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현재因果經

과거현재인과경-50-10

근와(槿瓦) 2017. 5. 26. 01:44

과거현재인과경-50-10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46 / 153]

때에 왕은 깊이 태자에 대하여 망설이는 마음을 내며 그가 도를 배울까 두려워하여 다시 기녀들을 불러서 그의 뜻을 기쁘게 하였고, 또 다시 다섯 가지 욕심 중에서 그리고 집착하는 마음을 내게 하려 하였다.
그 때 우타이(優陀夷)라는 한 바라문의 아들이 있었는데, 총명하고 슬기로워서 극히 말 재주가 있었으므로, 때에 왕은 곧 청하여 궁중에 들게 하고서 말하였다.
태자는 지금 세간에 있으면서 다섯 가지 욕심 받기를 좋아하지 않고 그는 오래지 않아서 집을 떠나서 도를 배울까 두려우니, 내가 함께 벗이 되어서 자세히 세간에서의 다섯 가지 욕심의 즐거운 일들을 설명하여 그의 마음이 움직여서 집 떠날 것을 좋아하지 않게 하라.’
때에 우타이는 대답하였다.
태자는 총명하여 같을 이가 없습니다. 알고 있는 글과 의론은 모두 다 깊고 넓어서, 이는 제가 이제까지 듣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어떻게 권유하고 설명을 하라고 시키십니까? 마치 연뿌리 속에 섬유로써 수미산을 달려고 하는 것처럼 저도 그와 같아서 마침내 태자의 마음을 돌릴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대왕께서 이미 칙명으로 벗이 되게 하셨으니, 반드시 제가 아는 바와 소견을 다하기는 하겠습니다.’
때에 우타이는 왕의 칙명을 받고 나서 태자를 시종하며 가고 서고 앉고 눕는 데에 감히 멀리 떠나지를 않았다.
 

때에 왕은 또 다시 여러 기녀로서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얼굴 모습이 단정하고 노래와 춤을 잘하여 남을 유혹할 수 있는 이들을 선발하여 갖가지를 꾸미어 빛나고 고움이 눈을 기쁘게 할 만큼 하고서 모두들 다 보내어 태자를 시중하게 하였다.
그 때 태자는 다시 얼마를 지나다가 왕에게 나가서 유람할 것을 여쭙자, 왕은 이 말을 듣고 생각하였다.
저 우타이가 이미 태자와 함께 벗이 되었으니 지금 혹시 나가 유람을 하더라도 전번보다는 나아서 다시는 세속을 싫어하거나 집 떠나기 좋아하는 마음은 없어지리라.’
곧 허락을 하고서는 때에 왕은 또 다시 여러 대신들을 모아 놓고 말하였다.


                                                                               [47 / 153]

 '태자가 이제 또 나가서 유람을 하려 하므로 나는 차마 어기지를 못하여 이미 또 허락을 하였소. 태자는 전번에 동쪽 남쪽의 두 문을 나가다가 자고 병든 이를 보고 돌아와서 곧 근심 걱정을 하였으니, 이번에는 서쪽 문으로부터 나가게 하여야겠소. 나의 마음은 그가 돌아와서 또 언짢아할까 염려는 되나 그러나 우타이야 말로 바로 그의 좋은 벗이므로 이제 나갔다가 돌아와서는 다시는 그렇지 않기를 바라오. 그대들은 잘 길과 동산 숲이며 대()와 누각을 닦고 다스리어 모두 엄히 정돈하게 하고 향과 꽃과 번기며 일산으로 전보다 수배를 더하며 다시는 늙고 병든 이거나 더러운 것이 길 곁에 있지 않게 하십시오.’
신하들은 칙명을 받고 곧 바깥 벼슬아치들에게 말하였다.
도로와 동산 숲을 엄히 다스려서 빛나고 고움이 보통보다 갑절 더하게 하라.’
왕은 또 먼저 여러 아름다운 기녀(妓女)들을 보내어 그 동산 안에 놓아두고, 또 다시 우타이에게 칙명하였다.
만약 길 곁에서 상서롭지 못한 일을 당하면, 방편을 써서 그의 마음을 달래고 기쁘게 해야 하리라.’
아울러 여러 신하들에게 칙명하였다.
태자를 따라 모시되, 모두가 자세히 살피게 하고 만약 불길함이 있으면 멀리 내쫓아 버려라.’
 

