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녹두 범사(鹿頭梵士)와 춘지공주 106

근와(槿瓦) 2014. 11. 19. 01:18

녹두 범사(鹿頭梵士)와 춘지공주 106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다시금 편력하시어 왕사성에 돌아가 죽림 정사로 들어가셨다. 그 무렵 교사라국에 녹두(鹿頭)라는 해골 주술(呪術)에 달통한 바라문이 있었다. 주문을 외우며 해골을 두들겨서 이 사람은 어디서 태어났다는 걸 알아 맞추었으며, 죽은지 3년쯤 지난 자라도 그 출생지를 맞출 수가 있었다.

가정을 갖기를 싫어하여 유행자의 무리에 들어갔고, 그 주술에 의해 사람들의 귀앙(歸仰)을 얻고서 각국을 편력하고 있었는데, 어느 때 세존이 왕사성의 영취산에 계셨을 때 찾아 뵙고 세존과 재주를 겨루기를 원했다. 이리하여 세존은 녹두를 만나 녹두를 데리고 산을 내려와 고총(古塚)이 있는 곳에 가서 하나의 백골을 집어들고 말씀하셨다.

“그대는 해골의 주술에 달통했다고 하는데, 이 백골의 임자는 남자냐, 여자냐?”

녹두는 주문을 외고 백골을 집어들고서 손가락으로 두들기며 말한다.

“세존이시여, 이것은 남자입니다.”

“어떠한 병으로 죽었느냐?”

“여러 가지 병이 겹쳐 죽었습니다만 하리륵(訶梨勒)의 열매에 꿀을 섞어 마셨더라면 살았을 것입니다.”

“지금 이 사내는 어디에 태어나 있느냐?”

“삼악도(三惡道)에 빠져 있습니다.”

세존은 다른 백골을 주워 들고 물으셨다.

“이것은 남자냐, 여자냐?”

“여자입니다.”

“무슨 병으로 죽었느냐?”

“난산으로 죽었습니다.”

“지금은 어디에 태어나 있느냐?”

“축생도(畜生道)에 태어나 있습니다.”

녹두에게는 몇 개의 해골이 주어져 남녀의 구별과 사인, 출생지를 말했다.

세존은 다시 다른 하나의 해골을 집어 들고 말씀하셨다. 그것은 열반에 든 부처님 제자의 것이었다. 녹두는 마음을 다하여 주문을 외고 손가락으로써 두들기고 힘을 다하여 백골의 임자를 알아 맞추고자 했지만, 알 수가 없었으므로, 마침내 세존의 가르침을 청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열반에 든 불제자의 것이다.”

녹두는 그것을 세존의 묘술(妙術)이라 생각하고 그 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원했다. 세존은 부처의 제자가 된다면 가르쳐 주겠다고 하셨고, 이로써 녹두는 이윽고 황의의 제자가 되어 가르침대로 부지런히 힘써 마침내 깨달음을 얻을 수가 있었다. 이제야말로 녹두로서는 해골의 임자를 아는 일이 필요 없게 되고 자기의 깨달음을 마음의 노래로 나타내어 남겼다.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도를 닦아 더러움을 벗어나고 욕의 세계를 뛰어 넘었네.

부처님이 지켜주시어 내 마음은 초탈하여 모든 계박을 끊으니, 내 깨달음, 흔들리지 않네.

 

 

이것도 세존이 영취산에 머물러 계셨을 무렵의 일이다. 유명한 많은 유행자들이 삿피아의 호수가에 있는 유행자의 동산에 모여 있었는데, 하루는 세존께서 그곳에 가셨다. 그때 유행자들 사이에서「이승의 진실」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이 논의 대상이 되었는데, 세존께 이것을 말씀드렸더니 세존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유행자들이여, 나는 이 세상에서 네 가지의 진실이라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설하고 있다. 그것은 첫째로 모름지기 생명 있는 것은 무명에서 태어난다는 것. 둘째로 모든 오욕의 대상이 되는 것은 무상하고 고뇌이며 변화하는 것이라는 점. 셋째로 모든 존재는 무상하고 고뇌인 것이며 변화하는 것이라는 점. 넷째로는 아도 아소도 아니라는 것. 이 네 가지는 어느 것이나 진실로써 거짓이 아니다. 나는 이 네 가지 바라문의 진실을 스스로 깨닫고 설하고 있다.”

