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1905-381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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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적경 제68권
북제 삼장 나련제야사 한역
송성수 번역
16. 보살견실회 ⑧
20) 광음천득수기품(光音天得授記品)
그 때 5억 8천만 광음천(光音天)의 하늘들은 모든 아수라와 가루라며 나아가 범천 등이 여래께 공양하는 것을 보고 또 수기하신 것을 듣고는 뛸 듯이 기뻐하며 흐뭇해하고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무릎을 꿇고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예배를 올린 뒤에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조요일체법(照曜一切法)이라는 삼매가 있나이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삼매를 배우면 모든 법에서 광명을 얻으며 보살의 법문에 들어가게 되나이다. 보살마하살이 이를 분명하게 이해하고 나면 그지없는 변재[無邊辯]와 걸림 없는 변재[無礙辯]와 이어가는 변재[相續辯]와 갖가지 변재[種種辯]와 아름답고 묘한 변재[美妙辯]와 참되고 착한 변재[眞善辯]와 상응하는 변재[相應辯]와 해탈하는 변재[解脫辯]와 미세한 변재[微細辯]와 함께 하지 않는 변재[不共變]와 매우 깊은 변재[甚深辯]와 나아가 여래의 변재까지도 얻게 되나이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조요일체법삼매라 하는가 하면, 보살이 이 모든 법문에 들어가기 때문에 모든 거친 생각[覺]과 자세한 생각[觀]을 하되 모든 법에는 거친 생각도 없고 거친 생각을 떠났다는 것을 알며, 이 거친 생각이 없는 법은 모든 곳에 두루하여 하나의 법도 거칠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살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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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는 것이 없나이다. 왜냐 하면 성품을 스스로 떠났기 때문이옵니다. 만일 법에 성품이 없다면 어떻게 모든 법을 깨달아 알 수 있겠나이까? 저 거친 생각이 없고 나면 아자문(阿字門)에 들어가 으뜸가는 변재를 얻게 되나이다.
저 보살이 아자문에 들어간 뒤에는 그지없는 변재를 얻게 되는데 아자(阿字)는 끝닿은 데가 없고[無邊] 아자는 넓고 두루한 것도 아니고 아자는 작용도 없으며, 아자는 유위(有爲)도 아니고 아자는 성취(成就)하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일[事]도 아니고 아자는 의지할 것[所依]도 없으며, 아자는 움직이는 것도 없고 아자는 간략한 것도 아니며, 아자는 자세한 것도 아니고 아자는 분별하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많은 일을 이루는 것도 아니옵니다.
또 아자(阿字)는 뚫을 수도 없고 아자는 물질도 아니며 아자는 보일 수도 없고 아자는 자세히 살필 수도 없으며, 아자는 능히 볼 수 있는 것도 없고 아자는 생각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일정한 곳에 머무르지도 않고 아자는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능히 아는 것도 아니고 아자는 헤아릴 만한 것도 아니며, 아자는 자신에게 나타내 보일 수도 없고 아자는 남에게 보일 수도 없으며, 아자는 생각하거나 의논하는 것도 아니옵니다.
또 아자(阿字)는 가지도 않고 아자는 오지도 않으며 아자는 가까운 것도 아니고 아자는 먼 것도 아니며, 아자는 언설(言說)이 아니고 아자는 말로 할 수 있는 법도 아니며, 아자는 이름도 아니고 아자는 작용도 아니며, 아자는 앞에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아자는 덮어 가리운 것도 아니며, 아자는 옮아가는 것도 아니고 아자는 고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서로 구별되는 것도 아니고 아자는 둘도 없나이다.
또 아자(阿字)는 생기는 것도 아니고 아자는 허망한 것도 아니며, 아자는 진실한 것도 아니고 아자는 설명할 수도 없으며, 아자는 나거나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아자는 깨끗한 것도 아니며, 아자는 깨끗할 수 있는 법도 아니고 아자는 붙잡아 가지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남을 포섭하는 것도 아니고 아자는 버리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다른 법이 만든 것도 아니고 아자는 다른 법을 만들지 않나이다.
또 아자(阿字)는 나지도 않고 아자는 없어지지도 않으며 아자는 다른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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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낼 수도 없고 또한 모든 법을 소멸시킬 수도 없으며, 아자는 생기는 것도 아니고 생기지 않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나는 법을 위하여 나는 인[生因]을 짓지도 않고 또한 나지 않는 연[不生緣]을 짓지도 않으며, 아자는 의지하는 것도 아니고 의지하지 않는 것도 아니옵니다.
