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590-51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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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하고 물러나는 것을 바로 죽음이라 하기 때문이니라.
미륵아, 다시 어떤 보살은 그 마음이 청정한지라 말하기를, '나는 죄도 짓지 않겠고, 참회도 필요하지 않다. 나는 마땅히 과거와 미래의 온갖 모든 죄를 참회하고 현재는 짓지 않아야 한다'고 하리니, 역시 저 독약을 먹지도 않고 감로도 필요로 하지 않는 그 사람과 같으니라.
미륵아, 말한 독(毒)이란 바른 법 가운데서 계율을 범하는 것을 바로 독이라 하느니라. 미륵아, 너희들은 독을 먹는 사람이 되지 말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어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또 네 가지의 법이 있어서 보살로 하여금 살바야(薩婆若:一切智)를 여의게 하느니라. 성문(聲聞)의 과위조차도 여의게 되거늘 하물며 살바야이겠는가?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은혜를 모르는 것이요, 둘째는 아첨하는 것이며, 셋째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요, 넷째는 계율을 범하는 것이니, 미륵아, 이 네 가지의 법은 보살로 하여금 살바야를 여의게 하느니라. 또한 성문조차도 여의게 하거늘 하물며 살바야이겠느냐?
미륵아, 다시 네 가지의 법이 있나니, 보살은 마땅히 급히 내달려 버리고 여의는 데에도 1백 유순을 지나갈 것이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이익이요, 둘째는 나쁜 법이며, 셋째는 나쁜 무리요, 넷째는 같이 한군데 있으면서 실없이 웃기도 하고 성을 내기도 하고 다투기도 하는 것이니, 속히 버리고 여의는 데도 1백 유순을 지나가야 하느니라. 보살은 그 밖의 보살에 대하여도 나쁜 마음을 내어서는 안 되느니라.
미륵아, 만일 어떤 보살이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을 때리고 욕하고 칼로 베면, 미륵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보살이 온갖 중생을 때리고 욕하고 베어서 죄를 받음이 많겠느냐?”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한 명의 중생을 때려도 죄를 받음이 오히려 많겠거늘 하물며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이겠습니까?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온갖 보살은 중생들에 대하여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이 삼천대천세계의 온갖 중생을 때리고 욕하고 칼로 베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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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받는 죄가 오히려 적겠지만, 만일에라도 어떤 보살이 그 밖의 보살에 대하여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다시 그 만큼의 겁 동안 보리에서 물러나게 되느니라.
미륵아, 비유하면 마치 나무의 기둥은 풀과 흙으로써 잘 벨 수 없지만 날카로운 도끼로는 잘 벨 수 있듯이 보살의 선근도 역시 그와 같아서 그 밖의 것으로는 다하게 할 수는 없지만 만일 보살에게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면 모든 선근을 없애게 되느니라.
미륵아, 그러므로 보살은 마땅히 공경심을 배우고 처음 발심한 모든 보살들에 대하여도 마음으로 존중하기를 마치 세존을 생각하는 것과 같이 해야 하느니라.”
그 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온갖 중생에게도 존중하고 공경하는 일을 수행해야 하겠거늘 하물며 보살이겠나이까? 왜냐하면 세존이여, 마땅히 성냄을 여의면서 인욕을 행해야 하고, 아첨함을 여의면서 청정한 마음을 수행해야 하며, 유위(有爲)를 멀리 여의면서 나 없음과 취함이 없는 행을 행해야 하고, 재보를 귀중히 여기지 않으면서 법의 행을 존중해야 하며, 옷과 밥을 구하지 않으면서 법의 재물을 구해야 하고, 질투를 여의면서 남이 크게 부유한 것을 보면 마음으로 돕고 기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이름만의 사문을 구할 뿐만 아니라 사문으로서의 온갖 공덕을 배워야 하고, 내 입으로만 진실한 행을 닦겠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이익을 버리고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면서 부처님의 공덕을 구해야 하며, 재물의 이익을 위하여 마을에 들어가지 않고 살바야(薩婆若)를 염(念)하면서 마을에 들어가야 하며, 옷과 밥을 위하여 마을과 읍에 들어가서 아첨하는 일을 행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또 마땅히 바른 행을 행하면서 네 가지의 성종(聖種)을 찬탄해야 하고 범부의 하열한 마음을 배우지 않아야 하며, 부처님의 행을 배우면서 다른 이의 허물을 보지 않아야 하고, 다만 스스로 조복하여 사마타(奢摩他)와 비바사나(毘婆舍那)를 수행하여야 하며, 세 가지 업(業)의 악을 여의고 항상 세 가지 업의 청정한 행을 수행해야 하고, 계율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바라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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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波羅提木叉)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또 부처님·법·승가대중에 의지해서 생활 수단을 삼지 않아야 하고, 여래의 진실한 공덕을 찬탄하여야 하며, 보시를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법을 구하기 위하여 항상 바른 법을 찬탄하면서 법답게 행을 닦아야 하고, 거룩한 스님을 찬탄하고, 물러나지 않는[不退] 스님에 의지하면서 세간의 유위(有爲)의 스님들에게 의지하지 않아야 하며, 온갖 세간의 살림살이를 구하지 않고 오직 바른 법만을 구하면서 세간 일을 구하지 않아야 하고 세간을 벗어나는 법을 구하면서 아첨하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또 진실한 행을 수행하면서 한곳에 있기를 좋아하지 않으니 마치 들의 사슴처럼 의지하는 곳이 없어야 하고, 세간의 쾌락을 여의어서 부처님의 공덕을 구하여야 하며, 잠을 자지 않고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경전을 독송해야 하고, 시끄러운 곳을 버리고 멀리 여의는 행[遠離行]을 행하여야 하며, 모든 공덕에 대하여 싫어하는 생각을 내지 않고, 모든 공덕을 구하되 마음으로 잠시라도 쉬지 않아야 하고 개가 하는 법[狗法]을 여의어서 사자로서 외치는 법을 행하여야 하나이다.
