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575-51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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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의 일을 믿고 따르리니, 그 어리석은 사람은 실로 과실과 죄악이 있지만 여래는 말하지 않겠느니라.”
그 때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디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오래오래 세간에 머무르시면서 저희들을 위하여 설법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오래지 않아서 반열반(般涅槃)에 들 것이니라.”
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디 원하옵건대 세존께서는 세상에 1겁 동안 아니 1겁이 안 되는 동안만이라도 머무시면서 바른 법을 수호하여 주소서.”
그 때 세존께서 마하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저 모든 어리석은 사람들은 가령 1천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여 갖가지의 신통과 설법으로 교화한다 하여도 저 어리석은 사람들의 저 나쁜 욕심을 쉬게 할 수 없을 것이니라.
가섭아, 장차 다가올 말세의 최후 5백 년 동안에 어떤 중생들은 선근을 두루 갖추고 그 마음이 청정하여 부처님의 은혜를 갚으면서 나의 법을 수호할 것이니라.”
그 때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차라리 4대천하(大天下)의 이 온갖 중생과 산·강물·석벽(石壁)·성읍(城邑) 및 마을을 1겁 동안 아니 1겁이 안 되는 동안 머리에 이고 있을지언정 저 어리석은 중생의 믿지 않는다는 소리는 듣지 못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차라리 한 톨의 깨[胡麻] 위에 1겁 동안 아니 1겁이 안 되는 동안을 앉아 있을지언정 저 믿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이 계율을 깨뜨리는 소리는 듣지 못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차라리 큰 겁화(劫火) 속에서 가고 서고 앉고 누우며 백천억 년 동안을 지낼지언정 저 믿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이 계율을 깨뜨린다는 소리는 듣지 못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차라리 온갖 중생들이 성을 내고 욕설을 퍼붓고 매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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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면서 해를 끼치는 일을 견딜지언정 저 믿지 않는 어리석은 사람이 법을 훔치는 큰 도둑으로서 금계(禁戒)를 무너뜨린다는 소리는 듣지 못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조그마한 행을 닦아서 지혜가 미천(微淺)하여서 이와 같은 무거운 짐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오직 보살만이 이러한 무거운 짐을 짊어질 수 있을 뿐이니, 세존이시여, 저는 이것에 대하여 비유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나이가 120세라 극히 연로한 데다 몸은 오랜 병을 앓아서 자리에 누워 일어나 앉지도 못할 때에, 큰 부자로서 재물이 넉넉한 어느 한 사람이 값진 보물들을 가지고 그 병든 이에게로 와서 말하기를, '나는 무슨 일이 있어 다른 지방으로 가게 되었으니 이 보물을 당신에게 맡길 터이니 나를 위하여 잘 수호해 주십시오. 10년 혹은 20년 나를 기다려 내가 돌아올 때에 나에게 돌려주십시오'라고 하였으나, 그 늙고 병든 사람은 자리에 누워 있었고 자식도 없는 홀몸의 처지였으므로 그 사람이 떠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병든 사람은 고생 끝에 목숨을 마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맡겼던 재물은 모두 흩어지고 없어져버렸으니 그 사람이 갔다가 돌아온다 해도 다시 찾을 방법이 없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성문(聲聞)도 그와 같아서 지혜가 미천하고 수행도 아주 적으며 또 반려(伴侶)도 없을뿐더러 세간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수도 없나니, 만일 법을 부촉하면 오래지 않아 흩어져 없어지고 말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가섭을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가섭이여, 나는 이미 훤히 알고 있었지만 일부러 너에게 부촉한 것은 그 어리석은 사람들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뉘우치는 마음을 내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그 때 마하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다시 두 번째 비유를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몸에 힘이 왕성하고 모든 우환이나 고통이 없으며, 온갖 병을 여의고 수명은 한량없는 백천만 년을 살며, 대족성의 가문에 태어나 재보를 구족하고, 청정한 계율을 잘 지니며, 큰 자비가 있어서 속으로 기뻐하는 마음을 가지고 온갖 중생의 번뇌를 버리게 하고, 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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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용맹스러우며 많은 사람들을 이익되게 하여서 안락함을 얻게 하고 하늘과 사람을 이롭게 하는데, 어느 한 사람이 보물을 가지고 그에게로 와서 말하기를 '내가 무슨 일이 있어서 다른 지방으로 가게 되었으므로 이 보물을 당신에게 맡기는 것이니, 잘 수호하여 주십시오. 혹 10년 후나 혹은 20년 후에 돌아올 터이니, 내가 돌아오면 돌려주십시오'라고 하였으므로 그 사람은 보물을 받아서 창고에 쌓아 두고 수호하다가 그 사람이 돌아왔으므로 곧 그에게 돌려 준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도 그와 같아서 만일 법보(法寶)를 모든 보살에게 부촉하면 한량없는 천억 나유타 겁 동안 끝내 잃거나 무너뜨리지 않을 것이고, 한량없고 그지없는 중생들을 이익되게 하고 부처님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하며, 법륜을 끊어지지 않게 하고 승보(僧寶)를 두루 갖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일을 저는 지탱할 수 없고, 오직 보살만이 그것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미륵보살마하살이 이 모임에 함께 있사오니, 여래께서는 그에게 부촉하시면 장차 올 말세의 최후 5백 년 동안에 법이 소멸하려 할 때 여래께서 한량없는 아승기 겁 동안 쌓으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잘 수호하여 유포하면서 널리 연설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이 미륵보살마하살은 장차 올 세상에 여래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마치 국왕의 첫째 태자가 정수리에 물을 붓고 왕위를 받은 뒤에 왕으로서 법대로 세상을 다스리므로 왕의 모든 신하들 모두가 와서 뵙는 것과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미륵보살마하살도 역시 그와 같아서 법왕의 지위를 받아 바른 법을 잘 수호할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는 마하가섭을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너의 말과 같으니라.”
