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700-14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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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을 매길 수 없는 구슬 여기 있나니 이것으로써 항상 보시하리라. 그러자 부모와 집안 사람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달아났다. "어쩌다가 이런 귀매(鬼魅)의 종자를 낳았는가?" 그러나 그의 부모는 아이를 불쌍하게 여겼기 때문에 동서(東西)로 달아나지 않았다. 그 때 어머니는 아이를 보고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는 하늘이냐, 건답화(乾沓和)냐? 귀매인가, 아니면 나찰(那刹)이냐? 너는 누구며, 성명은 무엇이냐? 나는 지금 그것이 알고 싶다. 이 때 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저는 하늘도 아니고 건답화도 아니며 또 귀매도 아니고 나찰도 아닙니다. 저는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이니 조금도 의심하지 마소서. 그 때 부인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기뻐하며 어찌할 줄을 몰라하였다. 그리하여 월광 장자에게 이 사실을 모두 말하였다. 그러자 장자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이 장차 무슨 인연일까? 나는 지금 이 일을 가지고 저 니건자(尼犍子)[팔리어로는 Niga ha-Nataputta라고 한다. 또는 니건타야제자(尼乾陀若提子)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이계친자(離繫親子)라고 한다. 온몸을 드러내고 다니는 외도(外道)로서 육사외도(六師外道) 중 하나이며, 그의 본명(本名)은 와록달마나(瓦錄達摩那)라고 한다. 그는 그 교의 무리들에게 대웅(大雄)이라고 불렸으며, 찰리(刹利)종 출신으로 그 당시 아주 유명한 대종교가(大宗敎家)였다.]에게 가서 물어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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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곧 그 아이를 안고 니건자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그 때 월광 장자는 그간에 있었던 사실을 모두 갖추어 니건자에게 말하였다. 그러자 니건자는 그 말을 듣고 장자에게 말하였다. "이 아이는 박복한 사람이다. 그 아이의 몸에는 아무 유익함이 없다. 당장 잡아 죽여버려야 한다. 만일 이 아이를 죽이지 않으면 온 집안이 망할 것이고 또 장차 집안 사람들이 다 죽고 말 것이다." 그 때 월광 장자는 생각하였다. '나는 원래 자식이 없었다. 그런 인연 때문에 온 천지(天地)에 어느 곳 하나 빠짐없이 빌고 다녔었고 몇 해가 지나서야 겨우 이 아이를 낳았다. 나는 지금 이 아이를 감히 죽일 수 없다. 이제 다른 사문(沙門)이나 바라문(婆羅門)에게 물어보아 내 의심을 끊으리라.' 그 때 여래께서는 성불(成佛)하신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많은 사람들은 모두들 큰 사문이라고 칭송하였다. 그 때 월광 장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 인연을 가지고 저 큰 사문에게 자세히 말해 보리라.'
그 때 장자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아이를 안고 세존의 처소를 찾아갔다. 그곳으로 가는 도중에 그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저 장로 범지(梵志)는 나이가 대단히 많고 총명한데다 지혜롭기까지 하여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받고 있다. 그런 사람도 오히려 이 일을 잘 모르고 있는데, 하물며 저 사문 구담(瞿曇)은 아직 나이도 젊고 도(道)를 배운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어떻게 이 일을 알 수 있겠는가? 아마 그도 지금 내 의심을 풀어주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만 집으로 돌아가야겠다.' 그 때 옛날에 장자와 친구였던 어떤 하늘 신이 있었다. 그는 장자가 마음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알고는 허공(虛空)에서 그에게 말하였다. "장자는 마땅히 알아야 하리라. 어서 앞으로 나아가라. 반드시 큰 이익을 얻을 것이다. 또 마땅히 감로(甘露)가 내리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여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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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세상에 출현하심을 만나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여래께서 감로를 내리시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또 장자여, 아무리 작다고 해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는 네 가지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국왕은 아무리 어려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고, 불은 아무리 작아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며, 용은 아무리 어려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되고, 도를 배우는 이는 아무리 어려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 장자여, 이것을 일러 아무리 작다고 해도 가벼이 여길 수 없는 네 가지라고 한다." 