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540-10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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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지는 다시 손으로 툭툭 쳐보더니 세존께 아뢰었다.
"이 여자는 기력(氣力)이 다 빠진데다 굶주리기까지 하여 죽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러면 이 사람은 어디에 태어났겠느냐?"
그러자 범지는 다시 손으로 두개골을 툭툭 쳐보고는 세존께 아뢰었다.
"이 사람은 목숨을 마치고 사람의 세상에 태어났을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개 굶어 죽은 사람은 좋은 곳에 태어나려고 하여도 그리 될 수 없다. 그리고 세 갈래 나쁜 길에 태어난다는 것은 이치로도 당연한 일이다."
이 때 범지는 다시 손으로 툭툭 쳐보더니 세존께 아뢰었다.
"이 여인은 계(戒)를 완벽하게 지키다가 죽었기 때문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 말과 같다. 이 여자는 계를 완전히 가지다가 목숨을 마쳤다. 왜냐 하면, 대개 남자나 여자가 계를 완전히 지키는 이는 목숨을 마칠 때에 반드시 천상(天上)이나 인간(人間)의 두 세계에 태어나는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다시 두개골 하나를 들어 범지에게 주면서 물으셨다.
"남자냐, 여자냐?"
그러자 범지는 다시 손으로 그 두개골을 툭툭 쳐보고는 세존께 아뢰었다.
"이것은 남자의 두개골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 말과 같다. 그러면 이 사람은 무슨 병으로 죽었느냐?"
범지는 다시 손으로 툭툭 쳐보더니 세존께 아뢰었다.
"이 사람은 병은 없었고 남의 해침을 입어 죽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 말과 같다. 남의 해침을 입어 죽었느니라."
세존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여기서 죽어 어디에 태어났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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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범지는 다시 손으로 툭툭 쳐보더니 세존께 아뢰었다.
"이 사람은 여기서 죽어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났을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말한 대로라면 앞에서 논한 이야기와 뒤에서 논한 이야기가 서로 맞지 않는구나."
범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찌하여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다고 하십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남자와 여자들이 남의 해침을 입어 목숨을 마치면 다 세 갈래 나쁜 세계에 태어나는데, 너는 어째서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났다고 하느냐?"
범지는 다시 손으로 툭툭 쳐보더니 세존께 아뢰었다.
"이 사람은 5계를 받들어 가졌고 10선행(善行)을 겸하여 행하였기 때문에 목숨을 마치고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난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 말과 같다. 계를 가진 사람이 그 계를 범한 일이 없으면 천상의 좋은 곳에 태어난다."
세존께서 거듭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몇 가지 계를 지키다가 목숨을 마쳤느냐?"
범지는 전일하고 정밀한 마음으로 다른 생각 없이 손으로 툭툭 쳐보더니 세존께 아뢰었다.
"한 가지 계를 가졌던가, 그렇지 않았던가, 둘·셋·넷·다섯이었던가, 아니던가, 그렇지도 않으면 이 사람은 8재법(齋法)을 가지고 목숨을 마쳤을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구나! 네 말과 같다. 8재(齋)를 가지고 목숨을 마쳤느니라."
그 때 동방 경계(境界) 보향산(普香山) 남쪽에 살고 있던 우타연(優陀延)이라는 비구(比丘)가 무여열반의 경계에서 반열반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만큼의 아주 짧은 시간에 그곳에 가서 그 두개골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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져다가 범지에게 주면서 말씀하셨다.
"남자냐, 여자냐?"
범지는 다시 손으로 툭툭 쳐보더니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이 두개골을 살펴보니 원래 남자도 아니고 여자도 아니옵니다. 왜냐 하오면, 제가 이 두개골을 관찰하오니 산 것이라고 볼 수도 없고 죽은 것이라고 볼 수도 없으며, 또한 그 정신이 돌아다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 까닭은 8방과 상하를 두루 살펴 보아도 도무지 아무 소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알 수 없나이다. 이것은 누구의 두개골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범지야, 너는 끝내 그것이 누구의 두개골인지 모를 것이다. 너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두개골은 마침도 없고 시작도 없으며, 또 나고 죽음도 없고 8방이나 상하, 그 어느 곳에도 가는 곳이 없을 것이다. 이것은 곧 동방 경계의 보향산 남쪽에 살고 있던 우타연 비구가 무여열반의 경계에 반열반한 것으로서 바로 그 아라한(阿羅漢)의 두개골이다."
