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540-50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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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에 혀와 맛[味]의 경계도 아니며, 장애되는 모양이 없기 때문에 몸과 접촉[觸]의 경계도 아니고, 평등함에 들어갔기 때문에 뜻과 법(法)의 경계도 아니거늘 어떻게 여래께 공양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또 여래란 저마다 법계(法界)인지라 '여여(如如)요 실제(實際)에 들어가서 대공(大空)에 머무르고 움직이지 않는 본래의 성품이며, 모든 쓸모 없는 이론이 끊어지고 반연할 것이 없으며, 의식에 머무르지 않고 삼계에 의지하지 않으며, 또한 현재 세상이나 과거 세상에 머무르지 않고 항상 지극히 고요하며, 몸과 입과 뜻을 여의고 형용도 모양도 없으며, 비방도 칭찬도 없고, 샘[漏]도 잃음[失]도 없어서 마치 허공과 같아 모든 곳에 두루하다'고 하거늘 어떻게 여래께 공양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또 사리불이여, 그대는 말씀하시기를, '모든 선근을 심었다'고 하였는데 이 선근(善根)은 몸에 대한 소견[身見]의 뿌리도 아니요, 탐내고 성냄의 뿌리도 아니며, 뒤바뀜[顚倒]의 뿌리도 아니요, 5온(蘊)·6입(入)·7식주(識住)의 뿌리도 아니며, 8사(邪)와 9뇌(惱)와 10불선(不善)의 뿌리도 아닙니다.
저 선근은 계학(戒學)의 뿌리도 아니요, 심학(心學)의 뿌리도 아니요, 혜학(慧學)의 뿌리도 아니며, 바르게 도에 나아가는[正趣道] 뿌리도 아니요, 명해탈(明解脫)의 뿌리도 아니며, 4제(諦)와 6통(通)의 뿌리도 아니요, 9차제정(次第定)과 10무학(無學)의 뿌리도 아니며, 5근(根)·5력(力)·7보리분(菩提分)·8성도(聖道)의 뿌리도 아닙니다.
또 선근은 결사(結使:번뇌)의 뿌리도 아니요, 장애의 뿌리도 아니며, 악작(惡作)의 뿌리도 아니요, 난다거나 없어진다는 소견[生滅見]의 뿌리도 아니요, 아주 없다거나 항상 있다거나 하는 소견[斷常見]의 뿌리도 아니며, 나라는 소견[我見]·사람이라는 소견[人見]·중생이라는 소견[衆生見]·수명이라는 소견[壽者見]의 뿌리가 아니며, 온마(蘊魔)·번뇌마(煩惱魔)·사마(死魔)·천마(天魔)의 뿌리도 아닙니다.
저 선근은 망념(妄念)의 뿌리도 아니고, 무명(無明)의 뿌리도 아니며, 지어감[行]·의식[識]·이름과 물질[名色]·여섯의 감관[六入]·접촉[觸]·느낌[受]·욕망[愛]·집착[取]·존재[有]·남[生]·늙고 죽고[老死] 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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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 괴로워하는[憂惱] 뿌리도 아닙니다.
저 선근은 욕계(欲界)·색계(色界)·무색계(無色界)의 뿌리도 아니요,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지혜(智慧)의 뿌리도 아니며, 자(慈)·비(悲)·희(喜)·사(捨)의 뿌리도 아니요, 성문과 연각이 증득할 뿌리도 아닙니다.
보살의 선근이라 함은 마음에 머무르지 않는 온갖 지혜[一切智]의 뿌리요, 자기가 짓거나 다른 이가 짓거나 함이 없는 뿌리이며, 인욕으로 조복하는 뿌리요, 몸·입·뜻을 장엄하는 뿌리며, 대자대비의 뿌리요, 온갖 중생을 성숙시키는 뿌리며, 온갖 법을 섭수하는 뿌리요, 온갖 불법을 성취하는 뿌리며, 3보의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하는 뿌리요, 온갖 가진 물건을 버리면서도 과보를 구하지 않는 뿌리입니다.