그 때 태자는 우타이와 함께 백관들이 인도하고 따르며 향을 사르고 꽃을 흩으며 뭇 풍악을 잡히면서 성의 서쪽 문으로 나갔는데, 때에 정거천은 생각하였다. ‘먼저는 늙고 병듦을 두 성문에서 나투면서 온 대중들이 모두 보았는지라 백정왕이 시종하던 이와 바깥 벼슬아치들을 책망 받게 하였다 태자의 지금의 나옴에는 왕의 제령이 엄하고 험한데 내가 이제 죽음을 나타낸 것을 만약 모두가 보면 왕의 분노만 더하여 반드시 벌하고 죽이게 하되 그릇 허물 없는 이들에게까지 미칠 것이니, 나는 오늘 나투는 일에는 오직 태자와 우타이 두 사람에게만 보이게 하여 그 밖의 관속들에게는 책망을 받지 않게 하리라하고, 곧 내려와서 변화로 죽은 사람이 되어서는 내 사람이 상여를


                                                                               [48 / 153]

메고 여러 향과 꽃을 시체 위에 흩뿌리면서 집안의 모두가 통곡(痛哭)을 하며 보내게 하였다.
그 때 태자는 우타이와 두 사람만이 보았으므로 태자는 물었다.
이는 어떠한 물건인데 꽃과 향으로 그 위를 장식하였고, 또 사람들이 울부짖으면서 전송을 하고 있는가?’
때에 우타이는 왕의 칙명 때문에 잠자코 대답을 하지 않자 이렇게 세 번을 물었는데, 정거천왕은 거룩한 힘으로써 우타이에게 모르는 결에 대답하게 하였다.
이는 죽은 사람입니다.’
태자는 또 물었다.
무엇을 죽음이라 합니까?’
우타이는 말하였다.
대저 죽음이라 함은 칼 같은 바람이 형상을 찢어버리면 신식(神識)이 떠나가는 것인데, 온몸의 모든 감관이 다시는 아는 바가 없어집니다. 이 사람은 세상에 있으면서 다섯 가지 욕심에 집착하여 돈과 재물을 아끼며 몹시 고생하면서 경영하여 오직 쌓고 모을 줄이나 알았을 뿐 무상한 줄은 모르다가 이제 하루아침에 버리고 죽은 것입니다. 또 부모와 친척 권속들의 사랑과 염려를 받다가 목숨이 끝난 뒤에는 마치 풀과 나무 같아서 은정과 이쁘고 미움에 다시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죽으면 진실로 슬프기 짝이 없습니다.’
 

태자는 듣고 나서 크게 두려워하며 또 우타이에게 물었다.
오직 이 사람만이 죽습니까? 다른 이도 당연히 그러합니까?’
곧 대답하였다.
온갖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으레 이렇게 되는 것이며 귀하거나 천하다거나 하여 면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태자의 평소의 성품은 편안하고 고요하여 움직이지 어려웠지만 이미 이 말을 듣고서는 어찌하지 못하면서 곧 작은 소리로써 우타이에게 말하였다.
세간에서는 이러한 죽음의 괴로움이 있었거늘 어찌하여 그 안에서 방일한 마음을 행하여 마치 나무와 돌처럼 두려워할 줄 몰랐던가.’
그리고는 곧 마부에게 명하였다.


                                                                               [49 / 153]