그 때 세존께서 즉시 오른손을 펴시자 마치 금빛으로 된 미묘한 광명과 같았고, 한량없는 아승기 겁 동안 선근으로 쌓으신 연꽃과 같은 빛깔의 손바닥으로 미륵보살마하살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시면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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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아, 나는 너에게 부촉하나니, 장차 올 말세의 최후 5백 년 동안 바른 법이 소멸할 때에 너는 불보(佛寶)·법보(法寶)·승보(僧寶)를 수호하면서 끊어지지 않게 해야 하느니라.”
그 때 여래께서 금빛으로 된 손을 펴시어 미륵보살의 정수리를 어루만지시자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광명은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 찼다. 그 때 지천(地天)과 허공천(虛空天)과 위로 아가니타천(阿迦膩吒天)에 이르기까지의 하늘들이 모두 합장하고 미륵보살마하살에게 아뢰었다.
“여래께서 법을 성자(聖者)께 부촉하셨으니, 원컨대 성자(聖者)께서는 모든 하늘과 사람들을 위하여 바른 법을 받으시옵소서.”
그 때 미륵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공경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중생 한 명 한 명의 이익을 위해서라도 오히려 한량없는 억 겁 동안의 고통조차도 받아야 하겠거늘 하물며 여래께서 저에게 바른 법을 부촉하셨사온데 받지 않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받아 지녀 장차 올 세상에서 여래께서 한량없는 아승기 겁 동안 쌓으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연설하겠습니다.”
미륵보살이 이 말을 할 때에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다.
그 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밖의 중생에 대하여는 이론으로 다투거나 뛰어난 체[增上慢]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존이시여, 바르게 일을 하는 이란 바른 법을 수호하는 것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성문이나 벽지불은 보살이 지는 무거운 짐을 질 수 없을 것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미륵보살마하살을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미륵이여, 마치 네가 오늘 나의 앞에서 사자후(師子吼)를 지으며 여래의 바른 법을 받아 지녀 수호한 것처럼, 항하의 모래알같이 많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 앞에서도 큰 보살들이 또한 마찬가지로 그와 같이 사자후를 지으며 바른 법을 수호하였느니라.”
그 때 미륵보살마하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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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부디 원컨대 세존께서는 장차 올 세상에서 어리석은 사람들이 스스로 칭하기를, '나는 보살이다'라고 하거나, 스스로 칭하기를, '나는 사문이다'라고 하면서 명예와 이익을 위하여 시주(施主)나, 아는 이나, 친속들을 괴롭히고 어지럽힐 것이니, 원컨대 세존께서는 그들의 과실과 죄악을 말씀하여 주소서. 왜냐하면 만일 세존께서 그들의 과실과 죄악을 말씀하시면 저도 들은 뒤에 스스로 마음의 행(行)에 섭수할 것이요, 저 어리석은 사람들도 여래의 말씀을 듣고 혹은 신해(信解)를 얻어 '여래께서는 나를 아시고, 여래께서는 나를 알아차리실 것이다'라고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장하도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여라. 기꺼이 너를 위하여 저 어리석은 사람들의 과실과 죄악을 말해주리라.
미륵아, 장차 올 말세의 최후 5백 년 동안에 어떤 중생들은 스스로 칭하기를, '내가 바로 보살이다'라고 하리니, 그들의 모든 나쁜 욕심을 나는 이제 말하겠느니라.
미륵아, 네 가지의 법을 갖춘 이라면 스스로 칭하여 보살이라고 할 것이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이익을 구하는 것이요, 둘째는 명성을 구하는 것이며, 셋째는 아첨하고 비뚤어진 마음이요, 넷째는 삿된 생활을 하는 이이니, 미륵아, 이 네 가지의 법을 갖추면 이 때문에 스스로 칭하여, '나는 보살이다'라고 하게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어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장차 올 말세의 최후의 5백 년 동안에 스스로 칭하여 보살이라고 하면서, 개[狗]나 하는 법을 행할 것이니라.
미륵아, 비유하면 마치 어떤 개가 먼저 남의 집에 가 있다가 뒤에 다른 개가 오는 것을 보고 성을 내어 물어뜯고 짖어대면서 마음속으로 '이것은 나의 집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미륵아, 장차 올 말세의 최후 5백 년 동안에도 역시 그와 같이 스스로 칭하여 보살이라고 하면서 개가 하는 행동을 할 것이니라. 다른 시주의 집에 가서는 자기의 집이라는 생각을 내고 그런 생각을 낸 뒤에는 곧 탐착하는 마음을 내는데, 먼저 다른 이의 집에 가 있을 때에 뒤에 오는 비구를 보면 눈을 부릅뜨며 그를 보고 마음으로 시샘하면서 싸움을...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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