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증일아함경-875-175

근와(槿瓦) 2018. 5. 22. 02:17

증일아함경-875-17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871 / 1393] 쪽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모든 비구들이 사위성에 가서 걸식(乞食)을 하다가, 파사닉왕의 궁궐문 밖에서 많은 사람들이 손을 들고 부르짖으며 원통함을 호소하는 소리를 들었다.  '우리나라에 앙굴마(鴦掘魔)라는 도적이 있습니다. 그는 매우 흉포(凶暴)하여 중생을 수 없이 죽입니다. 중생들에게 무자비하기 때문에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그를 두려워합니다. 그는 날마다 사람을 죽여 그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만들므로 이름을 지만(指鬘)이라고 합니다. 원컨대 대왕께서 가시어 그와 싸우소서." 비구들은 걸식을 마치고 기원정사(祇洹精舍)로 돌아와 가사와 발우를 두고 니사단을 어깨에 걸치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오늘 저희 비구들은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많은 사람들이 궁궐 문밖에서 '지금 대왕의 나라에 앙굴마라는 도적이 있습니다. 그는 사람됨이 흉포하고 자비심이 없어 모든 중생들을 마구 죽입니다. 사람들이 없어지고 나라가 비게 되는 것은 모두 그 사람 때문입니다. 또 그는 사람 손가락을 잘라 꽃다발처럼 만든다고 합니다' 하고 원통함을 호소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세존께서 비구들의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잠자코 걸어가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곧장 그가 있다는 곳으로 가셨고, 땔감을 줍고 풀을 지며 밭갈이하던 사람들과 소나 염소를 치던 사람들은 세존께서 그 길로 가시는 것을 보고 제각기 아뢰었다. '사문이시여, 사문이시여, 그 길로 가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그 길 가에는 앙굴마라는 도적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길로 가려는 사람은 반드시 열 명 · 스무 명 · 서른 명 · 마흔 명 · 쉰 명씩 모여서 가곤 합니다. 그렇게 하는데도 거기를 무사히 지나지 못하고 모두 앙굴마에게 잡히고 맙니다. 그런데 사문 구담께서 동행도 없이 혼자 가시다가 앙굴마에게 변을 당하신다면, 그건 너무 생각이 없으신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듣고도 멈추지 않고 계속 나아가셨다.


                                                                                                                   [872 / 1393] 쪽
그 때 앙굴마의 어머니는 음식을 가지고 앙굴마가 있는 곳으로 갔다. 그 때 앙굴마는 '내 손가락목걸이는 이제 그 수가 찼을까?' 하고 생각하고는 곧 손가락 숫자를 세어 보았으나 아직 수가 차지 않았다. 다시 세어 보았으나 꼭 한 사람 손가락이 모자랐다. 앙굴마는 좌우를 둘러보며 살아있는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고 잡아죽이려고 하였다. 그러나 사방으로 멀리까지 살펴보았으나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 스승께선 (만일 어머니를 죽일 수 있는 자라면 반드시 천상(天上)에 태어나리라)고 가르치셨다. 그런데 지금 어머니가 몸소 이곳에 와 있다. 즉시 잡아죽인다면 손가락 수도 채우고 또 천상에 태어날 수도 있으리라.' 이 때 앙굴마는 왼손으로 어머니의 머리를 붙잡고 오른손으로 칼을 빼어들고는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잠깐만 그렇게 계십시오, 어머니." 그 때 세존께서는 '저 앙굴마가 5역죄를 짓겠구나' 하고 생각하고는, 곧 눈썹 사이에서 광명을 놓아 그 산을 두루 비추었다. 앙굴마는 광명을 보고 다시 그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이 산을 비추는 것이 무슨 광명입니까? 국왕이 군사를 모아 나를 치려고 하는 것은 아닐까요?" 그 어머니가 말하였다. "너는 이제 알아야 한다. 이것은 해나 달이나 불의 광명이 아니고, 제석이나 범천왕의 광명도 아니다.' 그 때 그 어머니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이것은 불빛이 아니고 해나 달, 제석이나 범천의 광명도 아니라네. 새와 짐승들도 놀라지 않고 즐거이 우는 소리 보통 때와 다르구나. 이 광명 너무도 맑고 깨끗해 사람을 한량없이 기쁘게 하나니


                                                                                                                   [873 / 1393] 쪽
분명 저 존귀하고 가장 훌륭하신 10력(力)을 지니신 분 이곳에 오셨으리. 천상과 이 세상 사람 중에서 천안으로 이 세계 살펴보시고 일부러 너를 제도하시고자  세존께서 이곳으로 오신 것이리.


