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佛陀,부처님)

육방례(六方禮) 60

근와(槿瓦) 2014. 7. 26. 01:09

육방례(六方禮) 60                                                         (若見諸相非相 卽見如來)

 

 

세존은 그로부터 교상미를 나와 항하의 흐름을 따라 내려가 드디어 왕사성의 죽림 정사에 머무르셨다. 그때 그 마을의 부호 아들인 침가라는 아침 일찌기 일어나 교외에 나가 옷을 적시고 머리를 감은 후에 손을 모아 동서남북 상하의 육방에 예배하는 것을 일과로 삼고 있었다.

세존은 어느 날 탁발하는 도중에 그를 보고 말씀하셨다.

"선남자여, 그대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아침 일찌기 성을 나와 옷과 머리를 적시어 동서남북 상하의 제방(諸方)에 절을 하고 있는 것인가?"

'세존이시여, 저의 아버지가 돌아가실 무렵 '너는 육방에 배례하라'고 저에게 유언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버지의 뜻을 존중하여 이렇게 육방에 예배하고 있사옵니다."

"선남자여, 진실한 가르침은 그와 같이 육방을 배례하는 것이 아니다."

"세존이시여,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 육방에 배례하면 좋겠습니까. 모쪼록 저에게 설해 주시옵소서."

"선남자여, 그렇다면 잘 들으라. 훌륭한 가르침을 받은 제자는 네 가지의 업구(業垢 = 죄업의 때)를 여의고 이곳에서 악을 짓지 않으며, 재산을 소모시키는 여섯 가지의 업과 사귀지 않으며, 따라서 이상 열 네 가지의 악을 멀리하여 육방을 삼가 지키는 것이다. 그러하기 때문에 금세나 후세에도 승리를 거두어, 죽은 뒤에 천계에 태어나는 것이다."

그 네 가지의 업구(業垢)란 살생과 투도와 사음과 망어를 말한다. 이 네 가지의 악을 짓지 않는다 함은 탐욕과 진에와 우치와 포외(怖畏)의 네 가지 나쁜 길로 가지 않는 것이다."

세존은 이어 이것을 노래로써 시현하셨다.

 

 

 

탐욕과 진에와 포외와 우치에 의하여 법을 범하는 자, 그 사람의 명예는 날로 사라져 마치 달의 검은 부분과도 같으리.

욕심과 노여움과 두려움과 어리석음에 의해 법을 범하지 않는 자, 그 사람의 영예는 나날이 더해만 가서 마치 달의 하얀 부분과도 같구나.

 

 

 

"재산을 소모시키는 여섯 가지의 업과 사귀지 않는다는 것은 첫째, 술을 마시되 방일에 흐르지 않을 것. 둘째, 때를 벗어나 거리를 방황하지 않을 것. 세째, 가무와 제례(祭禮)에 놀아나지 않을 것. 네째, 도박에 빠지지 말 것. 다섯째, 악우와 사귀지 말 것. 여섯째, 게으르지 않을 것이 그것이다. 이 여섯 가지는 다같이 재산을 소모시키는 업이다.

선남자여, 술을 마시고 방일에 빠지는 날이면 재산은 소모하고 싸움, 말다툼, 병, 악평 등 짜증스러워져 노하기 쉽고 지혜가 쇠퇴하는 여섯 가지의 화가 있다.

때를 벗어나 거리를 방황한다는 것은 위험에 처하여 첫째는 자기 자신을 지키지 못하고 또 처자도 지키지 못한다. 재산도 지키지 못하고 나쁜 곳에서 공포에 싸여 자연히 거짓말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괴로움에 매이게 되는 여섯 가지의 화가 있다.

가무나 제례(祭禮)에 놀아나면 언제나 '춤은 어디에서, 노래는 어디에서, 장구는 어디에서'하고 찾아다니게 되는 여섯 가지의 화가 있다.

도박에 탐닉해도 역시 여섯 가지의 화가 있다. 이긴 자에게 성을 내고, 패하여 슬퍼하고, 재산을 소모시키고, 재판정에 서서 말을 못하고, 붕우에게 경멸을 당하고, 혼사에 사대가 나서지 않고, 처자를 충분히 부양할 수가 없는 여섯 가지의 화가 있다.