또 뭇 착한 일을 쌓으면서도 제석(帝釋)이나 범왕(梵王)을 구하지 않는 뿌리요, 큰 정진을 일으키면서 소승(小乘)을 좋아하지 않는 뿌리이며, 선정을 닦아 익히면서도 맛들여 집착하지 않는 뿌리요, 버리지 않는 행과 지혜의 뿌리이며, 두루 모든 행에 들어가서 방편을 닦는 뿌리요, 10력(力)과 4무외(無畏)를 구족하는 뿌리이며, 다라니(陀羅尼)와 무애변(無礙辯)을 얻는 뿌리요, 신통의 힘을 얻고 불국토를 청정하게 하는 뿌리이며, 보리수(菩提樹)에 나아가고 법륜을 굴리는 뿌리입니다.”
문수사리가 이 세 가지의 결정된 이치를 말하자마자 모든 대중들은 함께 '장하다'고 칭찬하면서 갖가지의 꽃을 세존과 문수사리 위에다 뿌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만일 부처님의 세계 안에 문수사리께서 계시지 않는다면 부처님께서는 세간에 출현하시지 않으셨을 것이요, 문수사리가 아니면 온갖 중생들의 광대한 선근을 성숙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만일 어떤 이라도 문수사리께서 말씀하신 법문을 얻어듣고서 놀라지도 않고 괴이하게 여기지도 않는다면, 온갖 악마의 일[魔業]과 장애를 멀리 여의고 이 대승에서 청정한 광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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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87권
대당 삼장 보리류지 한역
송성수 번역
22. 대신변회 ②
그 때에 세존께서는 대중 가운데서 상주 천자(商主天子)를 칭찬하셨다.
“장하고 장하도다. 너의 말과 같으니라. 천자야, 너는 문수사리가 말하는 신변(神變)을 듣고 그 밖의 신변까지도 분명히 알 수 있어서 다시는 놀라거나 두려워함이 없으리라. 왜냐하면 온갖 세간이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은 이를테면 항상 있는 생각[常想] 가운데 무상하다는 생각[無常想]을 말하고, 즐겁다는 생각[樂] 가운데 괴롭다는 생각[苦想]을 말하며, 나라는 생각[我想] 가운데 나는 없다는 생각[無我想]을 말하고, 깨끗하다는 생각[淨想] 가운데서 깨끗하지 않다는 생각[不淨想]을 말하며, 있다는 생각[有想] 가운데서 없다는 생각[無相]을 말하고, 모든 소견 가운데서 공하다는 생각[空想]을 말하며, 고요하다는 생각[寂靜想] 가운데서 모양이 없다는 생각[無相想]을 말하고, 삼계(三界) 가운데서 소원이 없다는 생각[無願想]을 말하며, 나와 내 것에서 집착이 없다는 생각[無着想]을 말하는 것이니, 만일 이런 가운데서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으면 이것을 곧 바르게 조복한[正調伏] 데에 머물렀다고 하기 때문이니라.
왜냐하면 만일 놀라고 두려워한다면 이 법을 받아 지닐 수 없으리니 말하자면 나와 내 것을 집착하게 되기 때문이니라. 만일 집착함이 없으면 머무를 일도 없고, 머무를 일이 없으면 움직이는 일도 없으며, 움직이는 일이 없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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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 오고 감도 없고, 오고 감이 없으면 받는 일도 없으며, 받는 일이 없으면 취할 일도 없고, 취할 일이 없으면 전도됨도 없고, 전도됨이 없으면 삿된 소견도 없느니라.
또 삿된 소견이 없으면 바른 믿음이란 것도 없고, 바른 믿음이란 것이 없으면 바른 소견도 없으며, 바른 소견이 없으면 바른 선정도 없고, 바른 선정이 없으면 산란한 마음도 없으며, 산란한 마음이 없으면 머무르는 곳도 없고, 머무르는 곳이 없으면 건립함도 없으며, 건립함이 없으면 아는 모양도 없고, 아는 모양이 없으면 생각함도 없으며, 생각함이 없으면 얻는 것도 없고, 얻는 것이 없으면 반연도 없으며, 반연이 없으면 분별함도 없느니라.
또 분별함이 없으면 자기와 남을 보지도 않고, 자기와 남을 보지 않기 때문에 서로 이어짐도 없으며, 서로 이어짐이 없기 때문에 뜨거운 번뇌[熱惱]도 없고, 뜨거운 번뇌가 없기 때문에 번뇌의 원인도 없으며, 번뇌의 원인이 없기 때문에 광명을 보게 되고, 광명을 보기 때문에 지혜를 얻으며, 지혜를 얻기 때문에 광대한 마음을 얻고, 광대한 마음을 얻기 때문에 악마가 기회를 얻지 못하며, 악마를 꺾어 조복하기 때문에 곧 장애가 없고, 장애가 없기 때문에 바로 눈앞에서 온갖 불법을 얻게 되느니라.
