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790-358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1786 / 2145] 쪽
또한 뜻도 이기지 못하면, 착하지 않는 법과 온갖 번뇌로 인해 일어나는 불꽃같은 괴로운 과보와, 미래 세상에서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여러분, 나는 세존에게서 직접 이 모든 번뇌법에 대하여 가르침을 받았다. 이것을 「번뇌법경」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번뇌 없는 법에 대하여 설하신 경인가?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는 눈으로 빛깔을 볼 적에 생각에 맞는 빛깔에 대해서도 좋아하는 마음을 내지 않고, 생각에 맞지 않는 빛깔에 대해서도 미워하는 마음을 내지 않으며, 생각을 매어 머무른다. 그래서 한량없는 심해탈(心解脫)하고 혜해탈(慧解脫)하여, 그것을 사실 그대로 알고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일어나더라도 남김없이 다 없애 버린다. 귀 · 코 · 혀 · 몸 · 뜻에 있어서도 그와 같이 한다. 그런 부류의 비구들은 악마 파순이 그를 찾아가 그 눈이 빛깔에 대해 집착하는 허물이 있을 때를 엿보지만 그 허물을 잡아내지 못한다. 귀로 소리를 듣고, 코로 냄새를 맡으며, 혀로 맛을 보고, 몸으로 감촉을 느낄 때에도 마찬가지이며, 뜻이 법을 집착하는 허물을 엿보지만 그 허물을 잡아내지 못한다.
이를 비유하면 누각을 지을 적에 담을 단단하게 쌓고 창문을 겹겹이 닫고 진흙으로 두껍게 바르면, 사방에서 불이 일어나더라도 태울 수 없는 것처럼 이들 비구들도 그와 같아서, 악마 파순이 그들을 찾아가 그 허물을 엿보더라도 그 허물을 잡아내지 못한다. 그러한 비구는 능히 그 빛깔을 이기고 그 빛깔에 지지 않는다. 소리 · 냄새 · 맛 · 감촉에 대해서도 그러하며, 법을 이기고 그 법에게 지지 않는다. 만일 빛깔을 이기고, 소리 · 냄새 · 맛 · 감촉 · 법을 이긴다면 또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과 번뇌로 인해 일어나는 불꽃같은 괴로운 과보와, 미래 세상에서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들도 다 이겨낼 것이다. 나는 세존으로부터 직접 이 법을 받았다. 이것을 번뇌가 없는 법을 설한 경이라고 한다." 그 때 세존께서는 마하 목건련의 설법이 끝난 줄을 아시고, 일어나 단정히 앉아 생각을 모으고 마하 목건련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목건련아, 사람들을 위해 그 경법(經法)을 잘 연설
[1787 / 2145] 쪽
하였다. 많이 유익할 것이요, 대부분 다 제도될 것이며, 오랜 세월 동안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이 안락할 것이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번뇌와 번뇌 없는 법을 설한 경을 받들어 가졌다가 널리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도록 하라. 왜냐하면, 이 법은 이치가 구족하고 법이 구족하고 범행이 구족하여 신통을 얻어 열반으로 바로 향할 수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심이 있는 선남자들은 속가에 있거나 출가하였거나 간에 이 경을 받들어 가져 읽고 외우고 또 널리 사람들을 위해 설명해야 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177. 회하경(灰河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회하(灰河)의 남쪽 언덕은 몹시 뜨겁고 온갖 예리한 가시가 많이 있으며 깜깜하고 어두운 곳인데, 많은 죄인들이 그 강가에서 물결을 따라 떠돌고 있다. 그 중에 어떤 한 사람은 미련하지도 않고 어리석지 않으며, 총명하고 지혜로워서 즐거운 것을 좋아하고 괴로운 것을 싫어하며, 살기를 좋아하고 죽기를 싫어하여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무슨 인연으로 몹시 뜨겁고 예리한 가시가 많이 있으며, 깜깜하고 어두운 곳인 회하의 남쪽 언덕에서 물결을 따라 떠돌고 있는가? 나는 손과 발로 방편을 삼아 이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리라.' 그리하여 그는 그 강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아주 희미한 빛을 잠깐 보고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열심히 애쓴 결과 이제 이 조그만 빛이나마 보게 되었구나.' 그렇게 생각한 그는 다시 손과 발을 써서 더욱 부지런히 방편을 가하여 마
[1788 / 2145] 쪽
침내 평지에 이르게 되었다. 그는 그곳에 머물면서 사방을 관찰하다가 큰 돌산을 보았다. 그런데 그 돌산은 끊어지지도 않았고 무너지지도 않았으며, 또 구멍이 뚫리지도 않았다. 그는 곧 그 돌산 위에 올라가 다시 맑고 시원한 여덟 갈래 물, 즉 시원하고 맛이 있으며, 경쾌하고 부드러우며, 향기롭고 깨끗하며, 마실 때에도 목이 메이지 않고 목 안에 걸리지도 않으며, 마시고 나면 온몸이 편안해지는 물을 보았다. 그가 곧 그 속에 들어가 목욕하고 그 물을 마시자 모든 번열과 괴로움이 사라졌다. 그는 다시 큰 산 위에 올라가 일곱 가지 꽃을 보았는데, 그 꽃은 우발라(優鉢羅)꽃 · 발담마(鉢曇摩)꽃 · 구모두(拘牟頭)꽃 · 분다리(分陀利)꽃 · 수건제(修揵提)꽃 · 미리두건제(彌離頭揵提)꽃 · 아제목다(阿提目多)꽃이었다. 그는 이 꽃의 향기를 맡고는 다시 돌산에 올라가 4층 누각을 보았다. 그는 그 누각 위에 앉아 다섯 기둥으로 된 장막을 보고는 곧 그 안에 들어가 몸을 거두고 바르게 앉았다. 갖가지 베개와 담요가 있고 꽃을 흩어 골고루 펴서 장엄해놓아서 매우 아름다웠으며, 그 안에서 앉고 누울 때는 시원한 바람이 4방에서 불어와 그 몸을 안온하게 하였다.