 

 

어느 날, 또 세존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제자들이여, 이 세계에 많은 중생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나타나는 두 사람이 있다. 즉 부처와 전륜왕(轉輪王)이다. 이 두 사람은 또 인간의 스승으로서 강림하시고 이 두 사람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의 애통하는 바가 된다.

이 두 사람은 탑을 세우기에 알맞은 분이다.

 

제자들이여, 이 부처를 비방하는 두 사람이 있다. 하나는 내심에 악한 계책을 가진 사람, 하나는 그릇된 신심을 품은 사람이다. 또 두 사람이 있다. 하나는 부처가 설하지 않은 일을 설했다고 하는 사람, 하나는 부처가 한 일을 설하지 않았다고 하는 사람이다.

 

제자들이여, 세간에서 벼락을 겁내지 않는 두 사람이 있다. 번뇌를 멸한 불제자와 짐승의 왕인 사자이다. 또 이 세상에서 얻기 어려운 두 사람이 있다. 먼저 은혜를 베푸는 사람과 은혜를 알고 은혜에 보답하는 사람이다.

제자들이여, 또 이 세간에서 얻기 어려운 두 사람이 있다. 스스로 기뻐하는 사람과 스스로 기뻐함과 동시에 남을 기쁘게 하는 사람이다.

제자들이여, 세간에서 만족하기 어려운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하나는 무엇을 얻든 그것을 곁에 두는 사람이고 하나는 내던져 버리는 사람이다.

곁에 두지 않고 자용(自用)에 대비하는 사람 및 던져 버리지 않고 쓰는 사람은 세간에 만족하기 쉬운 두 종류의 사람이다.

 

제자들이여, 탐이 일어나는 두 가지의 인이 있다. 하나는 뜻에 맞는 대상, 다른 하나는 바르지 못한 사유이다. 노여움이 생기는 두 가지의 인이 있다. 하나는 뜻에 맞지 않는 대상, 다른 하나는 바르지 못한 사유(思惟)이다. 사견(邪見)이 일어나는 두 가지의 인이 있다. 하나는 남의 바르지 못한 교의 스승 등으로부터 듣는 것과, 둘째는 바르지 못한 사유이다. 정견(正見)이 생기는 두 가지의 인이 있다. 하나는 바른 도의 스승 등으로부터 듣는 일, 둘째는 바른 사유이다.”

 

 

어느 날 춘지라는 공주가 5백 명의 소녀들을 거느리고 죽림 정사로 세존을 찾아 뵙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의 오빠인 춘다가 남자이든 여자이든 누구라도 부처에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하여 살생을 금하고 주지 않는 것은 취하지 않고 사음을 범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지 않고 술도 마시지 않는다면 죽은 다음 좋은 곳에 태어나며 결코 나쁜 곳에 가지 않는다고 말합니다만, 저는 이를 세존께 여쭈어 보고 싶습니다. 어떻게 부처와 법과 승가를 믿어 즐거워하고 또 어떻게 계를 지키면 죽은 다음 좋은 곳에 태어날 수가 있사옵니까?”

“춘지여, 부처는 살아 있는 것 중의 우두머리이다. 그러니 부처를 믿는 일은 제 1의 믿음이고 그 믿음의 결과 또한 제 1이다. 또 온갖 가르침 중에서 이 오만을 겪고 목마름을 축이고 번뇌를 멸하여 윤회를 멈추고 갈애를 멸하는 바의 집착 없는 열반의 법이 제 1이다. 그러니 집착 없는 법을 믿는 일이 제 1의 믿음으로써 그 믿음의 결과 역시 제 1인 것이다. 또 부처의 승가, 즉 사쌍팔배(四雙八輩)의 성자의 단체 중에서 제 1이다. 그러니 승가를 믿는 일은 제 1의 믿음이고 그 믿음의 결과 역시 제 1이다. 또 여러 가지의 계 중에서 무너지지 않고 부서지지 않고 섞인 것이 없고 그리하여 성자나 식자가 찬양하는 이 계는 제 1의 것이다. 그러니 이 계를 원만히 지키는 일은 제 1인 것을 원만히 지키는 것이며, 그 결과도 또한 제 1이다.”