이와 같아서 천자야, 온갖 법의 생김도 없고 지음도 없음에 대하여 열어 보이고 연설하면 이것을 곧 큰 신변을 말한다 하느니라.”
그 때에 사리불이 문수사리에게 아뢰었다.
“제가 묻는 것을 당신께서는 모두 비밀스런 말씀으로 말씀하십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사리불이여, 온갖 법은 문자를 합하고 모아서 임시로 이름을 붙여 세운 것일 뿐이니, 문자는 다함이 없으므로 좋아함에 따라 말하는 것이요, 모든 법은 성품이 없으므로 상응하는 대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사리불이여, 온갖 법은 제 성품을 여의었기 때문에 쌓아 모음도 없고 볼 수도 없지만 다만 좋아함을 따라 상응하는 대로 연설할 뿐이다. 그리고 이 법이란 어디서부터 오는 데도 없고 또한 가는 데도 없으며, 방위에 있지도 않고 방위를 여의지도 않으며, 모임도 없고 흩어짐도 없는 것이다. 만일 문자로써 온갖 부처님의 법과 온갖 중생의 법을 말하자면 몸으로부터 나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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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고 마음으로부터 나오지도 않으니 인연(因緣)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마치 저 문자에 쌓여 모임이 없는 것처럼 마음[心]과 마음 작용의 법[心所法]도 쌓여 모임이 없고, 마치 마음과 마음 작용이 쌓여 모임이 없는 것처럼 온갖 번뇌와 장애도 쌓여 모임이 없으며, 마치 번뇌와 장애가 쌓여 모임이 없는 것처럼 지혜 역시 쌓여 모임이 없느니라. 그러므로 번뇌와 지혜 두 가지를 모두 버려 여의어 번뇌와 지혜가 머무르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곧 큰 신변을 말하는 것이라 한다.”
그 때에 상주 천자가 문수사리에게 아뢰었다.
“어떤 것들이 보살의 지혜입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고지(苦智)이니 모든 온(蘊)을 싫어하지 않기 때문이요, 집지(集智)이니 선근을 쌓아 모으기 때문이며, 멸지(滅智)이니 생김이 있음을 보이기 때문이요, 도지(道智)이니 나쁜 길[惡道]을 여의기 때문이며, 인지(因智)이니 짓는 것이 무너지지 않기 때문이요 연지(緣智)이니 나고 죽음을 끊기 때문이며 불지(佛智)이니 증득에 들어가게 하기 때문이요 연생지(緣生智)이니 집착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며, 온지(蘊智)이니 쌓임의 악마[蘊魔]를 제거하기 때문이요, 계지(界智)이니 법계가 평등하기 때문이며, 처지(處智)이니 공의 무더기를 잘 관찰하기 때문이니라.
시지(施智)이니 때가 아님[非時]이 없기 때문이요, 계지(戒智)이니 모든 파계(破戒)를 거두어 주기 때문이며, 인지(忍智)이니 중생을 수호하기 때문이요, 정진지(精進智)이니 착한 업을 짓기 때문이며, 선정지(禪定智)이니 안정된 마음[定心]을 여의지 않기 때문이요, 지혜지(智慧智)이니 모든 법을 분명히 알기 때문이며, 방편지(方便智)이니 중생을 성숙시키기 때문이니라.
자지(慈智)이니 모든 존재[有]를 뽑아내기 때문이요, 비지(悲智)이니 고달픔이 없기 때문이며, 희지(喜智)이니 법을 좋아하기 때문이요, 사지(捨智)이니 불법을 성취하기 때문이며, 관찰지(觀察智)이니 4념처(念處)에 머무르기 때문이요, 정근지(正勤智)이니 평등함을 따르기 때문이며, 신족지(神足智)이니 작용이 없기 때문이요, 신근력지(信根力智)이니 온갖 집착을 여의기 때문이며, 정진근력지(精進根力智)이니 온갖 번뇌를 꺾어 부수기 때...
-나무 관 세 음 보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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