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515-10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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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를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는가? 혹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이 가르치는 교훈을 받고는 독실하게 믿는 마음이 있어서, 마음으로 의심하지 않고 여래(如來)·지진(至眞)·등정각(等正覺)·명행성위(明行成爲)·세간해(世間解)·선서(善逝)·무상사(無上士)·도법어(道法御)·천인사(天人師)·불세존(佛世尊)에 대해 믿음을 가진다. 또 여래의 말씀을 믿고, 범지(梵志)의 말을 믿으며, 항상 다른 사람의 말을 믿어 자기의 지혜에 맡기지 않는다. 이것을 일러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저 어떤 이를 법을 받드는 사람이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법에 대하여 잘 분별하여 다른 사람을 믿지 않고, 법에 대하여 잘 관찰한다.
'존재하는 것인가, 없어지고 마는 것인가? 진실한 것인가, 허망한 것인가?'
그는 곧 이렇게 생각한다.
'이것은 바로 여래의 말씀이요, 이것은 곧 범지의 말이다.'
그리하여 여래의 법인 줄을 알면 곧 받들어 가지고 외도의 말이면 멀리 여읜다. 이것을 일러 법을 받드는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어떤 이를 몸으로 증득한 사람이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자기 몸으로 증득하여 다른 사람을 믿지 않고, 여래의 말도 믿지 않으며, 모든 존자(尊者)가 말하여 가르치는 것도 믿지 않고, 자기 성품에 맡겨 즐겁게 논다. 이것을 일러 몸으로 증득한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저 어떤 사람을 지혜가 밝은 사람이라고 하는가? 어떤 사람은 3결을 끊고 수다원의 물러나지 않는 법을 이룩하였다. 그에게는 이런 소견이 있다.
'보시하는 이도 있고 받는 이도 있으며, 선악(善惡)의 과보(果報)도 있고 이 세상과 저 세상도 있으며, 아버지도 있고 어머니도 있으며, 아라한 등의 가르침을 받는 이도 있다.'
그리하여 몸으로 믿고 증득하여 스스로 노닐면서 교화한다. 이것을 일러 지혜가 밝은 사람이라고 하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이러한 네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너희들은 마땅히 다른 세 사람은 버리고 몸으로 증득하는 법 닦기를 생각해야 하느니라.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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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일아함경 제20권
동진 계빈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28. 성문품(聲聞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라열성(羅閱城)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 때 네 사람의 큰 성문들이 한곳에 모여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다 같이 이 라열성을 살펴보자. 누가 부처님·법·승가를 공양(供養)하고 받들지 않아 공덕을 짓지 않고 있는가. 본래부터 마음이 없는 이라면 마땅히 권유해서, 그로 하여금 여래·법·승가와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존자 가섭(迦葉)·존자 아나율(阿那律)·존자 빈두로(賓頭盧)를 믿게 하자.
그 때 발제(拔提)[왕사성(王舍城)에 살았던 사람으로 또는 발제리가(跋提梨迦, Bhaddiya)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현선(賢善)·최승(最勝)이라고 한다.] 라는 장자(長者)가 있었는데, 그는 재물이 풍족했고 보물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으며, 금(金)·은(銀)·진보(珍寶)·자거(車▩)·마노(瑪瑙)·진주(眞珠)·호박(琥珀)과 코끼리·말·수레·노비(奴婢)·하인[從僕]들도 모두 다 풍족하였다.
그러나 그는 인색하고 탐욕이 많아 부처님·법·승가(僧家)에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았고, 털끝 만한 선행(善行)도 없었으며, 독실한 믿음도 없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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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지은 복은 이미 다하였고, 다시 새로운 복은 짓지 않으며, 항상 삿된 소견[邪見]을 가지고 있었으니, 즉 '보시(布施)도 쓸데없는 것이고 복(福)도 없는 것이며, 받는 사람도 없고 금세(今世)니 후세(後世)니 하는 것이라든가 선악(善惡)의 과보(果報)도 없는 것이다. 부모도 없고 아라한도 없으며, 또한 진리를 증득하는 이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 장자의 집은 일곱 겹의 문이 있었고, 그 문마다 지키는 사람이 있어 걸인(乞人)들을 문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다섯 개의 뜰에는 쇠 그물을 쳐놓아 새들도 들어와 앉지 못하게 해놓았다.
그 장자에게는 난다(難陀)라는 누이가 있었다. 그 역시 인색하고 탐욕이 많아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았고 공덕의 뿌리를 심지 않았기 때문에 지은 복은 이미 다하였고 새 복은 짓지 않았다. 그는 게다가 삿된 소견까지 가지고 있었으니, 즉 '보시도 쓸데없는 것이고 복도 없는 것이며, 받는 사람도 없고 금세니 후세니 하는 것이라든가 선악의 과보 같은 것도 다 없는 것이다. 부모도 없고 아라한도 없으며, 또한 진리를 증득하는 이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난다의 집 문도 일곱 겹으로 되어 있었고 문마다 지키는 사람이 있어 걸인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또 쇠 그물을 그 위에 덮어 새들까지도 그 집 안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였다.