하늘 신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국왕은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그 법을 따라 사람을 죽인다. 작은 불씨는 아직 치성하지 못하지만 결국 온 산의 초목(草木)을 다 태운다. 신령한 용은 아무리 작게 보여도 그 때를 맞춰 비를 내리고 배우는 이는 나이 어려도 한량없는 사람을 건지느니라. 그 때 월광 장자는 마음이 열리고 뜻에 이해가 생겨 매우 기뻐하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는 앞으로 나아가 세존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아서 그 사실을 세존께 자세히 아뢰었다. 그 때 세존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 아이는 매우 큰 복(福)이 있다. 이 어린아이가 만약 장차 어른이 되면 틀림없이 5백 제자를 데리고 나에게 와서 출가하여 도(道)를 배워 아라한이 될 것이며, 내 성문(聲聞)들 중에서 복덕(福德)이 제일이어서 아무도 그에게 미칠 자가 없을 것이다." 그 때 장자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며 어쩔 줄을 몰라하면서 세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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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뢰었다. "세존의 말씀과 같다면 저 니건자 말과는 너무도 다릅니다." 이 때 월광 장자가 거듭 세존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이 아이를 가엾이 여겨 비구(比丘)들과 함께 제 청(請)을 받아주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드렸다. 그 때 장자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시는 것을 보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이내 물러나서 떠나갔다. 그는 집으로 돌아와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고 좋은 자리를 펴고는 이른 아침에 몸소 가서 아뢰었다. "때가 되었습니다. 부디 세존께서는 왕림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 때 세존께서는 때가 된 줄을 아시고 모든 비구들을 거느리고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인 채 사위성(舍衛城)으로 들어가 장자의 집에 이르러 곧장 자리에 앉으셨다.
장자는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이 자리에 앉으신 것을 보고 곧 갖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손수 돌리면서 기뻐하며 혼란스러워하지 않았다. 공양이 끝나자 발우를 거두고 깨끗한 물을 돌린 뒤에 다시 작은 자리를 가지고 가서 여래의 앞에 앉아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미묘한 법을 듣고자 하였다. 그 때 월광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우리 집과 농사를 모두 이 아이에게 맡겼습니다. 부디 세존께서는 이 아이의 이름을 지어 주시기 바랍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에 사람들은 모두 동서(東西)로 달아나면서 말하기를 '저것은 시바라(尸婆羅) 귀신(鬼神)이다'라고 하였을 것이다. 그러니 저 아이의 이름을 시바라라고 하라." 그 때 세존께서 장자와 그 아내를 위해 미묘한 논(論)을 말씀하셨다. 그 때 말씀하신 논은 시론(施論) · 계론(戒論)과 천상(天上)에 태어나는 법에 대한 논이었으며, 탐욕은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과 번뇌[漏]는 큰 근심이므로 그것을 벗어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장자와 그 아내의 마음이 열리고 뜻에 이해가 생겨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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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의심이 없으리라는 것을 보시고, 여러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괴로움[苦] · 괴로움의 발생[集] · 괴로움의 소멸[盡] · 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장자를 위해 설법해주셔서 그로 하여금 기쁜 마음을 내게 하셨다. 장자 부부(夫婦)는 그 자리에서 모든 번뇌[塵垢]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비유하면 마치 새로 짠 흰 천은 물감에 쉽게 물들어 빛깔이 있는 천이 되는 것처럼, 장자 부부도 역시 그와 같아서 그 자리에서 법안이 깨끗해졌다. 그래서 그는 법을 보고 모든 법을 분별하여 망설임이나 의심이 없어졌고, 두려움도 없게 되어 여래의 심오(深奧)한 법을 이해하고, 곧 5계를 받았다. 그 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셨다.
제사에는 불이 으뜸이 되고 온갖 문장에는 게송이 제일이며 왕은 사람 중에 가장 높은 이요 바다는 모든 물의 근원이 되며 달은 별 가운데 제일 밝고 해는 밝은 빛 중에 제일이라네. 팔방과 또 위와 아래 거기서 태어난 모든 중생들 만일 그 복을 구하려고 한다면 3존(尊)이 그 중에서 가장 높다네. 그 때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마치고 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이 때 장자는 5백 동자(童子)를 구해 시바라를 모시게 하였다. 시바라는 나이 스무 살이 가까워지자 부모에게 가서 이렇게 아뢰었다. "원컨대 부모님[二尊]께서는 제가 출가하여 도를 배우도록 허락해주십시오." 그 때 부모는 곧 허락하였다. 왜냐 하면 세존께서 전에 '장차 5백 동자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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