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470-9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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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아난아, 네가 말한 것과 같다. 지금 본 저 수레들도 옛날에는 매우 정밀하고 미묘했었다. 금과 은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는데, 그런데 오늘은 낡고 부서져 다시는 쓸 수가 없게 되었다. 이와 같이 바깥 물건도 오히려 낡고 부서지거늘 하물며 마음이겠느냐?" 그 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아! 이 늙음과 병과 죽음이 사람의 젊었던 몸을 무너뜨리는구나! 처음에는 그렇게도 좋았었는데 지금은 죽음의 핍박을 받고 있구나. 비록 백 년 동안 오래 산다 하여도 마침내는 모두 죽음으로 돌아가거니 이런 근심과 괴로움을 면할 길 없어 모두 다 이 한 길로 돌아가리라. 안으로 이 몸뚱이가 지닌 모든 것 죽음의 핍박을 받는 것처럼 밖으로 저 모든 4대(大) 모두 본래 없었던 데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죽음이 없는 것을 구하려 하면 오직 이 열반의 길만 있을 뿐이다. 그것엔 남도 없고 죽음도 없어 이런 모든 현상들 아무 것도 없다네.
그 때 세존께서는 곧 파사닉왕의 자리에 앉으셨다. 파사닉왕은 세존을 위해 갖가지 음식을 준비하여 공양하였다. 왕은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신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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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조그만 자리를 가지고 와서 세존의 앞에 앉아서 아뢰었다. "어떠하십니까? 세존이시여. 모든 부처님의 몸은 다 금강(金剛)으로 되어있는데, 그런 몸도 장차 늙음 · 병 · 죽음이 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시여. 대왕의 말씀과 같습니다. 여래에게도 그러한 남 · 늙음 · 병 · 죽음이 있습니다. 나도 사람의 수(數)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은 진정(眞淨 : 淨飯)이시고, 어머니의 이름은 마야(摩耶)로서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종족(種族)으로 태어났습니다." 그 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모든 부처님도 사람에게서 태어났으니 그 아버지의 이름은 진정이시고 어머니의 이름은 극묘청(極妙淸)이시며 그 호족(豪族)의 이름은 찰리종(刹利種)이다. 죽음의 길은 매우 고달파 높고 낮은 것 전연 상관이 없네.모든 부처도 오히려 못 면하거든 하물며 그밖에 다른 범속(凡俗)이랴.
세존께서 다시 파사닉왕을 위해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제사 중에는 불에 제사함이 으뜸이고 시(詩) 중에는 송(頌)이 가장 뛰어나다. 사람 중에는 왕이 가장 귀하고 물 중에는 바다가 우두머리이다. 별 중에는 달이 가장 위되고 광명 중에는 해가 제일 먼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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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방과 상 · 하와 또 중간은 이 세계가 싣고 있나니. 하늘과 세간의 사람들 중에 저 여래가 가장 높나니 그 복록(福祿)을 구하려 하거든 마땅히 부처님에게 공양하여라.
그 때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마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기원정사(祇洹精舍)로 돌아가시어 자리에 앉으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간에는 네 가지 법이 있는데, 이 법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젊은 나이가 세간에 있어서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병들어 아픈 것이 없는 것이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수명(壽命)이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고, 은애(恩愛)의 덩어리가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느니라. 비구들아, 다시 네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은 세간 사람들의 사랑과 존경을 받지 못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젊은 나이가 때로 늙고 병들면 세간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고, 또 병이 없다가도 사람이 나중에 병을 얻으면 세간 사람들이 기뻐하지 않으며, 수명을 얻었다가 나중에 죽으면 세간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고, 은애가 모였다가 나중에 헤어지게 되면 세간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네 가지 법은 세간과 함께 돌고 돈다'고 한 것이다. 