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릉엄경(首楞嚴經)

인행때의 마음(18,수능엄경)

근와(槿瓦) 2015. 3. 4. 00:30

인행때의 마음(18,수능엄경)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아난과 대중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잡고 의심이 없어지고 실상법(實相法)을 깨달아 몸과 마음이 가뿐하여 처음으로 유쾌한 일을 얻었고, 다시 눈물을 흘리면서 부처님 발에 정례(頂禮)하고 꿇어 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아 난 : 한껏 자비하시고 깨끗하신 부처님께서 나의 마음을 잘 깨우쳐 주시나이다. 여러 가지 인연과 방편으로 이끌어 주며 캄캄한데 빠진 이들은 인도하여, 고통바다에서 나오게 하시나이다.

 

세존이시어, 내가 지금 부처님의 법문을 듣삽고 여래장인 묘한 각의 밝은 마음이 시방세계에 두루하여서 깨끗하게 장엄한 부처님의 여러 국토를 키워내는 줄을 알았사오나 부처님께서 또 책망하시기를 많이 알기만 하는 것이 효력이 없어서 실제로 행을 닦는 것만 못하다 하시오니 마치 과객으로 다니던 사람이 임금이 주는 좋은 집을 받기는 하였으나 문을 찾아 들어갈 줄을 알아야 할 것 같나이다. 원컨댄 부처님이시여, 대자대비를 베푸사 어리석은 우리들로 하여금 소승을 버리고 여래께서 대열반에 나아가시려고 발심하던 길을 얻게 하여 주소서. 처음 배우는 이들이 어떻게 하여야 옛날에 분별하던 고집을 굴복시키고 다라니를 얻어 부처님 지견(知見)에 들어갈 수 있겠나이까.

 

이렇게 여쭙고 다섯활개를 땅에 엎드려 대중이 일심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때에 부처님께서 회상에 있는 연각과 성문으로서 菩提에 자재(自在)하지 못하는 이들을 가엾이 여기시며 부처님 열반하신 후 말법중생으로서 菩提마음 낸 이를 위하여 위없는 법에 나아갈 수행하는 길을 열어주시려 하사 아난과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 : 너희들이 결정코 菩提마음을 내어 여래의 묘한 三摩提에 나아가는데 고달프고 게으른 생각을 내지 아니하려거든, 깨달은 생각을 내는 첫마음에 두 가지 결정한 뜻을 먼저 알아야 하느니라.

 

어떤 것이 첫마음의 두가지 결정한 뜻이냐. 아난아, 첫째는 너희들이 소승을 버리고 보살법을 닦아 부처님지견에 들어가려 하면 인행(因行)때에 내는 마음이 果 받을 적에 얻을 覺과 같은가 다른가를 잘 살펴보아야 하느니라. 아난아, 만일 인행때에 났다 없어졌다 하는 마음으로 근본을 삼고 수행하여 나지 않고 없어지지 않는 불법을 구하려는 것은 옳지 아니하니라. 이러한 탓으로 너는 이 무정(無情) 세간의 하염없는 법을 보라. 모두 변천하여 없어지느니라. 아난아, 이 세상의 하염없는 법이 어느 것이 망가지지 아니하느냐. 그러나 허공은 망가지는 것이 아니니, 허공은 하염없는 것이 아니므로 처음부터 나중까지 망가지지 아니하느니라.

 

아난아, 네 몸 가운데서 굳은 것은 地大요, 젖은 것은 水大요, 따뜻한 것은 火大요, 흔들리는 것은 風大니, 이 네 가지가 얽히는 탓으로 고요하고 두렷한 묘한 각의 밝은 마음을 가로막아서는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을 만들었나니 그리하여 처음으로 나중까지 다섯 갈피로 흐리터분하게 되었느니라. 어떤 것이 흐린 것이냐. 아난아, 맑은 물은 본래 깨끗하고 티끌과 흙은 본성질이 막히는 것이어서 두가지 성품이 서로 맞지 않는 것이어늘 세상 사람이 흙을 가져다가 맑은 물에 타면 흙은 막히는 성질을 잃어버리고 물은 맑은 성품이 없어져서 모양이 흐리터분하게 된 것을 흐리다 하나니, 너의 다섯 갈피 흐린 것도 역시 그러하니라.

 

아난아, 네가 허공이 十方에 두루함을 보되 허공과 견이 나누어지지 못하여 허공은 자체가 없고 견은 깨달음이 없거든 서로 얽히어 허망한 것이 되었나니 이것이 첫째 갈피 겁의 흐림(劫濁)이니라.

 

또 네 몸이 사대가 뭉치어 몸덩이가 되었거든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은 사대의 막은바로 걸리게 되고 물과 불과 바람과 흙은 보고 듣는데 잡히어서 깨닫게 되어 서로 얽히어 허망한 것이 되었나니 이것이 둘째 갈피 견의 흐림(見濁)이니라.

 

또 네 마음속에 기억하고 인식하고 헤아리는 것이 성품은 깨닫는 작용을 내고, 모양은 여섯 경계를 나타내나니, 경계를 여의고는 모양이 없고 깨닫는 것을 여의고는 성품이 없어 서로 얽히어 허망한 것이 되었나니 이것이 셋째 갈피 번뇌의 흐림(煩惱濁)이니라.

 

또 네가 아침 저녁으로 났다 없어졌다 함이 쉬지 아니하여 알고 보는 것은 매양 세상에 머물러 있고자 하고, 업으로 움직임은 항상 다른 곳으로 옮아가려 하여 서로 얽히어 허망한 것이 되었나니 이것이 넷째 갈피 중생의 흐림(衆生濁)이니라.

 

또 너의 보고 듣는 것은 원래 다른 성품이 없건마는 여러 티끌이 사이를 막아 까닭없이 다른 성품이 생기었나니 성품으로는 서로 알거니와 작용으로는 서로 어기게 되었는지라 같고 다름이 일정한 표준이 없어 서로 얽히어 허망한 것이 되었나니 이것이 다섯째 갈피 목숨의 흐림(命濁)이니라.

 

아난아, 네가 지금 보고 듣고 깨닫고 알고하는 것으로써 여래의 상덕(常德), 낙덕(樂德), 아덕(我德), 정덕(淨德)에 계합하려 하거든 먼저 생사하는 근본을 가리어 버리고 났다 없어졌다 하지 않는 두렷하고 고요한 성품을 의지하여야 할지니 고요한 것으로써 허망하게 났다 없어졌다 하는 것을 굴복시키어 원래의 각으로 돌려보내고 났다 없어졌다 하지 않는 본래의 각으로 인행때의 마음을 삼은 연후에야 닦아서 증득하는 과(果)를 원만하게 이루게 될 것이니라.

 

마치 흐린 물을 맑히려 할적에 고요한 그릇에 담아서 오래되어 흔들리지 아니하면 흙은 가라앉고 맑은 물이 나타나나니 이것은 손번뇌, 티끌번뇌를 처음으로 굴복시키는 것이요, 흙앙금을 버리고 맑은 물만 남는 것은 근본무명을 아주 끊어버리는 것이니 밝은 모양이 정미롭고 순일하여지면 온갖 것을 나타내어도 번뇌가 되지 아니하고 맑고 깨끗한 열반의 묘한 공덕과 합하리라.

 

 

출전 : 수능엄경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