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520-10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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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납니다. 가령 자마금(紫磨金)을 그 앞에 갖다 놓으면, 마치 검은 것을 흰 것에 비교하는 것과 같다고 하는 말을 들은 일이 있습니까?" 장자가 말하였다. "나는 이 범지의 아들 비파라야단나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지만 아직 그를 직접 보지는 못하였소." 아내가 말하였다. "좀 전에 왔던 사람 중에 뒤에 온 비구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그는 그와 같이 아름다운 아내를 버리고 출가하여 도를 배워 지금은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그는 항상 두타행(頭陀行)을 하는데, 두타행을 두루 갖춘 모든 사람들 중에서도 저 가섭(迦葉 : 比波羅耶檀那) 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없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여래께서도 '내 제자들 중에서 두타행으로 제일가는 사람은 바로 대가섭(大迦葉)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지금 장자는 좋은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곧 그런 성현을 여기 와서 걸식하게 하였던 것입니다. 나는 이런 뜻에서 당신에게 말하기를 '입을 조심하시오. 성현을 요술쟁이라고 비방하지 마시오'라고 하였던 것입니다. 그들은 다 석가(釋迦)의 제자들로서 모두 큰 신통력과 덕망이 있는 분들입니다." 이렇게 말할 때에 존자 대목건련(大目揵連)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허공에 날아올라 장자의 집으로 가서 쇠 그물을 부수어 떨어뜨리고 허공에서 가부좌하고 앉았다. 그 때 발제 장자는 목건련이 허공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곧 두려운 마음이 생겨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는 하늘 신인가?" 목련이 대답하였다. "나는 하늘 신이 아니다." 장자가 물었다. "그럼 그대는 건답화인가?" 목련이 대답하였다. "나는 건답화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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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가 물었다. "그대는 귀신인가?" 목련이 대답하였다. "나는 귀신도 아니다." 장자가 물었다. "그대는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噉人鬼][또는 비사사(毗舍闍)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담인정기귀(噉人精氣鬼)라고 한다. 동방(東方) 지국천왕(持國天王)의 권속으로 아귀(餓鬼) 중에 가장 뛰어난 귀신이며, 이 귀신은 사람의 정기외 피와 살을 먹는다고 한다.] 라찰인가?" 목련이 대답하였다. "나는 사람을 잡아먹는 귀신인 라찰도 아니다." 그 때 발제 장자는 곧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는 하늘 신이냐, 건답화냐? 라찰이냐, 귀신이냐? 이 물음에 너는 말하기를 하늘도 아니고 저 라찰도 또한 귀신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 지방에서 노닐고 있는 너는 건답화도 닮지 않았다. 이제 네 이름 그 무엇인지 나는 지금 그것이 알고 싶구나. 그 때 목련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는 하늘이나 건답화도 아니고 귀신이나 라찰의 종류도 아니다. 3세(世)에 걸쳐 해탈을 얻은 지금의 나는 바로 사람 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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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복 받아야 할 악마를 항복 받고는 마침내 위없는 큰 도를 이루신 그 스승 이름은 석가문(釋迦文)이시고 내 이름은 대목련(大目連)이다. 그 때 발제 장자가 목련에게 말하였다. "비구는 내게 무슨 부탁이 있는가?" 목련이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너를 위해 설법하려고 한다. 잘 생각해 보아라." 그 때 장자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모든 도사들은 오랜 세월 동안 음식(飮食)에 집착해왔다. 그런데도 지금 저가 이야기하려는 것은 틀림없이 음식 이야기일 것이다. 만일 지금 나에게 먹을 것을 청한다면 나는 당연히 없다고 말하리라.' 그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잠깐 이 사람의 말을 들어보리라.' 그 때 목련은 장자가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다 알고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여래는 두 가지의 보시를 말씀하셨으니 법의 보시와 또 재물의 보시에 대해서이다. 이제 나는 너에게 법의 보시 말하리니 마음을 오로지 하고 뜻을 다해 들어라. 이 때 장자는 법의 보시를 말하리라는 말을 듣고 곧 기쁜 마음으로 말하였다. "원컨대 지금 연설해 보라. 들으면 당장 알 수 있을 것이다." 목련이 말하였다. "장자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께서는 다섯 가지 큰 보시를 말씀하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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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목숨을 마칠 때까지 마땅히 수행만을 생각하라." 장자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목련이 아까는 법의 보시에 대하여 말하겠다고 하더니, 이제는 또 다섯 가지 큰 보시가 있다고 말한다.' 목련은 장자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생각을 알고 다시 장자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는 두 가지 큰 보시에 대하여 말씀하셨다. 이른바 법의 보시와 재물의 보시이다. 나는 이제 법의 보시에 대하여 말하고 재물의 보시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으리라." 장자가 대답하였다. "다섯 가지 큰 보시란 무엇인가?"
