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560-512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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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이요, 용맹함이 보살의 행이니 온갖 번뇌를 꺾어 부수기 때문이며, 견고함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하는 일을 중도에 그만두지 않기 때문이요, 뛰어나게 초월함[勝出]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정진하면서 물러나지 않기 때문이며, 수순(隨順)함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모든 도반에게 거스름이 없기 때문이니라.
기뻐함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악을 행하는 이에 기쁘게 여기기 때문이요, 믿고 좋아함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 스승으로 섬기면서 즐거워하기 때문이며, 금강(金剛)의 갑옷을 입음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율의(律儀)를 헐지 않기 때문이요, 불국토를 장엄함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그 마음이 청정하기 때문이며, 온갖 것을 초월함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최상승(最上乘)에 들어가기 때문이요, 은혜를 알아 은혜를 갚음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부처님의 종자를 단절하지 않게 하기 때문이며, 지혜로운 방편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 거두어 주면서[攝受] 끊어짐이 없기 때문이니라.”
이 보살의 행을 연설할 때에 5백 보살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그 때에 상주 천자가 문수사리에게 아뢰었다.
“이 보살의 행을 명쾌히 잘 말씀하여 주셨습니다. 만일 모든 보살이 이와 같이 행할 수 있었다면 벌써 여래의 수기(授記)를 받았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의 말과 같으니라. 나는 옛날 이 행을 얻었을 때 연등(然燈)세존께서 나에게 수기하셨고, 나는 그 때 무생법인을 얻었나니, 이것을 여래의 가장 큰 신변이라 하느니라. 만일 오래도록 청정한 업을 성취하게 되면 이 보살의 행을 닦아 익힐 수 있느니라.”
그 때에 상주 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무생(無生)이라 하며, 어떻게 해야 이 무생인(無生忍)을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생이라 함은 먼저 생긴 것이 있었는데 뒤에 생기는 것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저절로 생기지 않았기[無生] 때문에 생김이 없다고 하는 것이요, 먼저 일어난 것이 있었는데 뒤에 일어나는 것이 없음을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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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저절로 일어나지 않았기[無起] 때문에 일어남이 없다고 하는 것이며, 먼저 모양이 있었는데 뒤에 모양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모양이 없기[無相] 때문에 모양이 없다고 하는 것이요, 먼저 지은 것이 있었는데 뒤에 짓는 것이 없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부터 저절로 짓는 것이 없기[無作] 때문에 지음이 없다고 하는 것이며, 먼저 중생이 있었는데 뒤에 공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중생의 성품이 공하기[空] 때문에 공하다고 말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생김도 없고 소멸함도 없어서 본래부터 물들 것이 없음을 분명히 알면 이것을 무생(無生)이라 하느니라.
어떤 것을 인(忍)이라 하느냐 하면, 이와 같이 온갖 중생과 온갖 세계가 본래부터 생기지 않음을 인가(忍可)하는 이것을 인이라 하고, 이와 같이 온갖 성문과 벽지불이 본래부터 생기지 않음을 인가하는 이것을 인이라 하며, 이와 같이 온갖 보살과 온갖 부처님이 본래부터 생기지 않음을 인가하는 이것을 인이라 하고, 이와 같이 온갖 법이 본래부터 생기지 않음을 인가하는 이것을 인이라 하느니라.
천자야, 모든 법은 생기지 않기 때문에 찰나마다 공하고, 찰나마다 공하기 때문에 모양이 없다 하며, 찰나마다 모양이 없기 때문에 물질이 공하고, 물질이 찰나마다 공하기 때문에 느낌·생각·지어감·의식이 찰나마다 공하며, 의식이 찰나마다 공하기 때문에 계(界)가 찰나마다 공하고, 계가 찰나마다 공하기 때문에 처(處)가 찰나마다 공하니라.
만일 찰나마다 공하면 있는 것이 없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물든 것이 없으며, 물든 것이 없기 때문에 제 성품을 여의고, 제 성품을 여의기 때문에 이것을 온갖 법이 본래부터 적정하다고 하나니, 이와 같은 인(忍)으로 평등함에 들어가면 이것을 곧 무생인을 얻고 보리의 수기를 받게 된다 하느니라.
이 인을 얻더라도 얻는 것이 없나니[無所得], 어떤 것을 얻는 것이 있다[有所得]고 하느냐 하면, 나와 내 것에 두 모양을 얻을 수 있다고 보면 얻을 것이 있다고 하고, 중생(衆生)과 목숨[壽者]과 양육(養育)과 나[我]와 사람[人]에 두 모양이 있다고 보면 얻는 것이 있다고 하느니라. 무엇을 얻을 것이 없다[無所得]고 하느냐 하면, 나의 자성(自性)과 내 것의 성품에 둘이 없음을 분명히 알면 얻을 것이 없다고 하나니, 이러면 곧 인(忍)을 성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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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니라.
