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적경-1620-324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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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세존께서는 그 왕과 대중들을 위하여 묘한 법을 널리 드러내 보여주고 가르쳐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였으므로 그들은 뛰어난 견해를 얻었으나, 그 왕의 동생만은 음욕에 빠져 끝없이 즐기면서 그 문을 나오려고 하지 않았느니라.
그 때 대신의 아들과 그밖에 그와 같이 어울리던 벗들이 그에게로 가서 말하기를 '착한 벗이여, 알지 못하십니까? 왕과 왕자며 모든 내궁·대신·백성들이 비바시 부처님께로 가서 몸소 예배 공경하고 묘한 법을 듣고 받아 뛰어난 견해를 얻었답니다. 사람의 몸은 얻기 어려운 것인데 당신은 이미 얻으셨거늘 어찌하여 지금 음욕만을 즐기면서 문을 나오려고 하지 않습니까?'라고 하자, 그는 그런 책망을 듣고 나서 부끄러워하면서 고개를 숙이고 그들을 따라 같이 갔느니라.
그 때 부처님의 아우 되는 비구가 그 동료들이 같이 가는 것을 보고 묻되, '무엇 때문에 그대들은 이 한 사람과 짝이 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까?'라고 하였느니라. 그 때 같이 가고 있는 이들이 그 일을 자세히 말해 주자, 비구는 말하기를 '나는 곧 부처님의 아우입니다. 나도 옛날 집에 있을 적에 모든 음욕의 경계에 극히 탐착하고 있었으나 다행이 큰 스승께서 억지로 출가하게 하시어 안온하게 마지막 열반으로 나아가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여기도 나와 비슷한 어리석은 무리가 있었군요. 당신들은 자비로 억지로 함께 데리고 가시는데 진실로 잘한 일입니다. 지금 위없는 큰 스승께로 나아가십시오. 부처님께로 가시게 되면 반드시 깊은 믿음을 낼 것입니다'라고 하였느니라.
그 때 그 동반자들이 함께 부처님께 이르자,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관찰하시어 근기와 하고자 하는 성품에 맞추어 설법을 하셨고 그는 설법을 듣고 나서 깊은 신심을 일으켜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원하옵건대 큰 스승과 모든 성인들께서는 내일 저의 집으로 오셔서 따뜻한 물에 목욕을 하시옵소서'라고 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 잠자코 수락하시자 그는 허락하셨음을 알고 부처님의 두 발에 예배하고 하직한 뒤에 떠나갔느니라. 그리고 왕에게로 와서 공경하여 예를 드린 뒤에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저는 부처님께 나아가서 설법을 듣고 신심을 내었으며 음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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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경계를 싫어하고 여의려는 마음을 냈습니다. 그리고 부처님과 스님들께 내일 저의 집으로 오셔서 따뜻한 물에 목욕하시기를 받들어 청하자, 여래·큰 스승께서는 자비로 수락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곧 인간과 하늘이 공양해야 될 어른이시므로 왕께서는 이제 거리를 소제하시고 성곽(城郭)을 엄숙하게 장식하셔야 합니다'라고 하였으므로, 왕은 생각하기를 '부처님께서 성으로 들어오신다 하니 나는 엄숙하게 장식해야겠구나. 그런데 나의 아우는 음욕에 빠져서 간(諫)하기조차 어려웠는데 부처님께서 이제 조복해 주셨으니, 진실로 어려운 일이로다' 하고 대답하되 '아주 잘한 일이다. 너는 이제 가서 목욕에 필요한 물건들을 마련하도록 하라. 나는 힘껏 성곽을 엄숙하게 장식하겠노라'고 하자, 그 아우는 크게 기뻐하면서 왕께 하직하고 떠났느니라. 그리고 왕은 모든 신하들에게 '널리 모든 백성들에게 알리도록 하라. 내일 세존께서 성안으로 들어오신다 하니 이전부터 살고 있는 이들과 먼 곳에서 와 있는 이들은 모두가 함께 힘닿는 대로 성곽을 엄숙하게 장식하고 거리를 소제한 뒤에 모든 향과 꽃을 가지고 나와 큰 스승을 맞아들이도록 하라'고 알렸느니라.
이리하여 신하들은 왕의 명을 받들어 널리 알리고 왕의 칙명을 자세히 전했으므로, 그 때의 모든 백성들은 그 성안에 있는 깨진 기와조각과 자갈들을 모두 제거하고 향수를 두루 뿌린 뒤에 모든 묘한 향을 사르고 많은 번기와 일산을 달고 꽃을 뿌려 놓고 공양하였으므로 마치 하늘 제석(帝釋)의 환희원(歡喜園)과 같았느니라.