또 아자(阿字)는 거짓도 아니고 거짓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물러나는 것도 아니고 물러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허락하는 것도 아니고 허락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얻을 수 없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공한 것도 아니고 공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분별하는 것도 아니고 분별하지 않는 것도 아니며, 아자는 모양도 아니고 모양이 아닌 것도 아니며, 아자는 소원이 아니고 소원하지 않는 것도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은 모두 이와 같은 모양이어서 이른바 모양이 없는 것[無相]이옵니다. 모든 법은 하나의 진실이어서 이른바 진실이 없는 것[無實]이요 모두가 동일하게 나아가는 것이어서 이른바 나아감이 없는 것[無趣]이며, 모두가 동일하게 들어가는 것이어서 이른바 들어갈 이 없는 것[無入]이요 모두가 동일한 것이어서 이른바 거짓이 없는 것[無假]이며, 모두가 동일한 작용이어서 이른바 작용이 없는 것[無用]이요 모든 법은 같은 말이어서 이른바 말이 없는 것[無說]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이 일어남이 없음은 얻을 수 없기 때문이요 모든 법이 있는 것이 없음은 그것이 없기 때문이며, 모든 법이 생김이 없음은 생기지 않기 때문이요 모든 법이 소멸함이 없음은 소멸하지 않기 때문이며 함이 없는 법[無爲法]이란 짓는 일이 없기 때문이옵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은 같은 여(如)이오니 이와 같이 알아야 하리다.
세존이시여, 이 모든 나지 않는 법은 그 법의 현상[事]이요 작용[用]이거늘 어떻게 알 수 있겠나이까?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마치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한 일과 같아서 모든 법도 이와 같음을 알아야 하리다. 왜냐 하면 꿈속에서 한 일은 나지도 않고 일어나지도 않고 또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꿈이 비록 진실하지 않다 하더라도 임시로 붙인 이름[假名]이 없는 것이 아니어서 꿈에서 한 일이 있었다고 말하게 되기 때문이오니, 모든 법도 이와 같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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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비유하면 메아리가 임시로 붙인 이름만 있는 것과 같이 모든 법도 다만 임시로 붙인 이름일 뿐이어서 또한 이와 같나이다.
세존이시여, 마치 환술로 된 사람에게 이름을 붙인 것과 같이 모든 법도 이와 같음을 알아야 하리다.
세존이시여, 마치 아지랑이에 임시로 이름을 붙인 것과 같이 모든 법에 이름을 붙인 것도 이와 같나이다.
세존이시여, 마치 거울 속의 형상에 이름과 작용이 있는 것과 같이 모든 법도 이와 같음을 알아야 하리다.
세존이시여, 범부와 어리석은 이를 즐겁게 하기 위하여 꿈에서 한 일이 있다고 말하나 꿈속에서 한 일은 모두가 진실한 것이 아닌 것처럼 메아리와 환술과 아지랑이와 그림자도 이와 같아서 다만 임시로 붙인 이름이 있을 뿐이요, 모두가 진실로 지은 것이 없나이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와 같이 여래께서 말씀하신 법의 이치를 이해하고 있나이다.”
그 때 광음천의 하늘들은 게송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법의 이치와 그 밖의 갖가지
그지없는 법을 잘 알고 있으므로
여래께서 소유하신 모든 부처님의 아들로서
아버님의 재산을 얻어 항상 즐겁게 노나이다.
세간에 지혜가 적은 이가 들어갈 수 없음은
항상 나를 헤아리고 집착하기 때문이니
시방에서 나를 구하여도 얻을 수 없고
나의 바탕[體]은 본래 성품이 스스로 공하나이다.
마치 공중의 아지랑이가 실제의 물이 아닌데도
어리석은 이는 보고 물이라는 생각을 내듯이
도무지 지혜가 없는지라 미혹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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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망하게 뒤바뀌어 나[我]와 남[人]을 헤아리나이다.
저 어리석은 이는 여래의 가르침을 모르고
이 때문에 깊은 이치를 알지 못하며
범부의 마음으로 아지랑이를 물이라 함과 같나니
모든 음(陰)의 이치를 환히 알지 못하나이다.
마음은 생사를 좋아하고 고통의 화살에 집착하여
모든 감관이 빨리 흘러 표류하고 빠지나니
이들은 마침내 제 성품이 없는데도
어리석음에 가려져서 고통을 받나이다.
저들은 모두 지혜를 잃고 마음이 미혹하여
모든 고통 가운데서 즐겁다는 생각 내며
마음은 항상 뒤바뀌어 3독(毒)을 따르나니
이 모든 번뇌는 매우 두려워할 만하나이다.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이 모든 번뇌[結使]를 늘 따르면서
매우 좋아하므로 갈애(渴愛)를 내나니
어리석어 모르기 때문에 고통을 받나이다.
지혜가 없어 모든 번뇌 따름은
마치 어리석은 이가 원수를 업고 가는 것과 같으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공한 교법 듣고서
공을 도리어 두려워하며 해탈을 잃나니
마치 겁쟁이가 칼을 가지고 있을 때에
안온해야 할 터인데 도리어 두려움을 내는 것 같나이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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