그 성문들은 이런 것을 관찰하고 나서 '우리들이 오늘 저 난다로 하여금 부처님·법·승가를 독실하게 믿게 하자'고 의논하였다.
그 때 발제 장자는 아침에 떡을 먹고 있었다. 이 때 존자 아나율이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장자의 집으로 가서 땅 속에서 솟아올라 장자를 향해 발우를 내밀었다. 장자는 매우 근심하면서 떡을 조금 떼어 아나율의 발우에 던져주었다. 그러자 아나율은 떡을 얻어 가지고 있던 곳으로 되돌아왔다.
이 때 장자는 곧 화를 벌컥 내면서 문지기를 꾸짖었다.
"내가 아무도 문 안에 들여보내지 말라고 그렇게 일렀는데 왜 사람을 들여보냈느냐?"
그러자 문지기가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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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굳게 잠가 놓았었습니다. 그런데 그 도인(道人)이 어디로 해서 들어왔는지 저도 모르겠습니다."
장자는 잠자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때 장자는 떡을 다 먹고 난 다음에 고기를 먹고 있었다. 존자 마하 가섭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장자의 집으로 가서 땅 속에서 솟아 나와 장자를 향해 발우를 내밀었다. 그러자 장자는 매우 불쾌해하면서 고기를 조금 떼어 주었다. 가섭은 고기를 얻어 가지고 거기에서 사라져 본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왔다.
그러자 장자는 더욱 화를 내며 문지기를 꾸짖었다.
"너는 아까도 사람을 들여보내지 말라고 일렀는데, 왜 두 사문을 다 들여보내 걸식을 하게 하였느냐?"
그러자 문지기가 대답하였다.
"나는 그 사문이 어디로 들어갔는지 보지 못했습니다."
장자가 중얼거렸다.
"저 까까머리 사문(沙門)은 요술을 부려 세상을 속여 미혹하게 할 뿐이요, 바른 행(行)은 없구나."
그 때 장자의 아내는 장자에게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앉아서 이 광경을 다 지켜보았다. 그런데 그 장자의 아내는 질다(質多) 장자의 누이동생으로서 마사산(摩師山)[팔리어로는 Macch ksa a라고 한다. 사위성에서 30 유순쯤 떨어져 있는 성 안에 있던 시(市)의 이름이다.]에서 데리고 온 여자였다. 그 때 아내가 장자에게 말하였다.
"입을 조심하세요. '사문더러 요술이나 배우는 사람'이라고 그렇게 비방하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사문들에게는 큰 위신(威神)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분들이 우리 집에 온 까닭은 우리 집에 많은 이익을 주기 위해서입니다. 당신은 아까 먼저 온 그 비구가 누구인지 아십니까?"
장자가 대답하였다.
"알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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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말하였다.
"장자여, 당신은 혹 가비라위국(迦毗羅衛國)의 곡정왕(斛正王)의 아들 아나율이라는 사람을 들어본 일이 있습니까? 그가 태어날 때에 이 흙덩이가 여섯 번 진동하였고, 집 둘레로 1유순(由旬) 이내에 숨겨져 있던 보배들이 모두 저절로 드러났었습니다."
장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아나율이라는 말만 들었지 직접 보지는 못하였소."
그러자 아내가 장자에게 말하였다.
"그는 귀족 집안의 아들로서 집을 버리고 출가하여 도(道)를 배우면서, 범행(梵行)을 닦아 아라한이 된 사람인데 천안(天眼)으로는 제일이어서 그보다 더 뛰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그래서 여래께서도 '내 제자들 중에 천안으로 제일인 사람은 바로 아나율 비구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 두 번째로 들어왔던 비구는 누구인지 아십니까?"
장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모르는 사람이오."
그 아내가 말하였다.
"장자여, 당신은 혹 이 라열성(羅閱城) 안에 사는 가비라(迦毗羅)[팔리어로는 Kapila라고 한다. 또는 가비리(迦毗利)·가비리야(迦毗梨耶)라고도 하고, 번역하여 황두(黃頭)라고 한다. 대가섭(大迦葉)의 아버지이다.] 라는 범지에게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가 많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999마리의 소로 농사를 짓고 있다는 말을 들은 일이 있소?"
장자가 대답하였다.
"나는 그 범지를 직접 보았소."
아내가 말하였다.
"장자여, 당신은 혹 비파라야단나(比波羅耶檀那)[또는 필발라야나(畢鉢羅耶那)라고도 한다. 이 사람이 바로 대가섭(大迦葉, Mahakassapa)이다. 번역하여 대음광(大飮光)이라고 한다.] 라고 이름하는 그 범지의 아들이 몸은 황금빛[金色]이고, 그 아내 바타(婆陀)[또는 발타가비라(拔陀迦毗羅, Bhaddakapilan ) 또는 발타라가비리야(跋陀羅迦卑梨耶)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묘현(妙賢)이라고 한다.]는 여자 중에서 제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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