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함경-1065-213 (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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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족성자(族姓子)로서 온갖 세상 일을 버리고 출가(出家)하여 도(道)를 배우려면, 수염과 머리를 깎고 가사를 걸치고서 바른 믿음으로 집 없는 데로 출가하여 도를 배워야 한다. 이와 같이 출가한 사람들 중에, 혹 어떤 어리석은 남자는 촌(村)이나 도시를 의지하여 머물면서, 이른 아침에 가사를 걸치고 발우를 지니고서 마을에 들어가 걸식할 때, 몸을 잘 단속하지 않고 감각기관의 문[根門]을 잘 지키지 않고 생각을 거두어 잡지 않아,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보면 곧 물들어 집착하는 마음을 낸다. 그리하여 바른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마음이 그 여자에게로 달려가 그 형상을 취하고 색욕(色欲)의 생각에 빠져들어, 욕심이 불꽃처럼 일어나 마음을 태우고 몸을 태우다가, 결국에는 계(戒)를 버리고 세속으로 돌아가 스스로 타락하고 만다. 세속 일을 싫어해 멀리하고 출가하여 도를 배운다면서, 도리어 물들고 집착해 온갖 죄업(罪業)만 더하면서 자신을 파괴하여 타락에 빠져 가라앉고 마는 것이다.
다섯 가지 큰 나무가 있다. 그 종자는 본래 지극히 작았지만, 그 나무가 자라 크게 되면 여러 가지 작은 나무들을 덮고 그늘로 덮어, 여위고 시들게 하여 자라나지 못하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건차야수(揵遮耶樹)·가패다라수(迦捭多羅樹)·아습파타수(阿濕波他樹)·우담발라수(優曇鉢羅樹)·니구유다수(尼拘留他樹)를 이르는 것이니라.
다섯 가지 마음의 나무도 이와 같아서 종자는 지극히 작지만 그것이 점점 자라나 크게 되면 모든 마디마다 덮어 그늘로 덮어 그 그늘이 덮힌 모든 마디들을 쓰러뜨려 눕게 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탐욕개(貪欲蓋)가 더욱 자라나고, 진에개(瞋恚蓋)·수면개(睡眠蓋)·도회개(掉悔蓋)·의개(疑蓋)가 더욱 자라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니, 그것이 더욱 자라나기 때문에 착한 마음을 덮어 그늘을 지워 쓰러져 눕게 하느니라.
만일 7각지를 닦아 익히고, 더욱 많이 닦아 익히면 갈수록 물러나지 않게 된다. 어떤 것이 그 일곱 가지인가? 이른바 염각지(念覺支)·택법각지(擇法覺支)·정진각지(精進覺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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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각지(猗覺支)·희각지(喜覺支)·정각지(定覺支)·사각지(捨覺支)이니, 이러한 7각지를 닦아 익히고, 많이 닦아 익히고 나면 갈수록 물러나지 않게[不退轉]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09. 칠각지경(七覺支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비구가 그 마음을 전일(專一)하게 하여 바른 법을 귀기울여 들으면, 다섯 가지 법을 끊을 수 있을 것이요, 일곱 가지 법을 닦아 익히면 더욱 정진하게 하여 만족하게 할 것이다.
어떤 것을 다섯 가지 법을 끊는 것이라고 하는가? 탐욕개·진에개·수면개·도회개·의개이니, 이것을 다섯 가지 법을 끊는 것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일곱 가지 법을 닦아 익히는 것인가? 염각지·택법각지·정진각지·의각지·희각지·정각지·사각지를 말한다. 이 일곱 가지 법을 닦아 익히면 더욱 정진하게 하여 만족하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10. 청법경(聽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거룩한 제자가 청정한 신심(信心)으로 오로지 정밀하게 법을 들으면 다섯 가지 법을 끊게 될 것이요, 일곱 가지 법을 닦아 익혀 그것을 원만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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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족(具足)하게 할 것이다. 어떤 것들을 그 다섯 가지라고 하는가? 탐욕개·진에개·수면개·도회개·의개를 말하는 것이니, 이러한 개는 곧 끊어 없애야 하는 것들이다. 어떤 것을 그 일곱 가지 법이라고 하는가? 염각지·택법각지·정진각지·의각지·희각지·정각지·사각지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곱 가지 법을 닦아 익혀서 원만하게 구족해야 하는 것들이다. 청정하게 믿는 사람은 심해탈(心解脫)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혜해탈(慧解脫)하며, 탐욕에 마음이 물든 사람은 얻을 수 없고 즐거움도 없으며, 무명(無明)에 마음이 물든 사람은 지혜가 청정하지 않느니라. 그러므로 비구들아, 탐욕을 여읜 사람은 심해탈하고 무명을 여읜 사람은 혜해탈 할 것이다. 만일 그 비구가 탐욕을 여의고 심해탈하여 몸으로 증득하고, 무명을 여의어 혜해탈하면, 그것을 비구가 애욕의 속박[愛縛]과 매듭 그리고 거만을 끊고 평등한 지혜로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711. 무외경(蕪畏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셨다.
