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법장보살(法藏菩薩) 110

근와(槿瓦) 2015. 3. 8. 00:24

법장보살(法藏菩薩) 110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께서 계속해서 영취산에 머물러 계셨다. 어느 날, 많은 제자들이 세존을 둘러싸고 앉았는데,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상의를 한쪽 어깨에 걸치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며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오늘 세존의 자태는 청정하고 옥안은 마치 투명한 거울처럼 맑기 이를데 없습니다. 저는 이렇듯 찬란히 빛나는 위용을 일찍이 우러러본 일이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생각건대 오늘, 세존의 마음은 부처가 머무는 곳에 머물고 도사(導師)의 행에 머물고 삼세의 부처들과 생각이 같으실 것으로 아옵니다.”

 

세존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 말, 착하도다 아난이여, 신들이 그대에게 가르쳤느냐, 또는 그대 스스로의 생각으로 이 물음을 일으켰느냐?”

“세존이시여, 신들이 가르친 것은 아닙니다. 저 스스로의 생각으로 이 뜻을 물었던 것입니다.”

세존은,

“착하도다 아난이여, 그 물음은 썩 훌륭하다. 그대는 중생을 가엾이 여기고 그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서 이 뜻을 물었다. 아난이여, 부처가 가이없이 큰 자비를 갖고서 모든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고 이 세간에 나타난 이유는, 가르침을 펴 모든 중생들에게 참된 이익을 주기 위해서이다. 참으로 헤아릴 수 없는 시간에 부처의 세상을 만나는 것은 우담화를 보는 것보다 어렵다. 그대가 물은 바는 모든 중생들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 많으리라. 아난이여, 부처가 깨달은 지혜는 헤아리기 어렵다. 장애가 없는 지혜이므로 한 계로써 백천 억겁의 목숨을 지탱할 수도 있다. 그리하여 그 자태도 찬란히 빛나며 변하는 일이 없다. 왜냐하면 부처는 가이없는 지혜를 갖고 온갖 법에 관해 자재한 힘을 갖기 때문이다. 아난이여, 부처가 이 세계에 나타난 이유를 물은 일은, 그대로 부처의 힘이다. 마음을 가다듬어 자세히 들으라.

지금부터 그대를 위해 설하리라.

 

먼 옛날, 정광불(錠光佛)이 이 세상에 나와 헤아릴 수 없는 중생들을 가르치고 이끌어 깨달음에 이르게 하셨다. 이어서 53불이 나오셨고 끝으로 세자재왕불(世自在王佛)이 나오셨다. 그때, 국왕이 부처의 설법을 듣고서 매우 기뻐하고, 진심으로 도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켜 나라를 버리고서 출가하여 법장 비구(法藏比丘)라고 하였다. 재주와 지혜가 수승하고 면려하는 힘은 세상에서 따르는 자가 없었다. 그는 세자재왕불을 찾아 송으로써 부처의 덕을 찬양하였다.

 

“(1) 옥안도 지묘(至妙)한데 거룩하신 빛은 가이없고 이 같은 큰 빛은 모두 세상에 비할데 없네.

해나 달이나 마니(摩尼)의 주옥 빛도 모두 가리워져 먹과 같구나. 그 커다란 음성은 울려퍼져 사방에 흐르네.

계와 듣는 일과 선정과 지혜와 정진의 덕은 수승(殊勝)하여 견줄 자 없네.

깊은 지혜는 부처의 법해(法海)를 염하여 그 깊이를 다 알고 그 밑바닥을 궁구하시네.

 

(2) 무명과 탐욕과 진에는 길이 세존께는 있을 수 없다. 인세의 위대한 부처님의 존귀한 덕이야말로 가이없도다.

공덕은 넓고 크며 지혜는 깊고 오묘하고 빛난 위덕은 세계를 모두 진동시키도다.

나 부처가 될 때 성스러운 법왕과 한가지로 늙음과 죽음의 고뇌에서 모든 중생을 벗어나게 하리라.

보시와 또 마음을 조복함과 지계(持戒)와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지혜의 행을 닦아, 두려움을 품은 중생을 위해 구원의 주인이 되리라.

 

(3) 백천의 부처님, 그 수는 항하의 모래수와 같다. 이들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는 그것보다는 실로 도를 찾아 물러나지 않는 일이야말로 선이다.

또 항하의 모래와 같이 수없는 부처의 국토를 내 빛으로 비추리라. 그러한 정진과 위광(威光)에 한이 없으리라.

내가 부처가 되었기 때문에 그 나라는 제일이 되고 머무는 중생들을 가르치는 신묘한 도량은 세간을 초월하리라. 나라는 열반을 즐거움으로써 세간에 비할 곳 없으리라. 나는 항상 애련으로써 모든 중생을 구하리라.

