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1700-34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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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왕에게는 왕자가 있었는데
일찍부터 널리 부처님을 공양하고
모든 선근을 갖추어 닦아서
모든 공덕 두루 갖추었었다.
그의 이름은 묘견혜(妙堅慧)이니
억의 무리에게 공양을 받았으며
항상 색욕(色欲)에 대한 허물을 살펴서
집을 버리고 조용한 곳을 좋아하였다.
그 부왕이 왕자에게 명하였다.
'너는 5욕(欲)을 받아야 하나니
채녀(婇女)들과 즐기면서
보궁(寶宮)의 못을 구경하며 놀아라.
나는 지금 너를 위하여
즐길 것도 풍부하게 마련해 두었는데
어째서 좋아하지 아니 하느냐?
너는 마땅히 그 뜻을 말해야 한다.
나아가는 곳마다 좋고 묘한 줄 알며
너는 보배로운 집안을 사랑하여라.
여인과 보물이 늘 에워싸고 있고
묘한 경계는 매우 즐길 만하다.
모든 신선도 조용한 숲에서 살다가
오히려 버리고 집으로 돌아와
색욕의 즐거움을 받거늘
하물며 너같이 모자람을 모르는 사람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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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녀들은 주위를 둘러싸고 있고
왕의 신하는 모두가 따르게 되며
대관(臺觀)은 마치 하늘의 궁전 같으니
5욕의 쾌락을 받아들인다.
여인들은 아주 단정하게 생겨서
아름다움이 천인(天人)과 같고
노래와 춤과 음악에 능하니
저절로 즐기는 뜻 지녀야 한다.
눈은 마치 우파(優波)의 잎과 같고
입술은 붉어서 주사[丹]를 머금은 듯
얼굴은 둥글고 검은 눈썹에
편편한 이마에다 빛이 고운 목이며
가슴은 바르고 나오지 않은 뼈도 원만하며
팔은 마치 코끼리의 코와 같고
손바닥은 마치 연꽃 색깔 같으며
손가락은 둥글고 가늘어서 곱기도 하다.
혀는 엷으며 넓고도 붉고
아름다운 말은 감로(甘露)와 같으며
이는 희고 날카롭고 고르고 촘촘하며
영락(纓珞)으로 단정한 보배로운 의복에다
배꼽은 깊고 배는 나오지 않았으며
등골은 마치 금강저(金剛杵) 같고
넓적다리는 둥글고도 곧으며
이니 사슴[伊尼鹿] 왕의 발뒤꿈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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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걸이는 마치 거위 왕과 같으며
모두가 저마다 너를 쳐다보므로
한창 나이에 사랑할 만하나니
훌륭히 감당하여 후사(後嗣)를 두어라.
너와 여러 화려한 사람들은
마치 봄철에 꽃이 핀 것 같나니
한창 젊은 몸 물러나기 전에
속히 쾌락을 누려야 한다.'
묘견혜는 곧 부왕에게 아뢰었다.
'왕의 말씀은 바른 도리가 아닙니다.
만일 법다운 말씀을 하시면
명한 바를 어기지 않겠나이다.
왕께서는 제가 이제 말하는
즐겁고 착하고 진실한 말씀 들어 보십시오.
꿈속에서까지도
음욕의 생각은 내지 않겠습니다.
부왕께서 지금 하신 말씀은
지혜 있는 이로서는 허락할 일 아니며
어리석은 이는 이런 일을 좋아하지만
총명한 사람은 항상 싫어하는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눈이 밝은 사람이
소경의 인도함을 부러워하겠으며
어찌 언덕 위에 있는 사람이
물에 빠지는 것을 좋아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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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누구든 해탈한 사람이면
다시 감옥을 좋아하겠으며
어찌 안락하게 있는 사람이
많은 고통받는 이를 부러워하겠습니까?
저의 뜻으로 부왕을 살피건대
마치 소경이나 물에 빠진 이 감옥에 있는 이와 같습니다.
꿈에서 5욕을 받는 것조차도
다시 욕심에 빠지는 것이옵니다.
부왕은 마치 눈 먼 이와 같지만
저의 눈으로 보는 것은 분명하며
왕께선 욕심에 빠져 계시지만
저는 지금 아주 천하게 여기나이다.
욕심은 마치 독약 그릇과 같고
또한 독사의 머리와도 같으며
마치 날카로운 칼과 창 같고
또한 훨훨 타는 불과도 같습니다.'
왕과 신하들이 권유할 때에
묘견혜는 다 허락하지 않고
어버이와 국토를 버렸으며
욕심을 여의고 출가하였다.
마치 독사가 허물을 벗듯
또한 침을 뱉듯이
모든 허물을 멀리 여의고
희망을 끊고서 영영 집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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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견혜가 세속을 버릴 때에
대신의 아들이 따라 출가하였는데
그 사람의 이름은 월시(月施)이며
욕심을 버리고 묘견혜를 따랐다.
이 동자가 출가한 뒤에
그 대신에 아들과 함께
네 가지 범주[四梵住]를 성취하였고
5신통(神通)을 구족하였다.
5진(塵)의 허물을 깊이 깨달아
욕심 세계[欲界]를 뛰어넘어서
바르고 묘한 법 바퀴를 굴린 뒤에
곧장 범천(梵天)의 위에 태어났다.
동자가 출가한 뒤에
부왕은 미워하고 원망하였으므로
월시가 그 부왕에게 나아가
잘 교화하고 왕을 기쁘게 하였다.
우타이야, 마땅히 알지어다
옛날 묘견혜라는 이가
다섯 가지 욕심을 멀리 떠났는데
그가 곧 지금의 내 몸인 줄을
우타이야, 알아야 한다.
그 때의 증장실왕(增長實王)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정반왕이시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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