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580-51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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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며 상대방을 비방하며 말하기를, '아무개 비구는 이러한 허물이 있고, 아무개 비구는 이러한 허물이 있으니, 당신들은 아무개 비구를 가까이 하지 마시오. 당신들이 만일 아무개 비구를 가까이 한다면 여러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할 것이며, 죄의 번뇌가 더욱 자랄 것이오'라고 할 것이니라.
이러한 사람은 마음에 질투를 내어 아귀(餓鬼)가 되는 인(因)과 빈천한 이가 되는 인을 행하고 있나니, 자기 자신이 살아가기 위하여 망령되이 제 몸을 '보살이다'라고 말하는 것이요, 옷과 음식을 위하여 여래의 지혜와 공덕을 찬탄하여 다른 중생으로 하여금 믿음을 내게 하지만, 안으로는 스스로가 계율을 범하고 나쁜 욕심과 나쁜 행동을 하고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어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오는 세상에 이러한 크게 두려워할 일들이 있음을 관찰하라. 사자라는 짐승은 사자의 울음을 울고 사자의 업(業)을 지어야 하리니, 야간(野干)의 울음이나 야간의 업을 지어서는 안 되느니라. 온갖 재물을 버리라고 찬탄하면서도 자기 자신은 간탐을 부려 탐욕을 여의지 못하고, 자비를 찬탄하면서도 자기 자신은 성을 내고 있으며, 인욕을 찬탄하면서도 자기 자신은 인욕하지 못하고, 4섭법(攝法)을 찬탄하면서도 자기 자신은 보시(布施)·애어(愛語)·이익(利益)·동사(同事)를 행하지 못하니, 다만 말만 있을 뿐이어서 능히 낙정진(樂精進)보살의 행을 배울 수 없으리라.
미륵아, 옛날 과거의 한량없고 그지없고 헤아릴 수 없고 불가사의한 아승기 겁 때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명호는 지상(智上)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 바가바였느니라.
미륵아, 그 부처님께서는 5탁(濁)의 악한 세상에 출현하셨는데 그 부처님의 법 안에는 낙정진(樂精進)이라는 한 보살 비구가 있었느니라. 염혜(念慧)를 두루 갖추고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알며 여래의 가르침을 따라 모든 마을과 읍을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위하여 설법하였으므로 국왕과 대신과 온갖 인민들에게 알려져 존중과 공경을 받았느니라.
그 때 비구는 성읍에 들어가고자 하면 먼저 자신을 관찰하여 존중과 애정 어린 좋은 말과 찬탄을 들으면 그 후에야 성으로 들어갔으며, 또 삿된 소견으로 믿지 않는 사람들이 사는 곳에 돌아다니면 그들에게선 좋은 말과 공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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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얻지 못했고 오직 성을 내고 욕설을 퍼붓고 매를 때릴 뿐이었다. 그런데도 그 비구는 인욕의 갑옷을 입고 대비(大悲)에 편히 머무르면서 중생들을 버리지 않았을 뿐더러 또한 성을 내지도 않았고 후회하는 마음을 내지도 않았느니라.
미륵아, 낙정진보살에게 교화된 중생은 모두가 비구를 위하여 시주(施主)가 되어서 의복과 음식과 침구와 탕약을 받들어 보시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그 비구는 다른 집에는 가지도 않았는데 질투함이 있었겠느냐?”
미륵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낙정진보살의 이익되게 하려는 마음을 관찰해야 하리니,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아는 일과 대비(大悲)로 성읍과 마을을 관찰하여 밥을 얻지 못할 곳이면 아예 그만두고 들어가지 않았으며, 삿된 소견을 지닌 사람들 교화하여 다른 비구를 위한 단월(檀越)이 되었으면 다시는 거듭 들어가지 않았으며, 모든 삿된 소견을 지녀서 믿지 않은 이들이 있는 곳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바르게 믿게 하였으며, 성을 내거나 때리고 욕설을 퍼부어도 마음에 성을 내거나 원망하지 않았느니라.
이와 같이 미륵아, 과거 세상의 모든 큰 보살들이 마을을 들어갈 때는 중생을 교화하기 위한 것이었고, 자신이 살아가기 위함이 아니었느니라.
미륵아, 달리 관찰하지 말라. 그 때의 낙정진보살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미륵아, 그러므로 만일 마을로 들어가서 중생들을 교화하고자 하면 마땅히 낙정진보살마하살을 배워야 하고, 다시 그 밖의 큰 보살들의 행을 배워야 할 것이요, 개가 하는 짓은 배우지 말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어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장차 올 말세의 최후 5백 년 동안에는 어떤 비구들이 스스로 보살이라고 말하면서 옷과 밥을 위하여 마을에 들어가고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마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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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오직 재물만을 위한 것일 뿐이므로 서로가 비방하면서 자기가 얻으면 기뻐하고, 남이 얻는 이익을 보면 근심하면서 성을 내며, 자기가 구한 것을 얻지 못하면 근심 걱정하다가도, 남이 얻지 못한 것을 보면 곧 기뻐할 것이니라.
