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715-14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711 / 1393] 쪽
...도 낙은 남아 있었다. 그는 돌아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직도 낙이 남았습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그 낙을 가져다가 깨끗한 땅에 버리던지 아니면 물에 쏟아라. 왜냐 하면 나는 아직 여래를 제외하고는 어떤 하늘이나 사람도 그 낙을 다 소모시킬 수 있는 이를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소치는 사람은 곧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그 낙을 가져다가 물에 부었다. 그러자 잠시 뒤에 물 속에서 큰 불꽃이 일어나 수십 길이나 치솟았다.
그 때 소치는 사람은 그 변괴(變怪)를 보고 일찍이 보지 못했던 일이라고 찬탄하였다.
그는 세존의 처소로 돌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합장하고 서서 다시 이렇게 서원(誓願)하였다.
'지금 이 낙을 사부대중에게 보시하였는데, 만일 이것으로 인해 복덕이 있게 된다면 그 복으로 말미암아 여덟 가지 어려운 곳에 떨어지지 말게 하고, 가난한 집에 태어나지 말게 하며, 태어나는 곳마다 여섯 가지 감각기관을 완전히 갖추게 하고, 얼굴은 단정하게 하며, 또 속가에 있지 말게 하고, 미래 세상에서도 이와 같은 거룩한 분을 만나게 하소서.'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또 31겁 전에는 식힐(式詰)[시기(尸棄, Sikhin)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정계(頂髻)·화(火)라고 하는데, 과거 7불 중 두 번째 위치에 계시는 분으로 과거 장엄겁 중에 출현하셨던 부처님이시다.]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셨다. 이 때 식힐 여래는 야마(野馬) 세계를 유행하며 교화하셨고 대비구 10만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식힐 여래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그 때 그 성에 선재(善財)[팔리어로는 Sudhana라고 하며, 또는 수두(須頭)로 쓰기도 한다.]라고 하는 큰 장사꾼[商客]이 있었다. 그는 멀리서 식힐 여래가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하고 얼굴이 단정하기 그지없으며,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하였고 얼굴이 해와 달과 같음을 보았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나서 그는 매우 기뻐하는 마음을 내어 세존의 앞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리고는 좋은 보배와
[712 / 1393] 쪽
구슬을 여래 위에 뿌려 작은 정성을 나타내면서 널리 서원을 세웠다.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아 부족한 것이 없고 손이 빌 때가 없게 하며, 나아가 어머니의 태(胎) 안에서조차도 또한 비지 않게 하소서.'
또 그 겁 중에 비사라바(毗舍羅婆)[비사부(毗舍浮, Vesabh )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변일체자재(遍一切自在)·승존(勝尊)이라고 하는데, 과거 7불 중 세 번째 위치에 계시는 분으로 과거 장엄겁 부처님 중에 최후로 출현하셨던 부처님이시다.] 여래·지진·등정각·명행성위·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세존이라는 명호를 가진 분이 출현하셨다. 그 때 선각(善覺)이라는 장자가 있었는데, 그는 재물이 풍족하였고 보배가 많았다. 그 역시 비사라바 여래·지진·등정각과 비구 스님들을 초청하였다. 그러나 그에게는 시중을 드는 사람이 없어 몸소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장만해 가지고 여래께 공양하면서 이렇게 서원하였다.
'저의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3존(尊)을 만나게 하고 가난하지 않게 하며, 늘 시중을 드는 사람이 많고 미래 세상에서도 오늘처럼 여래를 만나게 하소서.'
