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2370-47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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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아, 그 때에 그 염의왕은 복염(福焰)이라는 첫째 왕자를 낳았는데 단정하고 아주 잘 생겨서 몸의 빛깔이 구족하였고, 세간에서는 짝할 이가 없었으며 보는 이들은 모두가 반하였느니라.
호국아, 그 왕자가 처음 태어나는 날에 그곳에서 7보의 광[七寶藏]이 저절로 출현하였고 그 왕궁 안에서도 7보의 광이 저절로 출현하였는데 그 높이가 일곱 사람 크기였느니라.
호국아, 그 왕자가 태어날 때에 그 염부제 안의 일체 중생은 크게 기뻐하며 펄쩍펄쩍 뜀이 한량없었고, 중생으로서 감옥에 갇혀 있는 이나 칼과 쇠사슬을 쓰고 있던 이들은 몸이 저절로 풀려 벗어났느니라.
호국아, 그 복염 왕자는 세간의 모든 뛰어난 재주를 7일 안에 모두 다 배워서 성취하였느니라.
호국아, 그 복염 왕자에게 하루는 새벽녘에 정거천(淨居天)의 하늘들이 와서 말하였느니라.
'동자(童子)여, 그대는 방일하지 말고 덧없음을 잘 관찰하여야 합니다. 동자의 목숨은 오래 머물지 못할 것이며, 다음 세상으로 가는 것과 같이 빠를 것이니, 항상 모름지기 관찰하면서 크게 두려움을 내어야 하십니다. 업을 지으면 받게 됨은 마치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과 같습니다.'
그리고는 정거천의 하늘들은 다시 동자를 위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동자는 부디 방일하지 마시고
또한 방일한 이를 따르지도 마십시오.
방일함을 버리면 부처님께서 칭찬하시나
방일함을 따르면 부처님께서 꾸짖으십니다.
항상 스스로 조복하면서 방일하지 않고
온갖 것을 보시하면서 질투함이 없으며
자비로 모든 중생을 생각하면
그 사람은 오래지 않아 성불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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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한량없는 부처님과
현재와 미래의 부처님도
모두가 선(善)으로부터 일어나셔서
방일하지 않은 도(道)에 머물렀습니다.
음식과 그리고 의복과
금·은과 영락 등을
1천만 겁[俱致劫] 동안 보시함은
위없는 도를 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손과 발과 귀와 코 등을
구걸하는 사람에게 기뻐하면서 보시하고
진심으로 공덕을 구하는 이면
오래지 않아서 성불하게 될 것입니다.
왕위(王位)와 위엄 있는 세력과
처자와 그리고 권속 등의
유위(有爲)는 마치 허깨비와 같나니
속히 버리고 그리워하지 마십시오.
수명이 오래 머물지 않음은
굽지 않은 그릇이 쉽게 부서지는 것과 같아서
임시로 빌어서 있는 세상이라 오래지 않나니
이것 또한 항상 정해짐이 없습니다.
부모와 그리고 권속이라도
악도(惡道)에서는 구해 주지 못하나니
중생이 짓는 선과 악은
마치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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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의 바다에서 구함이 많으면
서로 해치며 이롭지 못하니
건지고 구해 주는 사람이 없으면
헛되이 고달픔과 고통을 받습니다.
이제 다른 사람의 이익을 위하고
고요히 위없는 도를 구하고자 하면
가죽과 살과 골수가 바짝 마르더라도
그대는 고통으로 여기지 마십시오.
모든 부처님께서는 세간에 나오시기 어렵고
적멸법(寂滅法)은 듣기 어렵나니
부지런히 선지식(善知識)을 섬기면
모든 악마를 물리칠 수 있습니다.
악지식(惡知識)을 버리고 여의면
바른 도[正道]에 머물 수 있고
나쁘고 삿된 길을 막고 가려서
강하게 정진하며 머무르게 됩니다.
그대는 몸과 목숨을 아끼지 마시고
금강(金剛)과 같은 마음을 지니며
모든 스승에게 길을 빠르게 물으면서
바른 믿음과 뜻을 버리지 마십시오.
모든 과거의 부처님은
항상 아란야처(阿蘭若處)를 좋아하셨으니
그대는 그분들을 따라 배우며
늘 고요한 곳에 있기를 좋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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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와 사랑을 버리고
아내와 아들과 권속들이며
자기 몸과 수명을 버림으로써
광대한 지혜를 구하게 됩니다.
그 때에 세존께서 다시 호국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 복염 왕자는 여러 하늘로부터 게송을 듣고 나서 10년 동안을 일찍이 잠을 자는 일이 없었고 실없이 웃는 일도 없었으며, 노래와 춤을 추는 일도 없었고 기뻐하거나 즐기는 일도 없었으며, 기뻐 뛰논 일도 없었고 방일하는 일도 없었으며, 동산에도 들어가지 않았고 권속을 좋아하지도 않았으며, 왕위를 탐내지도 않았고 재물이나 성곽(城郭)을 좋아하는 마음도 내지 않았느니라.
