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615-32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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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2. 마녀경(魔女經)[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2권 9번째 소경과 같은 내용이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울비라(鬱鞞羅) 마을의 니련선강[尼連禪河] 가에 머물고 계셨는데, 보리수(菩提樹) 밑에서 도를 이루신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그 때 악마 파순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이 지금 울비라 마을의 니련선강 가에 있는데, 보리수 밑에서 도를 이룬지 얼마 되지 않았다. 내가 지금 그곳에 가서 어려움에 빠지게 하리라.' 그런 생각을 하고는 곧 젊은 사람으로 변화하여 부처님 앞에 가서 게송을 읊었다.
혼자서 쓸쓸한 곳에 들어와 선정에 들어 조용히 사색하고 있구나. 나라와 재물 이미 버렸거늘 여기서 다시 무엇을 구하는가? 만일 마을의 이익을 구한다면 어찌하여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않는가? 이미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으면서 끝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그 때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순이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짓이다'라고 생각하시고 곧 게송을 설하셨다.
이미 큰 재물의 이익을 얻었기에 마음이 만족하고 편하고 고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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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마군(魔軍) 무찔러 항복 받고 색욕(色欲)도 또한 집착하지 않노라. 혼자서 조용히 사색하면서 선정의 묘한 기쁨 섭취하고 있나니 그러므로 구태여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친하려고 하지 않노라.
악마는 다시 게송을 읊었다. 구담이여, 만일 스스로 안온한 열반의 길을 알았거든 혼자서나 무위(無爲)를 실컷 즐기지 어찌하여 억지로 남을 교화하려 하는가?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악마의 손이 미치지 않는 곳에 찾아와 저 언덕으로 건너는 방법 물으면 나는 곧 그에게 올바른 대답 해주어 그로 하여금 열반(涅槃)을 얻게 한다. 그 때 그가 방일하지 않으면 악마의 뜻대로 되지 않으리.
악마가 다시 게송으로 말했다. 엉긴 기름처럼 생긴 돌이 있어 새가 날아와 먹으려 하였으나 끝내 그것을 맛보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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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리만 다친 채 허공으로 돌아갔네. 나도 또한 그 새와 같이 헛수고만 하고 하늘로 돌아가네.
악마는 이와 같이 말하고 근심과 슬픔을 품고 마음으로 몹시 뉘우치며 머리를 숙이고 땅에 엎드려 손가락으로 땅을 긋고 있었다. 그 악마에게는 세 딸이 있었는데, 첫째 딸의 이름은 애욕(愛欲)이고, 둘째 딸의 이름은 애념(愛念)이며, 셋째 딸의 이름은 애락(愛樂)이었다. 그 세 딸이 파순이 있는 곳에 와서 게송으로 말했다. 아버지는 지금 무슨 걱정을 하십니까? 장부여, 무엇이 그리도 근심되십니까? 저는 지금 이 애욕의 밧줄로 코끼리 길들이듯 그를 결박해 아버지 앞에 끌고 와서 아버지 마음대로 하도록 하리다. 악마가 딸들에게 대답하였다. 그는 은애(恩愛)를 이미 여의었으니 애욕으로는 능히 부를 수 없다. 그는 악마 경계를 이미 벗어났으니 그러므로 나는 근심하고 시름한다. 그 때 악마의 세 딸이 몸에서 광명을 방출하니 그 빛의 밝기가 치성하여 마치 구름 속의 번갯불 같았다. 그들은 부처님 앞에 이르러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서 아뢰었다. 저희들은 지금 세존의 발 아래 귀의(歸依)합니다. 부디 모시고 싶사오니 심부름이나 하도록 허락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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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때 세존께서는 전혀 돌아보지도 않으셨다. 여래는 이미 모든 애욕을 여의고 마음이 잘 해탈한 줄을 알라. 이렇게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 그러자 세 마녀는 저희들끼리 말했다. 남자들은 갖가지 형상에 따라 좋아하는 애욕이 생겨난다. 우리 이제 각각 변화해서, 백 명의 처녀 모양, 백 명의 갓 시집온 신부 모양, 백 명의 아이를 낳지 않은 여자 모양, 백 명의 아이를 낳은 여자 모양, 백 명의 중년 여자 모양, 백 명의 늙은 여자 모양으로 변신해 보자. 이런 갖가지 형상으로 변신하여 사문 구담이 있는 곳으로 가서 '저희들은 지금 높으신 이의 발 아래 귀의하나이다. 부디 모시면서 심부름이나 하게 해 주십시오'라고 말해보자. 이렇게 의논한 뒤에 갖가지 모습으로 변화하였다.……(바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세존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오늘 세존의 발 아래 귀의하나이다. 부디 모시면서 심부름이나 하게 해 주십시오.
그 때에도 세존께서는 전혀 돌아보지도 않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여래의 법은 모든 애욕을 여의는 것이니라.이렇게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 그러자 악마의 세 딸은 저희들끼리 말했다. '만일 아직 애욕을 여의지 못한 장부라면 우리들의 갖가지 아름다운 몸을 보고 마음이 곧 혼미해지고 어지러워져서 욕기(欲氣)가 치밀어 올라 가슴이 찢어지고 뜨거운 피에 얼굴이 달아오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사문 구담은 우리를 전혀 돌아보지도 않는다. 아마도 여래는 애욕을 여의고 해탈하였으며 선해탈(善解脫)하였다는 생각을 얻은 것 같다. 우리는 이제 각각 게송으로 물어 보자.' 그리고 그들은 다시 부처님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한쪽에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으로 물러났다. 애욕 천녀(天女)가 곧 게송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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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선정에 들어 고요한 속에서 세속의 돈과 재물과 보배를 버렸네. 이미 세상 이익을 버렸는데 이제 다시 무엇을 구하려 하는가. 만일 마을의 이익을 바란다면 어찌하여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는가. 이미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으면서 마침내 무엇을 얻으려 하는가.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이미 큰 재물의 이익을 얻어 마음이 만족하고 편하고 고요하다. 모든 악마를 무찔러 항복 받고 색욕(色欲)에 집착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구태여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가까이 친하려 하지 않는다.
다음에는 애념 천녀가 게송으로 말했다. 어떤 묘한 선정을 많이 닦았기에 다섯 가지 욕망의 흐름을 건너고 또 다시 어떠한 방편으로써 여섯째 바다까지 건너갔는가. 어떤 묘한 선정을 많이 닦았기에 그다지도 많고 많은 욕망을 여의고 저 언덕에 건너갈 수 있게 되어...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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