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大寶積經)

대보적경-2620-524

근와(槿瓦) 2018. 3. 19. 02:20

대보적경-2620-52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2616 / 3476]

...사들이 법복(法服)을 입은 것을 보고 사문이라 여기면서 모두가 함께 존중하고 공양하고 찬탄할 것이니, 그 어리석은 사람들은 가사를 입었기 때문에 공양을 얻게 되고 기뻐하겠지만,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지옥에 떨어질 것이며, 지옥에 태어나서 이글이글한 얇은 철판으로 된 옷을 입고 벌겋게 달군 철환(鐵丸)을 삼키며, 펄펄 끓는 쇳물을 마시고, 달아오른 쇠 평상에 앉게 될 것이니라.
가섭아, 너는 가사의 위덕이 이와 같다는 것과 저 어리석은 사람이 가사를 입고는 즐거움을 누리며 방일하면서 스스로 나쁜 업을 짓다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을 마치면 지옥에 떨어진다는 것을 자세히 살펴야 하느니라.
가섭아, 나는 항상 말하기를, '차라리 불이 이글거리는 얇은 철판의 옷을 입을지언정, 파계(破戒)한 몸으로 가사는 입지 않으리라. 차라리 벌건 쇠를 삼킬지언정, 파계한 몸으로 남이 믿음으로 하는 보시[信施]는 먹지 않으리라'고 하느니라.
가섭아, 너는 파계한 사람이 남의 신시를 받아먹으면 이와 같은 허물이 있다는 것을 관찰해야 하나니,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청정한 계법(戒法)을 닦고 배워야 하느니라.
 

가섭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늘··야차·건달바며 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나 또는 사람이나 사람 아닌 것들이 여래 몸[色身]의 형상을 조성할 수 있겠느냐?”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조성하지 못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 몸의 형상은 불가사의하며 몸의 형상이 없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이들은 다 조성할 수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장차 올 세상에 최후 5백 년 동안에는 어떤 비구들이 몸을 닦지도 않고, 마음을 닦지도 않으며, 계율을 닦지도 않고, 지혜를 닦지도 않으면서, 무명베 위나 또는 담벼락 아래에다 여래의 상()을 조성하여 놓고 그것으로 스스로 살아갈 것이며, 또는 이런 업으로써 자기가 높은 체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깔볼 것이니라.”
그 때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2617 / 3476]

세존이시여, 파사닉왕(波斯匿王)은 여래의 상을 조성하였사온데 복을 얻음이 많겠습니까?”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복을 얻음이 아주 많으니라. 파사닉왕은 여래의 상을 조성하였으나 값을 매길 수도 없는 귀중한 옷을 보시하였고, 의복이나 음식의 과보는 구하지도 않았느니라.
가섭아,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목숨을 부지하기 위하여 형상을 조성하고 세우는 것이니라.
가섭아, 짐승을 파는 것조차도 오히려 좋지 않은 일이거늘 하물며 저 어리석은 사람들이 여래의 상을 만들어 속인들 앞에서 그것을 팔아서 스스로 살아가는 것이겠느냐?
가섭아, 비유하면 마치 철없고 아는 것이 없는 꼬마가 감로(甘露)는 버리고 독약을 마시는 것과 같으니라.
가섭아, 저 어리석은 사람들도 그와 같아서 여래의 상을 만들어 살림살이를 위하여 팔고 있는 것이니, 이것을 독()이라 하는 것이니라.
가섭아, 말한 독이란 바른 법 가운데서 탐을 내는 것이니라.
 

가섭아, 저 어리석은 사람들은 탐심 때문에 성을 내어 서로가 다투고 서로가 비방하면서 저마다 말하기를 '나는 공양하기 위해서다'라고 하나니, 그들의 다투는 이론 때문에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교묘한 방편이 없으면 싸움터에 들어가 적과 싸울 때에 가지고 있던 칼과 무기로 도리어 자기 자신을 다치게 하는 것과 같으니라.
가섭아, 어리석은 사람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방편이 없기 때문에 법으로 인하여 지옥에 떨어지는 것이니라.
가섭아,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7()로써 여래의 탑을 조성하여 장엄하고, 낱낱의 보배 탑마다 높고 넓게 잘 꾸며 성취함이 마치 수미산과 같게 하여 항하 모래알만큼 많은 모든 부처님세계에 두루 가득 차게 함이 비유하면 사탕수수·대나무·갈대와 같다고 하자. 가섭아, 넌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선남자나 선여인은 복을 얻음이 많겠느냐?”


                                                                            [2618 / 3476]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불상을 넷째 손가락만큼 조성하여도 복을 얻음이 한량없겠거늘 하물며 또 불상을 조성함이 수미산만한 것이겠습니까? 얻게 되는 공덕은 불가사의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이 속으로 부처님 몸을 관()하여 깊은 법인을 얻으면 이 공덕이 그런 것보다 한량없고 그지없이 훌륭하니라.
가섭아,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청정한 계율에 머무르면서 네 글귀로 된 게송을 다른 사람에게 말해 주면서 그의 뜻을 해설하면 그 얻게 되는 복덕은 한량없고 그지없느니라.
가섭아, 어떻게 여래의 몸을 관하느냐 하면, 가섭아, 만일 보살이 여래를 관하고자 하면 마땅히 대정진(大精進)보살에게 배워야 하느니라.
 

