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340-6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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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살아 있었을 때에는 그가 먹는 음식은 매우 거칠고 부드럽지 못했고, 그가 입은 옷은 때가 묻어 더러웠으며, 그가 타고 다니던 말은 매우 여위고 약했었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대왕께서 하신 말씀과 같습니다. 대개 인색하고 탐욕이 많은 사람은 재물을 많이 가지고도 잘 먹지 못하는 법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 · 처자 · 하인[僕從] · 종[奴婢]들에게도 베풀지 않으며, 또한 벗[朋友]이나 지식(知識)에게도 주지 못하고, 또한 사문(沙門) 바라문(婆羅門)이나 모든 어른들에게도 베풀어주지 못합니다. 그러나 지혜로운 선비는 재물을 얻으면 곧 능히 보시하여 널리 구제하고, 조금도 그 재물을 아까워하지 않으며, 사문 바라문이나 덕이 높은 모든 사람들에게 공급한답니다." 그러자 파사닉왕이 물었다. "이 바제 장자는 지금 죽어서 어디에 태어났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저 바제 장자는 죽어서 체곡(涕哭)이라고 하는 큰 지옥에 태어났습니다. 왜냐 하면 선근(善根)을 끊은 사람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체곡 지옥에 태어나기 때문입니다." 파사닉왕이 말하였다. "저 바제 장자는 선근을 끊은 사람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습니다. 대왕이여, 왕께서 하신 말씀과 같습니다. 그 장자는 선근을 끊었습니다. 그런데다가 그 장자는 과거에 지었던 복도 이미 다하고 없건만 다시 새로운 복(福)도 짓지 않았습니다." 파사닉왕이 말하였다. "그 장자에게 혹 남은 복이 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없습니다. 대왕이여, 털끝만큼도 남아있는 것이 없습니다. 비유하면 마치 저 농부가 오로지 거두어들이기만 하고 씨를 뿌리지 않아서 곤궁하게 살다가 목숨을 마치는 경우와 같습니다. 왜냐 하면 다만 예전에 지었던 양식은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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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졌고 다시 새로운 양식은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니, 이 장자도 그와 같이 다만 예전에 지었던 복을 먹어 없애기만 하고 새로운 복은 짓지 않았기 때문에 그 장자는 오늘 밤에 틀림없이 체곡 지옥에 있을 것입니다." 그 때 파사닉왕은 갑자기 두려움이 생겨 눈물을 닦으면서 말하였다. "그 장자는 옛날 무슨 공덕의 복업(福業)을 지었기에 부잣집에 태어났으며, 또 무슨 착하지 않은 근본을 지었기에 지극히 풍부했던 재물을 써보지도 못하고 다섯 가지 즐거움[五樂]을 누리지도 못하였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 파사닉왕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아주 먼 옛날 가섭(迦葉) 부처님 때에 이 장자(長者)는 이 사위성에 사는 어떤 농부 아들이었습니다. 그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에 어떤 벽지불(辟支佛)이 세상에 나와 그 장자의 집에 갔었는데, 그 장자는 이 벽지불이 문 밖에 있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습니다. '이렇게 거룩하신 분이 세상에 나오시기는 매우 어려운 일이다. 나는 이제 음식을 가져다가 저 분께 보시하리라.' 그 때 장자는 곧 음식을 가지고 가서 그 벽지불에게 보시하였고, 벽지불은 그 음식을 먹고 곧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습니다. 그 때 그 장자는 그 벽지불의 신통을 보고 서원(誓願)을 세웠습니다. '이 착한 근본의 소원으로 말미암아 저로 하여금 태어나는 생마다 세 갈래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항상 재산과 보물이 많게 하여지이다.' 그러나 그는 이후에 후회하는 마음이 생겨 '내가 아까 보시한 음식은 종들에게 주어야 할 것이었는데, 저 까까머리 도인에게 주어 먹게 하지 말 것을 그랬구나'라고 후회하였습니다. 그 때 농부의 장자를 다른 사람이라 생각하지 마시오. 왜냐 하면 그 때 그 농부의 장자는 바로 지금 저 바제 장자이기 때문입니다. 그 때 그는 보시를 하고 나서 이런 서원을 세웠었습니다. '이 공덕으로 말미암아 태어나는 곳마다 나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언제나 재물이 풍부하며, 부귀한 집안에 태어나 조금도 모자랄 것이 없게 하여지이다.' 그러나 그는 이미 보시를 하고 나서 '내가 아까 보시한 음식은 종들에게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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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야 할 것이었는데, 저 까까머리 도인에게 주어 먹게 하였구나' 하고 후회하였으니, 이런 인연으로 그는 그 많은 재물을 쓰지도 못하고 또 다섯 가지 즐거움을 누리지도 못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제 자신도 쓰지도 못하고 또 부모 · 형제 · 처자 · 노비 · 벗 · 지식들에게도 주지 않았으며, 사문 바라문이나 여러 어른들에게도 보시하지 못하고서, 다만 옛날에 지었던 업만 다 까먹고 새로운 복은 짓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대왕이여, 만일 지혜로운 사람이 이렇게 재물을 얻었거든 널리 보시하여 아끼지 마십시오. 그러면 다시 한량없는 재물을 얻게 될 것이니, 대왕이여, 꼭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합니다."