또 영원한[究竟] 벗이 되어주되 일시적인 벗[暫友]은 되지 않아야 하고, 보복하는 일이 없으면서 은혜 갚는 일을 행하며, 재물의 이익 때문에 친한 벗이 되지 말아야 하고, 청정한 마음으로써 친한 벗이 되어야 하고, 거짓된 마음을 버리면서 진실한 행을 행해야겠으며, 하열한 법을 버리면서 위없는 부처님 몸을 성취하여야 하고, 여래에게 공경하는 행을 행하면서 교만을 일으키지 않으며, 이간하는 말로써 마음과 말이 서로 어긋나는 일을 버려야 할 것입니다.
또 성실하면서 둘이 없는 말을 행해야 하고 보살이면서 아첨하는 일을 하지 않아야 하며 청정한 마음으로써 사마타와 비바사나를 수행해야 하고, 아만(我慢)을 버리면서 공경하는 법을 행해야 하며, 청정하지 않게 먹는 것을 여의고, 청정하게 계율을 지니면서 남이 보시하는 음식을 먹어야 하며, 삿된 생각을 버리고 모든 부처님의 법을 생각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 사람이라는 소견[人見]을 여의면서 공한 행을 행해야 하고, 허망한 깨달음을 여의면서 모양이 없는 행을 행해야 하며, 몸으로 아첨함을 여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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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업(業)의 청정한 행을 행하여야 하고, 재물의 이익을 구하면서 법을 연설하지 않고, 대비심으로써 바른 법을 연설하여야 하며, 재물 때문에 친한 벗이 되지 않고 법의 친한 벗으로써 자기의 이익을 위하지 말고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 손해가 되지 않게 하여야 하며, 아란야(阿蘭若)를 행해서 아첨함을 여의고 아첨하면서 걸식을 하지 않으며, 아첨하면서 누더기 옷[糞掃衣]도 입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12두타(頭陀)를 갖춘 이는 온갖 세간의 이익을 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미륵보살마하살을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미륵이여, 너는 부처님의 공덕을 구하며 마음에 싫증냄 없이 사자후(師子吼)를 지었도다. 이미 과거의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모든 선근을 심었기에 이런 법을 말할 수 있고 이런 공덕을 말할 수 있었느니라.”
그 때 미륵보살마하살이 이 법을 말할 때에 대중 안에 있던 5백 비구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려고 하였다.
그 때 마하가섭이 모든 비구들에게 물었다.
“지금 설법을 듣고서 그대 비구들은 어디로 가려고 하는가?”
비구들이 말하였다.
“대덕 가섭이여, 마치 미륵보살마하살이 말씀하신 법과 같아서는 매우 깊고 얻기 어렵겠기에 저희들은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이 법을 닦아 얻을 수 없으리니, 세속으로 돌아가야겠다'고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으로 보시한 음식은 소화시키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때 문수사리보살이 모든 비구들을 칭찬하였다.
“장하고 장하도다. 선남자들이여, 바로 그대들이 해야 할 바로다. 만일 신시(信施)의 음식물을 소화시킬 수 없다면 차라리 하루 동안에 백 번이라도 세속으로 들어갈지언정 계율을 깨뜨리면서 나의 신시(信施)는 받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 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사람들이 신시를 받아야 하나이까?”
그 때 세존께서 문수사리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만일 어떤 이라도 선(禪)과 해탈을 닦는 이면 나는 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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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 신시의 음식물을 받게 하느니라.”
그 때 문수사리가 5백의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제 속히 수행해야 하느니라. 부처님의 세상은 만나기 어려우니, 마땅히 부처님 법에 머물러야 하느니라.”
그 때 5백 비구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문수사리시여, 저희들은 어떻게 수행해야 합니까?”
문수사리가 비구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와 같이 관해야 하느니라.
'하나의 법도 합한 것이 없고, 하나의 법도 흩어진 것이 없으며, 하나의 법도 생기는 것이 없고, 하나의 법도 소멸하는 것이 없으며, 하나의 법도 받지 않고 하나의 법도 버리지 않으며, 하나의 법도 더하지 않고, 하나의 법도 덜하지 않는다.'
만일 이와 같이 수행하면 법에서 얻는 것이 없고, 얻는 것이 없으면 가는 것이 없으며, 가는 것이 없기 때문에 오는 것도 없고, 오는 것이 없기 때문에 가는 것도 없느니라. 비구들아, 이것을 오는 것도 없고 가는 것도 없고 머무르는 것도 없고 머무르지 않는 것도 없다고 하느니라.”
그 때 문수사리가 이 법을 말하자 5백 비구들은 모든 번뇌[漏] 가운데서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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