그 때 범지는 이 말을 듣고 나서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 개미 새끼를 보고도 어디서 온 줄도 다 알고 새나 짐승 소리를 들으면, 곧 그것이 수컷인지 암컷인지를 능히 분별해 압니다. 그러나 제가 지금 이 아라한을 보고는 전연 소견이 나지 않았습니다. 오는 곳도 볼 수 없었고 가는 곳도 볼 수 없었습니다. 여래의 바른 법은 매우 특별하고 기이합니다. 왜냐 하오면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의 신령스런 입에서 나오고, 아라한은 또 경법(經法)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범지야. 네 말과 같다. 모든 법의 근본은 여래의 입에서 나온다. 가령 모든 하늘이나 세상 사람이나 마(魔)나 혹은 마천(魔天)도 마침내 아라한이 가는 곳은 알지 못하느니라."
그 때 범지는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아흔 여섯 가지 도(道)가 나아가는 곳에 대해서는 다 알지만, 여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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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 나아가는 곳은 분별할 수 없습니다.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저도 그 도에 들어갈 수 있사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범지야, 범행을 유쾌한 마음으로 잘 닦아라. 그러면 아무도 네가 나아가는 곳을 알지 못할 것이다."
그 때 범지는 곧 출가(出家)하여 도를 배우면서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서 도술(道術)을 생각하였다. 이른바 족성자(族姓子)로서 머리와 수염을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는 것은 '나고 죽음이 이미 끝나고 범행이 이미 서고 할 일을 이미 다 마쳐 다시는 태(胎)를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아는데 있다'고 말한다.
그 때 범지는 곧 아라한이 되었다.
그 때 존자 녹두가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아라한이 행해야 할 것과 닦아야 할 법을 알았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어떻게 아라한이 행해야 할 일을 알았느냐?"
녹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4계(界)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흙의 요소[地界]·물의 요소[水界]·불의 요소[火界]·바람의 요소[風界]가 그것입니다. 여래시여, 이것을 일러 4계라고 합니다. 사람이 죽으면 흙의 요소는 곧 흙으로 돌아가고 물의 요소는 곧 물로 돌아가며, 불의 요소는 곧 불로 돌아가고 바람의 요소는 곧 바람으로 돌아갑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떠냐? 비구야, 또 몇 가지 계(界)가 있느냐?"
녹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실제로는 4계(界)가 있고, 이치로는 8계(界)가 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실제의 4계와 이치의 8계인가?"
녹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 4계란 흙·물·불·바람이니, 이것을 일러 4계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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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떤 것이 이치의 8계인가?"
"흙의 요소에 두 가지가 있으니, 흙에는 내지(內地)의 요소와 외지(外地)의 요소가 있습니다."
"저 어떤 것이 내지의 요소인가?"
"머리·털·손톱·발톱·이·몸뚱이·피부·힘줄·뼈·골수·뇌·창자·위·간·쓸개·지라·콩팥이니, 이것을 일러 내지의 요소라고 합니다."
"저 어떤 것이 외지의 요소인가?"
"모든 단단한 것들이니, 이것을 일러 외지의 요소라고 합니다. 이상의 것들을 일러 두 가지 흙의 요소라고 말합니다."
"저 어떤 것이 물의 요소인가?"
"물의 요소에도 두 가지가 있으니, 안의 물의 요소와 바깥의 물의 요소가 그것입니다. 안의 물의 요소란, 가래·침·눈물·오줌·피·골수이니, 이것을 일러 안의 물의 요소라고 합니다. 바깥의 모든 연하고 축축한 것은 바깥의 물의 요소입니다. 이상의 것들을 일러 두 가지 물의 요소라고 말합니다."
"저 어떤 것이 불의 요소인가?"
"불의 요소에도 두 가지가 있으니, 안의 불의 요소와 바깥의 불의 요소가 있습니다."
"어떤 것이 안의 불의 요소인가?"
"모든 음식물을 다 소화시켜 남음이 없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안의 불의 요소라고 합니다."
"저 어떤 것이 바깥의 불의 요소인가?"
"모든 바깥 물건의 뜨거운 것들이니, 이것을 바깥의 불의 요소라고 합니다."
"저 어떤 것이 바람의 요소인가?"
"바람의 요소에도 두 가지가 있으니, 안의 바람의 요소와 바깥의 바람의 요소가 그것입니다. 입술 안의 바람·눈의 바람·머리의 바람·내쉬는 숨의 바람·들이쉬는 숨의 바람과 모든 뼈마디 사이의 바람들이니, 이것을 일러 안의 바람의 요소라고 말합니다."
"저 어떤 것이 바깥의 바람의 요소인가?"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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