그 때 무외(無畏)라는 왕자가 날마다 천천히 거닐다가, 부처님의 처소로 나아가 세존과 서로 문안 인사를 나누고 위로하고 나서,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사문 바라문은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합니다.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이 중생은 번뇌하고,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은 청정해진다.'
세존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처님께서 무외에게 말씀하셨다.
그 사문 바라문이 그런 말을 한 것은 생각 없이 한 말로서 어리석고 분별하지 못하고 착하지 못한 것이니, 생각해 알지도 못하고 헤아려 알지도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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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때문에 '인(因)도 없고 연(緣)도 없이 중생은 번뇌하고, 인도 없고 연도 없이 중생은 청정해진다'고 그와 같이 말한 것이다. 왜냐하면, 인(因)이 있고, 연(緣)이 있어 중생은 번뇌하고, 인이 있고 연이 있어 중생은 청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떤 인연으로 중생은 번뇌하고, 어떤 인연으로 중생은 청정해지는가? 이른바 중생은 탐욕이 왕성하여 남의 재물이나 남의 많은 생활도구에 대해 탐심(貪心)을 일으켜 '저 물건들을 내가 가지면 언제나 좋아하고 버리지 않으며, 애지중지 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래서 그 사람에 대해 원한의 마음과 흉악한 마음을 일으켜, 앙갚음하거나 때리거나 묶거나 항복 받기를 꾀하여, 온갖 나쁜 짓을 행하고 갖가지 어려움을 만들어낸다. 그리하여 성내고, 몸은 잠만 자며, 마음은 게으르거나 들뜨며, 속마음이 적정(寂靜)하지 못하고 언제나 의혹하여, 과거를 의심하고 미래를 의심하고 현재를 의심한다.
무외야, 이러한 인과 이러한 연으로 중생들은 번뇌하고 이러한 인과 이러한 연으로 중생들은 청정해지느니라.
무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瞿曇)이시여, 한 가지 덮개[蓋]만으로도 그처럼 마음을 번뇌하게 하거늘 모든 덮개이겠습니까? 구담이시여, 어떤 인과 연으로 중생들은 청정하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무외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바라문으로서 하나의 훌륭한 기억을 가지고 결정코 성취하려고 하여, 오래 전에 행(行)하고 오래 전에 말한 것을 그대로 따라 기억해 생각하면, 그 때는 염각지(念覺支)를 익히고 염각지를 닦은 뒤에 염각지를 원만히 구족하게 될 것이다. 염각지를 원만히 구족하게 되면 곧 선택하고 분별하여 생각하게 될 것이니, 그 때는 택법각지(擇法覺支)를 닦아 익히고, 택법각지를 닦은 뒤에는 택법각지를 원만히 구족하게 될 것이다. 그가 선택하고 분별하여 법을 생각한 뒤에는 곧 정진방편(精進方便)으로써 정진각지(精進覺支)를 닦아 익히고, 정진각지를 닦은 뒤에는 정진각지를 원만히 구족하게 될 것이다. 그가 방편으로써 정진한 뒤에는 곧 기쁨이 생겨 모든 음식에 대한 생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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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읠 것이고 희각지(喜覺支)를 닦을 것이니, 희각지를 닦은 뒤에는 희각지를 원만히 구족하게 될 것이다. 희각지를 원만히 구족한 뒤에는 몸과 마음이 편히 쉬어 곧 의각지(猗覺支)를 닦을 것이니, 의각지를 닦은 뒤에는 의각지를 원만히 구족하게 될 것이다. 몸이 편히 쉰 뒤에는 곧 즐거워할 것이고, 즐거워한 뒤에는 마음이 고요하여 곧 정각지(定覺支)를 닦을 것이니, 정각지를 닦은 뒤에는 정각지를 원만히 구족하게 될 것이다. 정각지를 원만히 구족한 뒤에는 탐욕과 근심이 없어지고 곧 평정한 마음이 생겨 사각지(捨覺支)를 닦나니, 사각지를 닦은 뒤에는 사각지를 원만히 구족하게 된다. 이와 같이 무외야, 이런 인(因)과 이런 연(緣)으로 중생들은 청정해지느니라.
무외가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만일 한 가지만 원만히 구족해도 중생을 청정하게 하겠거늘 하물며 그 전부를 원만히 구족하는 것이겠습니까? 구담이시여, 이 경을 무엇이라고 이름하고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무외 왕자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을 각지경(覺支經)이라고 이름하라.
무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이것은 가장 훌륭한 깨달음의 갈래[覺分: 覺支]입니다. 구담이시여, 저는 왕자로서 안락하고 또 언제나 안락을 구해 출입하기를 바라다가, 지금에 와서 이 산에 오르고 나니 온 몸이 몹시 피로하였습니다. 그러다 구담께서 각지경을 설하시는 것을 얻어서 듣자마자 피로를 완전히 잊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왕자 무외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따라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떠났다.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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