이렇게 안팎의 모든 물건을 모두 다 버리고 오직 선정에 들어가 고요한 방에 있으면서 생각하기를, '모든 법은 무상하여 강함도 없고, 세력도 없고 견고한 것도 없으며, 잠시 나타났다가는 사라지는 것이다. 왕위는 흥미도 없고 자유도 없으며 사랑하는 이와는 이별하고 원수끼리는 만나게 되어서 탐착할 만한 것이 없는데도 망령되이 좋아하는 것은 모두 어리석음과 허망함의 속임수 때문이요, 하나도 진실된 것이 없다.
오직 해탈과 적멸(寂滅)만이 즐거움이 되는 데도 범부들은 어리석음에 취하여 항상 그런 곳에 있기를 좋아하면서 멋대로 우수하거나 열등하다[優劣]는 모양을 내고 있다. 나는 지금 이런 범부들 가운데 살고 있기는 하나 마땅히 묵묵히 머무르면서 방일하지 않는 것만을 생각하여야 한다'고 하였느니라.
호국아, 그 때에 저 염의 대왕은 이 동자를 위하여 곧 다시 승희락(勝喜樂)이라는 성(城)을 지었는데, 일곱 겹으로 보배 담을 둘러쌌고 그 성의 남쪽과 북쪽에는 7백 개의 거리[街巷]가 있었으며 거리의 담과 벽도 7보로 되었고 금방울이 달린 그물을 그 위에 다 덮었으며, 다시 진주와 많은 보물로 된 그물을 그 위에다 거듭 덮었느니라. 하나하나의 거리 첫머리에는 모두 8만 4천 개의 보배 기둥이 있었고, 그 보배 기둥 위에 6만의 보배 줄을 매어서 서로가 연결되게 하였으며, 보배 줄 사이에는 14구지[俱致]의 보물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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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다라수(多羅樹)가 있었는데 살살 부는 바람에 움직이면서 묘한 음성을 내는 것이 마치 북을 치지 않고도 백천의 음악 소리가 저절로 울리는 것과 같았느니라.
그리고 각각의 거리 첫머리에는 5백의 동녀(童女)를 놓아두었는데 아직 자라나는 어린 나이인데도 노래와 춤을 잘 알았나니, 그것은 모든 중생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였느니라. 또 그 염의왕은 다시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기를 '너희들은 지금부터 밤이나 낮이나 다른 일은 하지말고 오직 노래하고 춤을 추고 즐겁게 놀면서 모든 중생들을 기쁘고 즐겁게 할 것이요, 사방에서 오는 이들에게도 모두 기뻐하게 하면서 나아가 한 마디의 추악한 말도 해서는 안되며, 왕자로 하여금 마음에 즐거움이 생기게 하라'고 하였느니라.
그리고는 다시 거리의 첫머리에 갖가지의 보시할 물건인 의복·음식·영락·평상·이불 및 탈 것과 코끼리·말·소·양 등 5행(行)에 소용되는 기구며, 금·은·유리·자거·마노·산호·호박·진주 등의 보물과 바르는 향·가루향·사르는 향·쪼이는 향 및 갖가지의 꽃다발 등을 가져다 놓은 뒤에 의복을 구하는 이에게는 의복을 주고 음식을 구하는 이에게는 음식을 주었으며, 마실 것을 구하는 이에게는 마실 것을 주었고, 탈 것을 구하는 이에게는 탈 것을 주는 등 그들이 원하는 것을 보시하게 하였느니라.
또 다시 곳곳에다 여러 가지 값진 보물들을 쌓아 놓고는 모든 사람들이 수용하게 하였고, 또 성 안에는 궁전을 지은 뒤에 왕자가 재미있게 놀게 하려 하였으며, 그 땅에는 많은 보물들을 사이사이 섞어 놓았고, 그 성 위에는 크고 높은 누각을 만들어 보물로 장엄하였으며, 성 중앙에는 하나의 대전(大殿)을 만들어 놓고 그 대전 안에는 1천만 개의 평상을 펴놓았으며, 대전의 네 둘레는 여러 동산을 만들고 동산 안에는 나무들이 있었는데 온갖 꽃과 과일과 아름다운 나무들로 가득히 차 있었느니라.
호국아, 그 동산 안에는 7보로 된 못이 있었고 그 못의 4면(面)에는 금·은·유리·파리의 네 가지 보배로 된 계단 길이 있었으며, 그 한편에는 백 가지 보배로 만든 두 마리의 사자가 그 못 안에다 향수(香水)를 토해냈으며, 그 못의 4면에도 각각 두 마리씩의 보배 사자가 저마다 물을 끌어다 그 못에 흘러 넣고 있었느니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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