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415-28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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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하지 못했다. 나는 이제 다시 출가한 이들을 찾느니보다 나에겐 지금 재물과 보배가 많이 있으니, 차라리 집으로 돌아가 다섯 가지 향락[五欲]이나 누리며 사는 것이 낫겠다.' 그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마지막으로 사문 구담이 있는 곳을 찾아가 보자. 그런데 저 나이 많은 장로[耆舊]와 사문 바라문인 부란나가섭 같은 스승들도 다 대답하지 못했는데, 사문 구담은 아직 나이가 아주 젊은 출가자(出家者)이니 어떻게 그것을 잘 알 수 있겠는가? 그러나 나는 옛날 노인들에게서 (처음으로 공부하는 젊은 출가자라 하여 업신여기지 말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어쩌면 젊은 출가 사문이라도 큰 덕의 힘을 가졌을 수도 있으니, 잠깐 사문 구담을 찾아가 보리라.' 그는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그 문제에 대하여 마음으로 생각했던 것을 아뢰었다.……(질문한 게송의 내용은 앞의 계송과 같다.)……그 때 세존께서 저 출가 수행하는 상인이 마음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아시고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떤 친구가 나쁜 친구로서 착한 벗인 양 겉모습만 꾸미는가? 마음속으론 진실로 수치스러워하고 싫어하면서도 입으로는 나와 똑같은 마음이라고 떠들어대며 일을 같이 하기를 좋아하지 않나니 그러므로 착한 벗 아닌 줄 안다. 입으로는 은혜롭고 부드러운 말만을 하면서 그 마음은 진실로 거기에 맞지 않네. 하는 일마다 서로 같지 않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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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사람은 깨달아 알라. 그런 친구는 실로 나쁜 친구이면서 착한 벗인 양 겉모습만 꾸미는 이라네. 자기 몸과 똑같이 여기는 사람이 어째서 좋은 친구인가? 제 몸과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이니 다음과 같은 일을 하지 않아야 선지식이다. 방일한 행동을 하는데도 말리지 않거나 일을 방해하거나 의심을 품고 어떤 단점이나 살펴 찾으면서 착한 친구인 것처럼 행세하는 것이네. 자식이 아비 품에 안긴 듯하여 아무도 그 사이를 뗄 수 없나니 그는 착한 벗인 줄 알아야 한다. 무엇 때문에 끊기를 구하는가. 기쁘고 즐거운 곳에 태어나 맑고 시원한 것을 좋아라 감탄하고 복되고 이익 있을 과업을 닦아 익히면 번뇌 아주 사라져 맑고 시원하리라. 그러므로 끊기를 구하라. 불꽃같은 번뇌를 여의면 어떠한가. 지극히 고요하고 편히 쉬는 맛 그는 멀리 여읜 그 맛을 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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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번뇌의 악을 멀리 여의어 참 법의 기쁜 맛을 한껏 마시고 탐욕의 불길 떠나 완전히 고요하면 이것을 번뇌를 떠난 경계라고 한다네.
그 때 상인 출가 외도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사문 구담은 내 마음을 다 알고 계시는구나.'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도 지금부터 사문 구담의 바른 법과 율 안에 들어가 범행을 닦으면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의 신분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상인 출가 외도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지금부터 우리 바른 법과 율 안에서 범행을 닦으면서 출가하여 구족계를 받고 비구의 신분을 얻을 수 있느니라.그리하여 출가한 뒤에는 사색하고……(내지)…… 마음이 잘 해탈하여 아라한이 되었다.
