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부루나(富樓那)와 사리불(舍利弗) 61

근와(槿瓦) 2014. 7. 28. 01:06

부루나(富樓那)와 사리불(舍利弗) 61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이 해, 세존은 죽림의 율서원(栗鼠園)에 안거(安居)하셨다. 안거를 마치자 많은 제자들은 사방에서 세존이 계시는 곳으로 모여 들어 세존을 배알하고 그 옆에 앉았다. 이윽고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제자들이여, 각자 안거 중에 너희들은 스스로 욕심을 적게 하여 족함을 알고, 스스로 인가를 멀리할 것에 힘쓰고, 스스로 계를 닦고 선정을 닦아 지혜를 넓히고, 각을 얻어 다른 제자들에게도 마찬가지로 이와 같이 되게 하여 능히 동학의 간언자, 교훈자, 개도자(開導者), 고무자, 격려자로서 기쁘게 해준 사람이 있는가?"

"세존이시여, 부루나는 저희들이 안거 중 세존께서 말씀하신 대로 스스로 욕심을 적게 하여 족함을 알고, 인가와 멀리할 것을 스스로 힘쓰고, 계를 닦고 선정을 닦아 지혜와 각을 얻어 게다가 다른 제자들까지도 마찬가지로 그와 같이 되게 하여 능히 동학의 간언자, 개도자, 고무자, 격려자로서 기쁘게 해주는 사람이 되고 있습니다."

그때 사리불은 세존의 곁에 앉아 있다가 이 말을 듣고 '부루나는 행복하다. 그의 동학자는 스승 앞에서 그의 덕을 설하고 스승은 그것을 기뻐하셨다. 어떻게든 한번 부루나와 어떤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구나'하고 생각했다.

 

드디어 세존께서는 왕사성을 떠나 사위성을 향해 유행을 마치고 기원 정사로 들어가셨다. 부루나는 이 말을 듣고 거처를 떠나 세존께 문안드리고 세존의 법문에 기쁨이 넘쳐 세존께 배례하고 우로 돌아서 한낮을 보내기 위해 흑림(黑林)으로 떠났다.

사리불은 이것을 알고 급히 일어나 부루나와 적당한 간격을 두고 뒤를 따랐다. 부루나가 숲속에 들어가 어떤 나무 밑에 자리를 잡자 사리불도 또한 숲속의 나무 밑에 자리를 잡았다.

저녁 나절에 사리불이 선정에서 일어나 부루나에게 다가가서 말하기를,

"벗이여, 그대는 세존 앞에서 수행하고 계시오?"

"예, 그렇습니다."

"그대는 계행을 청정하게 가지려고 수행하고 있는 것이오?"

"그렇지도 않소."

"그렇다면 마음을 청정하게 하기 위하여 수행하고 있는 것이오?"

"그렇지도 않소."

"그렇다면 견해를 청정하게 하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것이오?"

"그렇지도 않소."

"그렇다면 의문을 여의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것이오?"

"그렇지도 않소."

"그렇다면 바른 길과 그릇된 길을 알기 위해 수행하고 있는 것이오?"

"그렇지 않소."

"그럼 각의 길을 알기 위한 수행이요?"

"그렇지 않소."

"그렇다면 지혜를 얻기 위한 수행이요?"

"그렇지 않소."

"그렇다면 당신은 무엇 때문에 수행하고 있는 것이오?"

"나는 완전한 열반을 얻기 위해 세존 밑에서 행을 닦고 있다오."

"계행의 청정함은 완전한 열반이 아닌가요?"

"그렇지는 않소."

"마음이 청정함은 완전한 열반은 아닌가요?"

"그렇지는 않소."

"벗이여, 의문을 여의는 것은 완전한 열반인가요?"

"그렇지도 않소."

"도와 비도(非道)를 바르게 아는 청정은 완전한 열반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소."

"각의 도를 아는 청정은 완전한 열반이 아닌가요?"

"그렇지도 않소."

"청정한 지혜는 완전한 열반이 아닌가요?"

"그렇지 않소."

"그렇다면 완전한 열반은 법뿐인가요?"

"그렇지도 않소."

"벗이여, 당신은 이러한 법이 완전한 열반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렇지 않다고만 대답하시고, 또 이런 법뿐인가의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니, 당신이 말한 뜻을 어떻게 납득해야 할 것인가?"

"벗이여, 계행의 청정함도 마음의 청정함도 견해의 청정함도 또 각의 지혜의 청정함도 이것은 완전한 경지임은 아니요. 아직 여지가 있는 경지인 것이요. 여신(餘燼)이 모조리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또 이러한 제법 외에 완전한 열반이 있다고 한다면, 보통 사람까지 모두 열반에 들어갈 것이다. 왜냐하면 보통 사람에게는 이러한 법이 없기 때문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여기에 하나의 비유를 들겠소. 그것은 예컨대, 교사라의 바사닉왕이 무엇인가 뜻하지 않은 일이 생겨 사케이터에 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왕은 사위성과 사케이터 사이에 7량의 수레를 준비시켜, 시문(市門)에서 제 1의 수레에 타고 길을 떠나 제 2의 수레에 이르러 제 1의 수레를 버리고, 제 3의 수레에 이르러 제 2의 수레를 버렸습니다. 이리하여 차례로 나아가 제 6의 수레를 버리고 제 7의 수레를 타고 사케이터의 시문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어떤 사람이 '대왕은 이 수레로 사위성에서 사케이터의 성문까지 이르렀습니까'하고 물었다면, 왕의 바른 대답은 '아니야, 나는 사위성에서 사케이터까지 사이에 7량의 수레를 준비시켜, 차례로 바꾸어 타고 이 고을에 온 것이오'라고 말할 것입니다.

이와 같이 계행의 청정은 마음의 청정을 위한 것입니다. 마음의 청정은 견해의 청정을 위한 것이며 견해의 청정은 의문을 여의기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의문을 여의는 것은 도와 비도임을 분별하는 지혜의 청정을 위한 것이며, 그것은 또 각의 도를 알기 위한 것이며, 각의 도를 알기 위한 청정은 각의 지혜를 청정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 각의 지혜의 청정은 여신이 남아 있지 않는 완전한 열반을 위한 것입니다. 나는 이 완전한 열반을 위하여 세존 앞에서 행을 닦고 있는 것입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당신의 이름은 누구시오?"

"제 이름은 부루나요. 동학하는 사람들은 저를 만타인(滿他仁)의 아들이라고 부르지요."

"벗이여, 참으로 훌륭한 일이오. 박학(博學)하면서도 스승의 가르침을 잘 요득하여 깊은 의(義)를 갖가지로 설하였습니다. 당신을 뵐 수 있고 옆에서 시종할 수 있는 동학자는 행복한 사람들이요. 나도 당신을 뵐 수 있었고 함께 앉게 된 것은 다행한 일이었소."

부루나도 또한 사리불의 이름을 물었다.

"제 이름은 우바제수(優波帝須)인데, 동학들이 사리불이라고 부릅니다."

"아아, 세존과도 비견할만한 훌륭한 제자와 이야기하면서 저는 당신을 몰라 보았습니다. 만약 제가 당신임을 알았다면 이와 같이 자상히는 말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벗이여, 참으로 훌륭한 일이었습니다. 박학한데다 스승의 가르침을 바르게 요득하여, 당신은 깊은 뜻을 갖가지로 물었습니다. 당신을 뵈올 수 있고 좌우에서 모시는 동문들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요. 나도 또한 당신을 뵐 수 있었던 것은 참으로 다행이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이리하여 서로 법을 설하고 함께 기뻐했던 것이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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