 

(4) 시방에서 오는 중생들, 만일 내 나라(佛土)에 이른다면 마음이 청정하고 기쁨이 넘쳐 온갖 쾌락을 다하리라.

원컨대 부처님은 저에게 참을 가르쳐 주셨나이다. 저는 원하는 바에 따라 반드시 면려하리라. 시방에 계신 부처님은 구애됨이 없는 지혜를 가지셨다. 항상 이 부처님들로 하여금 내 마음을 알려드리리라.

비록 몸은 어떤 괴로움 가운데 있을지라도 면려하여 내 소원을 이루리라.”

 

법장비구(法藏比丘)는 이렇듯 세자재왕불의 덕을 찬양하고 말씀드리기를,

“세존이시여, 저는 참된 깨달음을 얻겠다고 원하옵니다. 부디 저를 위해 그 법을 설하여 주십시오. 저는 가르침대로 도를 닦아 청정한 부처의 나라를 세워 생사의 구렁텅이에서 괴로워하는 중생들을 구하고자 하옵니다.”

 

세자재왕불께서 말씀하시기를,

“그 부처의 나라를 세우는 일은 그대 스스로가 알 수 있으리라.”

 

법장 보살이 말하기를,

“세존이시여, 이 일은 넓고 깊어 제가 아는 경계는 아닙니다. 부디 저를 위래 널리 불국토의 행을 설해 주십시오.”

 

여기에 세자재왕불은 그의 원이 깊고 넓고 높고 밝음을 아시고

“법장이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바닷물을 퍼내고자 하는데 있어, 헤아릴 수 없는 여러 해에 걸쳐 싫증을 내는 일이 없다면, 마침내 그 밑바닥이 드러나 보물을 건질 수가 있으리라. 사람도 만일 이와 같이 전심으로 도를 찾아 마지 않는다면 반드시 그 원을 달성하리라.”

고 말씀하셨고, 그를 위하여 이백 십억의 불국토의 상(相)을 나타내어 자상하니 그 차이를 설하셨다. 법장 보살은 이 청정한 국토를 보고서 세간을 초월하는 큰 원을 세워 오겁(五劫)에 걸쳐 이들 모든 부처의 국토와 그 국토를 세우는 행에 관해 생각을 모으고 남김없이 그같은 것들의 온갖 공덕과 장엄(莊嚴)을 섭취하고서 다시 세자재왕불을 뵙고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저의 특별한 소원이옵니다. 제가 깨달음을 얻었을 때 저의 나라는 이렇듯 생각하기 어려운 공덕과 장엄을 갖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다음과 같이 노래하셨다.

 

(1)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그 나라에 지옥, 아귀, 축생의 삼악도가 있다면 각을 얻지 않으리라.

(2)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그 나라의 중생들이 이 삼악도에 다시 떨어진다면 각을 얻지 않으리라.

(3)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나의 국토에 태어난 중생들이「아」와「아소」의 생각을 일으킨다면 각을 얻지 않으리라.

(4)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그 나라의 중생들이 정취(定聚)의 위(位)에 들어, 반드시 멸도에 이르지 않는다면 각을 얻지 않으리라.

(5)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그 빛에 한정이 있어 백천억 나유타(那由他)의 국토들을 비추지 못하면 각을 얻지 못하리라.

(6)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그 목숨에 한정이 있어 적어도 백천억 나유타의 겁(劫)의 수로써 헤아린다면 각을 얻지 않으리라.

(7)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시방 세계의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들이 모두 나의 이름을 찬탄하지 않는다면 각을 얻지 않으리라.

(8)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시방의 중생들이 지성으로 의심없이 믿고서 나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원하여 그러고도 열 번 염하였건만 태어날 수가 없었다면 나는 각을 얻지 않으리라. 단 오역죄(五逆罪)를 지은 자와 정법을 헐뜯은 자는 제외한다.

(9)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시방의 중생들이 도를 구하는 마음을 일으키고 모든 공덕을 닦아 전심으로 원을 발하여 나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한다면 그 중생의 목숨이 끝날 때에 대중에 둘러싸여 그 앞에 나타나고 싶다. 그것을 할 수 없다면 각을 얻지 않으리라.

(10)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시방의 중생들이 나의 이름을 듣고서 나의 국토에 생각을 두고 모든 덕의 근본을 심고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그것을 바치고서 나의 국토에 태어나고자 하건만, 만일 이루지 못한다면 나는 각을 얻지 않으리라.

(11)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다른 불국토의 보살들이 나의 나라에 태어난다면 반드시 부처가 될 지위에 이르게 되리라. 또한 자재로 중생들을 교도하고자 하는 자는 서약의 갑옷을 입고서 모든 국토에 유행하여, 항하의 모래 수만큼이나 많은 중생들을 이끌어 깨달음의 길에 이르게 하며, 대비(大悲)의 덕을 닦게 하리라. 만일 수행할 수 없다면 나는 각을 얻지 않으리라.