수레를 돌려서 돌아가야 하겠다.’
마부는 대답하였다.
전번에 두 문을 나가서도 아직 동산에 이르기 전에 중도에서 돌아갔으므로, 대왕에게서 갚은 꾸지람을 받게 하셨거늘 이제 어찌 감히 또 그러하겠나이까?’
때에 우타이는 마부에게 말하였다.
네가 말한 바와 같이, 돌아가지 않아야겠다.’
곧 다시 나아가서 그 동산 안에 이르자 향과 꽃과 번기 일산이며 뭇 풍악을 잡히는데 뭇 기녀들의 단정함은 마치 여러 하늘의 채녀들과 같아서 다름이 없었고 태자의 앞에서 저마다 다투어 노래하고 춤추면서 멋진 태도로써 그의 뜻을 기쁘게 하여 태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려 하였으나, 움직일 수 없었으며, 곧 동산 안에 머물러서 나무 사이 그늘에 쉬면서 그의 시종들을 물리치고 단정히 앉아서 옛날 일찍이 염부나무 아래 있으면서 욕심 세계를 멀리 여의어 제4선정을 얻기까지에 이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 때 우타이는 태자에게 이르러 이런 말을 하였다.
대왕께서는 칙명으로 태자와 함께 벗이 되게 하였습니다. 혹시 득실(得失)이 있으면서 서로가 깨우쳐 주는 벗의 법에 그 요긴한 것이 셋이 있습니다. 첫째는 과실이 있음을 보면 곧 서로가 간하여 알게 하고, 둘째 좋은 일이 있음을 보면 깊이 따라 기뻐하고 셋째는 괴로운 재난이 있을 제에 서로가 버리지 아니하는 것입니다. 이제 정성된 말을 드릴 터이니, 원컨대 책망하지 마십시오. 옛날의 모든 왕과 지금 현재의 왕들도 모두가 다 다섯 가지 욕심을 받은 연후에야 집을 떠났거늘 태자는 어째서 영영 끊고 돌아보지 않습니까? 또 사람이 세상을 살면서는 마땅히 사람으로서의 행을 따라야 되며 나라를 버리고서 도를 배우는 이는 없습니다. 오직 원컨대, 태자께서는 다섯 가지 욕심을 받아서 아들이 있게 하시고 왕의 후사를 끊지 않게 하십시오.’
 

그 때에 태자는 대답하였다.
진실로 말씀한 바와 같소. 다만 나는 나라를 버리기 위하여 그런 것이 아니며, 또 다시 다섯 가지 욕심이 좋지 않다고 말은 하지 않습니다. 늙고병들고나고죽음의 괴로움을 두려워한 까닭에 다섯 가지 욕심에 감히 애착


                                                                               [50 / 153]

하지 아니합니다. 그대는 아까 말한 바, 옛날 여러 왕들은 먼저 다섯 가지 욕심을 겪었고 그런 뒤에 집을 떠났다 하였거니와 이 여러 왕들은 이제 어디에 있겠습니까? 애욕 때문에 혹은 지옥에 있기도 하고, 혹은 아귀에 있기도 하고, 혹은 축생에 있기도 하며, 혹은 인간과 천상에 있기도 합니다. 이와 같은 굴러 다님[輸轉]의 괴로움이 있기 때문에 이로써 나는 늙고 병듦의 괴로움과 나고 죽음의 법을 여의려고 할 뿐입니다. 그대는 어째서 나에게 그것을 받게 합니까?’
때에 우타이는 비록 말 재주를 다하여 태자에게 권장하였으나 돌리게 할 수는 없었으므로, 곧 물러나 앉았다가 있던 데로 돌아오자 태자는 이에 수레를 차리도록 칙명하여 궁중으로 돌아가게 하는지라 여러 기녀들과 우타이는 근심하고 슬퍼하며 얼굴 모습조차 찡그림이 마치 사람이 새로 사랑하던 친척을 잃는 것과 같았는데, 태자는 궁중에 돌아와서 몹시 슬퍼함이 보통보다 갑절이었다.
 

때에 백정왕은 우타이를 불러서 물었다.
태자가 이번에 나가서는 즐거움이 있었더냐?’
우타이는 말하였다.
성을 나가다가 멀지 않는 데서 죽은 사람을 만났는데, 또한 그가 어디서 왔는지를 모르겠습니다. 태자는 저와 함께 동시에 그것을 보았는데, 태자께서 묻기를, ‘이는 어떠한 사람이냐?’ 하기에 저도 모르는 결에 이것은 죽은 사람입니다라고 하였습니다.
때에 왕은 또 여러 시종했던 이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모두 성의 서쪽 문 밖에서 죽은 사람이 있던 것을 보았더냐?’
시종했던 이들은 대답하였다.
저희들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정신이 탁 틔어지며 생각하였다.
태자와 우타이 두 사람만이 보았다 하니, 이는 바로 하늘의 힘이요, 신하들의 허물이 아니로다. 반드시 아사타의 말과 같아지겠구나.’
그리고는 크게 괴로워하고 다시 기녀를 불리어 즐기게 하며 날마다 사람을 보내어 태자를 위로하면서 말하였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과거현재因果經'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거현재인과경-60-12   (0) 2017.06.01
과거현재인과경-55-11   (0) 2017.05.29
과거현재인과경-45-9   (0) 2017.05.23
과거현재인과경-40-8   (0) 2017.05.20
과거현재인과경-35-7   (0) 2017.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