가섭아, 아주 옛날의 무수한 아승기 겁에 부처님 세존께서 계셨으니, 명호는 광명(光明) 여래(如來응공(應供정변지(正遍知명행족(明行足선서(善逝세간해(世間解무상사(無上士가화장부(可化丈夫조어사(調御師천인사(天人師() 바가바(婆伽婆)였느니라.
가섭아, 광명여래께서 반열반하신 뒤에 대정진(大精進)이라는 한 보살이 있었는데 바라문 종성으로서 단정하기 견줄 데 없었느니라.
가섭아, 광명 여래의 바른 법 안에서 모든 비구들은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고, 여법하게 수행함에 머물렀었느니라.
가섭아, 그 모든 비구들은 모두가 다 여래의 형상을 조성하여 모시고 있었는데, 그때 어느 한 비구는 흰 무명베에다 여래의 형상을 그린 뒤에 여러 가지 채색으로 장엄하여 모두 다 구족하게 하고는 대정진 보살에게로 가지고 갔었느니라.
그때 대정진 보살은 이 화상(畵像)을 보고 크게 기뻐하면서 이와 같이 말하였느니라.
'여래의 형상이 묘하고 곱기가 이러한데 하물며 다시 여래·정변지의 몸이겠는가? 원컨대 저는 다음 세상에 이러한 묘한 빛의 몸을 얻게 하옵소서.'
그리고 그때 대정진 보살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느니라.


                                                                            [2619 / 3476]

'나는 이제 집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만일 집에 있게 되면 이러한 몸을 성취하지 못하리라.'
가섭아, 그때 대정진 보살은 나이 아직 16세였으나, 모든 감관을 두루 갖추어 있었으므로 부모에게로 가서 머리 조아려 공손히 예를 올리고 부모에게 아뢰었느니라.
'저는 이제 여래의 바른 법에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자 합니다. 저를 위하여 따라 기뻐해 주시기를 바라옵니다.'
그러자 부모가 대답하였느니라.
'그런 말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우리는 지금 나이가 늙었고, 아들도 너 하나뿐이다. 네가 만일 출가한다면 우리들은 당장 죽어버릴 것이다.'
대정진이 말하였느니라.
'저는 방편을 써서 부모님께서 살아 계시게 하고 저는 출가하겠습니다.'
그러자 그의 부모가 물었느니라.
'어떤 일을 하겠다는 것이냐?'
그때 아들은 부모에게 아뢰었느니라.
'저는 오늘부터 모든 맛있는 음식을 먹지 않겠고, 평상에도 오르지 않겠으며, 소유(蘇油)도 먹지 않고, 미음이나 물도 마시지 않겠으며, 좋은 말이건 나쁜 말이건 하지 않다가 그런 뒤에 출가하겠습니다.'
가섭아, 대정진 보살은 이렇게 맹세하고 나서 잠자코 그 자리에 있었느니라. 이렇게 잠자코 있으면서 하루 동안을 먹지 않았으므로 그때 부모는 모든 주술(呪術)을 외우면서 온갖 맛있는 음식을 가지고 와서 그에게 주었으나 먹으려 하지도 않고 말도 하지 않았느니라.
가섭아, 대정진 보살이 이렇게 잠자코 있으면서 이틀이 지나자 그때 부모는 어머니의 아는 이들 5백 인과 함께 온갖 맛있는 음식을 그에게로 가지고 와서 모든 주술을 외우며 그가 먹기를 바랐으나 오히려 돌아보지도 않았나니 하물며 다시 그것을 먹었겠느냐?
가섭아, 그때 대정진이 그렇게 하면서 3일이 지나자 아버지의 친척 5백 인이 갖가지의 음식을 가지고 와서 권하면서 먹게 하였으나 역시 잠자코 있으면서 말을 하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고, 먹지도 않았으며, 돌아보지도 않


                                                                            [2620 / 3476]

았느니라.
그렇게 나흘이 되자 5백의 같은 또래가 온갖 음식을 가지고 와서 주술을 외우며 자기들의 뜻을 따르게 하려 하였으나 그때 대정진은 잠자코 그대로 있을 뿐이었느니라.
닷새가 되자 그때 부모는 보배 창고에 있던 금··유리의 갖가지 보물들을 모두 다 꺼내 왔고, 그리고 아주 훌륭하게 꾸민 84천의 채녀(婇女)들과 또 부모의 친척이며 그의 벗 등 각각 5백 명씩을 그에게로 데리고 와서 대정진에게 권하며 말하였느니라.
'너는 집에 있으면서 이 재보를 마음대로 보시하며 복을 짓거라. 그리고 모든 채녀들과 함께 즐기도록 하라.'
그러나 그때 대정진은 그 대중 가운데서 잠자코 있으면서 아예 쳐다보거나 돌아보지도 않았느니라.
엿새가 되었을 때에는 모든 생각을 끊고 음식에 대한 생각도 일으키지 않으면서 여래·응공·정변지만을 생각하고 있었느니라.
가섭아, 그때 그의 부모와 벗들이며 84천의 예쁜 채녀들은 동시에 슬피 울면서 대정진에게 절을 하였으나, 대정진은 역시 돌아보지도 않았느니라.
가섭아, 그때 대정진 보살이 살고 있는 곳의 어느 한 집의 신[宅神]이 공중에 올라가 큰 신력을 나타내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대정진의 마음은 견고하여
움직이기 어려움은 수미산과 같으리니
출가할 마음을 버리지 않음은
보리를 증득하기 위함이니라.

대지(大地)를 기울여 움직일 수 있고
불을 물 속에서 있게 하는 등
이러한 것들은 할 수 있어도
보살은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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