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705-141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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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고 세존께 나아가 사문이 될 것이다'라고 예언하셨기 때문이다. 이 때 시바라와 5백 동자들은 부모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곧 물러갔다. 그들은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린 뒤에 한쪽에 서있었다. 그 때 시바라가 세존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옵건대 도 닦기를 허락해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 곧 허락하시어 사문이 되게 하셨다. 그는 며칠이 못되어 곧 아라한이 되어 여섯 가지 신통[六通]이 맑게 통하고 여덟 가지 해탈(解脫)[8배사(背捨)라고도 한다. 즉 여덟 가지 관념(觀念)을 말한다. 이 관념에 의하여 5욕(欲)의 경계를 등지고, 탐하여 고집하는 마음을 버리므로 배사라고 하고, 또 이것으로 말미암아 3계의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증득하므로 해탈이라고 한다. 여덟 가지란 첫째, 안으로 색욕(色欲)을 탐하는 생각이 있으므로 이 탐심을 없애기 위하여 밖의 부정(不淨)한 퍼렇게 어혈(瘀血)이 든 색(色) 따위를 관하여 탐심을 다시는 일으키지 않게 하는 것[內有色想 觀外色解脫]이다. 둘째는 안으로 색욕을 탐하는 생각은 이미 없어졌으나, 이것을 더욱 굳게 하기 위하여 밖의 퍼렇게 어혈이 든 색 따위를 관하여 탐심을 다시는 일으키지 않게 하는 것[內無色想觀外色解脫]이다. 셋째는 깨끗한 색을 관하여 탐심(貪心)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을 정해탈(淨解脫)이라고 하는데, 이 정해탈을 몸소 증득하여 구족원만(具足圓滿)하며 선정에 드는 것[淨解脫身作證具足住]이다. 넷째는 공무변처해탈(空無邊處解脫), 다섯째는 식무변처해 탈(識無邊處解脫), 여섯째는 무소유처해탈(無所有處解脫), 일곱째는 비상비비상처해탈(非想非非想處解脫)이다. 네 번째부터 일곱 번째까지는 각각 능히 그 아래단계의 탐심을 버리므로 해탈이라고 한다. 여덟째는 멸수상정해탈신작증구족주(滅受想定解脫身作證具足住)인데, 이것은 멸진정(滅盡定)은 수(受)·상(想) 등의 마음을 싫어하여 영원히 무심(無心)에 머물므로 해탈이라고 한다.]을 두루 갖추었다. 이 때 5백 동자들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오직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저희들이 사문이 되는 것을 허락해주소서."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그들은 출가한 지 며칠이 채 못되어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그 때 존자 시바라는 본국인 사위국(舍衛國)으로 돌아갔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공경하고 우러러 의복[衣被] · 음식(飮食) · 침구[牀褥臥具] · 의약[病瘦醫藥] 등 네 가지를 공양(供養)하였다. 존자 시바라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본국(本國)에 돌아와 있어보니, 매우 시끄럽다. 이제 인간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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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나아가 돌아다니면서 교화해야겠다.' 이 때 존자 시바라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하였다. 걸식을 마치고 나서 머물고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 좌구(坐具)를 챙겨두고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기환정사(祇桓精舍)를 나와 5백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인간 세상으로 나가 유행하였다. 그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은 모두 의복 · 음식 · 평상과 침구 · 의약 등을 공양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또 여러 하늘들은 모든 마을[村落]에 알렸다. "지금 존자 시바라는 아라한이 되어 복덕이 제일(第一)인 사람이다. 5백 비구를 거느리고 인간 세상을 유행하면서 교화하고 있다. 여러분들은 어서 가서 공양하도록 하라. 지금 가서 공양하지 않으면 뒤에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으리라." 그 때 존자 시바라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이 공양들이 매우 귀찮다. 장차 어느 곳으로 피해 사람들로 하여금 내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게 할까?' 그 때 그는 곧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갔다. 모든 하늘들은 다시 여러 마을에 알렸다. "지금 존자 시바라가 이 산 속에 있다. 너희들은 어서 가서 공양하도록 하라. 지금 공양하지 않으면 뒤에 후회해도 아무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 때 사람들은 하늘의 말을 듣고 곧 음식을 짊어지고 존자 시바라를 찾아갔다. "원컨대 존자 시바라시여, 저희들을 위해 저희들에게 와 주십시오." 이 때 시바라는 차츰 다시 인간 세상을 유행하다가 라열성(羅閱城)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으로 가서 대비구(大比丘) 5백 명과 함께 있었다. 거기에서도 의복 · 음식 · 평상과 침구 · 의약 등의 공양을 받았다. 그 때 존자 시바라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어디로 가서 여름 안거[夏坐]를 지내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그 누구도 내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게 할까?'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저 기사굴산(耆闍崛山) 동쪽에 있는 광보산(廣普山) 서쪽에서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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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거를 지내야겠다.' 