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1895-379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891 / 3476] 쪽
적멸을 취하면 그것이 곧 속박이라는 것
때문에 일체지를 얻지 못하나이다.
만일 어떤 이가 저 5음의 모양에
고집과 취착(取著)하는 마음 내지 않으면
그는 석가(釋迦)의 법을 이익 되게 하리니
이것을 모양이 없는 행[無相行]을 좋아한다 하나이다.
이름이 없는 안온한 처소를 얻으면
보리의 부처님 경계를 얻기에 이르며
악마의 쟁론(諍論)을 항복 받고 번뇌 없애면
속히 일체지를 성취하게 되리다.
저희들이 최상의 선비[無上士]를 찬탄하여
얻게 되는 적멸의 모든 공덕은
오직 부처님의 큰 지혜만이 환히 아시리니
중생에게 돌려주며 성불하기 원하나이다.
그 때 사바 세계의 주인[娑婆世界住] 대범천왕(大梵天王)은 모든 범천들이 부처님을 찬탄하는 것을 알자마자 부처님 앞에 똑바로 서서 진실한 공덕으로써 찬송하였다.
법왕(法王)께서는 이미 모든 법이
진실하지 않고 거짓이어서 빈주먹과 같고
가을 구름과 번갯불과도 같음을 아시나니
그러므로 큰 성인께서는 취(取)하는 마음이 없나이다.
마치 꿈속에서 굶주린 사람이
모든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에
[1892 / 3476] 쪽
꿈속에서 먹은 법은 모두가 진실하지 않은 것처럼
여래가 법을 보심도 이와 같나이다.
또 마치 꿈속에서 몹시 목마른 사람이
맑고 시원한 냉수를 마실 때에
꿈속에서 마신 물은 모두 허망한 것처럼
부처님께서 모든 법을 보심도 이와 같나이다.
짓는 이도 받는 이도 중생도 없고
그 짓는 업(業)과 얻는 보(報)도 없으며
또한 과보를 얻고 받는 이도 없나니
세존께서는 여기에 의심함이 없나이다.
마치 아름다운 말로 남의 사랑을 얻었으나
그 말은 취할 것도 없고
또한 말하거나 듣는 이도 없는 것처럼
대성(大聖)은 모두 진실하지 않음을 환히 아나이다.
마치 공후(箜篌)의 아름답고 묘한 소리 들을 때에
그 소리도 진실한 성품이 없는 것처럼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모든 음(陰)을 보시고
음은 체성이 없고 얻을 수도 없음을 아시나이다.
마니(摩尼)의 성품이 스스로 깨끗하여서
옷 위에 매달면 색깔 따라 변하듯이
모든 법의 자체(自體)는 본래 깨끗하지만
허망한 분별로 뒤바뀜이 더하나이다.
마치 더러움[垢] 없는 깨끗한 옷이
[1893 / 3476] 쪽
염색함에 따라서 갖가지로 변하듯
모든 법도 이 같아서 성품은 스스로 깨끗하나
분별함에 따라 더러움에 물드나이다.
어떤 사람 소라[貝]의 소리를 듣고
그 소리 어디서 오는가를 찾아도
그 소리는 제 성품[自性]도 다른 성품[他性]도 아니듯이
대선(大仙)께서 법을 보심도 이와 같나이다.
사람이 좋은 반찬과 밥을 생각할 때에
그 음식은 모든 연[衆緣]으로 합해 이루어지며
자세히 살피면 저마다 제 성품이 없듯이
여래께서 법을 보심도 이와 같나이다.
여러 가지 연이 합하여 성(城)이라고 부르나
그 성의 바탕은 제 성품이 없으며
이 많은 인연은 모두 다 공하듯이
법왕(法王)께서 법을 보심도 이와 같나이다.
마치 어떤 사람이 북을 쳐서 소리를 내면
사람들의 마음을 기쁘게 할 수는 있으나
그 소리와 많은 인연은 모두가 공하듯이
대성께서 법을 보심도 이와 같나이다.
마치 어떤 사람이 북을 칠 때에
그 소리는 시방에서 온 것도 아니고
소리가 사라져도 다른 곳으로 가지 않듯이
세존께서 법을 보심도 이와 같나이다.
[1894 / 3476] 쪽
이와 같이 그 사람이 북을 치고 나면
그 북은 밉다 곱다는 마음 내지 않으며
많은 인연의 성품 분별하지 못하듯
부처님께서 법을 보심도 모두 이와 같나이다.
또 마치 그 사람이 묘한 북을 치면
소리는 남을 기쁘게 하리라는 마음 내지도 않고
많은 인연도 모두 그러하듯이
도사(導師)께서 법을 보심이 모두 이와 같나이다.
마치 사람이 저 묘한 북을 쳤을 때
북 또한 괴롭다 즐겁다는 생각 내지 않으며
많은 인연의 성품 관찰하지 못하듯
여래께서 법을 보심이 모두 그와 같나이다.
마치 어떤 사람이 묘한 북을 쳤을 때
소리는 연(緣)에 나아가지[卽]도 여의지[離]도 않고
그리고 그 악기의 연[伎緣]에도 그러하듯이
모니(牟尼)께서 법을 보심이 모두 이와 같나이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범천들과 대범천 왕이 깊이 귀의하는 마음을 내어 공경하고 믿으며 또한 적멸(寂滅)로써 부처님을 찬송하는 것을 아셨으므로 또 대중들에게 선근을 내게 하시려고 곧 빙그레 웃으셨다. 그 때 혜명 마승이 게송으로써 물었다.
이미 여래의 입 속에서 나오는,
때[垢] 여의어 깨끗한 미소의 빛을 보고
세간 하늘·사람의 대중들은
모두가 희유한 마음을 내고 있나이다.
[1895 / 3476] 쪽
세존께서 웃으심을 보았기 때문에
여기 모인 대중들은 모두 의심을 품고
다같이 여래의 얼굴을 우러러보면서
은근히 좋아하며 듣고 싶어하나이다.
원컨대 부처님께서 웃으신 인연을 보이시어
대중의 의혹을 쓸어 없애주소서.
가장 뛰어난 모니께서 희유하게 웃으시는
그 모습에 까닭이 없지 않으리다.
모든 부처님께서 나타내시는 미소의 광명은
반드시 모든 세간을 이익 되게 하시는데
지금 누구를 위하여 웃으셨나이까?
펴시고 분별하며 말씀하여 주소서.
미소지은 인연을 앎으로 말미암아
대중들이 듣게 되면 기뻐하리니
여기 모인 이들은 모두가 합장하고
일심으로 우러러보며 듣고 싶어하나이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해석해 주시어
반드시 모든 의혹 끊게 해야 하리니
길잡이께서는 여기 모인 대중들을 위하여
미소지은 까닭을 연설하소서.
대중이 들으면 반드시 기뻐하면서
의심 그물을 씻어 없애게 되리니
대중의 마음은 견고하고 모두 깨끗하며
오로지 여래의 덕만을 우러르고 있나이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대보적경(大寶積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보적경-1905-381 (0) | 2017.10.21 |
---|---|
대보적경-1900-380 (0) | 2017.10.19 |
대보적경-1890-378 (0) | 2017.10.16 |
대보적경-1885-377 (0) | 2017.10.15 |
대보적경-1880-376 (0) | 2017.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