악우를 사귀는데도 마찬가지로 도박자, 만취자, 탐욕자, 위선자, 기만하는 자, 잔인한 자만이 그의 친구가 된다고 하는 여섯 가지의 화가 있다.

나태자에게도 역시 마찬가지로 춥다고 하여 일하지 않고, 덥다고 하여 일을 멈추고, 배부르다, 배고프다 하여 일을 하지 않고 재산을 잃는 여섯가지의 화가 있다.

선남자여, 친구인 척 하면서 친구가 아닌 네 가지의 인간이 있다. 그것은 탐욕한 사람, 말이 교묘한 사람, 아첨하는 사람, 낭비하는 사람인 것이다. 탐욕하는 사람은 탐욕하기 때문에 조금 주고 많은 것을 바란다. 이러한 정신으로 사귀기 때문에 진실한 친구가 되지 못한다.

말이 교묘한 사람은 지나간 옛일을 끄집어 내어 친애의 정을 나타내고 당치도 않은 소리를 구변좋게 말하여, 조력을 하는 척 가장하지만 눈앞에 큰 일이 닥치면 달아나 버리므로 진실한 친구가 되지 못한다.

아첨하는 사람은 악을 간하지 않으며 선을 권하지 않으며 면전에서는 칭찬하고 물러서서는 깎아내리므로 진실한 친구가 되지 못한다.

낭비하는 사람은 술친구가 되어 때를 벗어나 거리를 방황하는 짝이 되어 가무, 제례에 함께 나다니고, 도박으로나 사귀므로 참된 친구가 되지 못하고 해만 된다.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친구, 고락을 같이 하는 친구, 충언을 아끼지 않는 친구, 동정하는 친구가 진실하고 참된 친우인 것이다. 도움이 되는 친구는 방일에 빠지는 것을 두호해 주고 재산을 보호해 주며, 두려움이 있을 때에는 위안을 해 주고 필요한 때에는 자금의 조력조차 아끼지 않는다. 친구는 비밀을 드러내지 않으며 재액을 입었을 때에는 버리지 않고 생명까지도 돌아보지 않는다. 충고를 아끼지 않는 친구는 악을 막아주고 선을 권하며 듣지 못한 일을 들려 주고 미래에 있어서 평온을 얻는 길을 시현해 준다. 동정이 있는 친구는 헤어지면 슬퍼하고 만나서는 기뻐하며, 칭찬할 일을 칭찬하고 책할 일을 책한다.

이런 넷은 참된 친우가 되는 것이다.

선남자여, 그러니 그대는 능히 이 네 가지의 벗을 알고, 친하게 잘 사귀어야 한다. 현명한 사람은 행동거지가 바르고 햇빛과 같이 빛나는 것이다. 꿀벌처럼 애써 재산을 모으고 개미처럼 부지런히 재산을 모아, 그 재산의 10분의 4는 보시를 하고, 착한 친구와 사귀며 10분의 1로서는 생계를 돌보고 10분의 2로서는 사업을 영위하며 나머지는 쌓아 두었다가 불시의 재난에 대비하여야 한다.

 

 

 

선남자여, 여기에 육방(六方)이 있다. 동방은 부모, 남방은 스승, 서방은 처자, 북방은 친구, 하방은 비복, 상방은 출가자이다. 자식은 다섯 가지로써 동방의 부모를 섬긴다. '나는 부모의 심부름을 하자. 부모의 일을 거들자. 가계(家系)를 이어 유산을 지키고 부모의 사후에는 보시를 해야겠다'고 하는 이 다섯 가지로써 자식의 섬김을 받고, 또 다섯 가지로써 자식을 사랑한다. 악을 멈추고 선을 이루게 하며, 학문을 가르쳐 적당한 아내를 짝지워 주고, 적당한 때에 재산을 상속시켜 준다. 이렇게 동방을 지켜 평안하고 두려움이 없이 하는 것이 동방을 지키는 것이다.