그는 곧 5백 비구들을 데리고 그 산으로 가서 여름 안거를 보내고 있었다. 그 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은 시바라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곧 그 산 속에다 변화로 부도(浮圖)를 만들었는데 그 동산에 과수목(果樹木)까지 모두 갖추어 만들었다. 그 주위에는 목욕할 못이 있고 5백 개의 높은 누대(樓臺)와 5백 개의 평상을 변화로 만들어 놓았고, 또 변화로 5백 개의 작은 평상과 5백 개의 노끈 평상을 만들어 놓았으며, 또 하늘의 감로(甘露)로 공양하였다. 그 때 존자 시바라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여름 안거를 마쳤다. 여래(如來)를 뵌 지 너무 오래 되었다. 지금 가서 뵈어야겠다.' 그는 곧 5백 비구들을 데리고 사위성으로 갔다. 그 때는 한창 더운 철이어서 비구 대중들이 모두 땀을 흘려 온 몸이 더러웠다. 그 때 시바라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비구 대중들이 매우 더워하고 있다. 잠시나마 구름이 끼고 보슬비가 내렸으면 좋겠다. 또 목욕할만한 못이 있고 장(漿)이라도 조금 얻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자 하늘에 큰 구름이 끼고 보슬비가 내렸으며, 목욕할 못이 나타났다. 또 비사문왕(毗沙門王)이 보낸 비인(非人) 네 사람이 달고 맛있는 장을 지고 와서 말하였다. "원컨대 존자여, 이 달고 맛있는 장을 받아 비구승(比丘僧)들에게 주십시오." 그래서 그 장을 받아 비구승들에게 주어 마시게 하였다. 그 때 시바라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쉬어야 하겠다.' 그 때 석제환인(釋帝桓因)은 시바라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 곧 길가에다 5백 개의 방을 변화로 만들었다. 그리고 평상과 침구도 모두 갖추어놓았다. 그 때 모든 하늘들이 음식을 바쳤다. 시바라는 공양을 마치고 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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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존자 시바라의 숙부(叔父)가 사위성에 살고 있었다. 그는 재물이 풍족했고 보배도 많아 아쉬운 것이 없었다. 그러나 간탐(慳貪)이 많아서 보시(布施)하기를 좋아하지 않았고, 부처님과 법과 승가를 믿지 않았으며, 공덕을 짓지 않았다. 그 때 그의 친족(親族)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장자여, 그 재물을 다 어디에 쓰려고 하는가? 왜 후세의 자량(資糧)을 장만하지 않는가?" 그러자 그 장자는 이 말을 듣고 나서 하루 동안에 백천 냥의 금(金)을 외도(外道) 범지(梵志)들에게 보시하였다. 그러나 3존(尊)인 불(佛) · 법(法) · 승(僧)에는 보시하지 않았다. 이 때 존자 시바라는 그 숙부가 백천 냥의 금으로 외도들에게는 보시하면서 3존(尊)에게는 보시하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그 때 존자 시바라는 기원정사(祇洹精舍)로 가서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세존께서 그를 위해 미묘한 법을 말씀하셨다. 그 때 존자 시바라는 여래로부터 법을 듣고 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곧 물러갔다. 이 때 존자 시바라는 곧 그 날로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걸식(乞食)하면서 점점 그 숙부의 집으로 다가가 문 밖에 잠자코 서있었다. 이 때 장자는 존자 시바라가 문 밖에서 걸식하는 것을 보고 말하였다. "너는 어제 왜 오지 않았느냐? 나는 어제 백천 냥의 금을 보시하였다. 나는 담요 한 장을 너에게 보시하리라." 시바라가 대답하였다. "저는 지금 담요가 필요 없습니다. 오늘 여기 온 것은 밥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장자가 말하였다. "나는 어제 백천 냥이나 금을 보시하였다. 이제 또 보시할 수는 없다." 그 때 시바라는 장자를 제도하려고 곧 공중으로 날아올라 몸에서 물과 불을 뿜고, 앉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거닐기도 하면서 마음대로 신통을 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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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 장자는 이 변화를 보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려와서 자리에 앉아라. 지금 보시하리라." 이 때 존자 시바라는 곧 신통[神足]을 버리고 잠시 후 내려와서 자리에 앉았다. 장자는 가장 나쁜 음식을 시바라에게 주었는데 너무도 거칠고 추한 음식이었다. 이런 것을 시바라에게 주면서 먹으라고 하였다. 그러자 존자 시바라는 부유한 집에서 자라나 음식을 마음대로 먹었었지만 다만 그 장자를 위해 그런 음식을 받아먹었다. 그리고 존자 시바라는 그것을 먹고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 날 밤에 하늘에서 하늘 신이 내려와서 장자에게 말하였다. 좋은 음식을 보시하는 것은 큰 보시이니 저 시바라 존자에게 곧 보시하여라. 탐욕 없으면 곧 해탈할 것이요 욕망이 끊어지면 의심이 없으리라. 또 밤중에도 새벽에도 이 게송을 말하였다.
좋은 음식을 보시하는 것은 큰 보시이니 저 시바라 존자에게 곧 보시하여라. 탐욕 없으면 곧 해탈할 것이요 욕망이 끊어지면 의심이 없으리라. 이 때 장자는 하늘 신의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어제 백천 냥의 금(金)을 외도들에게 보시했을 때도 이런 반응이 없었는데, 오늘은 나쁜 음식을 시바라에게 보시하였더니 이런 반응이 있구나. 날이 언제나 밝을 것인가? 나는 백천 냥의 금을 저 시바라에게 보시하리라.' 장자는 그 날로 온 집안을 샅샅이 뒤져 백천 냥의 금과 맞먹을만한 물건을 가지고 시바라를 찾아갔다. 그곳에 이른 그는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있었다. 그 때 장자는 백천 냥의 금을 시바라에게 바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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