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875-375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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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다하였고 할 일을 이미 다 마쳤으며, 온갖 무거운 짐을 이미 버렸고 모든 존재의 결박을 끊었으며, 바른 지혜로써 마음이 잘 해탈한 분들이었다. 그런데 오직 한 사람 존자 아난만은 그렇지 못했다. 세존께서는 "그는 현세에서 무지증(無知證)을 얻을 것이다"라고 수기를 내려 말씀하셨다. 그 때 세존께서 그 달 보름날 식수(食受 : 自恣)할 시기가 되자, 대중들 앞에 자리를 펴고 앉아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바라문이 되어 반열반(般涅槃)을 얻었고 최후 마지막 몸을 지녔으며, 큰 의사가 되어 온갖 칼과 가시를 뽑아버렸다. 나는 바라문이 되어 반열반을 얻었고 최후 마지막 몸을 지녔으며, 큰 의사가 되어 온갖 칼과 가시를 뽑아버렸다. 너희들은 나의 아들로서 내 입으로부터 났고, 법의 교화를 좇아 났으며, 법의 남은 재물을 얻었으니, 혹 내 몸이나 입이나 마음에 꾸짖을 만한 일은 없는지 마땅히 나를 생각해 보아라[懷受].[이 부분이 『신세경(新歲經)』에는 "당화심상향(當和心相向)"으로 되어 있다.]
"그 때 존자 사리불이 대중 속에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바르게 하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이제 '나는 바라문이 되어 반열반을 얻고 최후 마지막 몸을 지녔으며, 최상의 큰 의사로서 칼과 가시를 뽑았다. 너희들은 내 아들로서 부처의 입으로부터 났고 법의 교화를 좇아 났으며, 법의 남은 재물을 얻었다. 모든 비구들이여, 혹 내 몸이나 입이나 마음에 꾸짖을 만한 일은 없는지 마땅히 나를 잘 생각해 보아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세존의 몸과 입과 마음에서 꾸짖을 만한 일을 보지 못하였습니다. 왜냐 하면, 세존께서는 길들지 않은 이는 길들이시고 고요하지 못한 이는 고요하게 하며, 안온[穌息]하지 못한 이는 안온하게 하고, 반열반에 들지 못한 이는 반열반에 들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여래께서는 도를 알고 도를 연설하며 도로 향하십니다. 그런 다음에 성문(聲聞)을 성취시켜, 도를 따르고 도를 숭상하게 하며, 스승의 가르침을 받들어 지니게 하여 그 가르침대로 바로 향하여 진여(眞如)의 훌륭한 법을 좋아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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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저는 세존에게서 꾸짖을 만한 몸과 입과 마음의 행을 전혀 보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이제 세존께서 계신 곳에서 저의 몸과 입과 마음으로 듣고 의심하는 죄가 혹 꾸짖을 만한 일인지 생각해 주시기를 간절히 바라나이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너의 몸과 입과 마음에서, 보고 듣고 의심하는 것 중에 꾸짖을 만한 일을 보지 못하였다. 왜냐 하면, 그대 사리불은 계를 잘 지키고 들은 것이 많아, 욕심이 적고 만족할 줄 알며, 멀리 여의는 행을 닦고 방편으로 꾸준히 힘쓰며, 바르게 기억하고 바른 선정에 들며, 민첩하고 빠른 지혜 · 밝고 예리한 지혜 · 생사를 벗어나는 지혜 · 싫어하여 여의는 지혜 · 큰 지혜 · 넓은 지혜 · 깊은 지혜 · 견줄 데 없는 지혜 · 지혜의 보배를 성취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며, 가르쳐 보이고 기뻐하게 하는 이를 항상 찬탄하면서 대중들을 위해 설법하되, 한 번도 피로해하거나 게을리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전륜성왕(轉輪聖王)의 맏아들이 관정(灌頂)의식을 치를 만하면서도 아직 관정의식을 치르지는 않았으나, 이미 관정의 의식과 법에 머무르면, 아버지의 법대로 굴려야 할 것을 따라서 굴릴 수 있는 것처럼, 너도 지금 그와 같다. 너는 내 맏아들이 되어 관정의식을 치를 만한데도 아직 관정의식을 치르지는 않았으나, 그 의식과 법에 머무르기 때문에 내가 굴려야 할 법륜을 네가 따라서 굴릴 수 있다. 그래서 더 이상 생겨 일어나는 바가 없게 되었고, 온갖 존재의 번뇌가 다하여 마음이 잘 해탈하였다. 이와 같이 사리불아, 나는 그대가 몸과 입과 마음으로 보고 듣고 의심하는 것 중에 꾸짖을 만한 일을 전혀 보지 못하였다."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몸과 입과 마음으로 보고 듣고 의심하는 것 중에 꾸짖을 만한 일이 없다면, 이 5백 비구들이 몸과 입과 마음으로 보고 듣고 의심하는 것에서도 꾸짖을 만한 일이 없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5백 비구들이 몸과 입과 마음으로 보고 듣고 의심하는 것에서도 꾸짖을 만한 일을 보지 못했다. 