 

 

세존은 또 유행의 길을 나서 발타야(跋陀耶)의 자차 숲에 이르셨다.

멘다카의 손자 웃가하는 세존을 자기 집에 초대하여 공양한 뒤,

“세존이시여, 저의 딸들이 모두 출가를 하고자 합니다만 무엇인가 가르침을 내려 주셨으면 하옵니다.”고 원했다.

“처녀들이여, 이와 같이 명심해야 한다. 시부모는 자식들의 이익이 되도록 위해 줌을 잊지 않고 자애를 가져 주시는 분이다. 감사를 해야 하고,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자며, 언제나 시중을 들도록 하고 부드러운 말로 위로해 드려라. 남편이 받들고 공경하는 시부모나 출가자를 나도 받들고 공경하며 공양하여야 한다. 남편의 일에 이해를 가지고 자기도 그것을 능숙하게 익혀 부지런히 잘 도와드려야 한다. 또 하인, 집안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의 성질이나 힘이 있고 없음이나 음식의 기호까지도 잘 알아서 뒷바라지를 해 주어야 한다. 남편의 수입을 귀중히 다루어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 처녀들이여, 이 다섯 가지의 일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세존은 그후 비사리에서 그곳의 대림(大林)인 중각 강당(重閣講堂)에 숙박하셨다. 비사리 성의 사자 장군이 세존을 찾아 뵙고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보시는 선한 일이라고 합니다만, 보시에 대한 현세의 과보를 말씀해 주십시오.”

“장군이여, 보시하는 자는 많은 중생들로부터 사랑을 받는다. 이것이 그 현세의 과보의 하나인 것이다. 또 보시하는 사람에게는 바른 선인이 있어 따르고 섬긴다. 이것이 그 현세의 두 번째 과보이다. 또 보시하는 사람의 명예는 높이 칭송된다. 이것이 그 현세의 세 번째 과보이다. 또 보시하는 사람은 왕족의 모임이거나 학자의 모임이거나 또는 부자의 모임이거나 출가의 모임이거나 어디에 가더라도 두려움없이 마음 든든히 들어갈 수가 있다. 이것이 현세의 네 번째 과보이다. 또 보시하는 사람은 그 공덕에 의해 죽은 뒤에 천계에 태어날 수가 있다. 이것은 그 내세의 과보이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설하신 다섯 가지 과보 중 앞의 네 가지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만, 마지막인 내세의 과보에 관해서는 제가 모르는 바입니다. 저는 오직 세존의 말씀을 믿습니다.”

 

욱가장자(郁伽長者)는 비사리의 사람이다. 어느 날 세존은 초대를 받고 그 집에 가셨는데,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세존께서 친히 선한 일을 하는 자는 선한 것을 얻는다고 들었습니다만, 이 단자(團子)는 맛이 좋은 것이옵니다. 부디 세존의 자비로 받아 주소서.”

세존은 고개를 끄덕이며 받으셨다. 그는 다시 대추를 가미한 돼지고기와 국과 많은 찬과 정미한 흰 밥을 권하자 세존이 받으시는 것을 보고서,

“세존이시여, 긴 술이 달린 직물을 깔든가 양피 포단에 덮보를 씌우고 양쪽에 빨강빛의 베개를 마련한 의자는 좋은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만, 세존 같은 어른에게는 걸맞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전단목(栴檀木)의 걸상을 올리고자 합니다. 부디 저를 어여삐 여기시고 받아 주시옵소서.”

세존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것을 받으시고 이어서 감사의 게를 송하셨다.

 

올바름을 행하는 사람에게 사랑이 있어 선을 베푸니 선을 얻으리라.

옷, 음식, 좌구, 약 등 각자(覺者)를 공덕의 밭으로 알고 베풀기 어려움을 베풀면 그는 선보(善報)를 얻으리라.

 

이윽고 욱가 장자는 병 때문에 이 세상을 떠나 천계에 태어났다. 어느 날 밤 기원림을 비추면서 세존을 찾아 뵙고 그 곁에 모셨다. 세존은 말씀하셨다.

“욱가여, 소원대로 되었느냐?”

“세존이시여, 고맙습니다.”

선을 베풀어 선을 얻고 뛰어난 보시에서 뛰어남을 얻고 선과 뛰어난 보시로 생명은 길고 명예는 높도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