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760-152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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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감히 슬피 울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만 생각건대 뒷세상 사람들은 성인의 출현을 직접 보지 못할 것입니다. 미래 사람들은 재물에 집착하고 위엄과 덕이 없어 이런 기이한 보물이 있다는 말을 듣지도 못할텐데 하물며 어떻게 보겠습니까? 지금 여래께서 그런 기이하고 특별한 신통으로 세상에 나타내심을 뵈오니 절로 슬피 울어지나이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미래 세상의 왕이나 백성들은 결코 이런 신통을 보지 못할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국왕을 위해 설법하시어 기쁜 마음을 내게 하셨다. 왕은 그 설법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비사문천왕은 바로 그 날 계두 범지에게 말하였다.
"너는 오른 팔을 펴라."
계두 범지는 곧 오른 팔을 폈다. 비사문천왕은 곧 그에게 금방망이를 주면서 말하였다.
"이 금방망이를 땅에 던져보아라."
범지가 즉시 땅에 던지자 그것은 곧 백천 냥의 금이 되었다.
비사문천왕이 말하였다.
"너는 이 금방망이를 가지고 성 안에 들어가 갖가지 음식을 사서 이곳으로 가지고 오너라."
범지는 천왕의 분부를 받고 곧 그 금을 가지고 성 안으로 들어가 갖가지 음식을 사서 부엌으로 가지고 왔다. 비사문천왕은 범지를 목욕시킨 뒤 갖가지 옷을 입히고 손에는 향불을 들리고는 '때가 되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원컨대 존자께선 왕림하소서'라고 아뢰라고 시켰다.
범지는 그 분부를 받고 손에 향로를 들고 아뢰었다.
"때가 되었습니다. 원컨대 왕림하소서."
그 때 세존께서 때가 되었음을 아시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비구들을 데리고 강당으로 가 앉으셨으며, 비구들도 차례로 앉았다.
그 때 계두 범지는 음식은 매우 많은데 비구들이 너무 적은 것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음식은 이처럼 풍족한데 비구스님들이 너무 적습니다. 어찌하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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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범지야, 너는 지금 향로를 들고 높은 다락으로 올라가 동·서·남·북을 향해 '석가문불(釋迦文佛)의 제자들 중 여섯 가지 신통을 얻고 번뇌가 다한 아라한은 모두 이 강당으로 모이십시오'라고 그렇게 외쳐라."
범지가 아뢰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범지는 부처님 분부를 받고 곧 다락 위로 올라가 번뇌가 다한 모든 아라한을 청하였다.
그 때 동방에 있던 2만 1천 아라한이 동방에서 강당으로 왔고, 남방에서 2만 1천, 서방에서 2만 1천, 북방에서 2만 1천의 아라한이 이 강당으로 와 모였다. 그래서 그 강당에는 8만 4천 아라한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그 때 빈비사라왕은 신하들을 데리고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또 비구스님에게도 예배하였다. 계두 범지는 비구승들을 보자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라했다.
부처님과 비구스님들에게 음식을 공양하되 손수 짐작하면서 기뻐해 마지않았다.
그러고도 음식이 남자 계두 범지는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부처님과 비구스님들께 다 공양을 올렸는데도 아직 음식이 남아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부처님과 비구들을 청해 이레 동안 공양하라."
범지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구담(瞿曇)이시여."
계두 범지는 곧 꿇어앉아 세존께 아뢰었다.
"지금 부처님과 비구들을 청해 이레 동안 공양하고, 다시 의복·음식·침구·의약 등을 공급해 드리겠습니다."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들어주셨다.
그 때 그 대중 속에 사구리(舍鳩利)라고 하는 비구니(比丘尼)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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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비구니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혹 석가문불의 제자로서 번뇌가 다한 아라한 중에 이곳에 모이지 않은 이가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천안(天眼)으로 동방세계, 남방·서방·북방세계를 두루 살펴보았지만 오지 않은 이가 하나도 없이 모두 다 모였습니다. 지금 이 대회에는 순전히 나한(羅漢) 진인(眞人)들만 모였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사구리야. 네 말과 같다. 이 대회는 순전히 진인들만 동·서·남·북에서 빠짐없이 모두 다 와서 모인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이 인연으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혹 비구니 중에서 천안이 이 비구니처럼 투철한 이를 본 적이 있느냐?"
비구들이 아뢰었다.
"보지 못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그 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의 성문 제자 중에 천안(天眼)이 제일인 이는 이 사구리 비구니이니라."
이 때 계두 범지는 이레 동안 의복·음식·침구·의약 등을 성중(聖衆)에게 공양하였고, 다시 향과 꽃을 여래 위에 뿌렸다. 그러자 그 꽃들은 허공에서 7보가 그물처럼 얽힌 누각으로 변하였다. 범지는 그 누각을 보고 너무 기뻐 어쩔 줄을 몰라 하면서 세존 앞으로 나아가 아뢰었다.
