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증일아함경-165-33

근와(槿瓦) 2017. 12. 31. 02:27

증일아함경-165-3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61 / 1393]

16. 화멸품(火滅品)


[ 1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난타(難陀)는 사위성(舍衛城)에 있는 상화원(象華園)에 있었다.
그 때 존자 난타는 한가롭고 고요한 곳에서 갑자기 이런 생각을 하였다.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을 만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억 겁()을 지내야 비로소 출현하시니 참으로 뵐 수가 없다. 여래는 참으로 오랜 세월이 흘러서야 비로소 세상에 출현하신다. 마치 우담발화(優曇鉢華)가 오랜만에 피는 것처럼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는 것을 만나는 일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억 겁을 지내야 비로소 나타나시니 참으로 뵐 수가 없다. 여래께서 출현하시는 그 곳도 또한 만나기 어렵다. 여래께서는 모든 행()이 다 쉬었고 애욕도 다하여 남음이 없으시며, 물들고 더러움도 없으시고 아주 사라져 열반에 들어가셨다.'
그 때 어떤 마행(魔行) 천자가 존자 난타가 마음 속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고는 곧 석가 종족의 딸 손타리(孫陀利)에게로 가서 허공을 날면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그대는 이제 기쁜 마음을 내어
몸을 단장하고 풍악을 울려라.
난타가 지금 법복을 버리고
그대에게 찾아가 즐겁게 놀리라.

그 때 석가 종족의 딸 손타리는 천자의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녀는 곧 몸을 단장하고 방을 꾸미고 좋은 자리를 펴고 풍악을 울렸다. 마치 난타가 전에 속가에 있을 때와 다름이 없게 꾸며 놓았다.
그 때 파사닉왕(波斯匿王)은 보회(普會) 강당에 있다가 난타 비구가 법복


                                                                             [162 / 1393]

을 벗어버리고 속가로 돌아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말을 듣게 된 까닭은 어떤 천자가 허공에서 그 아내에게 알려주었기 때문이었다.
파사닉왕은 그 소식을 듣고 나서 문득 마음속에 시름이 생기고 걱정되어 곧 흰 코끼리를 타고 그 동산으로 찾아갔다. 그 동산에 이르러 곧 화상지(華象池)로 들어가 멀리서 존자 난타를 바라보고 앞으로 난타가 있는 곳으로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그 때 존자 난타가 파사닉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무슨 연고로 여기에 오셨습니까? 얼굴빛이 변하고 달라졌습니다. 그런데 여기는 무슨 일로 왔습니까?"
파사닉왕이 말하였다.
"존자께서는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나는 좀 전에 보회 강당에 있다가, 존자께서 법복을 버리고 세속의 옷으로 갈아입는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일부러 여기까지 온 것입니다. 존자께서 누구에게 그런 말씀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때 난타는 빙그레 웃으면서 천천히 왕에게 말하였다.
"보지도 않고 직접 듣지도 않았으면서, 대왕께서는 무슨 이유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대왕이여, 어찌 여래의 주변 사람들로부터 내가 모든 번뇌를 이미 다 제거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다시는 사람의 태()를 받지 않는다'고 사실 그대로 알며, 지금은 아라한이 되어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는 말을 듣지 못하였습니까?" 


파사닉왕이 말하였다.
"나는 여래로부터 '난타 비구는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였고 아라한이 되어 마음이 해탈하였다'는 말씀을 듣지 못하였습니다. 왜냐 하면 나는 '어떤 천자가 석가 종족의 딸인 손타리라는 여인에게 와서 말하자 손타리 부인은 그 말을 듣고 곧 풍악을 울리고 복장을 꾸미고 자리를 폈다'는 말만 들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 소식을 듣고 곧 존자의 처소로 달려온 것입니다."
난타가 말하였다.
"왕은 알지도 못하고 직접 듣지도 못했으면서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모든 사문 바라문들은 휴식의 즐거움·잘 가는 즐거움·사문의 즐거움·


                                                                             [163 / 1393]