(12)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그 나라는 청정하니 맑아, 밝은 거울처럼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부처의 국토를 비추지 못한다면 나는 각을 얻지 않으리라.

(13)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그 나라는 대지로부터 허공에 이르기까지 궁전, 누각, 연못, 운하, 꽃밭 등 온갖 것이 헤아릴 수 없는 보물, 헤아릴 수 없는 향기로써 장엄되지 않는다면 나는 각을 얻지 않으리라.

(14)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시방의 수없는 국토의 중생들이 내 빛을 받아 몸도 마음도 부드러워지고 인간 천상의 낙보다 뛰어난 즐거움을 얻지 못한다면 나는 각을 얻지 않으리라.

(15) 만일 내가 부처가 될 때, 그 나라의 중생들이 받는 낙이 번뇌를 멸한 성자와 같지 않다면 나는 각을 얻지 않으리라.

 

이와 같은 원을 세우고 나서 법장 보살은 다시 게를 설하였다.

 

(1) 나는 세상에 초월한 원을 세우고 반드시 깨달음에 이르리라. 이 원이 채워지지 않는다면 맹세코 깨달음은 얻지 않으리라.

헤아릴 수 없는 시간에 걸쳐 나는 보시하는 주인이 되어 가난하고 괴로워하는 중생들을 모름지기 구하지 못한다면 맹세코 각을 얻지 않으리라.

내가 부처의 도를 얻을 때는 내 이름이 시방에 알려지리라. 들리지 않는 곳이 만일 있다면 맹세코 각을 얻지 않으리라.

(2) 욕을 여의고 깊고 바른 염에 들고 청정한 지혜로써 행을 닦아 깨달음의 도를 구하여 모든 중생의 스승이 되리라.

가이없는 빛의 주인이 되어 나는 모든 국토를 비추며, 탐, 진, 치의 어둠을 제거하여 어두운 세계의 고난을 구제하리라.

지혜의 눈을 빛내고 혼맹(昏盲)의 어둠을 멸하여 온갖 고난의 길을 막고 천계의 중생을 인도하리라.

공(功)은 원만하고 거룩한 빛은 시방에 펼쳐져 일월도 그 빛을 거두고 신의 영광도 나타나지 않으리라.

(3) 중생을 위하여 법장을 열리라. 널리 공덕을 베풀고 항상 회중(會中)에서 법을 설하여 사자후하리라.

모든 부처를 공양하고 온갖 덕의 근본을 심어 원의 지혜를 원만하게 하여 세간에서 뛰어난 자가 되리라.

부처의 거룩한 지혜는 장애가 없고 모든 것에 이른다.

내 공덕도 지혜도 힘도 원컨대 이것과 같으리라.

 

이 원이 만일 이루어지면 대천 세계(大千世界)여, 진동하라. 하늘에 계신 신도 가상히 여기사 미묘한 꽃을 뿌리시어라.

 

“아난이여, 법장 보살이 이 게를 노래했을 때 대지는 여섯 종류로 진동하고 하늘에서는 미묘한 꽃이 내리고 천악(天樂)은 절로 연주되어 찬양하기를 ‘반드시 깨달음을 얻으리라.’ 그러므로 법장 보살은 온갖 모임이란 모임에서 그 맹세한 원을 말하고, 길이 쇠하지 않는 부처의 국토를 세우는 일에 정진했다. 그는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거듭하여 헤아릴수 없는 덕을 쌓았고, 탐하는 마음, 성내는 마음, 남을 해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고 모든 경계에 집착하지 않으며 욕심을 적게 하여 족함을 알고 항상 선정에 들어 지혜에 장애됨이 없고 참는 힘을 갖추어 거짓과 아부의 마음이 없고 얼굴을 부드럽게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면려하되 싫증을 모르고, 이리하여 청정한 법을 찾아 모든 중생에게 공덕을 충만하게 했던 것이다. 그리하여 제법의「공(空)」과「무상(無相)」과「무원(無願)」에 주(住)하며 거친 말, 스스로를 해치고 남을 해치는 말을 멀리하고 좋은 말을 익혔다. 어떤 때는 국왕으로 태어나 그 나라의 왕위를 버리고 재물과 색을 끊은 육도(六度)의 행을 닦았으며 또는 사람에게 가르쳐 행하도록 하였다.

 

아난이여, 법장 보살은 이렇게 공을 쌓듯 덕을 쌓아 수없는 중생을 깨달음에 이르게 하였다. 그 공덕을 다 설할 수가 없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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