대 축법호(竺法護)가 한역한 『불설앙굴마경(佛說鴦掘摩經)』, 서진 시대 법거(法炬)가 한역한 『불설앙굴계경(佛說鴦崛髻經)』, 유송(劉宋) 시대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가 한역한 『앙굴마라경(央掘魔羅經)』이 있다.]


이와 같이 들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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