저 하늘이나 세간 사람들, 그리고 전륜성왕(轉輪聖王)이나 모든 불세존(佛世尊)에 이르기까지도 다 이 법을 함께 가졌다. 비구들아, 이것을 일러 '세간에 네 가지 법이 있어 세간과 함께 돌고 돈다'고 하는 것이다.또 만일 네 가지 법을 깨닫지 못하면, 그 때는 곧 나고 죽음에 유전(流轉)하면서 다섯 갈래 세계를 두루 돌아다닐 것이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현성(賢聖)의 계(戒) · 현성의 삼매(三昧) · 현성의 지혜(智慧) · 현성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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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解脫)이다. 비구들아, 이 네 가지 법을 깨닫지 못하면 위의 네 가지 법[四法 : 生·老·病·死]을 받을 것이다. 나나 너희들은 이 성현(聖賢)의 네 가지 법을 깨달았기 때문에 나고 죽는 근본을 끊고 다시는 후생에 몸을 받지 않게 된 것이다. 지금 여래의 몸은 쇠하고 늙었다. 마땅히 이 쇠모(衰耗)하는 과보를 받아야 한다.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나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병들지도 않고 죽지도 않는 영원히 고요한 열반(涅槃)을 구해야 하고, 은애하는 이와 헤어짐에 있어서 무상(無常)한 것이고 변하는 것이라는 것을 항상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 비구들아,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7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경으로는 『잡아함경』 제46권 1,227번째 소경인 「모경(母經)」과 『별역잡아함경』 제3권 54번째 소경이 있고, 이역경(異譯經)으로는 서진(西晉) 시대 법거(法炬)가 한역한 『불설파사닉왕태후붕진토분신경(佛說波斯匿王太后崩塵土坌身經)』이 있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파사닉왕이 곧 보좌하는 신하들에게 명하였다. "보배 깃털로 만든 수레를 준비하라. 사위성을 나가 지강당(地講堂)을 구경하리라." 그 때 파사닉왕의 어머니는 수명이 매우 쇠(衰)하고 늙었는지라, 그 때 나이 백 살에 가까웠다. 왕은 매우 존중하고 공경하여 늘 생각하던 터라 잠깐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 때 파사닉왕의 곁에 불사밀(不奢蜜)이라고 하는 대신이 있었다. 그의 뛰어난 재주는 세간을 뒤덮었고, 세간 사람들은 그를 매우 존중(尊重)하였다. 그 때 그 대신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파사닉왕의 어머니는 나이가 백 살이 가까웠다. 오늘 목숨을 마칠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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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만일 지금 이 말을 듣는다면 왕은 매우 근심하고 슬퍼하여 음식도 먹지 못하고 중병(重病)을 얻을 것이다. 나는 지금 방편(方便)을 써서 왕으로 하여금 근심하거나 또한 병에 걸리지 않게 하리라.' 그 때 대신들은 곧 5백 마리 흰 코끼리에 수레를 메워 장엄(莊嚴)하고, 또 5백 마리 말에 수레를 메워 장엄하였으며, 5백 명 보병에다가 5백 명의 기녀를 꾸미게 하고, 5백 명의 노모(老母) · 5백 명의 바라문 · 5백 명의 사문 · 5 백 벌의 의상(衣裳) · 5백 가지 보배를 장엄하고 또 죽은 사람들을 위해 좋고 큰 관(棺)을 만들었는데, 그 채색(彩色) 그림이 지극히 아름다웠고, 비단으로 만든 번기와 일산을 달고 창기(倡伎)들로 하여금 풍류를 울리게 하는 등 헤아릴 수 없이 장엄한 광경을 지으며 사위성을 나섰다.
이 때 파사닉왕이 다시 성으로 돌아왔다. 때마침 파사닉왕에게 조그만 일이 있었다. 이 때 왕이 멀리서 그 죽은 이의 상여를 보고 측근 신하들에게 물었다. "저것은 어떤 사람이기에 공양이 저런 지경에 이르렀는가?" 그러자 불사밀이 말하였다. "이 사위성에 살고 있는 어떤 장자의 어머니가 죽었는데, 저것은 바로 그 장례 행렬입니다." 그 때 왕이 다시 물었다. "저 온갖 코끼리와 말이 끄는 수레는 또 무엇에 쓰려고 하는 것인가?" 대신들이 대답하였다. "이 5백 명 할머니들을 염라대왕(閻羅大王)에게 갖다 바쳐 죽은 이의 목숨을 대신하려는 것입니다." 왕은 곧 웃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저것은 미련한 사람들이 하는 법이다. 목숨이란 보전하기 어려운 것이거늘 어떻게 극복할 수 있겠는가? 비유하면 마치 마갈어(摩竭魚)[팔리어로는 makara라고 한다. 또는 마가라(摩伽羅)라고 쓰기도 하며, 번역하여 대체(大體) 또는 경어(鯨魚)라고 한다.]의 입 속에 든 사람을 구해 내려고 해도 그렇게 할 수 없는 것과 같아서, 염라대왕의 앞...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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