앙굴마는 부처라는 말을 듣고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모르면서 중얼거렸다. "우리 스승께선 또 내게 '만일 네가 어머니를 죽일 수 있고 또 사문 구담을 죽일 수 있다면 반드시 천상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가르치셨다." 이 때 앙굴마가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어머니, 여기 잠깐만 계십시오. 저는 먼저 사문 구담을 잡아죽이고, 그런 뒤에 밥을 먹겠습니다." 앙굴마는 곧 그 어머님을 놓아주고 세존을 쫓아갔다. 세존이 오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보니 마치 금덩이 같아서 비추지 않는 곳이 없었다. 그는 그 모습을 보고 웃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이제 저 사문이 내 손아귀에 들어왔으니, 반드시 죽이리라. 이 길을 지나려는 백성들은 모두들 무리를 지어 함께 지나가는데, 저 사문은 혼자 길동무도 없구나. 내 이제 저 자를 잡아죽이리라."앙굴마는 곧 허리에 찼던 칼을 빼어 세존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곧 왔던 길로 발길을 돌려 천천히 걸어가셨다. 앙굴마는 온힘을 다해 달리며 뒤쫓았지만 여래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앙굴마는 세존을 향해 소리쳤다.  "멈춰라, 멈춰라, 사문아."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나는 멈추었는데 네가 멈추지 않는구나." 앙굴마는 달려오면서 멀리서 게송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874 / 1393] 쪽
도망가면서 도리어 멈췄다 말하고 나에게 멈추지 않는다 하는구나 나에게 그 뜻을 설명해 보라  왜 너는 멈추었고 내가 멈추지 않은 것인지.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세존이 멈추었다 말하는 것은  모든 중생을 해치지 않는 것 너는 지금 죽이려는 마음을 가져 악의 근본을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자비스런 마음의 땅에 나는 머물러 모든 사람 가엾이 여겨 보호하거늘 너는 지옥 고통의 종자를 심으며 악의 근본을 벗어나지 못하는구나.


앙굴마는 이 게송을 듣고 생각하였다.  '내가 정말 악한 걸까? 우리 스승은 나에게 (이것이 바로 큰 제자로서 큰 과보를 얻는 것이니, 천 사람을 죽여 그 손가락으로 목걸이를 만들 수 있다면 그는 소원을 이룰 것이다. 그런 사람은 목숨을 마친 뒤에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요, 만일 그를 낳은 어머니와 사문 구담을 죽인다면 반드시 범천에 태어날 것이다)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 때 부처님께서는 위신력을 부려 그가 정신을 번쩍 차리게 하셨다. 그는 생각하였다.  '범지의 여러 서적에도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심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니, 아주 가끔씩 몇 억겁만에 출현하신다. 그 분이 세상에 출현하시면 건너지 못한 이는 건너게 하고 해탈하지 못한 이는 해탈하게 하신다. 그 분은 여섯 가지 소견을 없애는 법을 말씀하시니, 여섯 가지란 무엇인


                                                                                                                    [875 / 1393] 쪽
가? 나[我]가 있다는 소견을 가진 이를 위해서는 여섯 가지 소견을 없애는 법[고려대장경 원문이 '멸육견지법(滅六見之法)'으로 되어 있으나 내용상 '나가 있다는 소견을 없애는 법' 즉 '멸아견지법(滅我見之法)'이 되어야 옳을 것으로 생각된다.]을 말씀하시고, 나가 없다는 이를 위해서는 나가 없다는 소견을 없애는 법을 말씀하시며, 나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를 위해서는 나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소견의 법을 말씀하시고,[고려대장경 원문은 '언유아견무유아견역여설유아견무아견지법(言有我見無有我見亦與說有我見無我見之法)'으로 되어 있다. 내용상 '멸(滅)'자를 넣어 '언유아견무유아견역여설멸유아견무아견지법(言有我見無有我見亦與說滅有我見無我見之法)' 즉 '나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소견을 가진 이를 위해서는 나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소견을 멸하는 법을 말씀하시고'가 되어야 옳을 것으로 생각된다.] 또 스스로 관찰하면서 관찰하는 법을 말씀하시며, 스스로 나는 없다는 법을 말씀하시고, 내가 설명하는 것도 아니고 내가  설명하지 않는 것도 아니라는 법을 말씀하신다.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이 여섯 가지 소견을 없애는 법을 말씀하신다)는 이런 말이 있다.


또 나는 힘껏 달릴 때에는 코끼리나 말, 수레 및 어떤 사람도 따라잡을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저 사문은 빨리 걷지도 않는데 따라잡을 수가 없다. 저 분이 분명 여래일 것이다' 그 때 앙굴마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거룩한 분께서 나를 위하여 미묘한 게송을 말씀하셨네  이처럼 악한 사람 진리를 알았으니 모두 존귀한 분 위신력 덕분이네. 지금 즉시 이 날카로운 칼을  깊은 구덩이에 던져 버리자 저 사문의 발자국에 예배하고 지금 곧 사문이 되기를 구하리.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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