또 이 현겁(賢劫) 중에 구루손(拘屢孫)[구루손(拘樓孫, Kakusandha)이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영지(領持)·성취미묘(成就微妙)라고 하는데, 과거 7불 중 네 번째 위치에 계시는 분으로 현겁(賢劫) 부처님 중 제일 먼저 출현하셨던 부처님이시다.] 여래·지진·등정각께서 세상에 출현셨다. 그 때 다재(多財)라고 하는 장자가 있었는데, 그 또한 구루손 여래를 초청하여 이레동안 그 부처님과 비구들께 공양하였고, 의복·음식·침구·의약 등을 공급해 주면서 이렇게 서원을 세웠었다.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게 하옵고, 빈천(貧賤)한 집안에 태어나지 말게 하시며, 언제나 네 가지 공양을 받게 하고 사부대중과 국왕과 백성들의 존경을 받게 하며, 하늘·용·귀신·사람·비인(非人)들에게 대접받게 하소서.'
모든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때의 야야달 범지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그런 생각을 하지 말라. 지금의 저 월광 장자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 때의 소치는 사람으로서 낙을
[713 / 1393] 쪽
부처님께 공양한 시바라는 지금의 저 시바라 비구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 때의 장사꾼 선재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지금의 시바라 비구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 때의 선각 장자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라. 지금의 시바라 비구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모든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시바라 비구는 이런 서원을 세웠었다.
'태어나는 곳마다 항상 단정하기 짝이 없게 하고 늘 부귀(富貴)한 집에 태어나게 하며, 미래(未來) 세상에서도 저로 하여금 세존(世尊)을 만나게 하고, 만약 저를 위해 설법하시면 곧 해탈을 얻고 출가하여 사문이 되게 하소서.'
그런 공덕으로 말미암아 지금 시바라 비구는 부귀한 집안에 태어나게 되었고 단정하기 짝이 없게 되었으며, 지금 나를 만나 곧 아라한이 되었느니라.
또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다시 보배 구슬을 여래 위에 뿌린 그 공덕으로 어머니의 태 안에 있으면서 손에 두 개의 구슬을 쥐고 어머니의 태에서 이 세상에 나왔다. 그 구슬의 가치는 이 염부제(閻浮提)만한 값어치이다. 그는 세상에 나오는 때를 당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구루손 여래를 다시 초청하고 서원(誓願)하오니 이제 많은 심부름꾼을 가지게 하소서.'
그래서 지금 5백 사람을 거느리고 나에게 와서 출가하여 도(道)를 배워 아라한이 된 것이다.
또 이레 동안 구루손 여래를 공양하고, 네 가지 공양을 얻기를 구했으므로 지금 의복·음식·침구·의약 등 어느 것도 모자람이 없다. 그런 공덕으로 인하여 다른 비구로서는 도저히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석제환인도 직접 와서 공양하여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을 공급하고, 또 모든 하늘들이 여러 마을에 알려 사부대중들로 하여금 시바라가 있는 곳을 알려 준 것도 다 그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 제자 중에서 복덕으로 제일가는 이는 시바라 비구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14 / 1393] 쪽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전투를 하는 건장한 사람에는 다섯 종류가 이 세상에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사람인가? 어떤 사람은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전투(戰鬪)에 나아가다가 멀리서 바람을 따라 일어나는 티끌만 보고도 곧 두려워한다. 이것을 일러 첫 번째 군인이라고 한다.
또 두 번째, 전투하는 사람 중에는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전투에 나아갈 때에, 가령 바람을 따라 일어나는 티끌을 보아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높은 깃발만 보이면 곧 두려워하며 감히 나아가 싸우지 못하는 이가 있다. 이것을 일러 두 번째 군인이라고 한다.
또 세 번째, 전투하는 사람 중에는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전장에 나아가려고 할 때에, 바람에 일어나는 티끌이나 또는 높은 깃발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활과 화살을 보면 곧 두려워하며 감히 싸우지 못하는 이도 있다. 이것을 일러 세 번째 군인이라고 한다.
또 네 번째, 전투하는 사람 중에 어떤 이는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전장에 나아가려고 할 때에, 바람에 일어나는 티끌을 보거나 높은 깃발을 보거나 활과 화살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지만 적진에 들어갔다가 곧 적에게 붙잡히거나 혹은 살해당한다. 이것을 일러 네 번째 군인이라고 한다.