979. 수발다라경(須跋陀羅經)[이 소경은 『별역잡아함경』 제11권 15번째 소경과 그 내용이 비슷하다.]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이나갈국(俱夷那竭國)의 역사(力士)가 태어난 곳인 견고쌍수림(堅固雙樹林) 속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반열반(般涅槃)하실 때가 되어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세존을 위하여 두 그루 나무 사이에 머리를 북쪽으로 둘 수 있도록 하여 자리를 펴라. 여래가 오늘밤에 무여열반(無餘涅槃)으로 반열반할 것이니라. 존자 아난은 분부를 받들어 두 그루의 나무 사이에다가 북쪽으로 머리를 둘 수 있게끔 자리를 펴고 나서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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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머리 조아리고서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두 그루의 나무 사이에 북쪽으로 머리를 하실 수 있도록 자리를 폈습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두 그루의 나무 사이로 가시어 자리에 올라 북쪽으로 머리를 두고 오른쪽 옆구리를 땅에 대고 누워 두 발을 서로 포개고, 밝다는 생각에 마음을 두고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계셨다. 그 때 구이나갈국에 수발다라(須跋陀羅)라고 하는 출가 외도가 있었는데, 그의 나이는 120세나 되는 늙은이로서 마치 아라한처럼 구이나갈국 사람들의 존경과 공양을 받았다. 그 수발다라 출가 외도는 세존께서 오늘밤에 무여열반으로 반열반하신다는 말을 듣고 는 '내게 의심이 가는 일이 있고 또 바라는 바이기도 하니, 세존께서 조금만 더 머물러 계시기를 바란다. 사문 구담께서는 능력이 있으시니 나를 잘 깨우쳐주실 것이다. 나는 지금 당장 사문 구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내가 의심하고 있는 일들을 여쭈어 보리라.' 그리고는 곧 구이나갈국으로 세존을 찾아 출발했다. 그 때 존자 아난은 동산 밖에서 거닐고 있었다. 수발다라가 아난에게 말하였다.
저는 사문 구담께서 오늘 밤중에 무여열반으로 반열반하신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에게는 의심스러운 일이 있어 좀더 머물러 계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문 구담께서는 능력이 있으시니 저를 깨우쳐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이 아난께서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다면 저를 위하여 구담께 가셔서 잠깐이나마 틈이 계시면 제 질문에 대답해 주시라고 아뢰어주시겠습니까? 아난이 대답하였다. 세존을 괴롭히지 마십시오. 세존께서는 몹시 피로하십니다. 수발다라는 아난에게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간청하였으나 아난도 또한 두 번 세 번 거절하였다. 수발다라가 말하였다. 나는 옛날에 출가하신 나이 많은 큰 스승님의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먼 뒷날에 마치 우담발화(優曇鉢花)와 같이 여래(如來) · 응공(應供) · 등정각(等正覺)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실 것이다.' 그런데 지금 여래께서는 오늘 밤중에 무여열반으로 반열반하실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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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니다. 저는 지금 법에 대해서 의심을 가지고 있어, 믿는 마음으로 머물러 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문 구담께서는 능력이 있으시니 저를 잘 깨우쳐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아난께서 수고를 아끼지 않으신다면 저를 위해 사문 구담께 여쭈어 주십시오. 아난이 다시 대답하였다. 수발다라여, 세존을 괴롭히지 마십시오. 세존께서는 지금 몹시 피로하십니다. 그 때 세존께서 천이(天耳)의 신통력으로 아난과 수발다라가 서로 주고받는 말을 들으시고 존자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수발다라 출가 외도를 막지 말라. 들어와 그 의심나는 것을 묻게 하라. 왜냐하면, 이것은 출가 외도들과 이야기하는 최후가 될 것이요, 맨 마지막 성문(聲聞)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수발다라 비구여, 잘 왔다. 그 때 수발다라는 세존께서 착한 근기를 열어주시겠다는 말을 듣고 못내 벅찬 기쁨으로 세존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세존께 문안인사를 여쭌 다음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세상의 지도자인 부란나가섭 등 여섯 스승들은 '내가 사문이다, 내가 사문이다'라고 저마다 그렇게 주장하였습니다. 어떻습니까? 구담시여, 과연 그러한 여러 주장들이 옳습니까? 그 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 나이 스물 아홉에 비로소 출가하여 훌륭한 도를 닦아 도를 성취한 오늘날까지 이미 50여 년이나 지났네.삼매와 지혜와 행을 갖추고 언제나 깨끗한 계율을 닦았으니 조금이라도 이 도를 벗어나면 이밖에는 어디에도 사문이 없노라.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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