그 때 그 왕의 아우는 모든 향탕(香湯)과 향유(香油) 등을 마련하고 욕실을 장엄한 뒤에 자리를 펴놓았으며, 비바시 부처님께서 점차로 오시어 성에 닿으시자 왕과 모든 신하와 태자·후비·궁인·채녀(婇女)와 모든 백성들이 다 함께 나와서 영접하며 멀리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그 뒤를 따라 성안으로 들어갔느니라.
그 때에 그 왕의 아우는 부처님 세존을 인도하여 따뜻한 욕실 안으로 모신 뒤에 향수 등을 드리면서 목욕하게 하였고, 부처님 세존의 몸이 금빛 같고 32상과 80종호로 두루 장엄하신 것을 보고 기뻐하면서 깊은 신심을 내었으며, 목욕을 마치고 옷을 입으시자 곧 세존의 두 발에 머리 조아리고 원을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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웠느니라.
'저는 이제 다행이 위없는 복전(福田)을 만나 미약하나마 공양을 하게 되었나이다. 원컨대, 이 좋은 인[善因]으로 미래의 세상에 몸이 금빛이 되어 부처님과 다름이 없게 하옵시며, 세존의 아우께서 음욕의 경계에 깊이 탐착할 때에 억지로 뽑아내시어 안온한 마지막 열반에 나아가게 하신 것처럼, 저도 장차 오는 세상에 부처님의 아우가 되고 금빛 몸을 얻는 것도 그와 같게 하옵시고, 제가 음욕의 경계에 탐착하여 있을 때에도 억지로 그 애욕의 깊은 강물에서 건져내시어 열반의 안온한 곳으로 나아가게 하옵소서'라고 하였느니라. 너희 비구들은 달리 생각하지 말라. 그 음욕에 빠졌던 친혜왕의 아우가 바로 지금의 난타이니라. 그가 옛날 비바시 부처님을 청하여 욕실에 모시어 향탕으로 목욕하게 하였고 깨끗한 마음으로 원을 세운 좋은 인연으로 지금 부처님의 아우가 되고 몸이 금빛이 되었으며, 내가 음욕의 경계에 빠져서 마음껏 즐기는 그를 억지로 불러내어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게 하여 마지막 열반의 안온한 곳에 이르게 한 것이니라.”
그 때 모든 대중은 또 의심이 있었으므로 세존께 물었다.
“대덕이시여, 난타 비구는 일찍이 무슨 업을 지었기에 지금의 몸에 서른 가지의 대장부의 몸[相]을 얻게 되었나이까?”
부처님께서 모든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그가 지었던 모든 업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앞에서와 같거니와, 또 지나간 세상에 어떤 마을에 한 부자가 있었는데 재물이 많아서 살림에 모자람이 없었으며, 꽃과 열매가 무성하고 흐르는 샘과 목욕하는 못이 있었고 나무와 숲이 빽빽하고 높이 솟아서 출가한 사람이 숨어있을 만한 동산이 있었느니라.
그 때에 독각(獨覺)이 세간에 출현하여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면서 고요한 곳에 살고 있었으며 세간에는 부처님이 없었으므로 그가 복전(福田)일 뿐이었느니라. 그 때 어느 한 독각의 존자(尊者)가 돌아다니다가 그 마을에 이르러 이리저리 두루 관찰한 뒤에 그 동산에 왔으므로 그 동산지기는 그 존자를 보고 말하기를 '어서 오십시오. 고달픔을 풀기 위해서라면 존자께서는 여기에 와 계십시오'라고 하였으므로, 그는 곧 그곳에 머물면서 한밤중에 화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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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火光定)에 들어갔느니라. 동산지기는 그것을 보고 생각하기를 '이 대덕께서는 이러한 뛰어난 행을 이루셨구나' 하고, 즉시 그 밤에 일어나 상전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주인님, 이제 기쁜 마음을 내십시오. 동산에 한 대덕이 와서 주무시는데 묘한 행을 성취하고 신통을 구족하여 큰 광명을 놓으시면서 동산을 두루 비추고 있습니다'라고 하였으므로, 장자는 그 말을 듣고 동산으로 급히 가서 두 발에 예배하고 말하기를 '성인께서는 인자하시어 음식을 구걸하고 계신데 제가 복(福)의 인(因)을 짓겠습니다. 이 동산에 머물러 계시면 제가 늘 식사를 올리겠습니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는 태도가 겸손하고 은근함을 보고 즉시 수락하고 이 동산에 머무르면서 뛰어나고 묘한 선정과 해탈의 즐거움에 들어 있다가 다시 생각하기를 '나의 이 악취가 나는 몸은 바퀴 돌 듯 나고 죽고 하는데 이제는 해야 할 일은 다 마쳤으니, 원적(圓寂)에 들어가 영원히 생멸이 없음[無生]을 증득해야겠다'고 하고, 이런 생각을 한 뒤에 즉시 허공으로 올라가 화광정에 들어가서 모든 신통 변화를 나타내며 큰 광명을 놓고 위로는 빛을 번쩍거리고 아래로는 맑은 물을 흐르게 하면서 그 몸을 버린 뒤에 신식(神識)은 태어나지 않고 영원히 남음이 없는 묘한 열반의 경계를 증득하였느니라.
