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900-58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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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대덕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의복을 바르게 하고는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물었다.
하늘과 용의 범음(梵音)과 사자후(師子吼)를 짓고
가릉빈가(迦陵頻伽)의 떨치는 음성으로
탐(貪)·진(瞋)·치(癡)를 없애면서 기쁨을 내시는데
10력(力)께서는 웃으신 까닭을 말씀하여 주소서.
여섯 가지로 진동하나 번거로움이 없고
하늘에선 꽃비를 내려 대중들의 뜻을 기쁘게 하며
세존께서 모든 외도를 꺾고 조복하심은
마치 사자가 야간(野干)에게 조복받음과 같나니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웃으신 까닭을 말씀하여 주소서.
만억의 해·달·구슬 및 번갯불의 광명과
하늘·용·범왕의 모든 광명도
석가의 입에서 나온 청정한 광명 때문에
다 가려져 부처님 광명만이 빛날 뿐입니다.
눈썹 사이의 백호상(白毫相)은 흰 달과 같고
원만하면서 부드러움은 마치 하늘옷[天衣]과 같으며
흰털에서 광명을 놓아 한량없이 비추시는데
원컨대 무엇 때문에 이런 광명을 비추시는지 설명하여 주소서.
세존의 치아는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고
가지런하고 촘촘하면서 눈처럼 희며
부처님의 입에서는 청·황·적·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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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색·파려색의 여러 광명을 내시나이다.
가령 세계가 파괴되어 해와 달이 떨어지고
땅이 허공에 가득 차서 살 곳이 없고
가령 물이 변하여 불이 되고
불이 변하여 물이 되며
큰 바다가 모두 바짝 마른다 해도
여래의 진실한 말씀은 끝내 둘이 없나이다.
시방의 길에 태어나는 모든 중생들이
가령 일시에 다 연각(緣覺)이 되고
그 낱낱의 연각이 한데 모여서
억 겁 동안 백천만 가지의 모든 질문을 하거나
다 함께 여래 앞에 모여 있으면서
저마다 다른 음(音)으로 동시에 질문해도
여래는 곧 한 음성으로
그들의 한량없는 의혹을 끊어주시나이다.
지혜를 성취하여 저 언덕에 이르고
온갖 지혜로 장엄하시고
32상(相)을 갖춘 가장 훌륭하신 이요
큰 위덕 지니신 이여, 해설하여 주소서.
세존께서는 무엇 때문에 웃으셨나이까?
어느 중생에게 보리의 수기(授記)를 주셨나이까?
모든 하늘·사람들이 모두 듣고 싶어하노니
여래께서는 웃으신 까닭을 말씀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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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무구시 보살이 성실한 원으로써 이 삼천대천세계를 진동하게 하는 것을 보았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보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무구시 보살은 발심하고서부터 8만 아승기 겁 동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수행하였고 이 무구시 보살은 보살의 행을 60겁 동안 행하였으며 그런 뒤에야 문수사리 법왕자는 비로소 보살의 마음을 일으켰었느니라. 아난아, 이 보살은 마치 문수사리 등의 8만 6천의 모든 큰 보살들이 지닌 온갖 공덕과 장엄한 불국토와 같나니, 그러한 많은 보살들과 같이 다름이 없느니라.”
그 때 대덕 목련이 무구시 보살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당신은 이미 오래 전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면서 어찌하여 여인의 몸을 바꾸지 않았습니까?”
무구시 보살이 목련에게 대답하였다.
“세존께서는 대덕에게 '신족을 지닌 사람 가운데서는 제일이다'고 하셨습니다. 어찌하여 남자의 몸을 바꾸지 않았습니까?”
대덕 목련은 곧 잠자코 가만히 있었다. 그러자 무구시 보살이 대덕 목련에게 말하였다.
“역시 여인의 몸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지 못한다면 남자의 몸으로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지 못합니다. 그 까닭이 무엇이냐 하면 보리는 생김이 없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증득할 수 없습니다.”
5) 수기품(授記品)
그 때 문수사리 법왕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전에는 없었던 일이옵니다. 세존이시여, 이 무구시 보살은 심히 깊은 법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서원의 힘으로 모든 원을 성취하였나이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느니라, 그러하느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이 무구시 보살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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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이 60억의 부처님 처소에서 공삼매를 닦았고 80억의 부처님 처소에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닦았으며 30억의 부처님 처소에서 심히 깊은 법을 물었고 일찍이 의복과 음식으로 80억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였으며 그리고 이 분별변인삼매(分別辯印三昧)를 물었었느니라. 또 문수사리야,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보리를 위하여 항하 모래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의 세계에 값진 보배를 그 안에 가득히 채워서 가져다 보시한다 하여도 이 경을 받아 지니어 읽고 외고 환히 통달하여 널리 사람들에게 해설하는 것보다는 못하느니라. 다만 써서 지니기만한 공덕조차도 가장 훌륭하거든 하물며 말한 대로 수행함이겠느냐. 그 까닭이 무엇인가 하면 모든 보살이 보리행법(菩提行法)을 받아 지닐 수 있기 때문이니라.”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은 무엇이라 하오며 어떻게 받들어 지니오리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은 분별설응변경(分別說應辯經)이라 하며, 또한 설삼매문경(說三昧門經)이라고도 하나니 이와 같이 받들어 지닐지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에 8만억의 중생인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어 물러나지 않는 지위[不退轉位]에 머물렀다.
그 때에 변엄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무구시 보살은 언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것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변엄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이 무구시 보살은 수겁(數劫)을 지나면서 수많은 부처님을 공양한 뒤에 성불하게 될 것이니, 명호는 무구광상왕(無垢光相王)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세존이라 하느니라. 그 세계의 이름은 무량덕장엄(無量德莊嚴)이라 하고 성문과 벽지불이 없을 것이며 미묘하고 엄숙하게 장식되었음은 모든 천상들보다 뛰어날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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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구시 보살은 친히 여래로부터 수기와 명호를 듣고 마음이 청정해지면서 기뻐 뛰어 높이 80억 다라수(多羅樹)의 허공으로 솟아올라 가서 큰 광명을 놓아 백천억의 모든 부처님 세계를 비추었으며, 세존의 정수리 윗쪽에서 8만 4천의 갖가지 하늘 보배로 장엄한 수묘한 보배 일산을 만들어서 곧 그 공중에서 한량없는 신족(神足)의 힘으로 한량없는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면서 예배하였다. 그리고는 도로 부처님에게로 와서 한 쪽으로 가서 서 있었다. 그때 바라문 범천(梵天)과 5백의 바라문들은 무구시 보살에게 수기하시는 것을 들었고 또 신족의 변화를 보고서는 뛸 듯이 기뻐하면서 일시에 소리를 같이하여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부처님을 잘 공경하는 이는
세간에서 제일가는 이익을 얻으며
마음을 내어 보리를 구하는 것은
부처님의 제일가는 지혜를 위해서 이옵니다.
저희들은 옛날에 악(惡)을 지었었기에
현재 삿된 소견을 지닌 집에 태어나서
부처님과 비구승들을 보면
나쁜 말을 입에서 낸 것이옵니다.
저희들은 이제 정성스런 마음으로
나쁜 말을 하면서 범하였던 죄와
모든 어진 부처님의 제자들을 보고서
불길(不吉)하다고 했던 일을 참회하나이다.
만일 두 발 가진 사람들 중에서 가장 높으신
여래를 뵈옵지 못했더라면
이 사람의 몸을 헛되이 받아서
헛되이 남이 주는 밥만 먹었으리이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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