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645-52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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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미묘한 물듦이 없는 법과 근심과 뉘우침을 멀리 여의는 집착이 없는 법과 막음도 없고 걸림도 없는 성품이 공한 법을 말하나니, 보살이 그 말을 들은 뒤에는 나고 죽는 가운데서도 싫증냄이 없으면서 결정코 위없는 보리를 원만하게 하느니라.”
그때 우바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보살이 탐내는 마음과 상응하면서 계율을 범하고, 혹 어떤 보살은 성내는 마음과 상응하면서 계율을 범하며, 혹 어떤 보살은 어리석은 마음과 상응하면서 계율을 범하기도 합니다.
세존이시여, 이러한 보살의 세 가지의 범계(犯戒) 중에서 어느 것이 더 무거운 것입니까?”
그때 세존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보살로서 대승을 수행한 이가 항하 모래같이 많은 겁 동안 탐내는 마음과 상응하면서 계율을 범하면 그 죄는 오히려 가볍겠지만, 만일 한번 성내는 마음으로 계율을 범하면 그 죄는 심히 무거우니라. 왜냐 하면 탐냄으로 인하여 계율을 범할 때는 중생을 섭수(攝受)하지만, 성냄으로 인하여 계율을 범할 때는 중생을 버리기 때문이니라.
우바리야, 온갖 번뇌[諸結]로 중생을 섭수하게 되면 보살은 여기에 두려움을 내지 않아도 되겠지만, 모든 번뇌로 중생을 버리게 되면 보살은 여기에 두려움을 내어야 하느니라.
우바리야, 마치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아서 탐욕은 버리기는 어렵되 그 허물은 미세하고, 성냄은 버리기는 쉽되 그 허물은 크고 무거우며, 어리석음은 버리기도 어렵고 그 허물도 더욱 크고 무거우니라.
우바리야, 번뇌 가운데서 만일 버려 여의기가 어렵지만 작은 범죄이면 이것은 모든 보살이 마땅히 견디고 참아야 되겠지만, 만일 버려 여의기가 쉬우면서도 큰 범죄이면 이러한 번뇌는 꿈 속에라도 참아서 받지 않아야 하느니라. 이런 이치 때문에 대승의 사람이 탐욕으로 인하여 계율을 범하여도 나는 '이 사람을 범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지만, 성냄으로 인하여 계를 범한다면 크게 계율을 범한 것이므로 큰 허물이라 하고 크게 타락(墮落)한 것이라 하나니, 불법 중에서 이것은 큰 장애[留難]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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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바리야, 만일 모든 보살로서 비니(毘尼) 가운데에 좋은 방편이 없는 이면 탐욕과 상응한 범계에는 곧 두려움을 내면서도, 성냄과 상응한 범계에서는 두려움을 내지 않지만, 만일 모든 보살로서 비니 가운데서 좋은 방편이 있는 이면 탐욕과 상응한 범계에는 두려움을 내지 않고, 성냄과 상응한 범계에서는 크게 두려움을 내느니라.”
그때 문수사리 법왕자가 대중 안에 있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의 최고의 비니[畢竟毘尼]는 무엇으로 조복(調伏)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범부들이 모든 법의 최고의 비니를 분명히 안다면 여래는 끝내 조복을 말하지 않을 것이지만, 모르고 있기 때문에 여래는 그들을 위하여 모든 법의 최고의 비니를 깨달아 알게 하는 것이며, 점차로 그들에게 모든 비니의 법을 말하는 것이니라.”
그때 우바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이 결정된 비니를 말씀하셨지만 문수사리는 이 법에 대하여 아직 말한 것이 없었습니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원컨대 문수사리로 하여금 조금이라도 해설하게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최고 비니의 훌륭한 이치를 해설하도록 하라. 이 우바리가 듣고 싶어하느니라.”
그때 문수사리 법왕자가 우바리에게 말하였다.
“모든 법은 필경에는 고요히 사라지고 마음도 고요히 사라지기 때문에 최고의 비니[究竟毘尼]라 하고, 온갖 법은 나를 얻을 수 없고 물들어 집착함이 없기 때문에 뉘우치지 않는 비니[不悔毘尼]라 하며, 모든 법은 본래 성품이 청정하여 뒤바뀜이 없기 때문에 가장 수승한 비니[最勝毘尼]라 하고, 모든 법은 여여(如如)한 실제(實際)이어서 모든 소견을 여의었기 때문에 청정한 비니[淸淨毘尼]라 합니다.
모든 법은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면서 분별이 없기 때문에 불가사의한 비니[不思議毘尼]라 하고, 모든 법은 머무름도 없고 집착함도 없어서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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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마다 사라지기 때문에 모든 길을 깨끗하게 하는 비니[淨諸趣毘尼]라 하며, 모든 법은 허공 끝에 머물러서 모든 모양을 여의었기 때문에 제 성품을 멀리 여의는 비니[自性遠離毘尼]라 합니다.