또 다섯 번째, 전투하는 사람 중에 어떤 이는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들고 전장에 나아가려고 할 때에, 만약 바람에 일어나는 티끌을 보거나, 또는 높은 깃발을 보거나 활과 화살을 보거나, 또는 적에게 붙잡혀 죽음에 이르더라도 두려워하지 않고, 적군의 내외(內外) 진지를 부수고 백성들을 거느린다. 이것을 일러 다섯 번째 군인이라고 한다.
비구들아, 이 세상에는 이와 같은 다섯 종류의 사람이 있느니라.
지금 이 비구 대중들 중에도 이러한 다섯 종류의 사람이 이 세상에 있느니라. 어떤 것이 그 다섯 종류인가? 혹 어떤 비구는 다른 촌락(村落)을 유행하다가 그 촌락의 어떤 부인이 단정하기 짝이 없고, 얼굴도 복숭아꽃 빛과 같다
[715 / 1393] 쪽
는 말을 듣는다. 그는 그 말을 듣고 나서는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촌락으로 걸어가서 걸식을 하다가 아름다기 짝이 없는 여자의 얼굴을 보고는 곧 탐욕의 마음을 일으켜 세 가지 법의(法衣)를 버리고 부처님의 금계(禁戒)를 버리고 속세로 돌아간다. 비유하면 저 첫 번째 군인이 바람에 일어나는 티끌을 조금만 보고도 곧 두려워하는 것처럼, 이 비구도 그와 같다.
또 어떤 비구는 어떤 촌락에 단정하기 짝이 없는 여자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그 여자를 보고 욕심을 내지는 않지만, 다만 그 여자와 서로 희롱하며 말을 주고받게 되면 그 희롱으로 말미암아 법복(法服)을 버리고 세속의 옷으로 갈아입고 만다. 이를 비유하면 저 바람에 일어나는 티끌을 보고 두려워하지는 않지만, 다만 높은 깃발을 보고 나서는 곧 두려워하는 두 번째 군인 처럼, 이 비구도 그와 같으니라.
또 어떤 비구는 어느 촌락에 얼굴이 단정하여 세상에 보기 드물고 복숭아꽃 빛깔과 같은 여자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마을에 들어가 걸식을 하다가, 그 여자를 보게 되어도 애욕의 생각을 내지 않고 서로 희롱하면서도 애욕의 생각을 내지 않지만, 다만 그 여자와 서로 손을 맞잡고 서로 만지작거리게 되면 그러는 사이에 곧 애욕의 생각을 일으켜 세 가지 법의를 버리고 세속의 옷으로 갈아입고 가정을 만든다. 비유하면 저 세 번째 군인이 적진(敵陣) 속에 들어가 바람에 날리는 먼지를 보거나 높은 깃발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다가 활과 화살을 보고는 곧 두려워하는 경우와 같으니라.
또 어떤 비구는 어느 촌락에 얼굴이 단정하여 세상에 정말 보기 드문 여자가 살고 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리고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마을에 들어가서 걸식을 하다가, 그 여자를 보게 되어도 애욕의 생각을 내지 않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애욕의 생각을 내지 않지만, 그 여인과 서로 만지작거리게 되면 그러는 사이에 곧 애욕의 생각을 일으켜 법복을 버리고 가업(家業)을 익힌다. 비유하면 저 네 번째 군인이 적진에 들어가 적에게 잡히거나 혹은 목숨을 잃고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와 같으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증일아함경-725-145 (0) | 2018.04.22 |
---|---|
증일아함경-720-144 (0) | 2018.04.21 |
증일아함경-710-142 (0) | 2018.04.19 |
증일아함경-705-141 (0) | 2018.04.18 |
증일아함경-700-140 (0) | 2018.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