왜냐 하면 이 5백 비구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하였고, 할 일을 이미 마쳤으며, 무거운 짐을 이미 버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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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온갖 존재의 결박을 끊었으며, 바른 지혜로 마음이 잘 해탈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직 한 비구 존자 아난만은 그렇지 못하지만, '나는 그는 현세에서 무지증을 얻을 것이다'라고 수기하여 말하였다. 그러므로 나는 이 5백 비구들이 몸과 입과 마음으로 보고 듣고 의심하는 것 중에 죄가 되어 꾸짖을 만한 일을 보지 못했느니라." 사리불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이 5백 비구들이 몸과 입과 마음으로 보고 듣고 의심하는 것 중에 꾸짖을 만한 일이 이미 없다면, 그 중 몇 비구가 3명(明)을 얻고, 몇 비구가 구해탈(俱解脫)을 얻었으며, 몇 비구가 혜해탈(慧解脫)을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이 5백 비구 중에서 90비구는 3명을 얻었고, 90비구는 구해탈(俱解脫)을 얻었으며, 나머지는 혜해탈을 얻었느니라. 사리불아, 이 여러 비구들은 모든 흔들림과 물러남을 여의고 피부(皮膚)가 없으며, 진실하고 견고하니라." 그 때 존자 바기사는 대중들 속에 있었는데, 그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 세존과 비구들 앞에서 회수게(懷受偈)로 찬탄하리라.' 이렇게 생각한 뒤에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옷매무새를 바르게 하고 부처님께 예배한 뒤에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선서시여, 아뢰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바기사에게 말씀하셨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말하라." 그러자 존자 바기사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청정한 보름날에 대중들 5백 명은 일체 결박을 끊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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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존재 다한 큰 신선 되었네. 맑고 깨끗하여 서로 친근히 하고 맑고 깨끗하여 널리 해탈하였으며 어떤 존재도 다시는 받지 않아 나고 죽음이 아주 끊어졌네. 해야 할 일을 이미 마쳤고 일체 번뇌가 다 끊어져서 다섯 가지 덮개의 구름 걷히고 가시 같은 근본 애욕 뽑아버렸네. 사자가 두려움 없는 것처럼 일체 남음의 존재를 여의어 모든 존재의 원결(怨結)을 없애고 존재의 남은 경계 벗어났네. 갖가지 번뇌의 원수들 모두 다 이미 잠복했으니 그것은 마치 저 전륜성왕이 모든 권속들을 생각하여 자애로운 마음으로 널리 교화할 때에 온 천하가 모두 받드는 것처럼 능히 악마 원수를 항복 받고 위없는 길잡이 스승이 되었네. 믿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받들고 3명(明)으로 늙고 죽음 없애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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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법의 진정한 아들이 되어 흔들려 물러날 근심이 없고 온갖 번뇌의 가시를 뽑아버린 일종자(日種子)[석가 종족의 선조라고 하며, 복덕(福德)으로 천하를 통일한 감자왕(甘蔗王)도 일종(日種 : 태양의 후예)이다.]의 후손에게 경례합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213. 불락경(不樂經)[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2권 16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 때 존자 니구율상(尼拘律相)[팔리어로는 nigrodha-kappa라고 하며, 또는 니구율겁파(尼拘律劫波)라고도 한다.]은 넓은 벌판 금수가 득실거리는 곳에 있었다. 존자 바기사(婆耆舍)는 출가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다음과 같은 위의(威儀)가 있었다. 즉 촌락이나 도시를 의지해 살고 있으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그 촌락이나 도시에서 걸식할 때에는, 그 몸을 잘 단속하고 모든 감관의 문을 지켜, 마음을 거두고 생각을 잡아매었다. 걸식을 마치고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는 가사와 발우를 챙겨두고 발을 씻은 다음 방에 들어가 좌선하였으며, 선정에서 빠르게 깨어나도 걸식에 집착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에게는 수시로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었고 훈계해주는 사람도 없었으므로 마음이 편하고 즐겁지 않아 두루 감추고 깊이 숨어 살았다. 그 때 존자 바기사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익을 얻지 못한다. 이익이란 얻기 어려운 것이니 쉽게 얻어지는...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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