그는 높은 곳에 앉아서 아래를 굽어보며[坐高臨下][고려대장경 원문에는 좌고임하(坐高林下)로 되어 있는데, 문맥상 의미가 걸맞지 않다. 그래서 여기에서는 송·원·명 세 본에 의거하여 임(臨)자로 풀이한다.] 큰 소리로 외쳤다. '회하에 있는 여러 정사(正士)들이여, 그 회하의 남쪽 언덕은 몹시 뜨겁고 온갖 예리한 가시가 많으며, 게다가 깜깜하게 어둡기까지 하니 어서 그 강에서 나오시오.' 그 소리를 들은 어떤 사람이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물었다. '어디로 가야 나갈 수 있습니까, 어느 곳을 따라서 나가야 합니까?' 그러자 그 안에 있던 다른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너는 무엇 때문에 (어디로 가야 나갈 수 있느냐)고 묻느냐? 고함치는 저 사람 역시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고 보지도 못하였다. 저 사람 역시 몹시 뜨겁고 온갖 예리한 가시가 많은 회하의 남쪽에서 깜깜하고 어두운 물결을 따라 떠내려오고 있다. 그에게 물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비구들아, 이와 같이 나는 비유를 들어 말하였다. 이제 그 뜻을 설명해 주
[1789 / 2145] 쪽
겠다. 여기에서 재라고 한 것은 곧 세 가지 악하고 착하지 않은 생각을 말한 것이니, 세 가지란 탐하는 생각, 성내는 생각, 해치려는 생각을 말한다. 강은 세 가지 욕망을 비유한 것이니 욕계의 욕망[欲愛]과 색계의 욕망[色愛]과 무색계의 욕망[無色愛]을 비유한 것이다. 몹시 뜨거운 남쪽 언덕은 안과 밖의 6입처(入處)를 비유한 것이고, 온갖 예리한 가시가 많다고 한 것은 다섯 가지 욕망[五欲功德]을 비유한 것이다. 깜깜한 곳이라고 한 것은 지혜 의 눈을 가리는 무명을 비유한 것이고, 많은 사람이라는 것은 어리석은 범부를 말한 것이다. 물결이라는 것은 삶과 죽음의 강을 말하고, 그 중에서 미련하거나 어리석지 않은 한 사람이란 보살마하살을 비유한 것이다. 손발의 방편으로 흐름을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 것은 부지런히 공부하는 것을 비유한 것이고, 희미한 빛을 잠깐 보았다는 것은 법인(法忍)을 얻은 것이다. 평지에 이르렀다는 것은 계율을 지키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사방을 관찰한다는 것은 네 가지 진리를 보는 것이고, 큰 돌산은 바른 소견에 비유한 것이다. 여덟 갈래 물이라고 한 것은 8성도(聖道)를 비유한 것이고, 일곱 가지 꽃은 7각지(覺支)를 가리킨 것이다. 4층집은 4여의족(如意足)을 가리킨 것이고, 다섯 기둥의 장막은 믿음 따위의 5근(根)을 비유한 것이다.
몸을 거두고 똑바르게 앉았다고 한 것은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비유한 것이고, 꽃을 흩어 두루 편다고 한 것은 모든 선정 · 해탈 · 삼매 · 정수(正受)를 비유한 것이니라. 마음대로 앉고 눕는다고 한 것은, 여래 · 응공 ·등정각을 지칭한 말이고, 사방에서 바람이 분다고 한 것은 네 가지 왕성한 마음[四增心]으로 법을 보아 편안하고 즐겁게 머무르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소리를 높여 외쳤다고 한 것은 법륜(法輪)을 굴리는 것을 지칭한 것이고, '여러 정사(正士)들이여, 어디로 가야 나갈 수 있습니까, 어느 곳을 따라서 나가야 합니까' 하고 물은 사람이란 바로 사리불이나 목건련 같은 거룩한 비구들을 말한 것이다. 그 중의 어떤 사람이 '너는 무슨 때문에 묻느냐? 그 말을 해준 사람도 어디로 나가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고 보지도 못하였다. 그 사람도 역시 몹시 뜨겁고 온갖 예리한 가시가 많은 남쪽언덕에 있으며, 깜깜하게 어두운 회하의 물결을 따라 떠내려 오고 있다. 그에게 물어서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라고 한 것은 온갖 삿된 소견을 가진 여섯 스승들을 비유한 것이니, 그 여섯 스승은
[1790 / 2145] 쪽
부란나가섭(富蘭那迦葉) · 말가리구사리자(末伽梨瞿舍離子) · 산사야비라지자(散闍耶毘羅胝子) · 아기다지사흠바라(阿耆多枳舍欽婆羅) · 가구라가전연(伽拘羅迦氈延) · 니건련타사제불다라(尼揵連陀闍提弗多羅)와 그 밖의 삿된 소견을 가진 무리들을 말한 것이니라. 이와 같나니 비구들아, 스승으로서 여러 성문들을 위해 해야할 일을 나는 이제 이미 다 말하였다. 그러니 너희들도 이제 해야할 일을 해야 하느니라.……(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상자 안의 독사에 비유하여 설한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增一아함경, 雜아함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아함경-1800-360 (0) | 2017.08.26 |
---|---|
잡아함경-1795-359 (0) | 2017.08.24 |
잡아함경-1785-357 (0) | 2017.08.21 |
잡아함경-1780-356 (0) | 2017.08.20 |
잡아함경-1775-355 (0) | 2017.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