다음에 제자는 다섯 가지로써 남방의 스승을 섬기는 것이다. 스승이 오실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 맞이하고 시중을 들며 공손하게 모시어 받들고 삼가 가르침을 받는다. 스승은 제자에게서 다섯 가지로써 섬김을 받고 또 다섯 가지로써 제자를 애지중지한다. 자신이 능히 심신을 조복하는 것같이 제자도 조복을 하여 스스로 얻을 바를 얻게 하고 모든 학술을 바르게 가르치며 친구사이에 그 이름이 들리게끔 만들어 제방(諸方)을 수호한다. 이와 같이 남방을 지켜 평안하고 두려움이 없이 하는 것이다.

다음에 남편이 된 자는 다섯 가지로써 그 서방(西方)의 아내를 사랑하고 존경과 예의와 정조와 가정의 일을 맡기며 옷과 장식품을 줘야 한다. 서방의 아내는 이 다섯 가지로써 남편을 섬기고 또 다섯 가지로써 남편을 사랑한다. 능히 순서를 좇아 일을 하고 비복을 부리는 법을 알고 정조를 지키며 재산을 지키고 모든 일을 재치 있게 하여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이 서방을 지켜 평안하고 두려움이 없이 해야 한다.

다음에 또 다섯 가지로써 북방의 벗을 사귄다. 보시와 애어(愛語)와 이행(利行)과 동사(同事)의 사섭법(四攝法)과 독 있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북방의 벗은 이 다섯 가지로써 사람을 사랑한다. 방일에 빠지려는 것을 보살피고, 방일하게 되었을 때 그의 재산을 지켜 주고, 두려움이 있으면 그의 의지처가 되어 주고, 재난을 당하였을 때에는 버리지 않고, 그의 처자를 급양하여 은혜를 갚는다. 이렇게 북방을 지켜서 평안하고 두려움이 없이 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에 또 주인은 다섯 가지로써 하방의 비복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의 힘에 따라 일을 맡기고 식사와 급료를 주며, 병을 앓을 때는 간호하고 진귀한 것을 나누어 주며 때때로 휴양을 시킨다. 하방의 비복은 이 다섯 가지로써 주인의 귀여움을 받고 다섯 가지로써 주인을 섬긴다. 아침에는 주인보다 일찍 일어나고 밤에는 주인보다 늦게 자며, 일을 정직하고 능숙하게 하되 주인에게 좋은 일을 전한다. 이리하여 하방을 지켜 평안하고 두려움이 없이 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은 또 사람이 다섯 가지로써 상방의 출가자를 섬겨야 한다. 자비의 신업(身業)과 자비의 구업(口業)과 자비의 의업(意業)으로, 그 사람들에게 대하여 문을 개방하고 식사를 제공하는 것이다. 선남자여, 상방의 출가자는 이 다섯 가지로써 섬김을 받고 육사(六事)로써 그 사람을 애지중지한다. 악을 멀리하고 선을 닦게 하며 자비로써 사랑하고, 아직 듣지 못한 것을 들려주고 이미 들은 것은 분명하게 알려 주며, 미래의 평안한 도를 설해 준다.

선남자여, 이와 같이 상방을 지켜 평안하고 두려움이 없이 해야 하는 것이다.

 

 

침가라여, 그러하니 동방은 부모, 남방은 스승, 서방은 처자, 북방은 친구, 하방은 비복, 상방은 출가자인 것이다. 이 육방을 이와 같이 배례하여 행을 바르게 하고 지혜를 밝게 하여 겸손하며, 완악한 마음을 버려라. 일에 힘 쓰고 재액을 두려워하지 말고 행에 더러움이 없이 널리 착한 벗과 사귀고, 간람을 버리고 널리 사랑하며, 보시와 상냥한 말, 애어(愛語), 남을 위한 행리(行利), 남과 같이 일하는 동사(同事) 등 사섭법을 행해야 한다. 이것이 참된 효양(孝養)이라는 것이다.

침가라는 이 가르침을 듣고 법안이 열린 듯 크게 기뻐하며 그후 삼보에 귀의하는 제자가 되었다.

출전 : 불교성전

-나무 관 세 음 보 살-

"욕심을 가능한한 적게 가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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