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610-322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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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석실(石室) 안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밤에 일어나 한데서 앉기도 하고 혹은 거닐기도 하시다가, 새벽이 되자 발을 씻고 방에 들어가 누워서 편안히 쉬고 계셨다.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붙이고, 발을 포개고 밝은 모양에 생각을 모으고,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깨달음을 일으키려는 생각을 하고 계셨다. 그 때 악마 파순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은 지금 왕사성 비바라산 칠엽수림에 있는 석실에 머물고 있으면서, 밤에 일어나 한데서 앉기도 하고 혹은 거닐기도 하다가, 새벽이 되자 발을 씻고 방에 들어가 앉았다가, 오른쪽 옆구리로 누워, 발을 포개고 밝은 모양에 생각을 모으고,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깨달음을 일으키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지금 그곳에 가서 어려움에 빠지게 하리라.' 그리고는 곧 젊은 사람의 모습으로 변화하여 부처님 앞으로 가서 게송으로 말했다. 나 때문에 잠자는 체 하는가. 아니면 죽음[後邊]에 들었기 때문인가. 돈과 재물과 보배가 많이 있으면서 무슨 이유로 쓸쓸한 곳 지키면서 오직 혼자서 친구도 없이 깊은 잠 속에 빠져 있는가? 그 때 세존께서는 '이것은 악마 파순이 교란시키기 위해 하는 짓이다'라고 생각하시고 곧 게송을 설하셨다.
너 때문에 자는 것이 아니고 또 죽음에 든 것도 아니다. 많은 돈이나 재물은 없지만 근심 없는 보배를 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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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누워서 쉬고 있을 뿐 깨어 있어도 의혹하지 않고 잠에 들어도 두려워하지 않노라. 낮이나 혹은 밤이라 하여 더할 것도 없고 덜할 것도 없다. 중생을 가엾이 여기어 자는 것이니 그러므로 더하고 덜함이 없느니라. 그리고 다시 백 개의 창으로 이 몸을 꿰어 흔들어대더라도 오히려 안온하게 잘 수 있나니 이미 마음의 창(槍) 여의었기 때문이다.
그러자 악마 파순은 '사문 구담이 벌써 내 마음을 알고 있구나' 하고, 마음 속에 근심 걱정을 품은 채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1091. 구지가경(瞿低迦經)[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2권 8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비바라산 칠엽수림에 있는 석실에 계셨다. 그 때 존자 구지가(瞿低迦)는 왕사성의 선인산(仙人山) 곁에 있는 검은 석실에 있었다. 혼자 조용히 사색하면서 방일하게 행동하지 않고 자신에게 요익한 일을 수행하여, 일시적인 의해탈(意解脫:心解脫)을 몸소 증득하였다가는 자주 물러나곤 하였다. 한 번 · 두 번 · 세 번 · 네 번 · 다섯 번 · 여섯 번 되풀이해서 물러났다가는 다시 일시적인 의해탈을 몸으로 증득하고 또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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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가 다시 물러났다. 그 존자 구지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혼자 고요한 곳에서 조용히 사색하면서 방일하게 행동하지 않고 자신에게 요익한 일을 열심히 수행하여, 일시적인 의해탈을 몸소 증득하였다가는 자주 물러나곤 하였다. 그렇게 되풀이해서 여섯 번씩이나 물러났다. 나는 이제 칼로 자살하여 일곱 번째는 물러나지 않게 하리라.[구지가는 일시적인 마음의 해탈[意解脫]을 얻은 상태이므로 그 마음의 해탈 상태에서 죽기를 원했다. 그래서 그는 일시적인 마음의 해탈 상태에 진입하자마자 자살할 생각을 한 것이다.]
'그 때 악마 파순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이 왕사성 비바라산 곁의 칠엽수림에 있는 석굴에 머물고 있다. 그 제자 구지가는 왕사성 선인산 곁에 있는 검은 석실에 있는데, 혼자 고요한 곳에서 조용히 사색하면서, 일시적으로 의해탈을 몸소 증득하였다가도 여섯 번이나 되풀이하여 물러났다가 다시 얻곤 하였다. 그러자 결국 그는 (나는 벌써 여섯 번이나 되풀이하여 물러났다가 다시 얻곤 하였으니, 나는 일곱 번째는 반복하여 물러나지 않게 하리라. 내 차라리 칼로 자살을 하여 일곱 번째는 물러나지 않게 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였다. 만일 그 비구가 칼로 자살한다면, 자살하지 못하도록 내 경계를 빠져나가 지금 당장 그의 스승에게 가서 알려야겠다.' 그리고는 파순은 유리자루로 된 비파를 가지고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그 현(絃)을 켜면서 게송을 읊었다. 큰 지혜와 큰 방편 있고 자재하고 큰 신통력 가진 이 불꽃처럼 빛나는 제자를 두었으나 지금 그는 죽으려고 한다. 대모니(大牟尼)는 마땅히 제지하여 그로 하여금 자살하지 못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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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세존의 바른 법과 율에서 얻지 못한 것 공부하다가 목숨 마치는 성문 있음을 어느 누가 들어 보았겠는가. 그 때 악마가 이 게송을 마치자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답하셨다.
파순은 방일한 종자로서 제 일이 있어 일부러 여기 왔구나. 견고하고 완전히 갖춘 그 장부 언제나 묘한 선정에 들어 있고 밤이나 낮이나 열심히 정진하고 있기에 목숨 따윈 돌아보지 않는다네. 세 세계의 두려움 보고서 그 애욕 완전히 끊어 버렸고 이미 악마들까지 항복 받고서 구지가는 반열반에 들었느니라.
그러자 파순은 걱정되고 괴로워서 비파를 땅바닥에 떨어뜨리고 근심과 슬픔을 마음에 품고 이내 사라지더니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오너라. 우리 함께 선인산 곁에 있는 검은 석실로 가서 구지가 비구가 칼로 자살하였는지 살펴보자. 그 때 세존께서 많은 비구들과 함께 선인산 곁에 있는 검은 석실로 가시어, 구지가의 몸이 죽어 땅바닥에 있는 것을 보시고,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이 구지가 비구의 몸이 죽어 땅바닥에 있는 것이 보이느냐?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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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구지가 비구의 주변에서 몸을 둘러싸고 검은 연기가 일어나 사방에 가득한 것이 보이느냐?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악마 파순이 구지가 선남자의 몸을 돌면서 그 식신(識神)[의식(意識)을 뜻하지만 당시 인도의 세속적 의미로는 육체에서 구별된 정신적인 영혼(靈魂)을 의미한다.]을 찾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비구 구지가는 머물지 않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칼로 자살한 것이니라. 그 때 세존께서 구지가 비구를 위해 첫 번째로 수기[記]를 하셨다. 그러자 파순이 게송을 읊었다. 상하 사방 모든 곳에서 그의 식신을 두루 찾아보았으나 도무지 그가 있는 곳을 알 수 없으니 구지가는 도대체 어딜 갔는가? 그 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을 설하셨다.
이와 같이 믿음이 견고한 장부 세상 어디서도 찾지 못하리. 은혜와 애욕의 근본을 뽑고 이 구지가는 반열반 하였노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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