미륵아, 너는 그 사람들의 이러한 뒤바뀜을 자세히 살펴야 하느니라. 보살의 법은 가지고 있는 향락 도구를 마땅히 모두 중생들에게 주어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대비심(大悲心)으로써 광대한 서원을 세워 모든 중생에게 즐거움을 얻게 하기 때문이니라.
미륵아, 비유하면 마치 장자(長者)인 거사(居士)의 외아들이 얼굴도 잘 생기고 아버지의 명을 공손히 따랐으므로 몹시 애지중지 하던 차에 조그마한 일 때문에 감옥에 들어가게 되자, 그 아버지는 그 일을 듣고 몸소 감옥으로 들어간 것과 같으니라. 미륵아,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장자가 감옥으로 들어간 것이 무슨 일 때문이겠느냐?”
미륵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들을 보기 위해서요, 감옥에 들어가서는 구출하여 풀려나게 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감옥이라 함은 곧 나고 죽는[生死] 일이요, 장자인 거사는 모든 보살에 비유한 것이며, 외아들이라 함은 마치 모든 보살마하살이 모든 중생들에 대하여 외아들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과 같으니라.
미륵아, 마치 저 장자인 거사가 감옥에 들어가서 그의 아들을 만나고 가엾이 여기면서 구제하듯이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마을에 들어가는 것은 음식과 의복과 침구를 위해서가 아니요 중생을 교화하여 해탈을 얻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장차 올 말세의 최후 5백 년 동안에는 어떤 비구들은 몸을 닦지 않고, 마음을 닦지 않고, 계율을 닦지 않고, 지혜를 닦지도 않으면서 그 비구들은 마을에 들어가서는 모든 향과 꽃을 가져다 사람들에게 주어 믿음[信]을 갖게 하여 의복과 침구와 음식을 구할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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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비구의 법은 마땅히 이와 같이 하천(下賤)한 일을 하려고 마을에 들어가서는 안 되느니라. 만일 마을에 들어간다면 마땅히 법을 구하고 선지식(善知識)을 구하기 위해서이니, 아첨하지도 말고 교만을 부리지도 말아야 하며 마땅히 법다운 말을 하되, 세상사를 말하지도 말고, 농사와 집에 관한 일이나, 괴롭고·즐겁고·얻고·잃는 것에 관한 일이나, 정치에 관한 일[王事]이나, 도둑들에 관한 일[賊事]이나, 성·읍·마을이며, 군사들에 관한 일들을 말하지도 말며, 남녀가 혼인하고 모이는 일도 말하지 말고, 오직 법을 설하고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며, 바른 법을 찬양하고 거룩한 스님들을 칭찬하며,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의 법을 해설해야만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만일 삼천대천세계에 값진 보배와 향락 도구가 가득 차 있을 때에 어느 선남자나 선여인이 이 값진 보물과 향락 도구를 모든 중생들에게 보시하고, 또 다른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네 글귀로 된 한 게송을 그들에게 들려주면, 이 선남자나 선여인이 얻는 공덕이 앞의 공덕보다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기의 수(數)만큼이나 더 수승하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륵아, 이 비구가 마을에 들어가서 크게 이익되게 하는 것을 자세히 살펴야 하느니라.
미륵아, 만일 성읍에 들어가게 되면 3보(寶)를 찬탄하지 않거나 세상일을 논하거나 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미륵아, 저 금·은·유리·진주·마노·산호의 모든 보배와 모든 향락 도구는 사람들로 하여금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일들을 여의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
미륵아, 오직 바른 법만이 크게 이익되게 하면서 나고 늙고 병들고 죽고 근심하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는 일들을 여의게 하나니, 이것을 여래의 미묘하고 비밀스런 법[微密之法]이라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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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천대천세계를
값진 보배로 그 안을 가득 채워서
이것을 가져다 보시한다면
그 얻게 될 공덕은 적을 것이요
만일 한 게송의 법을 말해 준다면
그 공덕은 매우 많으니라.
삼계에 있는 모든 향락 도구를
다 가져다 한 사람에게 보시하여도
한 게송을 보시하여
공덕이 가장 수승한 것보다 못하리니
이 공덕은 그것보다 뛰어나서
모든 고뇌를 여의게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마하살이 그지없는 세계에 가득 찬 값진 보배를 모든 부처님 여래께 보시하고, 또 어떤 보살이 대비심으로 한 중생을 위하여 네 글귀의 게송을 말해주면 이 공덕이 그것보다 더 뛰어나니라.”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항하 모래만큼 많은 세계를
값진 보배로 그 속을 가득 채워서
모든 여래께 다 보시한다 해도
하나의 법 보시[法施]만 못하니라.
보배를 보시한 복도 비록 많겠지만
하나의 법 보시에는 미치지 못하나니
한 게송의 복조차도 오히려 수승하거늘...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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