그 때에 그 장자는 그 시체를 취하여 향나무로 태우고 다시 젖을 가져다 그 불을 끈 뒤에 남은 신골(身骨)을 거두어 새 병에 넣고 탑[率堵波]을 조성하고는 모든 번기와 일산을 달고 깊이 공경과 믿음으로 서른 가지의 여러 묘한 향수를 뿌린 뒤에 큰 원을 세우면서 모든 상호(相好)를 구하였느니라.
너희들은 자세히 듣고 딴 생각을 내지 말라. 옛날 그 장자가 바로 지금의 난타이니라. 뛰어나고 묘한 공양과 공경히 믿은 업 때문에 지금은 그 과보를 받아서 서른 가지의 뛰어나고 묘한 상호를 얻은 것이니라.”
그 때 모든 대중은 다시금 의심이 있었으므로 거듭 세존께 청하였다.
“대덕이시여, 난타 비구는 일찍이 무슨 업을 지었나이까? 만일 출가하지 않고 세속을 버리지 않았다면 필연코 철륜왕(鐵輪王)의 왕위를 계승하였을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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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타가 전생에 지었던 업으로 그 과보가 성숙할 때에는 반드시 저절로 받게 되었으리라. 자세한 것은 위의 설명과 같다.
과거 세상의 이 현겁(賢劫) 동안에 사람의 수명이 2만 살일 때에 가섭파(迦葉波) 부처님께서 세간에 출현하셔서 10호(號)가 구족하셨으며 바라날사 선인이 떨어진 곳[仙人墮處]인 시록림(施鹿林)에 머물러 계셨느니라. 그 때에 그 성의 왕의 이름은 흘율지(訖栗枳)라 하였는데 법으로써 세상을 교화하였는지라 대법왕(大法王)이 되었으며(자세한 것은 위의 설명과 같다) 왕에게는 아들 3형제가 있었느니라.
그 가섭파 부처님께서 교화하실 일을 다 마치고 마치 불이 다한 것처럼 큰 열반에 드시자 그 왕은 믿음과 공경으로 부처님의 유신(遺身)을 모셔다 전단(栴檀)·침수(沈水)·해안(海岸)·우두(牛頭)·천목(天木) 등의 여러 향나무로 화장하고 향과 젖으로 불을 끈 뒤에 그 사리(舍利)를 거두어서 금으로 된 보배 병에다 넣고 큰 탑을 조성하여 모두 네 가지 보배를 써서 높이와 넓이는 꼭 1유순[踰繕那]이요 높이는 반(半) 유순이나 되게 상륜(相輪)을 장식해 놓았다. 그 때에 왕의 가운데 아들이 몸소 그 가운데다 일산을 올렸느니라. 너희 비구들은 딴 생각을 내지 말라. 그 때에 왕의 가운데 아들이 곧 지금의 난타이니라. 옛날 공경하는 마음으로 공양하면서 가운데다 일산을 올려놓은 그 착한 업으로 말미암아 2,500생(生) 동안 항상 천륜왕이 되어서 1주(洲) 안을 교화하였었고 지금 이생 동안에서도 만일 출가하지 않았다면 도로 천륜왕이 되어서 크게 자재했을 것이니라.”
그 때 모든 대중은 다시 또 의심이 있었으므로 세존께 청하여 물었다.
“대덕이시여, 난타 비구는 일찍이 무슨 업을 지었기에 부처님의 제자로서 감관의 문[根門]을 잘 지키는 데에 맨 첫째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서원의 힘 때문이니라. 난타비구가 가섭파 부처님 때에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였을 때에 그의 친교사(親敎師)가 그 부처님의 법 중에서 감관의 문을 잘 지키는 이로는 첫째라고 하였으며, 그가 목숨을 다하도록 범행(梵行)을 스스로 지녔으나 그 몸으로는 끝내 깨침이 없었으므로 그가 목숨을 마칠 때에 서원을 세우기를 '저는 부처님 처소에서 이 몸이 다하도록 범행...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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