"원컨대 세존이시여, 저도 도에 들어가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그 때 계두 범지는 곧 도를 닦게 되어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해졌고 스스로 그 뜻을 닦아 잠을 없애버렸다. 비록 눈으로 빛깔을 보더라도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고, 그 눈도 나쁜 생각이 없어 잡생각으로 치달려가지 않았다. 그래서 눈을 잘 보호하였다. 또 귀로 소리를 듣거나 코로 냄새를 맡거나 혀로 맛을 보아도 그러했으며, 몸으로 보드라운 감촉을 느껴도 보드랍다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았고, 뜻으로 법을 알아도 그 또한 그러하였다. 그래서 사람의 마음을 덮어 지혜 없는 사람으로 만드는 5결(結)과 5개(蓋)를 곧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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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해할 뜻이 없이 그 마음을 깨끗이 하여 스스로 살생하지 않고, 살생할 생각을 하지 않으며,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지도 않고, 칼이나 몽둥이를 손에 잡지 않았으며, 인자(仁慈)한 마음을 내어 일체 중생을 대하였다.
또 도둑질을 버리고 도둑질 할 생각을 내지 않아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으며, 항상 모든 중생들에게 보시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또 도둑질하지 못하게 하였다.
또 제 자신이 음행하지 않고 남을 시켜 그로 하여금 음행하지 않게 하였으며, 항상 범행(梵行)을 닦아 깨끗해 더러움이 없었으며 범행 안에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또 제 자신이 거짓말하지 않고 남을 시켜 그로 하여금 거짓말하지 않게 하였으며, 항상 진실만을 생각해 거짓말로 세상 사람을 속이는 일이 없이 그 안에서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또 제 자신이 이간질하지 않고 남을 시켜 그로 하여금 이간질하지 않게 하였으며, 여기서 이 말을 듣더라도 저기 가서 전하지 않고 저기서 저 말을 듣더라도 여기 와서 전하지 않으면서 그 안에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그는 또 음식에 있어서도 만족할 줄을 알아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도 집착하지 않고, 고운 빛깔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기름지고 깨끗한 것에도 집착하지 않았다. 다만 그 몸을 지탱하고 목숨을 보존하며, 묵은 병을 고치고 새 병이 생기지 않게 하며, 도를 닦아 언제나 함이 없는 경지에 머무르려고 할 뿐이었다. 이를 비유하면 마치 남자나 여자가 부스럼에 고약을 바르는 것은 그 부스럼을 고치기 위해서인 것과 같았다. 그도 또한 마찬가지여서 음식에 있어 만족할 줄 알았던 것은 묵은 병을 고치고 새 병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함일 따름이었다.
또 그는 때로는 밤을 세우면서 도를 닦아 때를 놓치지 않고 37품도(品道)의 행을 잃지 않았다.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수면의 장애[蓋]를 없앴으니, 초저녁에는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수면의 장애를 없앴고, 한밤중에는 오른쪽으로 누워 다리를 포개고 마음을 밝은 데에 메어두었으며, 새벽에는 앉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그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그래서 그는 음식에 만족할 줄 알고 경행(經行)함에 있어 때를 놓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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았으며 탐욕과 더러운 생각을 버리고 어떤 나쁜 행도 없이 초선(初禪)에 노닐었다. 다시 이전부터 있었던 각(覺)과 관(觀)을 쉬고, 기억[念]과 기쁨과 즐거움으로 제2선(禪)에 노닐었다. 다시 즐거움이 없어지고 평정[護]과 기억[念]과 청정함[淸淨]이 있어 스스로 몸의 즐거움을 느끼며, 성현들이 구하는 평정과 기억과 청정함으로 제3선에 노닐었다. 그는 다시 괴로움과 즐거움이 없어지고 아무 근심도 없으며, 괴로움도 즐거움도 없는 평정과 기억과 청정함으로 제4선에 노닐었다.
그는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삼매에 든 마음[三昧心]으로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다시 삼매를 얻어 무수한 세월 동안 겪은 일을 기억하게 되었으니, 그는 과거 1생·2생·3생·4생·5생·10생·20생·30생·40생·50생·1백 생·1천 생·만 생·수천만 생과 이루어지는 겁[成劫]·무너지는 겁[敗劫]·이루어지고 무너지는 겁[成敗劫]에 있었던 일들을 다 기억하였다.
'나는 예전에 어디에 태어났었고, 성(姓)은 무엇이었으며 이름은 무엇이었다. 어떤 음식을 먹었고 어떤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았었다'라고 알았고, 또 수명이 길고 짧았던 것과 저기서 죽어 여기에 태어났고 여기서 죽어 저기에 태어났다는 그러한 인연의 본말을 모두 다 알았다.
그는 또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는 삼매에 든 마음[三昧心]으로 두려움이 없게 되어, 태어나고 죽는 중생들을 관찰하였다. 그는 또 천안(天眼)으로 태어나고 죽는 중생들을 관찰하여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좋은 모양과 나쁜 모양, 예쁜지 추한지 등 그 행에 따른 종류들을 모두 다 알았다.
또 어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나쁜 짓을 저지르고 성현을 비방하며 온갖 삿된 업의 근본을 짓고는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지옥에 태어나는 것을 알았고, 또 어떤 중생이 몸과 입과 뜻으로 선한 행을 하였고 성현(聖賢)을 비방하지 않아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났다는 것을 죄다 알았다.
그는 또 청정한 천안으로 중생들을 관찰하여 예쁘고 추함과 좋은 세계와 나쁜 세계, 좋은 모양과 나쁜 모양을 모두 다 알고 두려움이 없게 되었다.
그는 또 보시하는 마음이 있고 번뇌가 다한 뒤에는 괴로움을 관찰해 사실 그대로 알았으니, 즉 '이것은 괴로움[苦]이고, 이것은 괴로움의 발생[苦集]...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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