반의 즐거움을 즐거워하지 않는 이가 없습니다. 그리고 음욕의 불구덩이는 바라보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다시 그런 일에 나아간다는 것은 당치도 않은 일입니다.
뼈는 마치 쇠사슬 같고 살은 돌을 모아놓은 것 같아서, 마치 꿀을 칼날에 발라놓으면 사람들은 앉아서 조그만 이익을 탐내면서 뒷날의 걱정을 염려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또 열매가 너무 번성하면 가지가 부러지는 것과 같으며, 또 빌린 물건은 오래지 않아 꼭 갚아야 하는 경우와 같습니다. 또 그것은 칼나무[劍樹] 숲과 같고 또한 독이 들어있어 사람을 해치는 약과 같으며, 독이 들어있는 꽃이나 과일과 같은 것입니다. 이 음욕 보기를 이와 같이 하면서 거기에 집착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저 불구덩이로부터 시작하여 나아가 독한 과일에 이르기까지의 이런 일들을 관찰하지 않고서 애욕의 흐름[欲流존재의 흐름[有流소견의 흐름[見流무명의 흐름[無明流]을 건너고자 한다면, 그 일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입니다. 애욕의 흐름·존재의 흐름·소견의 흐름·무명의 흐름을 건너지도 못했으면서 무여열반(無餘涅槃)의 세계에 들어가 반열반[般泥洹]을 얻으려고 한다면 그 일은 그렇게 되지 않을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꼭 아셔야만 합니다. 저 사문 바라문들이 휴식의 즐거움·잘 가는 즐거움·사문의 즐거움·열반의 즐거움을 관찰하는 일은 필연적인 것입니다. 저들은 이러한 관찰로써 음욕 구덩이의 불을 분명하게 깨달아, 뼈는 마치 쇠사슬 같고 살은 돌을 모아놓은 것 같으며, 마치 꿀을 칼날에 발라놓은 것 같고 또 열매가 너무 번성하면 가지가 부러지는 것과 같으며, 빌린 물건은 오래지 않아 꼭 갚아야 하는 경우와 같고 또 그것은 칼나무 숲이나 독한 나무나 독이 들어있어 사람을 해치는 약과 같은 것이라고 모두 그렇게 관찰하여 깨달아 안다는 것은 그럴 수 있는 일입니다.
이미 음욕의 불이 일어나는 것을 깨달아 알고 나면, 곧 애욕의 흐름·존재의 흐름·소견의 흐름·무명의 흐름을 건너게 될 것이니, 그 일은 필연적인 일입니다. 그가 이미 애욕의 흐름·존재의 흐름·소견의 흐름·무명의 흐름을 건넜다면, 그 일도 필연적인 일입니다.
어떻습니까? 대왕께서는 무엇을 보고 무엇을 알았기에 그런 말씀을 하십


                                                                             [164 / 1393]

니까? 대왕이시여, 지금 나는 이미 아라한이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나고 죽음은 이미 끝났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쳐 다시는 어머니 태에 드는 일이 없으며, 마음의 해탈[心解脫]을 얻었습니다."
그 때 파사닉왕이 마음 속으로 매우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착한 마음이 생겨 존자 난타에게 아뢰었다.
"나는 지금 털끝 만한 의심도 없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존자께서 아라한이 된 줄을 알았습니다. 저는 이제 나라 일이 바빠 하직인사를 하고 돌아가고자 합니다."
난타가 대답하였다.
"좋을 대로 하십시오."
그 때 파사닉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배하고 곧 물러나 떠나갔다. 파사닉왕이 떠나간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을 무렵, 그 때 마천(魔天)이 존자 난타의 처소로 찾아와 허공에 머물러 있으면서 다시 아래와 같은 게송으로 난타에게 말하였다.

부인의 얼굴 모습 달과 같으며
금과 은과 영락으로 단장한 몸
저 아름다운 모습을 생각해 보오
다섯 가지 풍악으로 늘 즐긴다오.

거문고 타고 노래도 부르는데
그 소리 매우 부드럽고 아름답네.
온갖 근심 걱정을 떨쳐버리고
이 숲에서 즐길 수 있으리라.

그 때 곧 존자 난타는 '이것은 마행천인(魔行天人)의 짓이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런 사실을 깨닫고 나서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도 옛날엔 그런 마음이 있어


                                                                             [165 / 1393]

음란에 빠져 만족할 줄 모르고
애욕에 얽히고 또한 쌓인 채
늙고 병들고 죽는 줄을 깨닫지 못하였다.

나는 이미 애욕의 깊은 못 건너
더러움 없고 물들 것도 없나니
영화와 지위는 모두가 괴로운 것
나 홀로 진여(眞如)의 법의 맛 즐기노라.

나는 이제 그 어떤 번뇌[]도 없고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없어졌다.
다시는 그런 짓을 익히지 않으리니
너 어리석은 자여 마땅히 그런 줄 알라.

그 때 저 마행천인은 이 말을 듣고 곧 근심에 잠겨 곧 그곳에서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 많은 비구들은 이러한 사실을 세존께 자세하게 아뢰었다.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단정하기로 말하면 난타 비구보다 더 나은 이가 없다. 모든 감각기관이 담박(澹泊)한 이도 또한 난타 비구이니라. 욕심이 없는 이도 역시 난타 비구이고, 성냄이 없는 이도 난타 비구이며, 어리석음이 없는 이도 바로 난타 비구요, 아라한(阿羅漢)이 된 이도 또한 난타 비구이다. 왜냐 하면, 난타 비구는 단정하고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해졌기 때문이다."
그 때 세존께서는 이어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성문(聲聞) 제자들 중에 제일 단정한 이도 바로 난타 비구요, 모든 감각기관이 고요한 이도 바로 난타 비구이니라." 


그 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

이와 같이 들었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증일아함경-175-35   (0) 2018.01.02
증일아함경-170-34   (0) 2018.01.01
증일아함경-160-32   (0) 2017.12.30
증일아함경-155-31   (0) 2017.12.29
증일아함경-150-30   (0) 2017.1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