천자야, 보살은 무수한 겁 동안에 이 인(忍)을 수행하였기 때문에 이것을 여래의 가장 큰 신변[最大神變]이라 하느니라.”
이 인을 말씀하실 때에 삼천대천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큰 광명은 온갖 세계를 두루 비추었으며, 백천 가지의 음악은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렸고, 허공에서는 많은 묘한 꽃비가 내렸으며, 4만 2천 중생은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고, 9만의 보살은 수순하는 법인[隨順法忍]을 얻었다. 그리고 부처님의 신력으로 이 사바세계가 마치 연등부처님[然燈佛]께서 연화성(蓮花城)에 들어가실 때와 똑같아서 다름이 없게 하셨다.
그 때에 세존께서 빙그레 미소지으시니, 한량없는 백천 가지의 갖가지 빛깔의 광명이 부처님의 입에서 분출되어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계에서부터 범천세계에 이르기까지 두루 비추어서 해와 달의 광명이 모두 나타나지 않았으며, 다시 돌아와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도로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 때에 혜명(慧命) 아난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여 공경하며 곧 부처님의 앞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제가 여쭈옵니다. 광명이 장엄하고
광명이 견줄 데 없어서
모든 번뇌의 어둠을 깨뜨렸사옵니다.
미소지으신 까닭은 무엇입니까?
많은 악마를 꺾어 부수고
모든 외도를 항복받으셨나니
저는 10력(力)을 지니신 분께 여쭈옵니다.
무슨 일로 미소지으신 것입니까?
여래께서는 특별하고 묘한 빛깔로
32상(相)을 갖추셨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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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방에서 존경을 받으시는 분입니다.
미소지으신 까닭은 무엇입니까?
지혜의 바다와 지혜의 나무로
모든 중생을 깨우쳐 인도하시니
그 공덕은 끝이 없나이다.
무슨 일로 미소지으셨습니까?
명성은 3세에 두루하고
때[垢]를 여의면서 3명(明)을 갖췄으며
이미 3해탈(解脫)을 건너셨나이다.
무슨 일로 미소지으셨습니까?
나고 죽음을 깨뜨리신 의왕(醫王)은
발바닥에 망륜(輞輪)을 갖추셨고
금강 같은 몸은 파괴되지 않습니다.
미소지으신 까닭은 무엇입니까?
그 누가 이 인(忍)을 능히 갖추고
그 누가 이 청정한 행을 닦아서
부처님의 공덕을 구하려 하겠나이까?
이 때문에 세존께서 미소지으셨습니까?
길잡이[導師]께서 나타내어 보이심은
반드시 그 까닭이 있을 것이니
거룩하십니다. 범음(梵音)으로 연설하시어
대중들이 다 함께 기뻐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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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법문을 설할 때에 7만 2천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고, 3만 2천 보살이 무생인(無生忍)을 얻었느니라. 아난아, 너는 이 상주 천자를 보았느냐?”
아난이 아뢰었다.
“예, 이미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상주 천자는 이미 일찍이 수없는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였고, 한량없는 중생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권하여 일으키게 하였느니라.
아난아, 이 상주 천자는 3백 아승기겁을 지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리니, 명호는 공덕왕광명(功德王光明)여래·응공·정등각·명행족·선서·세간해·무상사·조어장부·천인사·불 세존이시리라.
그 나라의 이름은 청정(淸淨)이요, 겁의 이름은 무구(無垢)일 것이며, 그 국토는 모두가 7보로 이루어지고 땅은 편편하여 손바닥과 같으며, 여덟 계단 길에는 보배의 그물로 두루 덮고 갖가지로 장엄할 것이며, 그 부처님의 세계에는 성문이나 벽지불이라는 이름과 그 밖의 외도로서 늑가(勒迦)와 파리라바야가(波利羅婆若迦) 등도 없고, 모든 악마의 일들로 정법(正法)을 파괴하는 일도 없으며, 또한 8난(難)과 모든 법답지 못하며 괴로워하는 소리도 없고,
생각하는 대로 음식이 저절로 나오며, 그 국토의 중생의 옷과 보배와 장난거리들은 마치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하늘들과 같고, 몸은 모두가 금빛으로 32상을 갖추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무를 것이니, 이 때문에 청정세계라고 하는 것이니라.
그 공덕왕광명여래의 수명은 40소겁(小劫)이요, 그 부처님의 법 가운데에는 62구지의 보살들이 있을 것이며, 원력(願力) 때문에 부처님을 따라 열반할 것이니라.
아난아, 만일 어떤 보살이라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고 이와 같은 인(忍)을 얻으면 모두가 장차 이 청정세계에 날 것이니, 공덕왕광명여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시게 될 것이니라.”
그 때에 이 모임 중에 관찰(觀察)이라는 천자가 있었는데 하늘의 만다라꽃[曼陀羅花]을 여래 위에 뿌리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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