목련이 대답하였다. "첫째는 살생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큰 보시이다. 장자는 마땅히 목숨을 마칠 때까지 닦아 행하시오. 둘째는 도둑질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큰 보시이다. 마땅히 목숨을 마칠 때까지 닦아 행하시오. 다음에는 음행(淫行)하지 않는 것, 거짓말하지 않는 것, 술 마시지 않는 것이다. 마땅히 목숨을 마칠 때까지 닦아 행하시오. 장자여, 이것이 이른바 다섯 가지 큰 보시이니, 항상 생각하고 닦아 행해야 하느니라." 이 때 발제 장자는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석가문 부처님의 설법은 매우 미묘하구나. 지금 연설한 것에는 보물도 쓸 데 없다. 지금의 나 같으면 살생하지 않을 수 있으니 그것을 받들어 행할 수 있다. 또 우리 집에는 재물도 넉넉하고 보배도 많으므로 도둑질하지 않아도 되니, 그것도 내가 실행할 수 있는 일이다. 또 우리 집에는 아름다운 여자가 많으므로 남의 여자와 음행하지 않아도 되니, 이것도 내가 실행할 수 있는 일이다. 또 나는 거짓말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거늘 어떻게 내 자신이 거짓말을 하겠는가? 이것도 내가 실행할 수 있는 일이다. 또 나는 지금 술은 생각지도 않거늘 하물며 직접 마시겠는가? 이것도 내가 실행할 수 있는 일이다.' 이 때 장자가 목련에게 말하였다. "이 다섯 가지 보시를 나는 다 받들어 행할 수 있습니다." 그 때 장자는 마음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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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제 이 목련에게 밥을 주리라.' 장자는 머리를 들어 목련을 우러러보며 말하였다. "굽어 살펴 여기 내려와 앉으십시오." 그러자 목련은 그의 말을 따라 내려와 앉았다. 그 때 발제 장자는 몸소 갖가지 음식을 차려 목련에게 주었다. 목련은 공양이 끝나자 깨끗한 물을 돌리고 장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털 담요 한 끝을 가져다가 목련에게 바치리라.' 그 때 그는 창고에 들어가 흰 천을 가려 가져올 때 나쁜 것을 가지고 오려고 하다가 좋은 것을 가려내고 다시 좋은 것을 가렸다가는 이내 버리고 다시 제가 좋아하는 본래 것을 취하고, 그것을 버리고는 다시 다른 것을 취하곤 하였다. 이 때 목련은 장자의 마음 속에 품고 있는 생각을 다 알고는 곧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보시와 마음 둘이 싸우더니 그대는 결국 보시의 공덕 버리는구나. 보시할 때에는 싸울 때가 아니다. 그 마음을 따라 곧 보시하라. 그 때 장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지금 목련은 내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리고는 곧 흰 천을 가져다가 바쳤다. 목련은 곧 이렇게 그를 축원하였다. 보시를 생각하는 것 훌륭하지만 현성(賢聖)이 있다고 아는 것은 보시 가운데서 가장 제일이 되나니 좋은 밭에서 과일이 나기 때문이니라. 그 때 목련은 이런 축원을 마치고 나서 그 흰 털 방석을 받음으로써 장자로 하여금 끝없는 복을 짓게 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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