그 때 파사닉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지금부터 이후로는 사문 바라문과 사부대중(四部大衆)들에게 널리 보시하겠습니다. 그러나 그밖에 모든 외도들은 아무리 와서 구걸하더라도 저는 보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그렇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일체 중생은 다 음식으로 말미암아 살아가고, 먹지 않으면 곧 죽기 때문입니다." 그 때 세존께서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언제나 널리 보시하기를 생각하고 끝까지 보시할 마음 끊지 않으면 장차 틀림없이 현성(賢聖)을 만나 생사(生死)의 근원을 벗어나리라.
그 때 파사닉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이제 몇 갑절이나 기쁜 마음을 가지고 여래를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왜냐 하면 여래께서는 '일체 중생은 다 음식으로 말미암아 살아가고, 먹지 않으면 곧 죽는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 때 파사닉왕이 다시 아뢰었다. "저는 지금부터 이후로는 마땅히 널리 보시하고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겠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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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그 때 세존께서 왕을 위해 미묘한 법을 말씀하셨다. 그러자 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떠나갔다.
그 때 파사닉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이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한 것으로는 『잡아함경』 제38권 1,073번째 소경인 「아난경(阿難經)」과『별역잡아함경』 제1권 12번째 소경이 있고, 이역경으로는 동진(東晋) 시대 축담무란(竺曇無蘭)이 한역한『불설계덕향경(佛說戒德香經)』과 송(宋) 시대 법현(法賢)이 한역한『불설계향경(佛說戒香經)』이 있다.]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아난(阿難)이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있다가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세간(世間)에 자못 어떤 향이 있어서 혹 바람을 거슬러서 향내를 풍기고 바람 부는 대로 향내를 풍기며, 또는 바람을 거슬러서나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나 언제나 향내를 풍기는 그런 향이 있을까?' 그 때 존자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서 계시는 곳으로 찾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존자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 있으면서 문득 '이 세간에 어떤 향이 있어서 혹 바람을 거슬러서 향내를 풍기고 바람 부는 대로 향내를 풍기며, 또는 바람을 거슬러서나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나 언제나 향내를 풍기는 그런 향이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런 묘한 향이 있다. 그 향은 바람을 거슬러서 향내를 풍기고 바람 부는 대로 향내를 풍기며, 또는 바람을 거슬러서나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나 언제나 향내를 풍기는 그런 향이다." 그 때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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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거슬러서도 향내를 풍기고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도 향내를 풍기며 바람을 거슬러서나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나 언제나 향내를 풍기는 그 향은 어떤 향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향이 있다. 그러나 이 향기(香氣)의 힘은 바람을 거슬러서도 향내를 풍기고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도 향내를 풍기며 바람을 거슬러서나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나 언제나 향내를 풍기는 것이다."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 향은 어떤 향이기에 바람을 거슬러서도 향내를 풍기고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도 향내를 풍기며, 바람을 거슬러서나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나 언제나 향내를 풍기나이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세 가지 향이 있다. 그 향은 바람을 거슬러서도 향내를 풍기고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도 향내를 풍기며, 바람을 거슬러서나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나 언제나 향내를 풍기는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 향입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계의 향[戒香] · 들음의 향[聞香] · 보시의 향[施香]이니, 아난아, 이것이 이른바 향의 종류이니, '바람을 거슬러서도 향내를 풍기고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도 향내를 풍기며, 바람을 거슬러서나 바람 부는 대로 따라서나 언제나 향내를 풍기는 향'이라고 하는 것이다. 이 세상의 모든 향 중에서 이 세 가지 향이 가장 훌륭하여 그 어느 것도 이 향에 비교할 만하거나, 이 향에 미칠 만한 것이 없느니라. 이를 비유하면 마치 소[牛]에서 낙(酪)이 생기고 낙에서 소(酥)가 생기며 소에서 제호(醍醐)가 생기지만, 그 제호가 가장 맛이 좋고 뛰어나서 그 어느 것으로도 견줄 만한 것이 없고 그 맛에 미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세간의 모든 향 중에서는 이 세 가지 향이 가장 좋고 최상이어서 그 어느 향도 여기에 미칠 만한 것이 없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이런 게송을 말씀하셨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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