모든 법은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없어서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삼세가 평등한 비니[三世平等毘尼]라 하고, 모든 법은 편안히 세울 수 없고 마음이 평등하기 때문에 영원히 의혹이 끊어진 비니[永斷疑惑毘尼]라고 합니다.
우바리여, 이것이 법계(法界)의 최고의 비니이며,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이것에 의지하여 도를 이루셨습니다. 만일 선남자가 이 법을 잘 관찰하지 않으면 여래의 청정한 계율을 멀리 여의는 것이 됩니다.”
그때에 우바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문수사리가 해설하는 모든 법은 불가사의하옵니다.”
그때 세존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가 해설하는 법은 불가사의하고 장애가 없는 해탈에 의거한 것이니라. 이런 이치 때문에 무릇 말한 법은 모든 마음의 모양을 여읜 심해탈(心解脫)이라 하나니, 뛰어난 체하는[增上慢] 사람에게 뛰어난 체함을 여의게 하기 때문이니라.”
우바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성문과 보살승을 뛰어난 체하는 이[增上慢者]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비구가 생각하기를 '나는 탐욕을 끊었다'라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나는 성냄과 어리석음을 끊었다'라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며, '탐욕의 법이 다르고 모든 부처님의 법이 다르다'라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성냄의 법이 다르고 모든 부처님의 법이 다르다'라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며, '어리석음의 법이 다르고 모든 부처님의 법이 다르다'라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느니라.
'얻은 바가 있다'고 말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깨달은 것이 있다'고 말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며, '해탈하였다'고 말하면 뛰어난 체하는 하는 이라 하고, '모든 법의 공함을 보았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며, '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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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이 없음을 보았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소원이 없음을 보았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느니라.
'생김이 없음을 보았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지을 것이 없음을 보았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며, '모든 법이 있음을 보았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법의 덧없음을 보았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며, '모든 법은 공하거늘 무엇 때문에 닦아 익히느냐?'고 말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나니, 우바리야, 이것을 성문승의 사람으로서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보살승의 사람으로서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는가 하면, 만일 모든 보살이 생각하기를, '나는 발심하여 일체지(一切智)를 구하여야 한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나는 여섯 가지의 바라밀을 수행하여야 한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며, '오직 반야바라밀에만 의지하여야 해탈할 수 있고 그 밖의 법으로서 벗어날 수 있는 법은 다시는 없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느니라.
'이 법은 매우 깊다. 이 법은 매우 깊은 것이 아니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이 법은 청정하다. 이 법은 청정한 것이 아니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며, '이것은 모든 부처님의 법이다. 이것은 연각의 법이다. 이것은 성문의 법이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이 법은 지어야 한다. 이 법은 짓지 않아야 한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느니라.
'이것은 바로 깊은 법이다. 이것은 깊은 법이 아니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이것은 천박[近]한 법이다. 이것은 천박한 법이 아니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며, '이것은 바로 바른 도이다. 이것은 바로 삿된 도이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나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빨리 얻게 될 것인가, 빨리 얻지 못할 것인가?'라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느니라.
'모든 법은 불가사의하므로 알 수 있는 이가 없지만 나는 환히 알 수 있다'고 하면 뛰어난 체하는 이라 하고, 나아가 불가사의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하여 생각을 일으키면서 크게 집착하게 되면 이것을 보살로서 뛰어난 체하는 이라고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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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우바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비구가 뛰어난 체함을 여의게 되나이까?”
부처님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온갖 불가사의한 법에 대하여 집착함이 없으면 이것을 최고[究竟]의 뛰어난 체함이 없음이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온갖 쓸모 없는 이론은 마음에서 일어나므로
법이며 법이 아니라고 분별하지 말지니
이와 같이 법을 보면 불가사의라
그 사람은 세간에 있으면서 항상 안락하리라.
범부는 미혹되어 마음 따라 전전하면서
여러 겁을 모든 존재[有]로 윤회했나니
만일 법의 성품 모두가 성품이 없음을 알면
이것을 진실한 불가사의라 하느니라.
만일 어떤 비구가 모든 부처님을 염(念)하면
잘 생각함도 아니고 바른 기억도 아니니
부처님에 대해 망령되이 분별하는 생각을 내면
이런 분별은 진실함이 없느니라.
만일 어떤 이가 공한 법을 생각하면
이런 범부는 삿된 도(道)에 머물렀나니
문자로써 공임을 말했을 뿐인데
문자와 공을 어찌 얻을 수 있으랴.
만일 어떤 이가 적정한 법을 생각하면
이 마음도 있지 않아 본래 생김이 없나니...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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