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일아함경-180-36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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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율이 말하였다.
"너는 계율을 지키느냐?"
범지가 물었다.
"어떤 것을 계율이라고 합니까?"
아나율이 말하였다.
"어떤 악도 짓지 않고 그릇된 법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범지가 대답했다.
"그런 것이 계율이라면 나는 받들어 가질 수 있습니다."
아나율이 말하였다.
"범지여, 너는 지금부터 꼭 계율을 가져 털끝만큼도 잃어버리지 말고, 또한 교만(憍慢)이라는 번뇌[結]를 반드시 버리고, 또 우주적인 나[吾]다, 나[我]다 하는 오염된 생각에 집착하지 말라."
그러자 범지가 다시 물었다.
"어떤 것을 우주적인 나[吾]라 하고 어떤 것을 나[我]라 하며, 어떤 것을 교만의 번뇌라고 합니까?"
아나율이 말하였다.
"우주적인 나[吾]란 곧 신식(神識)을 말하는 것이고, 나[我]란 곧 이렇게 형체(形體)를 갖추고 있는 것을 말한다. 거기서 식(識)이 생겨 '우주적인 나다, 나다' 하고 주장하는 것을 교만의 번뇌라고 말한다. 그런 까닭에 범지여, 그대는 꼭 방편을 구해 그런 온갖 번뇌를 버려야 한다. 범지여, 반드시 이와 같이 배워야 하느니라."
범지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아나율의 발에 예를 올리고 세 바퀴 돌고 떠나갔다.
그는 집으로 가는 도중에 그 이치를 곰곰이 생각하다가 모든 티끌과 때[塵垢]가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그 때 옛날에 이 범지와 친한 벗이었던 어떤 하늘이 있었다. 그 친구는 범지의 마음 속에서 모든 티끌과 때가 없어지고 법안이 깨끗하게 된 것을 알고 다시 존자 아나율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머무른 채 곧 게송으로 아나율을 찬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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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지는 자기 집에 이르기도 전에
도중에서 도의 자취[道跡]를 얻어
때가 다하고 법안이 깨끗하여
의심도 없고 망설임도 없어졌네.
그러자 존자 아나율도 다시 게송으로 하늘에게 답하였다.
나는 아까 그의 마음 관찰하고
도중에서 도 얻을 것 이미 알았다.
그 사람은 저 가섭(迦葉) 부처님 때에
일찍이 이 법을 들었었느니라.
그 때 존자 아나율은 바로 그곳을 떠나 인간 세상을 유행하며 점점 사위성으로 갔다. 그는 세존께서 계시는 곳을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세존께서는 아나율에게 법을 자세히 갖추어 말씀해주셨다. 아나율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고 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이내 물러갔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 제자들 중에서 천안(天眼)이 제일인 사람은 바로 아나율 비구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10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라운(羅雲)은 계율을 받들어 잘 지키며 조금도 범하지 않았다. 작은 허물이 될만한 일도 피하거늘 더구나 큰 허물이 될 일이야 말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번뇌의 마음에서 해탈하지 못하였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이 갑자기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를 조아려 그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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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많은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라운 비구는 계율을 닦고 잘 지키며 조금도 범하는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번뇌의 마음에서 해탈하지 못하고 있으니 무슨 까닭입니까?"
그 때 세존께서 곧 게송을 설하셨다.
금하는 계율을 완전히 갖추면
모든 감각기관도 성취하리라.
차츰 차츰 체득하게 되어
마침내 모든 번뇌 끊어지리라.
"그런 까닭에 모든 비구들아, 항상 바른 법 닦기를 생각하여 실수가 없도록 하라. 비구들이여, 이와 같이 공부해야 하느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난타·열반·까마귀와
노새와 두 가지 착하지 못한 일과
등불·참음·사유와
범지와 또 라운에 대하여 설하셨다.
17. 안반품(安般品) ①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때가 되어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라운(羅雲 : 羅睺羅)을 데리고 사위성(舍衛城)으로 가서 걸식[分衛]을 하셨다. 세존께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라운을 돌아보시면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색(色)을 무상한 것이라고 관찰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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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운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색은 무상한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라운아, 통(痛 : 受)·상(想)·행(行)·식(識)도 다 무상한 것이니라."
라운이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통·상·행·식도 모두 무상한 것입니다."
그 때 존자 라운은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여기에 무슨 인연이 있을까? 지금은 걸식하기 위해 성으로 들어가는 중이고 또 길을 가는 중이다. 무슨 까닭으로 세존께서는 직접 나를 가르치시는 것일까? 나는 지금 당장 내 처소로 돌아가야겠다. 성으로 들어가 걸식할 때가 아니다.'
그 때 존자 라운은 도중에 다시 기환정사(祇桓精舍)로 되돌아가 옷과 발우를 두고 어떤 나무 밑으로 갔다. 그곳에서 몸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바르게 가지고는 가부좌하고 앉아 전일한 마음으로 색은 무상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통·상·행·식도 모두 무상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 무렵 세존께서는 사위성에 가셔서 걸식을 마치시고, 식사가 끝난 뒤에 기환정사에서 혼자 경행(經行)하시다가 라운이 있는 곳으로 가셔서 라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꼭 안반(安般 : 數息觀)을 닦아야 한다. 그 법을 닦으면 가지고 있던 모든 근심과 걱정이 죄다 사라지게 될 것이다. 또 오로(惡露)와 같이 부정(不淨)한 것이라는 생각을 닦아라. 그렇게 하면 온갖 탐욕(貪欲)이 당장 다 사라지게 될 것이다.
라운아, 너는 지금 마땅히 자애로운 마음[慈心]을 닦아야 하느니라. 자애로운 마음을 닦고 나면 온갖 성내는 마음이 다 사라지게 될 것이다. 라운아, 너는 마땅히 불쌍히 여기는 마음[悲心]을 닦아야 한다.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닦고 나면 온갖 남을 해치려는 마음이 다 없어지게 될 것이다. 라운아, 너는 꼭 기뻐하는 마음[喜心]을 닦아야 한다. 그렇게 기뻐하는 마음을 닦고 나면 온갖 시기하는 마음이 다 없어지게 될 것이다. 라운아, 너는 마땅히 평정한 마음[護心 : 捨心]을 닦아야 한다. 평정한 마음을 닦고 나면 온갖 교만(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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慢)이 다 없어지게 될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라운을 향해 게송을 읊으셨다.
집착하는 생각을 자주 일으키지 말고
항상 마땅히 스스로 법을 따라야 한다.
그렇게 하는 지혜로운 사람은
좋은 이름이 널리 퍼지리라.
사람들을 위해 횃불을 밝혀
큰 어두움을 깨뜨려 주면
저 하늘과 용들이 떠받들어 공경하여
마치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고 섬기듯이 하리라.
그러자 라운 비구도 게송으로 아뢰었다.
저는 집착하는 생각 일으키지 않고
언제나 법만을 따르나이다.
이러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스승과 어른을 섬길 수 있으리.
그 때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가르치고 나서 그를 두고 고요한 방으로 돌아가셨다. 그 때 존자 라운은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어떻게 안반(安般)을 닦아야 근심과 걱정을 없애고 모든 생각을 끊을 수 있을까?'
그렇게 생각한 라운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조금 뒤에 다시 자리에서 조금 비껴 앉아 세존께 아뢰었다.
"어떻게 안반을 닦아야 근심과 걱정을 없애고 온갖 생각이 끊어지며 큰 과보를 성취하여 감로(甘露)의 맛을 얻게 되겠습니까?"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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